• 권 "백만민중대회"-심 "대표교체"-노 "7공화국"
        2007년 07월 02일 03:43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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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과 대구에 비해서 대전은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후보 합동연설회가 진행됐다. 30일 열린 세 번째 합동연설회는 정책토론회가 열린 대덕구 문예회관에서 토론회가 끝난 후 곧바로 진행됐다.

    정책토론회 역시 몇 가지 논쟁을 제외하고는 차분하게 진행됐다. 정책토론회에서 후보들 사이에 주고받은 토론과 논쟁은 겉으로 보기엔 덜 뜨겁게 진행됐다. 이는 어찌 보면 당연했다. 민주노동당 후보들 사이에 정책의 차이가 크면 얼마나 크겠는가.

    대구의 고용률 논쟁이나 대전의 국유화 논쟁도 본질적으로는 같은 문제의식을 전제로 한 것들이다. 심상정 후보의 택지 국유화 논쟁을 ‘방법론’ 논쟁이었을 뿐, 기본 방향에는 후보들 사이에 이견이 없었다. 논쟁을 주도한 노회찬 후보도 주택정책은 ‘사회주의적’으로 해야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물론 권 의원도 국유화 정책에 절대적 동의를 표했다.

    하지만 이번 토론회에서 나온 후보들의 주장들은 사실상 ‘혁명적’인 것들이 적지 않다. 택지 국유화는 물론, 국공립대학과 사립대학까지 묶어서 전체를 통폐합하고 평준화, 수능 폐지도 마찬가지다. 이런 정책과 공약을 힘 있는 정당이나 집권세력이 들고 나왔다면, 기득권층과 거의 ‘내전’ 수준의 전쟁을 치러야 할지도 모를 일이다. 

    민주노동당 후보들 사이의 토론이 아니라, 본선에 나가서 보수정당들과 이런 토론을 하게 된다면, 정말로 불꽃 튀기는 뜨거운 논쟁이 될 것이 분명하다. 민주노동당 세 후보들은 일련의 정책토론을 거치면서 본선에서 쓸 무기들을 날카롭게 벼리고 있는 셈이다. 한 후보가 말한 네 번째 후보인 민주노동당의 본선 경쟁력은 이렇게 강화되고 있었다.

    권영길 "검찰-보수언론 민주노동당 죽이기 나섰다"

    오후 6시 10분 합동연설회가 시작됐다. 첫 번째 주자 권영길 후보 발언 요약.

    “현안 문제 두 가지를 먼저 얘기하겠다. 지금 검찰과 보수언론이 민주노동당을 죽이려 하고 있다. 돈줄을 끊으려 하고 있다. 우리의 자랑이 무엇인가. 기업의 검은 돈을 받아서 정치를 하는 정당과 달리 우리는 노동자 농민들의 기름 묻은 돈, 피땀의 돈으로 창당했다. 검찰과 보수 언론이 여기에 정면 도전하고 있는 것이다.

    검찰이 단병호, 천영세 두 의원을 소환하겠다는 것은 권영길에 대한 탄압이고 민주노동당에 대한 탄압이다. 이는 민주노동당과 민주노총에 대한 선전포고다. 노동자들의 정치세력화를 막는 것이다.

    또 하나는 금속노조가 파업하기도 전부터 몰매를 맞았다는 것이다. 헌법과 법률에서 노동자 파업 못하게 하는 조항이 있나. 노동조합이 맞고 있는 돌팔매를 우리가 피해야 하나. 아니다. 함께 싸워야 한다.

    나는 대전형무소를 아직 가슴에 안고 있다. 일제 때부터 시작해서, 해방공간을 거쳐 박정희 전두환 정권까지 이 땅의 평화와 통일, 자주와 평등을 위해 자기 몸을 던진 사람들이 죽어갔던 곳이다. 그들의 억울한 원혼을 달랠 수 있는 곳은 노동자 농민 서민의 정당인 민주노동당뿐이다.

    오늘 한미FTA가 서명되는 날이다. 이것을 무효화하지 않고는 빈부격차를 줄일 수도, 양극화를 막을 수도 없다. 경제를 살릴 수 없다. 이걸 막을 당도 민주노동당밖에 없다.

