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왜 불필요한 논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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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년 06월 29일 10:54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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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일 대구지역 정책토론회에서 심상정 후보가 노회찬 후보에게 질의한 고용률에 관해 여러 이야기가 이어지고 있다. 이에 논란이 되고 있는 고용률과 일자리 주제에 관한 심후보의 의견을 밝힌다.

당시 상호토론 코너에서 심후보는 8분 동안 ‘일자리 창출 방안’을 주제로 두 후보에게 질의하도록 요청받았다. 이에 우리는 토론회를 준비하며 노후보가 발표한 “일자리 강국, 차별 없는 경제” 공약을 검토했다. 이 공약은 노후보가 5월은 ‘평화와 일자리 투 트랙으로 간다’며 야심차게 예고까지 하고 낸 것이다.

노후보의 일자리 공약 보도자료에는 부제가 세 개 달려 있는 데, 첫 번째가 “삼두마차 전략으로 일자리 창출 200만개, OECD 평균 고용률 65% 달성”이다.

이 공약을 분석하면서 우리는 여러 문제점을 발견했다. 만약 이것이 ‘고용률 수치를 둘러싼 불필요한 논란’이라고 여겼다면 질의 항목에 포함시키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진보정당 대통령 후보로 나서려 한다면, 노후보의 일자리 공약이 가진 문제는 비판적으로 지적될 필요가 있었다. 노후보 스스로 “박근혜, 이명박측에 일자리 창출 방안 검증토론회 제안”을 세 번째 부제로 달기까지 한 공약이었다.

우선, 노후보가 우리나라 일자리 문제를 고용률 개념으로 접근한 것은 적절했다. 실망실업자를 배제하는 경제활동인구나 실업율 수치가 지니는 한계가 크기 때문이다. 이를 반영하여 OECD도 고용률 개념을 사용하고, 우리나라 통계청도 2005년부터 고용률을 추계하고 있다.

OECD는 고용률 관련 통계치를 매년 ‘OECD 고용전망(Employment Outlook)’이란 보고서를 통해 발표한다. 이 때 OECD가 사용하는 고용률은 ‘취업자/15~64세 인구’로 정의된다. 이 기준에 따라 국제비교 수치가 발표되는 데, 2005년 경우 OECD 평균이 65.5%, 한국은 63.7%이다.

이와 더불어 OECD는 연령계층별 고용률 특징을 파악하기 위하여 15~24세, 25~54세, 55~64세 등 세 개 집단의 고용율도 발표한다. 하지만 이번 고용률 논란을 야기한 65세 이상 인구가 포함된 고용율은 OECD에서 다루어지지 않는다.

고용률에 밝은 사람에게 노후보의 ‘OECD 평균 65% 달성’이라는 일자리 공약은 다소 의아하게 다가왔을 것이다. 진보정당의 후보가 노무현 정부가 내년에 달성하고자 하는 고용률 목표를 발표했기 때문이다. 노후보는 여기서 고용률 개념의 혼란을 범하게 된다.

우리나라 통계청은 고용률을 두가지 방식으로 집계한다. 하나는 기존 경제활동인구를 추계할 때 사용하는 ‘15세 이상 인구’를 분모로 한 고용률이고, 다른 하나는 연령별로 집계한 고용율이다. 따라서 OECD 고용율과 비교하기 위해서는 연령별 고용률에서 발표되는 15~64세 고용률 수치가 이용된다.

정리하면, 통계청은 ‘15세 이상 인구’ 기준 고용률과 ‘15~64세’ 기준 고용률을 모두 발표하지만, 국제비교를 수행하는 OECD는 전자의 고용율은 다루지 않고 후자만을 발표한다.

노후보는 ‘15세 이상 인구’ 기준 고용률을 염두에 두면서도, 개념의 혼란으로 말미암아 일자리 목표치는 ‘OECD 평균 65% 달성’을 내걸었다. 그래서 ‘의도하지는 않았겠지만’ 진보정당 후보의 공약이 노무현 정부의 목표와 같아지는 일이 발생한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하기 마련이고 비공식적으로 교정될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이 공개적으로 발표된 진보정당 대통령 후보의 대표적인 공약 혹은 그 공약을 가리키는 개념과 수치라면 차원이 다르다.

결과적으로 노무현 정부가 내년까지 도달하고자 하는 목표를 진보정당의 대선후보가 5년 내지 10년의 달성목표로 제시한 것은 사실 중대한 문제이다. 또 공식적으로 교정되어야할 사안이다. 이것을 ‘단순 실수를 가지고 꼬투리를 잡는다는 식’으로 생각한다면 것은 더욱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또한 노후보가 공약 발표하면서 호언했듯이 보수와의 정책대결을 승부수로 삼는 진보정당 아닌가. 심후보의 지적에 대해 노후보측에서 마음이 상할 수도 있겠으나, 공개적인 토론과정에서 스스로를 단단히 벼리는 과정으로 받아들여주기를 바란다.

또한 철저한 정책 토론의 모범을 만들어나가기 위해서도 이 문제제기에 대해 노후보측의 공식답변을 기대한다.

민주노동당도 이제 원내활동을 통해 간접적이나마 국정 경험을 가진 정당이다. 올해 대선 기간 내내 전국을 누비면서 우리에게 권력을 달라고 말하려는 정당이다. 그만큼 우리의 주장을 다듬고 다듬어야 한다. 당연히 심후보 정책 역시 검증의 대상이다. 수많은 당원들의 날카로운 비판의 눈을 새기며 민주노동당의 진보 비전을 만들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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