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 국가 제소' 독소조항 또 드러나
    2007년 06월 18일 04:38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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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FTA ‘투자자-국가분쟁'(ISD) 분야 협상에서 우리 정부가 외국인 투자와 관련해 발생한 분쟁에 대한 ‘정부 입증책임’을 받아들인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 입증책임’이란 외국인 투자자가 정부가 취한 조치로 인해 손해를 입었다며 우리 정부를 상대로 중재를 청구하는 경우, 해당 조치가 ‘투자자-국가분쟁’의 협정문을 위반하는 것이 아님을 우리 정부가 입증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우리 정부가 맺은 다른 국제조약에서 적용된 적이 없으며, 한미FTA 협상에서 최초로 도입된 것으로 지적됐다.

국회 재정경제위원회 소속 민주노동당 심상정 의원이 18일 밝힌 바에 따르면, 한미FTA 협정문 부속서Ⅱ에 있는 투자에 대한 유보사항의 골자는 "우리 정부는 일정한 요건을 갖춘 경우 투자의 설립 또는 인수와 관련해 외국인 투자촉진법 제4조와 외국인투자촉진법 시행령 제5조에 따라 공공질서 유지를 위해 필요한 어떠한 조치도 채택할 권한을 유보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정부 입증책임’ 조항이 명시되어 있다는 것이다.

‘정부 입증책임’ 문제에 대해서는 앞서 정부 주무부처도 수용에 난색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심 의원은 "(3월 15일 부처 대책회의에서) 주무부서(산업자원부)는 (검토 결과) 첫째, 우리 국내법은 정부의 입증책임을 명기하는 사례가 없고 우리가 체결한 조약에서도 우리의 입증책임을 명시한 사례가 없으며 둘째, 입증책임의 명시는 국회 비준과정에서 논란의 소지가 있고, 미국의 주법에도 우리와 같은 규정이 있을 경우 형평성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을 문제점으로 지적한 바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같은 회의에서) 주무장관(산자부장관)도 우리 국제협약에서 명시한 적이 없는 입증책임을 최초로 받아들이는 것은 더욱 신중할 필요가 있음을 설명하면서 수석대표가 최대한 신중히 접근하도록 주의를 환기시킬 것을 당부한 바 있다"며 "주무부서도 명백히 반대했던 정부 입증책임이 어떻게 해서 협정문에 들어가게 됐는지 분명히 밝혀야 하며 책임자도 찾아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협상에선 또 외국인 투자제한 대상을 공공질서 유지에 한정했다. 이는 국내 ‘외국인 투자촉진법’에 나와 있는 보건, 환경, 공중도덕은 제외된 것을 의미한다. 정부 정책의 주요 영역인 보건 등 공적 영역과 관련된 정부의 조치가 분쟁의 대상이 된 것이다. 심 의원은 "이 세 영역은 투자자-국가 제소의 단골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심 의원은 우리 정부는 미국의 요구를 전면적으로 수용했다면서 미-콜롬비아 FTA의 콜롬비아 쪽 유보안을 근거로 제시했다. ‘투자자-국가분쟁’ 분야의 콜롬비아쪽 유보안은 △내국민 대우만 유보 △공공질서 유지목적에 한정 △사회 기본기익에 실질적이고 충분하게 심각한 위협이 있을 것 명시 △입증책임이 정부에 있음 명시 등이다. 한미FTA에서 합의된 내용과 동일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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