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 "나는 3백만명 말할까?"
    노 "내가 앞서고 있는 모양"
    심 "노후보 부실 공약 위험"
        2007년 06월 27일 02:47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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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6일 오후 한나라당의 텃밭인 대구에서 민주노동당 대선후보 경제.복지분야 정책토론회가 열렸다. (사진=민주노동당)  
     

    민주노동당이 본격적인 경선 레이스에 접어들면서 후보들간 공방도 점차 달궈지는 양상이다. 상대방에 대한 비판도 갈수록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자신의 정책을 ‘포지티브’하게 알리는 데만 주력하던 것과는 달라진 모습이다. 이는 26일 토론회에서 단적으로 드러났다.

    심상정 후보가 포문을 열었다. 심 후보는 상호토론에서 노회찬 후보의 고용정책을 문제삼았다.

    심 후보는 "노 후보는 앞으로 총 200만개의 일자리를 만들어 임기 중 고용률을 OECD 평균인 65%에 도달하도록 하겠다고 했다"면서 "참여정부의 내년도 고용율 도달목표가 65%이고, (이 목표치는) 앞으로 60만명만 더 고용하면 달성되는데, 진보정당 후보가 5년 후에 여기에 도달하겠다는 것은 심각하다. 치명적인 문제가 있다"고 했다.

    이에 노 후보는 "저는 그런 방식으로 접근하지 않는다. 현 정부 들어 140만개의 일자리가 만들어졌는데 괜찮은 일자리는 오히려 11.5% 줄어들었다. (현 정부가) OECD 평균에 가겠다고 한 것이 잘못된 게 아니라 제대로 된 방법으로 도달하느냐가 핵심"이라며 "심 후보가 제가 하는 얘기보다 노무현 정부의 얘기를 신뢰하는 건 유감"이라고 반격했다. 

    그러나 심 후보는 이에 아랑곳 없이 "노 후보가 낸 보도자료 소제목에 ‘박근혜, 이명박에 일자리 창출 검증방안 토론’이라고 되어 있는데, 이런 부실한 공약으로는 대단히 위험하다. 한나라당에 당한다. 정치적 주장은 수사로 넘어갈 수 있지만 경제공약은 수치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몰아붙였다. 순간 노 후보의 표정이 딱딱하게 굳어졌다.

    심 후보는 권영길 후보를 향해서도 "일자리 공약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번엔 권 후보가 발끈했다.

    권 후보는 "박근혜, 이명박 후보는 7% 성장하겠다, 일자리 백만 개 만들겠다고 하는데 우리도 그것 따라서 한 분이 1백만개를 말하면 다른 분이 2백만 개를 말한다. 저는 3백만 개를 말할까요? 숫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양질의 일자리가 중요하다. 제가 숫자 말씀드릴까요"라고 했다. 권 후보의 얼굴도 다소 상기됐다.

    권 후보는 노 후보의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정책의 현실성을 문제삼았다. 특히 ‘비정규직 정규직 강제이행금’과 관련, "6~7인 규모의 영세 사업장들로부터 강제이행금(총 1조5천억원 규모)을 거둘 수 있을지 문제"라며 "정책은 좋은데 납득을 잘 시킬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복지분야에선 유류세 인하 문제가 쟁점이 됐다. 심 후보가 권 후보의 입장을 물었다. 권 후보는 "종합적으로 말하면 유류세 인하가 당론과 맞지 않지만 현 단계에서 서민을 위해 유류세 인하를 고민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답했다. 이는 유류세 인하를 검토해야 한다는 것을 시사하는 말로, 권 후보가 전날 내놓은 정책과는 달랐다.

    권 후보는 전날 발표한 ‘에너지혁명’ 공약에서 유류세 문제와 관련,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의 비극"이라며 "자칫 ‘유류세 인하’가 고유가 시대에 지양되어야 할 화석연료 소비를 현상 유지 혹은 증가시킬 개연성이 있다는 점에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했었다.

    권 후보의 답변에 심 후보가 당혹스러워하는 상황이 연출됐다. 심 후보측에 따르면, 심 후보는 권 후보가 유류세 인하에 반대한다고 답변할 것으로 가정하고 "유류세 인하를 받아들이긴 어렵지만 특별한 대책 없이 마냥 반대만 반복하고 있을 수는 없다"는 식의 논지를 펴려 했기 때문이다.

    심 후보는 "권 후보가 어제 공약과는 반대로 말해서 당혹스럽다"며 "유류세를 인하하지 않는 대신 서민의 부담을 경감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면서 트럭행상에 대한 경유세 환급 등 몇 가지를 제안했다. 심 후보의 이 같은 제안에 권 후보가 "동의한다"고 말하자, 심 후보는 "막 동의하지 마시고 잘 검토해주기 바란다"고 꼬집기도 했다.

    심 후보는 이날 공격적인 토론을 주도했다. 작심한 듯 상대 후보를 몰아붙였다. 정책에 강하다는 이미지를 확고히 하려는 의도로 보였다. 권 후보는 1차 토론 때와 마찬가지로 상대 후보에 대한 칭찬을 간간히 섞으며 포용력있는 모습을 연출하려 했다. 정책에 대한 설명보다 자신의 정치적 그릇을 부각시키는 데 공을 들이는 듯 했다.

    노 후보는 정책의 알맹이를 제시하는 데 치중했다. 그러나 심 후보의 공격으로 다소 호흡이 흐트러진 듯 보였다. 노 후보는 마무리 발언에서 "심 후보가 권영길 후보는 도와주고 저에게 대드는 것을 보니까 제가 앞서 있기는 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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