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상정 후보 토론방식, 홍보전략 유감
    By
        2007년 06월 28일 10:41 오전

    Print Friendly, PDF & Email

    이틀 전 대구에서 있었던 민주노동당 대선후보 TV 토론회에서 심상정 후보가 노회찬 후보를 마치 청문회장에서 먹이감을 공격하듯이 질문했다고 한다. “노회찬 후보의 일자리 목표치가 노무현 정부 목표치인 65%와 같은 것 아니냐”는 식으로 공격했다고 한다. 좌파나 우파나 노무현 정부가 동네북인 것 같다.

       
      ▲ 사진=민주노동당 대구시당
     

    노 후보가 지난 5월 발표한 ‘일자리 강국, 차별 없는 경제’자료의 내용을 보니, 노 후보는 현 고용률 60%수준을 65%로 끌어올리겠다고 하고 있다. 사회서비스, 부품소재산업과 에너지환경산업 등에서 일자리 200만개를 연평균 40여만개 정도 창출해서 고용률을 선진국수준으로 올리겠다는 의욕을 보인 것으로 평가된다.

    위와 같은 수치는 대한민국 통계청의 수치를 기준으로 한 목표이다. 그래야 말이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토론에서 심 후보는 OECD 기준에 의거하여 고용률 수치 증가목표에 관한 노후보의 공약을 노무현 정부의 목표치와 동일한 것 아니냐고 공격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15세 이상 노동가능인구 전부를 기준으로 고용률을 산정하고 있지만, OECD는 15세부터 64세까지의 경제활동인구를 기준으로 고용률을 산정한다. 이러한 서로 다른 기준을 놓고 볼 때 노 후보가 제시한 고용률 5% 제고는 한국 기준에 의해 60%에서 65%로 늘리겠다는 공약으로 이해하는 것이 상식적인 독해이다. 이를 OECD 기준으로 다시 계산하면 63%대에서 68%대로 올라가게 된다. 한국 기준으로 계산하면 노 후보의 공약은 노무현 정부의 목표보다 분명히 더 높다.

    TV 토론에서 심 후보가 한국 기준과 OECD 기준의 차이를 알면서 고의로 위와 같은 질문을 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물론 알고 있었으면서도 일부러 그렇게 했다면 이는 도덕적으로 문제라고 할 것이다). 심 후보와 노 후보 모두 위와 같은 기준의 차이를 잘 모르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고용률을 둘러싼 논란의 내용과 진실은 위와 같은데 토론에서 상대방이 실수한 부분을 가지고 “TV토론회의 백미(심 후보측 보도자료 표현)”라고 표현하는 것은 덜 자란 아이 같은 태도로서 비난받아 마땅하다.

    상대방의 실수를 과장하거나 그 진의를 왜곡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정책대안 자체에 내포된 철학과 비전의 깊이를 전달하는 것이다. 언론에 흥밋거리를 던져주는 것도 선거캠프의 입장에서 보자면 나름대로 전략일 수 있겠지만, 상대의 허점이나 실수를 집요하게 파고들려고 하는 식의 홍보 전략은 이맛살을 찌푸리게 만든다.

    한나라당 후보들처럼 서로 헐뜯는 식의 싸움도 그 나름대로 구경하는 관객들을 잠시 즐겁게 할 수는 있다. 그러나 내용은 없으면서 상대에게 상처만 주고 감정의 앙금만 쌓이게 하는 식의 공격이나 홍보는 진보정당이라면 멀리해야할 구태정치에 불과할 것이다.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