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미FTA 강행, 물리력 써서라도 막아야"
        2007년 06월 19일 05:27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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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일 오후 대한민국 국회는 온통 전경버스와 전투경찰로 둘러싸여 있었다. 레미콘 노동자들을 비롯해 특수고용노동자 5천여명이 노동3권 보장을 요구하며 마포대교 위에서 시위를 벌였기 때문이었다. ‘투쟁조끼’를 벗었는데도 여러 차례의 검문과 감시를 거쳐서야 의원실에 ‘입성’할 수 있었다.

    한미FTA 협상 체결을 막아내기 위한 금속노조의 총파업이 다가오자 보수언론은 마치 ‘더위먹은 개’처럼 금속노조를 물어뜯기 시작했다. 한미FTA 저지 범국민운동본부에 민주노동당을 제외하고 금속노조의 투쟁을 지지해 줄 국회의원을 소개해달라고 하자 주재준 상황실장은 주저않고 임종인 의원을 추천했다.

    그는 열린우리당을 탈당해 현재 무소속이고, 민주노동당 9명의 국회의원들과 힘을 합쳐 노동자들에게 유리한 법안들을 발의해왔고, 한미FTA를 막아내기 위해 열성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의원이다.

    그는 얘기를 시작하자마자 "한미FTA는 우리 국가와 민족에게 큰 피해를 입힐 것이기 때문에 반드시 막아야 한다"며 "원하지 않지만 노무현 정부가 한미FTA 비준을 강행한다고 한다면 물리력을 써서라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금속노조는 ‘총파업’이라는 물리력을 써서라도 오는 6월 30일 워싱턴에서 진행될 협정 체결을 막겠다는 입장이다. 

       
      ▲ 전국농민 FTA 동시투쟁선포 기자회견 (사진=임종인 의원 홈페이지)
     

    "100명의 의원이 막으면 국회통과 어려울 것"

    그는 한미FTA 국회 비준에 대해 자신감을 갖고 있었다. 현재 한미FTA에 반대하는 의원은 63명이지만 공개적으로 반대표명은 하지 않았지만 마음속으로 반대하는 의원까지 합치면 100명에 이를 것이라고 했다. 100명의 국회의원이 막는다면 통과시키기 어려울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한미FTA가 미치는 영향이 너무나도 파괴적이기 때문에, 특히 노동자와 농민에게 큰 재앙이 따르기 때문에 체결 비준에 반대하는 노동자들의 싸움은 너무나 정당하다"며 "금속노조의 파업은 중요한 역사적 의미를 갖는 것이기 때문에 전폭 지지하고, 저도 함께 연대해서 싸워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보수언론의 집중적인 탄압에 대해서 "항상 앞장서서 선구적으로 싸우면 돌을 맞는데, 금속노조 조합원들이 그렇게 생각해야 할 것"이라며 "일부 언론의 반대가 있을 수 있는데, 조직화된 노동자마저도 이야기하지 않는다면 파편화되어 있는 국민 누가 얘기하냐, 용기를 내고 힘을 내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임종인 의원과의 일문일답

    – 현재 한미FTA에 반대하는 국회의원들은 얼마나 되나?

    63명이니까 조금 늘었다. 한나라당 의원들이 가세해서 조금 늘었는데 고무적인 현상이다. 공개적으로 반대한다는 표시는 안 했지만 마음속으로 반대하는 사람을 포함해 100여명 정도 된다고 보고 있다. 국민의 반대 여론이 높아지면 올해 국회 비준은 막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한미FTA는 우리 국가와 민족에게 큰 피해를 입힐 것이기 때문에 반드시 막아야 한다. 원하지 않지만 노무현 정부가 강행한다고 한다면 물리력을 써서라도 막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100여명이 막는다면 통과를 시키지 못할 것이다. 또 금속노조원들을 포함해 국민 여론이 높아진다면 150명 이상이 반대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 한미FTA 협정문이 공개됐는데도 반대 운동이 확 일어나고 있지 않은데

    첫 번째는 국민들이 피부로 와 닿는게 아니기 때문에 피해를 직접적으로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이고, 두 번째는 내용이 방대하고 어려워서 이 협정이 어떻게 삶에 큰 영향을 끼치는지 잘 안 들어오는 것 같다. 국회의원들도 그렇다. 쉬운 말로 이 문제점을 잘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자동차나 섬유 이익본 거 없다"

    – 정부와 보수언론은 자동차와 섬유에서 큰 성과를 남겼다고 주장하고 있다.

    산업자원위원회 소속이기 때문에 이 분야를 집중적으로 보고 있다. 지난 목요일날 회의에서도 한미FTA 협정 문제를 집중적으로 추궁했는데 결론은 자동차나 섬유에서도 크게 이익 본 게 없다는 것이다. 자동차의 경우를 보면 미국은 2.5% 관세고 우리는 8% 관세다. 우리는 특별소비세를 낮춰서 5∼8% 가격인하 효과가 있다.

