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폭우·탄압 뚫고 반FTA 투쟁 불꽃
        2007년 06월 29일 08:29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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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는 30일 미국 워싱턴에서 정식 서명식을 예정하고 있는 한미FTA 협정을 막아내기 위한 금속노조의 총파업이 정부와 자본·보수언론의 온갖 악선동과 탄압을 뚫고 절정을 향해 치닫고 있다.
     
    전국금속노동조합(위원장 정갑득)은 17명에 대한 체포영장이 발부된 가운데 28일 오후 1시부터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를 필두로 만도, 한진중공업, 타타대우사용차, 한라공조, 케피코, 위니아, KEC 등 157개 사업장 110,705명이 4시간 총파업을 벌였다.

    금속노조는 부산, 대구, 수원, 울산 등 전국 이 참가했으며 전국 10개 지역에서 파업집회을 열어 "한미FTA 굴욕협정 체결 중단"을 촉구했다. 금속노조 조합원들은 폭우와 거센 비바람은 물론 노무현 정부의 강경탄압과 참주선동을 뚫고 반FTA 전선의 선봉에 섰다.

       
     
    ▲ 금속노조 경남지부 조합원 5천여명이 28일 오후 2시 창원에서 "한미FTA 서명 중단"을 촉구하며 집회를 벌이고 있다.
     

    수원역광장 쏟아지는 폭우에도 2천5백명 집결

    28일 오후 2시 수원역광장. 쏟아지는 폭우에도 아랑곳없이 금속노조 경기지역의 조합원들이 모여들기 시작하더니 어느새 2천명을 훌쩍 넘어섰다. 조합원들은 직접 요구를 담아 만들어온 부서 깃발과 피켓을 들고 우비를 입은 채 우렁찬 목소리로 "한미FTA 중단"을 촉구했다.

    "한미FTA무효, 비정규직철폐 경기도 노동자대회"에는 금속노조 경기지부 조합원들과 기아자동차지부 화성지회, 만도지부 평택지회 등이 함께 했다. 이상무 민주노총 경기본부장은 "이 땅 4천만 민중의 삶을 도탄내는 한미FTA를 막아내기 위한 금속노동자의 투쟁은 자기를 헌신하는 투쟁"이라며 "소중하고 자랑스런 투쟁으로 제 2의 민주화를 만들어가자"고 말했다.

    금속노조 경기지부 양동규 지부장 직무대행이 "한국통신 파업 때도 이렇게 극렬하지는 않았다"며 "수구언론의 악선동과 참주선동, 극렬하고 비열한 방해책동에도 불구하고 157개 사업장 11만 700명이 총파업에 돌입했음을 보고드린다"고 말하자 조합원들이 큰 함성을 질렀다.

    금속노조 김일섭 부위원장은 "단지 오늘 내일만의 투쟁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 불씨를 살려서 굴욕적이고 민중적 재앙이 될 한미FTA 저지를 위해 현장을 조직하고 투쟁의 대열을 끝까지 지켜내자"고 역설했다.

    조합원들은 ‘한미FTA’, ‘비정규직 차별’ 등이 씌여진 대형얼음을 망치로 깨는 상징의식을 갖고 경기도청까지 거리행진을 벌였다. 조합원들은 경기도청에 달걀을 던지며 ‘한미FTA 중단’을 촉구했다.

    5천명 운집한 창원중앙체육공원

    2003년 두산중공업 배달호 열사를 창원에서 마지막으로 보내드리던 곳, 89년 노태우 정부의 공안정국에 맞서 아스콘을 불태우며 투쟁하던 바로 그 곳, 창원중앙체육공원 앞에서 5천여명의 노동자들이 한미FTA를 저지하기 위해 모였다.

    지도부 체포영장 발부 소식이 알려지고, 경찰과 노동부가 회사를 통해 사법처리와 손해배상 청구를 들먹이며 압박했지만 조합원들은 흔들리지 않았다. 경남지역 금속노동자들은 30여개 지회 1만여명이 4시간 파업에 돌입했고, 공단관리청 앞 중앙로를 가득 메우며 5천 조합원이 총파업의 함성과 결의를 모았다.

