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노, 대선은 없고 총선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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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년 06월 19일 01:15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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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중경선제 무산됐다. 당연한 결론이다. 당의 원칙을 무너뜨리는 것은 물론이고 민중경선제 준비 또한 철저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 제도가 중앙위원회에 부결된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다. 민중경선제가 좌초되면서 민주노동당으로서는 중요한 것이 확인됐다. 

    민주노동당 엔엘의 분화가 그 것이다. 지금까지 민주노동당의 다수파였던 엔엘이 다른 행보를 했다는 것이다. 인천연합과 울산연합은 당대회에서 부결된 개방형 경선제를 이름만 바꾸어서 다시 당대회에 상정하자는 안을 반대했다. 이들의 반대 덕분에 민중경선제는 쉽게 결론이 났다.

    엔엘의 분화와 새정파의 탄생?

    이번 중앙위 결정으로 인천연합과 울산연합은 적어도 당 중심성이 없다는 비판을 피할 수 있다. 당의 기본적인 원칙을 지켜내는 상식적인 정파로 자리매김할 수 있고 앞으로 그들의 행보에 좌파들의 딱지붙이기는 쉽지않을 것이다. 더 나가서 일부 좌파와 민주노동파를 결성할 수도 있다.

    민주노동당 중앙위의 유일한 소득은 바로 엔엘의 다수파가 상식적인 결정을 했다는 것이고 이는 당이 제대로 걸어갈 수 있는 싹을 틔운 것이다. 당원들은 이제 당 중심성을 어느 정도 갖춘 엔엘의 합리적인 세력을 만날 수 있는 희망이 생겼다.

    이런 긍정적인 변화에도 불구하고 당은 좀처럼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대선을 코앞에 둔 정당이라고 생각하기에는 너무나도 한가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의원단, 중앙당, 광역시도당, 지역위원회 등의 모든 활동가들의 행보는 정말로 한가하다. 심지어 대선 후보 각 캠프에 있는 분들의 행보 또한 마찬가지다.

    대체 왜 이런 일이 일어날까? 그 이유는 대단히 간단하다. 민주노동당 활동가들 모두가 부정하겠지만 진실은 아주 가까운 곳에 존재한다. 대부분의 활동가들 심지어 대선 캠프에 참여하는 활동가들 조차도 대선보다는 총선에 관심이 있기 때문이다.

    대선보다 총선에 관심

    민주노동당은 대선과 총선은 밀접하게 연관되었다고 말한다. 대선에서 실패하면 총선에서도 실패한다고 모든 문서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당의 모든 활동가들 또한 그렇게 이야기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실에서는 이런 모습이 나타나지 않는다.

    이번 중앙위에서 민중경선제를 놓고 심각한 격돌을 했지만 대선 구도를 어떻게 할 것인지 재정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뜨거운 토론이 없었다고 한다. 재정이 바닥나서 당직자들에게 월급이 지급되지 않은 정당치고는 너무도 한가한 중앙위원들의 모습이다.

    최고위원 그 누구도, 광역시도당 위원장 그 누구도, 지역위원장 그 누구도 심각하게 문제를 제기하고 대안을 내놓지 않았다. 말로는 대선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행동은 아니다. 대선에서 다행히 선전을 하면 좋겠다는 막연한 생각만한다. 이런 인식이 팽배해 있는데 대선에서 어떤 행동을 할지는 뻔하다.

    이번 대선은 객관적인 상황이 매우 좋다. 한나라당은 이명박, 박근혜 캠프가 사생결단의 싸움을 하고 있고, 범여권은 지리멸렬한 통합논의로 세월을 허비하고 있다. 대선구도는 민주노동당이 제 3당으로 나설 수 있는 구도로 흘러가고 있다.

    틈새를 당이 만들 필요가 없다. 이미 틈새는 존재하고 이 틈새에서 민주노동당 모든 활동가들이 결집하면 3강구도를 충분히 만들 수 있다. 더 나가서 한나라당과 맞장뜰 수 있는 당은 민주노동당이라는 것을 확실하게 각인시킬 수 있는 좋은 정치구도다.

    대선 10% 득표는 기본

    대선에서 10%를 득표하는 것은 기본이고 당 활동가들이 결집해서 움직이면 30%가 꿈이 아니다. 민주노동당 활동가들은 당 평가에 너무도 인색하다. 기대치가 크기 때문이지만 의원단 활동은 아주 잘은 못했지만 기본 이상은 했다. 국민들은 의원단 활동에 대해서 매우 긍정적이다. 국민들이 민주노동당에 대해서 못 미더워하는 것은 힘이 없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국민들의 그 느낌을 깨는 것은 당 활동가들이 결집해서 당 대선 전면에 나서면 그 돌파구가 나온다. 국민에게 힘있게 다가가는 모습을 보일 때 의원단 활동에 긍정적인 사고를 가지고있는 분들이 당에 힘을 보태준다.

    대선까지는 아직 긴 시간이 남아 있다. 정치적 지형이 너무나도 가변적이기 때문에 더 그렇다. 그동안 흩어졌던 힘을 모아야 한다. 당 활동가들은 그동안의 소모적인 논쟁을 뒤로 하고 대선 후보 캠프에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더 나가서 각 지역에서 대선 후보들이 활동할 공간을 만들고 그들을 초청해야 한다. 대선 후보들이 그 지역에서 어떤 이야기를 해야 국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지를 파악하고 후보들에게 전달해야 한다.

    더욱 중요한 것은 이번 대선에서 승리하지 못하면 총선이 없다는 절박감을 느끼고 행동하는 것이다. 당 재정을 어땋게 할 것인지 고민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야한다. 중앙위에서 통과한 재정문제 해결을 위해서 모든 활동가들이 뛰어야 한다.

    총선보다는 목전에 닥친 대선에 매진하자. 그러면 민주노동당의 길이 보일 것이다. 총선 또한 승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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