    내일은 비정규직 법안이 발효되는 날이다. 중요한 것은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가슴을 통해야 한다. 내가 민주노동당 후보가 되고 대통령이 된다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가슴 속에 들어가는 후보와 대통령이 돼서 이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싸우겠다.

    나는 1백만 민중을 모아내자고 얘기하고 있다. 이것을 통해서 대선에 승리할 수 있다.“

    심상정 "본선 승리 확실히 낚을 준비된 후보로 대표 교체하자"

    심상정 후보는 “연호 안하면 연설 안 하겠다”는 ‘투정’으로 청중들을 웃게 만들었다. 연호가 터져 나왔다. 권 후보를 위한 연호도 부탁했고, 청중들은 그에 따랐다. 이어 장기 투쟁사업장인 콜텍 노동자들의 격려 박수도 유도했다. 그리고 평생 처음 입은 ‘진홍색’ 옷 자랑도 했다. 당 색깔에 맞춰 입은 것이라고.

    “민주노동당의 정체성에 가장 맞는 후보는 심상정이다. 본선에서 승리를 확실하게 낚아 올리겠다. 몇 시간 후면 망국적인 한미FTA가 체결된다. 노무현 대통령의 망상이 나라의 미래를 절망으로 빠뜨리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의 뒤에선 한나라당과 보수 세력이 (대통령을 도와)총력전을 전개하고 있다. 한미FTA 저지 투쟁은 단순히 타결된 조항에 대한 찬반 투쟁이 아니다. 나라의 미래를 건 보수와 진보의 한판 싸움이다. 한미FTA는 찬성 아니면 반대밖에 없는 투쟁이다. 노무현과 이명박, 박근혜를 한편으로 하고 민주노동당을 중심으로 한편이 돼서 승리를 주도하는데 앞장서겠다.

    지금 사이비 개혁세력이 몰락하고 있지만, 그 반사이익을 누가 가져가고 있나. 민주노동당이 챙기고 있나. 그렇지 않다. 우리가 어물쩍 넘어가면 안 된다. 대선 승리를 위해서 정면 승부해야 한다.

    보수정당끼리는 난 사람 몇 명 바꾸면 된다. 진보정당은 보수 50년의 시대를 교체해야 한다. 사람 몇 명 가지고는 안 된다. 강한 진보정당만이 이룰 수 있다.

    민주노동당의 후보는 넷이어야 한다. 우리 세 명과 민주노동당 자체가 후보여야 한다. 당을 중심으로 세 명이 프로펠러가 돼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높여내야 한다. 심상정이 10만 당원과 함께 시대교체를 확실하게 이뤄내겠다.

    이명박이 대기업 사장일 때 나는 구로지역 노동자였고, 박근혜가 23세 퍼스트레이디가 됐을 때 나는 미싱사였다. 꿩 잡는 게 매다. 이명박의 747 정책과 박근혜의 ‘줄푸세’를 심상정의 세박자 경제론으로 ‘더블 플레이’로 아웃시키겠다.

    이제 우리 셋 중에 누구를 선택할지 고민을 시작해야 할 때다. 본선경쟁력이 쟁점이다. 맞는 말이다. 셋 중에 누가 나은가가 아니다. 누가 보수 수구와 맞서 이길 수 있는가가 중요하다. 잘 준비된 진보적 대안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나는 본선에서 보수정당을 제압할 수 있는 준비를 해왔다.

    비전과 대안을 갖추고, 개인기가 아니라 조직을 주도할 줄 아는 사람이 대표선수가 돼야 한다. 당의 대표선수를 교체하겠다. 심상정이 본선 승리의 돌풍이 될 것이다.”

    노회찬 "철학 사상 노선이 근본적으로 다른 7공화국 운동을"

    마지막 순서로 노회찬 후보가 연단에 올랐다. 노 후보도 대전 교도소 얘기를 연설 첫 머리로 삼았다. 그는 어렸을 때 부모 손을 잡고 ‘사랑하는 가족 중 한 사람’이 수감돼 있던 대전 교도소에 여러 차례 면회를 온 것을 회상했다.

