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라 살림 진보진영 독자 기획 필요”
        2007년 06월 14일 04:46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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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경제연구소, 대안연대회의 등 10개 연구단체와 노동조합이 공동 주최하는 IMF 10주년 심포지움이 15일 오후 1시 명동에 있는 은행연합회관 14층에서 열린다.

    이들 참간 단체들은 지난 3월 이후 ‘IMF 위기 10년’의 경험을 돌아보고 향후의 전망을 논의하기 위해 공동 간담회를 진행해왔으며 이번에 그 성과를 모아 ‘IMF에서 FTA로 : 축적기획으로서의 신자유주의’라는 제목의 심포지움을 열게 된 것이다. 이번 심포지움에서는 IMF 10년의 변화, 그 변화들을 묶을 수 있는 이론틀, IMF 사태가 한미FTA로 연결되는 양상과 배경을 짚을 예정이다.

       
      ▲ 금융경제연구소가 주최했던 IMF 7주년 토론회
     

    이 심포지움의 주 발표인 「IMF에서 FTA로 : 신자유주의의 축적 기획」에서 금융경제연구소 홍기빈 연구위원은 “신자유주의란 곧 축적 기획”이라고 주장한다. 아래는 발표문의 요약이다.

                                                            * * *

    IMF 이후 10년 간 한국사회의 구조변동은 흔히 ‘신자유주의화’라는 용어로 표현된다. 그러나 논자들이 ‘신자유주의’란 용어를 사용하는 방법은 저마다 다르다. 어떤 이는 ‘시장 원리의 전횡으로 인한 사회의 파괴’, 다른 이는 ‘자본주의의 전면화’를 ‘신자유주의’로 간주한다.

    그러나 ‘시장’과 ‘자본주의’로 신자유주의를 설명하는 방법은 상투적일 뿐 아니라 현실의 역동성도 제대로 담아내지 못한다. ‘IMF 이후 10년’이라는 ‘현실’은 ‘금융화’라는 개념에 담아내는 것이 타당하다.

    IMF 이후 10년 동안 한국 사회에서 ‘금융 부문’이 엄청나게 확장되고 복잡해졌다는 것을 부인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금융화’란 단지 ‘금융 부문의 확장’이 아니다. 오히려 금융화는, 예전엔 ‘실물 경제’의 구조와 작동을 지원하는 역할에 그쳤던 금융 부문이 기업의 통제권을 장악하면서 실물적 생산 그 자체를 근본적으로 변혁하는 사태를 의미한다. 즉, 금융화된 경제에서는, 이전에 실물 부문의 그림자에 불과했던 금융 부문이 실물의 ‘산업’ 부문을 재구조화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현상들을 감안하면 우리는 미국에서 비롯되어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는 ‘새로운 금융 순환 구조’를 상상해볼 수 있다. 그것은 ‘자본시장이 가계와 기업을 잇는 매개자가 아니라 양쪽의 행동을 제어하는 규제자’로 자립한 체제이다.

    금융(자본시장을 포함하는)은 당초 가계와 기업 간 자금흐름의 매체였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1980년대 이후 자본시장은 은행, 보험, 연기금 등으로 구획되어 있던 금융상품의 세계를 통일하게 된다. 이에 더해 기업에서도 자본시장의 압력, 주주이익 극대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경영행태가 일반화되면서, 자본시장은 결국 기업, 국가, 가계의 경제 행위를 결정하는 규제자로 떠오르게 되었다.

    신자유주의를 축적 기획으로 이해한다면 지난 10년 간 김대중 노무현 두 정권을 거치면서 진행되어 온 한국 사회, 특히 기업과 금융 부문의 변화는 ‘금융화’라고 하는 방향을 지향하는 꾸준한 일관성이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맥락에서 보았을 때에 한미FTA는 결코 정치권과 한미 관계의 정치적 논리에 의해 벌어진 일탈적인 사건이 아니라 ‘축적 기획’이라는 경제적 관점에서도 또 국내의 자본과 지배 세력의 기획이라는 정치적 관점에서도 지난 10년 간의 구조 변화의 자연스러운 귀결임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과연 이러한 신자유주의적인 사회 구조 변화는 소위 지구화된 세계 경제에서 누구도 거스를 수 없는 운명이요 하나의 지상 명령일까? 만약 신자유주의를 ‘보이지 않는 손’이라든가 ‘역사의 운동 법칙’과 같은 초월적인 개념들의 옷을 입힌 채 파악한다면 그렇게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신자유주의를 자본과 지배 세력의 축적 기획으로 파악할 경우 그러한 초월적 개념들의 옷은 벗겨지고 적나라한 정치적 성격이 드러나게 된다. 우리는 이러한 지배 세력의 기획을 저지시키는 투쟁을 조직할 뿐만 아니라, 국가 기구를 통한 시장 독재의 저지 등과 같은 소극적인 방향에 머물지 않고 그러한 기획을 대체할 수 있는 진보 세력의 독자적인 기획을 마련해 나가야 할 것이다.

    신자유주의는 ‘나라 살림살이’에 관계된 관점에서 보았을 때에는 저조하거나 지극히 파괴적인 결과들을 가져왔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러한 ‘나라 살림살이’의 관점에서 우리의 독자적인 기획을 구성해 나가기 시작할 때이며, 이를 위해서는 신자유주의가 자본 및 지배 세력이 어떠한 축적 기획을 가지고 있는가를 면밀히 관찰하고 그것이 역사의 명령이기는커녕 소수 세력의 정치적 프로젝트에 불과하다는 것을 폭로하는 작업이 반드시 선행되어야 한다.

    * 토론회 개요 및 발표문은 독자게시판에 게시돼 있습니다. (바로가기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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