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웃음 잃은 이명박 vs 불퇴전 박근혜 불꽃 공방
        2007년 06월 19일 07:29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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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일 대전에서 열린 한나라당 통일.외교.안보 정책토론회에서는 이명박 – 박근혜 두 후보의 날선 공방으로 팽팽한 설전이 벌어졌다.

    특히, 지난 토론회에서 ‘동문서답’ 과 ‘허허실실’ 전략으로 특유의 여유를 과시하던 이명박 후보의 얼굴에서 웃음이 사라져 눈길을 끌었다.

    떨어지는 지지율을 의식했는지 이 후보는 모든 후보를 향해 공세적인 입장을 취하며 토론회에 새로운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이에 질세라 박근혜 후보도 논점이 벗어난 질문에 대해 답변을 피하는 평소 스타일과 달리 검증 공방에 관한 질문에 맞서 이명박 후보를 겨냥해 답변을 하는 등 한 치도 물러나지 않으며 끝까지 맞섰다.

    먼저 고진화 후보가 박 후보를 향해 `킴노박(김정일-노무현-박근혜) 이명박 죽이기’ 가 왜 거론되냐고 묻자, 박 후보는 "킴노박이니 하는 것은 정말 터무니없는 얘기들이다. 이런 것이야말로 전형적이 네거티브"라고 답했다.

    이어 그는 "아무 근거도 없이 무조건 공격을 하고보자는식은 어려움에 있는 처지를 빠져 나가려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답하며 박 후보와 청와대의 연계설을 주장했던 이 전 시장측을 향해 잽을 날렸다.

    이어 이명박 후보는 상호 토론에서 박근혜 후보를 첫 주자로 지목하고 작심한 듯 "최근 언론의 인터뷰를 보니 저의 국가관에 의심이 있다는 말을 했는데 그건 맞지 않다"며 일침을 가했다.

    이에 대해 박근혜 후보는 "제가 당 대표 할 때, 이 후보가 서울시장 시절 국가 정체성 논란이 많이 있었는데 그 때 이 후보는 ‘이런 논란을 이해할 수 없다. 쓸데없는 에너지를 낭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런데 작년부터는 갑자기 말이 달라져 정체성이 흔들려선 안 된다고 말하고 있다"며 "왜 국가에 대한 정체성이 해마다 바뀌는지 궁금하다"고 공격했다.

    이에 이 후보는 "저의 국가관과 정체성이 해마다 달라졌다고 하는데, 이는 점잖게 말하면 오해"라며 "제가 고차원적으로 얘기해 (박 후보가)이해하기 어려웠을지 모르지만 저는 시장 때나 이후나 한결같다”면서 “정체성은 6.25 전쟁 이후 결판났다. 이걸로 논쟁할 이유는 없다"며 박 후보의 문제 제기를 일축했다.

    다음엔 박 후보가 상호토론에서 12분을 모두 이 후보 공약의 허점을 지적하는 데 할애하며 팽팽한 신경전을 벌였다.

    박 후보는 "대다수 전문가들이 핵 폐기까지 5~6년이 걸린다고 하는데, 그렇게 되면 차기 대통 임기 내에는 실현이 불가능하다. 또 북한은 정부와 국제사회의 지원에도 불구하고 연 2% 성장을 간신히 하는데 도대체, 어느 정도 예산을 지원해야 3천불 소득이 가능한 것이냐?"면서 "이번 공약도 `747 공약’처럼 또 하나의 희망사항이 되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이에 이 전 시장은 "북한이 핵을 포기하면 그렇게 하겠다는 제안의 성격"이라면서 북한 지원 재원조달 방안과 관련해서는 "세계은행과 ODA(공적개발원조) 지원금, 그리고 우리 기업의 투자 활성화 등을 활용하면 충분히 가능하다. 계획을 연도별로 만들 수도 있다"고 답했다.

    이어 박 후보는 "이 전 시장이 현재 1인당 이산가족 상봉비가 9억원이 들기 때문에 비무장 지대에 상설 상봉장을 만들겠다고 했는데, 통일부 자료를 보면 작년 한해 600명이 상봉해 29억6천만원이 든 것으로 나온다"며 "9억원은 어떻게 산정된 것이냐"고 물었다.

    이에 이 전 시장은 "정부의 자료를 접할 수 없었다. 어느 일간지를 보니 9억원을 들여 언제 다 만나게 할 것이냐는 애절한 칼럼을 보고 9억원이라는 말을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자 박 후보는 "통일부 자료를 보면 금방 알 수 있는 것 아니냐"며 "금강산(면회소)도 저렇게 만들기 힘든데 비무장 지대에 어떻게 만든다는 말이냐"며 밀어붙였다. 

    이에 이 후보는 "북한이 남쪽에 오는 것이 거북하다면 중간 지대에서 비용을 적게 들이며 만날 수 있지 않겠느냐는 취지"라고 맞섰다.

    한편, 이 후보는 이날 기조연설을 통해 햇볕 정책의 수정을 주장하며,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나오면 10년 내 1인당 국민소득 3천 달러가 되도록 지원하겠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비핵 개방 3000 구상’ 실천을 제안했다.

    이 후보는 김정일 위원장을 향해 “핵무기를 포기하고 개방으로 나오면, 모든 길은 열릴 것"이라고 공개 요구 하고, "이제 북한의 변화와 개방을 이끌어낼 수 있는 원칙 있는 포용 정책으로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박근혜 후보는 통일 정책과 관련해 ▲핵무기를 완전 제거하고 군사적 대립을 해소하는 평화정착 ▲한반도 경제공동체를 구축하는 경제 통일 ▲자유.인권.복지라는 인류 보편의 가치를 실현하는 정치 통일의 3단계 통일론을 제시했다.

    이어 박 후보는 "미국과 신안보선언을 통해 한미동맹을 21세기에 걸맞은 가치동맹, 경제동맹, 포괄적 군사동맹을 발전시키겠다"며 “역사와 주권 문제는 엄정 대응하되 국익을 염두에 두고 냉철하고 전략적인 외교를 펼치겠다"고 밝혔다.

    원희룡 후보는 "한나라당은 이제 반공 정당의 굴레에서 통일비전을 보여주는 정당으로 거듭 나 야 한다”면서 “말로는 평화정책을 논하면서 언제든 이념의 빨간 보자기를 덮어씌우려는 낡은 수구정치와의 결별해야한다”고 강조했다.

    홍준표 후보는 "노무현 대통령은 좌파의 포로, 박근혜 후보는 우파의 포로다. 이제는 좌우 이념 대립의 시대가 끝났다"면서 “보수와 진보의 낡고 경직된 이념의 틀에서 자유로워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진화 후보는 "남북연합을 넘어 한민족 대연합 통일 구상으로 민족의 염원, 겨레의 소원인 통일을 한나라당이 이뤄야한다”면서 "정상회담 정례화, 평화협정, 한반도 비핵화, 군비 통제를 통한 ‘3+1 신뢰구축 조치’로 통일의 인프라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한편, 한나라당은 이날 토론에 이어 오는 28일 서울에서 마지막 종합토론회와 함께 집권비전 선포 대회를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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