    그리고 30년 후 그 자신이 국보법으로 청주 교도소에 수감돼 있을 때 대전 교도소에 수감돼 있던 ‘그 분’ 면회 온 것을 이야기 하면서 “도대체 뭐가 변했냐.”며 보수 정치 수십 년 세월을 고발했다.

    또 자신이 30년 전 용접공 시절 의형제를 맺었던, 대전에 사는 동생이 공고 졸업한 아들을 취직시켜달라는 전화를 받은 사실을 공개하며 생전 처음 받은 그의 민원을 들어줄 수 없었음을 고백하며 “도대체 세상은 무엇이 변했는가.”라고 소리 높여 물었다.

    “그래서 민주노동당을 다시 생각해봤다. 우리는 세상을 바꾸자고 했다. 그냥 해본 소리인가. 아니다. 7년 전의 그 염원을 다시 생각해보자. 이 세상을 조금씩 바꾸는 건 열린우리당도 민주당도 할 수 있다.

    6월 항쟁 이후 20년, 그 과실을 누가 가져갔나. 한줌도 안 되는 보수정치인들이 가져갔다. 노동조합 생일의 절반이 7~9월이다. 1,200개의 노동조합이 그 때 생겼다. 그런데 지금 어떤가. 세상이 얼마나 발전했나. 그냥 그대로 아닌가.

    그래서 당이 소중하다. 나는 노무현 대통령의 실정을 비판하기 위해서 대통령 후보로 나온 것도 아니고, 경력을 쌓기 위해 나온 것도 아니다. 당선되기 위해 나왔다. 최초의 진보정당 대통령이 되기 위해 나왔다.

    민주노동당이 집권해야 세상이 바뀐다. 87년 이후 20년이 우리 사회에 무엇을 가져다 줬나. 지난 20년을 완전히 심판해야 한다. 새로운 정당, 서민 정당, 민중 권력으로 세상을 바꾸자는 것이다.

    지난 20년의 6공화국을 해체하고 새로운 20년을 만드는 7공화국 운동을 해나가야 한다. 한 시대를 교체하는 것이다. 노동자 농민 민중의 세력으로 교체하는 것이다. 우리는 그들과 철학과 사상과 노선이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우리에겐 이번이 기회다. 열린우리당은 난파됐다. 그들은 오래 전에 대선을 포기했다. 한나라당만이 우리와 맞상대할 유일한 정당이다. 반드시 한나라당을 꺾어야 한다. 한나라당은 제발 가장 쎈 사람을 내보내라. 나는 쎈 사람하고 붙을 때 가장 자신이 있다. 동지들과 싸울 때는 약하지만 강한 상대하고 싸울 때는 무릎을 꿇은 적이 없다.

    한나라당을 꺾기 위해 우리도 바꿀 건 바꿔야 한다. 민주노동당도 뼈아픈 조치를 통해 스스로를 바꿔야 한다. 쥐꼬리만한 기득권에 안주하지 않았나 되돌아봐야 한다. 운동 방식과 운동 선수를 바꿔야 한다.

    대통령 선거는 정책 대결이 아니라 정치 대결이다. 정책을 가볍게 보는 게 아니다. 이슈화된 정책이 정치다. 이슈화되지 못하면 서류일 뿐이다. 그런 건 당에 많이 있다. 나는 정책으로 국민을 감동시켜본 경험이 있다. 최근 650만 자영업자들의 마음을 잡았다. 실제로 상인계층 지지율이 두 배 높아졌다. 이런 것이 진짜 정치다.

    노회찬을 가장 강한 적 앞에 내세워 달라. 가장 큰 전쟁터로 나가도록 해달라. 노회찬과 함께 노동자 농민 민중세상을 만들어 가자.”

    이날 합동연설회는 노회찬 후보가 가장 잘 했다는 게 캠프 불문 중평이었다. 꼭 상대평가가 아니더라도 “노 후보 정말 잘했다”는 얘기들이 여기저기서 나왔다. 이견은 안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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