    경남지부 허재우 지부장은"경남지부 조합원 평균연령이 45세를 넘었지만 우리는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금속노동자들의 버팀목으로 자리잡고 있다"며 "나이가 들어 힘들기도 하지만 그래도 우리가 해야 할 것은 하자"고 말했다.

    오상룡 부위원장은 "노무현정부는 노동자와 간부를, 그리고 노동조합 내부를 갈라치기 하고 있다"며 "갈라치기에 맞서 금속노동자의 깡다구로 당당히 투쟁해 가자"고 주문했다.

    부산지역 문화패 ‘일터’는 공연을 통해 금속노조가 걸어왔던 길을 보여줬다. 그리고 한미FTA를 막아내기 위한 투쟁에 나서는 금속노동자들의 투쟁은 아름다운 투쟁이라고 불렀다.

    이흥석 민주노총 경남본부장은 "오늘은 금속노동자들만 투쟁하고 있지만 내일은 화섬노동자들이 파업을 하고, 공공부문, 화물연대 덤프연대 등 특수고용 노동자들이 함께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합원들은 지도부에 대한 탄압이 계속된다면 더욱 강력한 투쟁에 나서겠다는 결의를 다졌다.

       
     
    ▲ 금속노조 대구지부 조합원들이 28일 대구 달성군청 앞에서 열린 한미FTA 저지 결의대회에서 얼음을 깨는 상징의식을 하고 있다.
     

    서울지부 오창집회 2명 부상, 12명 연행

    금속노조 대구지부는 이날 오전 9시 30분 대구 경총 앞에서 ‘금속노조 탄압 중단 기자회견을 열어 금속노조 지도부 전원을 고발해 사상 유례없는 탄압을 자행하고 있는 노무현 정권과 경총을 강력히 규탄했다.

    이어 대구지부는 한국델파이, 대동공업, 동원금속, 상신브레이크, 한국게이츠 등 10개 사업장 2천6백명이 이날 1시부터 파업에 돌입했고, 오후 2시부터 달성군청 앞에서 "한미FTA 저지 민주노총 총력투쟁 결의대회"를 열었다.

    서울지부, 기아차지부 소하지회 등 600명이 참석한 가운데 오창에서는 하이텍알시디코리아지회 지원집회가 열렸다. 결의대회를 거의 끝내고 마무리 집회를 하던 중 경찰이 갑자기 강제연행해 두 명이 응급실로 후송되고 대우자판, 기아차 조합원 등 12명이 오창경찰서로 연행됐다. 조합원들은 밤늦도록 석방을 요구하며 항의집회를 벌였다.

    오후 2시부터 천안역 광장에서 2천여명의 노동자들이 모인 가운데 "한미FTA 저지 결의대회"를 연 충남지부 조합원들은 이날 파업집회에서 지도부 침탈 시 지부차원의 전면 파업을 벌이기로 결의하기도 했다.

    이 외에도 금속노조는 구미, 대구, 계룡시청(대전충북), 부산 서면, 울산, 인천 부평 둥 전국 10개 지역에서 파업 결의대회를 열었다.

    한편, 이날 금속노조 총파업에 선봉에 섰던 현대자동차 조합원들은 라인을 돌리려는 사측 관리자들에 맞서 투쟁을 벌였고, 공장별로 조합원들과 함께 ‘한미FTA 저지’ 결의대회를 열었다.

     

       
     
    ▲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1공장 조합원들이 28일 공장에서 집회를 열고 있는 모습
     

    금속노조 조합원들이 폭우와 폭염을 넘어, 악선동과 비방을 뚫고 꺼져가는 반FTA 투쟁의 불꽃을 힘차게 피워 올린 하루였다.

    한편, 금속노조는 한미FTA 저지 총파업의 최고점에 달할 29일에도 전체 조합원이 참가하는 6시간 파업을 벌이고 서울을 비롯해 전국 9개 지역에서 민주노총 주최로 전국노동자대회를 개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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