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동자를 노동자라 부르지 못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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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년 06월 19일 07:56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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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순히 덥다고 하기엔 부족했다. 특수고용노동자들이 서울 도심 마포대교 10차선을 완전히 가로막고 “우리도 노동자다. 노동3권 보장하라”고 외친 18일 한낮은 그렇게 더웠다. 아스팔트는 때 이른 더위에 녹아내리고 있었다. 33도를 훌쩍 넘은 수은주에다 아스팔트 열기까지 그대로 올라오는 그야말로 불볕 더위였다.

    18일 오후 2시 마포대교 남단 국회의사당 쪽에서 먼저 건설연맹 전국건설노조 건설기계분과(옛 덤프연대) 조합원들이 깃발을 앞세우고 마포대교 남단에서 기습 점거를 시작했다. 공공운수연맹 운수노조 화물연대 조합원들은 방송차를 앞세우고 영등포 쪽에서 역시 마포대교 북단으로 모여들었다. 마포대교를 점거한 특수고용 노동자의 수는 5,000명으로 늘어났다.

       
      ▲ 18일 오후 2시 한낮의 뜨거운 더위 속에 마포대교 북단 국회의사당 쪽에서 건설연맹 전국건설산업노조 덤프연대 조합원들이 마포대교 북단에서 기습 점거를 시작했다.  
     

    마포대교 위에서 덤프연대 조합원이 방송차 위에서 투쟁 연설을 시작했다. “우리는 7년을 기다렸습니다. 특수 고용 노동자가 아니라 노동자로서 인정을 받기 위해 7년을 기다렸습니다. 그런데 지금 국회에서는 우리 특수고용노동자의 노동3권을 부정하는 법안이 통과되려고 합니다. 목숨을 걸고 이 투쟁에서 반드시 승리합시다”

    화물연대 방송차에서는 화물연대 본부장이 마이크를 잡았다. “우리는 화물연대 파업을 경험해 봤습니다. 도로를 막고 물류를 멈춰서 세상을 놀라게 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세상을 놀라게 하는 것으로는 부족합니다. 여기 모인 동지들의 힘으로 세상을 멈추고 특수고용노동자들도 노동자임을 당당하게 선언합시다.”

    화물연대, 덤프연대 등 집회에 참석한 단위들의 방송차들이 집회 대열의 가운데로 모이면서 집회 열기는 더욱 달아올랐다. 연대 발언에 나선 이랜드 노동자는 “특수고용 노동자나 비정규직 노동자나 이 사회에서 버림받고 탄압받기는 매한가지”라며 “우리가 함께 싸우지 않으면 자본과 정권은 절대로 우리 권리를 주지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마포대교 전 차선을 점거하자 차량 이동이 막힌 운전자들의 항의도 있었다. 한 운전자가 “아무리 힘들어도 그렇지 이렇게 차를 막아서야 되느냐?”고 항의하자 덤프연대 노동자는 “우리가 이렇게 하지 않으면 어디 신문 한 줄도 안 나온다. 여러분이 길 막혀서 짜증만 날 뿐이지만 우리는 목숨줄이 달려 있다”고 설명했다.

    집회 참석자들은 오후 3시가 넘어서자 무대가 설치된 산업은행 앞으로 행진을 시작했다. 행진 과정에서 경찰은 차벽을 치고 국회 앞 진출을 막았다. 참석자들은 “국회로 가서 우리 얘기를 해보자”라며 차벽을 거세게 밀어붙였다.

       
     
     

    경찰 버스의 유리를 깨기도 했다. 경찰은 물대포로 대응했으나 경찰과 집회 참석자들의 물리적인 충돌로 이어지진 않았다.

    참석자들은 오후 4시 30분부터 산업은행 앞에서 무대를 중심으로 V자 형태로 대오를 갖추고 본대회를 시작했다.

    이석행 민주노총 위원장은 “현장 대장정을 통해서 특수고용노동자들의 어려움을 알게 됐다”며 “민주노총은 이제 특수고용노동자 투쟁에서 앞장서서 투쟁할 것이니 함께 해나가자고”이라고 말했다. 이 위원장의 투쟁사에 이어 특수고용노동자들이 소속돼 있는 민간서비스연맹, 공공운수연맹, 사무금융노련, 건설산업연맹 등 4개 연맹 위원장들이 투쟁사를 이어 나갔다.

    한편 이날 환경노동위원회는 정부가 편법으로 국무회의를 거치지 않고 열린우리당 의원들을 통해 의원입법 형식을 빌어 법안을 제출한 것은 편법이라며 국회 심의를 거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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