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 "노회찬 불바다 발언" 보도 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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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년 06월 18일 10:08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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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일보가 <노회찬 "한나라 집권하면 한반도 불바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냈다가 하루 만에 정정보도를 냈다.

    조선일보는 15일자 8면에 실은 ‘민노당 대선후보 1차 토론회’ 기사에서 민주노동당 대선주자인 노회찬 의원이 전날 경기도 파주 도라산역에서 열린 당내 경선주자 토론회에서 "작년 10월 북한이 핵실험을 했을 당시 한나라당은 ‘원산을 쳐야 한다’는 식으로 얘기했는데, 전쟁불사 정당인 한나라당이 집권하면 한반도가 불바다가 되는 것 아니냐"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리고 나서 " ‘한나라당 집권시 불바다’는 그동안 북한이 줄곧 주장해온 것이었다"고 덧붙였다.

       
      ▲조선일보 6월15일자 8면(위)과 16일자 2면  
     

    이러한 보도에 대해 노 의원 쪽은 15일 사실과 다르다며 즉각 반발했다.

    노 의원 쪽은 이날 ‘조선일보, 색깔론 버려라’라는 성명에서 노 의원은 "작년 10월 이후 한나라당의 공성진, 송영선 의원 등이 원산폭격, 전쟁불사 등을 주장했던 사실을 언급하며 ‘그때 한나라당이 집권했다면 저는 이 한반도가 불바다가 되었을 수도 있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이 얼마나 끔직한 일입니까?’라고 발언했다"고 반박했다.

    노 의원 쪽은 조선일보가 " ‘한나라당이 집권했다면…’이라는 과거에 대한 가정을 ‘한나라당이 집권하면…’이라는 미래에 대한 예측으로 정확하지 않게 보도하면서 마치 공포를 조장하는 듯한 인상을 주게했으며, 이 발언을 오용한 후 ‘북한이 줄곧 주장해온 것’이라고 친절하게(?) 해설함으로써 마치 노 후보가 북한의 주장을 앵무새처럼 되풀이 한 것처럼 보이게 했다"고 밝혔다.

       
      ▲노회찬 의원의 14일 발언은 이날 MBC <뉴스데스크> ‘민노당 예비후보 토론, 경선 돌입’ 꼭지에 그대로 인용됐다. 홈페이지(http://imnews.imbc.com/replay/nwdesk/article/2035286_2687.html) 동영상을 보면, 1분이 경과하는 시점에 확인할 수 있다.  
     

    이어 "현장에 나와 있지도 않았던 기자가 후보 캠프로 사실 확인 한번 하지 않고 기사를 작성했다는 점, 의도가 눈에 뻔히 보이는 친절한 색깔 덧씌우기식 해설을 덧붙인 점은 평소 조선일보의 보도 태도를 감안하더라고 지나치다"며 "이번 사건에 대한 책임을 지고 기사를 정정하며 국민들에게 사과할 것을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조선일보는 16일자 2면 ‘바로잡습니다’란을 통해 전날 기사에 대해 " ‘한나라당이 집권하면 한반도가 불바다가 되는 것 아니냐’는 노회찬 의원의 발언은 ‘한나라당이 집권했다면 한반도가 불바다가 되었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로 바로잡습니다"고 정정했다.

    민주노동당의 14일 토론회는 공중파 방송 3사가 생중계를 했으며, 노 의원의 해당 발언은 이날 저녁 MBC <뉴스데스크>에 그대로 인용됐다. 방송 내용을 보면 노 의원 쪽이 15일 밝힌 발언 내용이 정확하다.

    한겨레도 "노 후보 ‘한나라당 집권하면 한반도 불바다 될 것’" 보도

    한편 노 의원의 발언 내용을 전한 신문들의 보도를 보면, 한겨레도 15일자 기사에서 "특히 노 후보는 ‘한나라당 집권하면 한반도가 불바다가 될 것’이라고 말했고…"라고 전했다. 제목으로 뽑거나 ‘북한 주장’ 등의 설명을 달지는 않았지만 말이다.

    조선일보의 ‘오보’는 정정이 됐지만, 문제는 또 남아있다. 한나라당이 15일 조선일보의 내용을 참고한 것으로 보이는 ‘노회찬 의원은 대한민국 국회의원 맞는가’라는 강성만 부대변인 논평을 낸 것이다.

    강 부대변인은 논평에서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이 어제(14일) 한나라당이 집권하면 한반도가 불바다가 된다고 말했다. 귀가 의심되는 발언"이라며 "노 의원은 그동안 북한이 수차례 해온 ‘서울 불바다’ ‘한반도 불바다’ 발언을 그대로 옮겨 놓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겨레 6월15일자 8면  
     

    한나라당 논평은 어떻게 되나

    민주노동당은 이에 대해서도 ‘한나라당은 당장 민주노동당 노회찬 후보에게 사과하라’는 김형탁 대변인 논평을 내어 반박한 바 있다. 김 대변인은 "전쟁불사를 외쳐왔던 정당인 한나라당이 민주노동당에게 누명을 뒤집어씌우려 하니 한심할 뿐"이라며 "노회찬 후보는 단정적 표현을 쓰지도 않았다. 그런데도 한나라당은 부대변인 논평을 통해 한나라당이 집권하면 불바다가 된다고 말했다고 근거없는 비난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최근 조선일보가 ‘열린우리당이 노란 점퍼 15만장을 주문했다가 안 찾아갔다’는 오보를 냈다가 조선일보 뿐만 아니라 이를 인용 보도했던 문화일보와 국민일보까지 줄이어 정정보도를 내는 진풍경이 연출된 바 있다. 이번에는 한나라당이 조선일보 기사 내용과 같은 정보과 시각으로 논평을 냈다가 ‘오보’의 책임을 면치 못할 상황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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