    수입차는 13∼16% 가격인하 효과, 즉 400∼500만원이 인하되는데 우리나라 차는 10∼20만원 효과에 지나지 않는다. 많은 이윤이 남는 3천CC 이상은 3년 유예, 픽업은 10년인데, 이런 걸로 봐서도 남는 것은 없고, 세수, 특소세, 세금인하 효과까지 합치면 우리가 훨씬 불리하다. 우리의 경우는 수입이 훨씬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섬유의 경우도 9% 인하효과가 있는데 수출이 차지하는 양이 23억불밖에 안된다. 그런데 공장 사찰권을 미국에게 줘버린 것이다. 가장 큰 문제인 무역구제도 해결이 안 됐다. 가장 잘 됐다는 자동차, 섬유에서 남는 게 없다. 농업 의약품 지적재산권에서 내줬다면 여기서 많이 남겨야 할텐데. 우리나라가 현재 95억불의 흑자인데 4년 후에는 역전될 것이라고 미국이 보고 있다.

    단순히 무역수지만의 문제가 아니라 제도, 관행 등을 다 미국 식으로 통합하자는 것이니까 우리의 손해가 너무나 크다고 할 수 있다. 이런 것을 할 필요가 있느냐, 중소기업은 물론 자동차 대기업에게도 아주 불리해진다. 자동차를 보면 부품 공장화할 가능성이 크다. 이런 점에서 한미FTA는 자동차산업 노동자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에 반대하는 운동은 너무나 당연하다.

    "조급한 업적주의가 협상 강행 불러"

    – 한미FTA 협정이 비준되면 어떤 문제들이 발생할 것인가?

    실업이 많이 증가되고 양극화가 심화될 것이다. 무역역조가 있을 것이고, 미국으로부터 수입이 더 많아질 것이다. 여러가지 법과 제도, 상거래가 미국식으로 돼서 미국자본의 이익이 관철될 것이다.

    외제차가 엄청 증가할 것이고 의약품 같은 경우에 약을 비싸게 사고, 돈이 없어 치료받지 못하게 될 것이다. 농업은 완전히 초토화될 것이다. 농업노동자들이 다 떠나면 사회부조를 어떻게 할 것인가, 그래서 한미FTA는 우리나라 사람 대부분에게 손해를 끼칠 것이다.

    – 한미FTA 협상을 통해 이익을 보는 사람들은 누구인가?

    일부 대기업이 이익을 볼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휴대폰이나 텔레비전도 별 이익이 아니다. 왜냐면 45%가 이미 관세가 없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이익 보는 대기업도 별로 없을 것 같다.

    – 노무현 정부가 왜 한미FTA를 추진했다고 보는가?

    노무현 정부는 이렇게 큰 문제를 국민들에게 물어보지 않고 강행했다. 정말 민주주의의 큰 후퇴다. 그 배경이 뭐냐에 대해 여러 가지 이론이 있는데 조급증이 아닌가 생각한다. 우리나라 전체 운명을 걸고 잘못된 정보에 의해서 성과를 내려고 했던 업적주의가 아닌가 한다.

    김영삼 대통령은 OECD에 가입해 우리나라를 외환위기로 몰아넣었다. 노무현 대통령의 인식도 그와 다를 바가 없다. 한미FTA 타결 직후인 4월 2일 연설을 보니까 우리가 개방을 해서 손해본 게 있냐, 성공하지 않은 게 있냐, 금융개방해서 성공했다 이런 수준으로 얘기했다. 아이엠에프 온 게 무슨 성공이냐. 인식이 잘못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금속동지들 마음이 내 마음과 똑같다"

    – 금속노조가 한미FTA를 막아내기 위해 총파업을 벌이기로 하자 보수언론이 온통 난리를 치고 있다.

    한미FTA가 미치는 영향이 너무나도 파괴적이다. 특히 노동자와 농민에게 큰 재앙이 따르기 때문에 체결 비준에 반대하는 노동자들의 싸움은 너무나 정당한 것이다. 선구적으로 싸우고, 항상 앞장서서 싸우면 돌을 맞으니까 그렇게 생각하고. 파업 투쟁은 중요한 역사적 의미를 갖는 것이다. 전폭적으로 지지하고, 저도 함께 연대해서 싸워나갈 생각이다.

    저도 4월 2일 협상 타결 전인 3월 27일부터 9일 단식을 했는데 정말 비참했다. 국회의원으로 얘기할 공간도 없고, 국민에게 호소하는 방법으로 단식을 했다. 금속노동자 동지들의 마음이나 그 때 내 마음이나 똑같다고 생각한다. 어떻게 하든 막아야 하는데 할 수 있는 일이 없고, 체결을 앞두고 하는 정말 몸부림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근데 보수언론이 자기와 관계없는 일로 파업을 하는 양 선전하는 건 잘못됐다. 일부 언론의 반대가 있을 수 있는데, 조직화된 노동자마저도 이야기하지 않는다면 파편화되어 있는 국민 누가 얘기하냐. 용기를 내고 힘을 내어주길 바란다.

    – 마지막으로 금속노조 조합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대국민선전을 많이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금속노조 조합원들이 남는 게 없다는 것을 국민들에게 잘 알려서 이익은 없고 손해가 많다는 것을 국민들에게 잘 알려달라. 9월 정기국회에 비준 요구가 올라올 것으로 보는데 100여명의 국회의원들이 앞장서서 결사적으로 반대할 것이다. 국민들, 특히 노동자, 농민들과 힘을 합쳐서 꼭 막아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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