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박' 검증 공방두고 조선·경향 사설 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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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년 06월 12일 09:23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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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박근혜 이명박 양 주자가 당 경선 레이스에 발을 들여놨다. 12일자 모든 조간들은 종합면을 통해 전날 진행된 두 주자의 경선 출마 기자회견 발언들을 요약 전달하면서 이들의 프로필도 정리해 보도했고 사설에서는 하나같이 이들의 공정한 경선 경쟁을 주문했다. 월등하게 높은 정당지지율과 후보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는 한나라당에게 보수언론이든 진보언론이든 페어플레이를 강조하는 것은 당연했다.

그러나 이 가운데도 온도차는 느껴진다. 우선 한나라당 경선과 관련한 각 신문들의 사설 제목이다. 

-경향신문 <한나라당 경선에 바란다>
-국민일보 <한나라당 페어플레이 경선을 기대한다>
-동아일보 <한나라당, 자중지란의 70일 돼선 안 된다>
-서울신문 <이·박, 왜 자신이어야 하는지 보여라>
-세계일보 <이명박·박근혜씨 당당하고 깨끗하게>
-조선일보 <열린우리당 부채질 속 치고받는 이명박 박근혜>
-중앙일보 <박수받는 경선을 해보라>
-한국일보 <대통령후보 경선 본격화한 한나라당
-한겨레 <치열하고 아름다운 경선이 돼야>

모든 사설들이 이제 시작된 경선인 만큼 잘 치러야 한다는 ‘덕담’ 수준의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양 주자간 불거지고 있는 검증 공방에 대해서는 경향신문이 가장 날카로운 지적을 내렸다.

   
  ▲ 경향신문 6월12일자 31면  
 

다른 신문의 사설에 비해서는 제목부터 무미건조한 경향 31면 <한나라당 경선에 바란다> 사설은 "한나라당의 움직임이 우려스럽다. 검증을 당 검증위에서 비공개로 하자거나, 검증과 관련해 발언하는 의원들은 ‘다음 총선에서 출마하지 못할 것’이라고 협박하는 따위가 그것"이라며 "’밀실 검증’과 공개검증 봉쇄는 일시적으로 당내 언로를 틀어막을 수 있을지는 몰라도 결국은 후보의 본선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국민의 알 권리까지 박탈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사설은 각 주자에 대한 주문도 잊지 않으며 "이 전 시장의 경우 자신을 향해 쏟아지는 갖가지 의혹을 ‘여권과의 커넥션’ 운운하며 비켜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재산 문제 등은 많은 유권자들이 관심을 갖고 있고, 그 실체적 진실을 알고자 하는 사항인데 이를 제기하는 것이 어떻게 여권의 공작에 놀아나는 것이 되는가"라며 박 전 대표에 대해서도 "상대 후보 검증 공세에 앞서 자신에게 정치적 족쇄가 되고 있는 정수장학회 등의 문제에 대해 결단을 내려야 한다"며 "후보 등록 직후 ‘아버지 시대의 불행한 일로 고초를 겪은 분들에게 죄송하다’고 사과했지만 바로 그 아버지 시대에 멀쩡한 남의 재산을 강탈해 만든 것이 정수장학회인 만큼 명실상부하게 사회에 환원하거나 원 소유주에게 돌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12일자 사설에서 정수장학회에 관련한 입장을 명확히 밝힌 신문은 경향신문 한 곳이다.

   
  ▲ 조선일보 6월12일자 사설  
 

경향신문 사설이 "이 전 시장이 자신을 향해 쏟아지는 갖가지 의혹을 ‘여권과의 커넥션’ 운운하며 비켜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한 데 반해 조선일보는 제목부터 여권을 끌어들여 상반된 시각을 보였다. 조선일보 35면의 <열린우리당 부채질 속 치고받는 이명박 박근혜> 사설은 11일 국회 본회의 정치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열린우리당 박영선 의원 등이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BBK관련 의혹들을 제기한 것을 언급하며 "박 후보측은 ‘이(명박) 후보가 8000억 재산을 숨겨놓고 있다’고 했지만 ‘근거를 내놓으라’는 요구에 아직껏 묵묵부답이다"라며 "이날 국회 풍경처럼 불씨를 던져놓고 불길이 치솟는 것을 즐기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사설은 다시 후보들에 대한 주문으로 들어가 "이(명박) 후보 말대로 여권이 자료를 제공하고 박(근혜) 후보측이 이 자료 위에서 이(명박) 후보를 공격하고 있다면 예삿일이 아니다"라며 "이런 엄청난 사태를 그저 ‘가능성’ 차원에서 슬쩍 건드리고 넘어가선 안 된다. 이 후보는 발언의 근거를 내놓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즉 여권과 박 전 대표 쪽이 연계됐다는 증거를 내보라는 말이다. 사설은 말미에 "’증거를 갖고 공격하라’는 얘기는 바로 이 후보 자신이 누누이 해오던 요구"라고 덧붙였다.

   
  ▲ 한겨레 6월12일자 4면  
 

종합면에 실린 박근혜 이명박 한나라당 양 주자들의 관련 기사들을 보면, 아침신문들 모두가 비슷한 편집을 내놨다. 적어도 양적으로는 균등하게 한 면을 반으로 나누든지, 혹은 두 면을 배정해 한 면씩 박근혜 이명박 양 주자 관련 기사를 실었다. 제목은 주로 11일 기자회견에서의 발언들이 뽑혔다. 

대다수의 신문들이 스트레이트 형식을 사용한 데 반해 한겨레는 이들의 아픈 곳만을 집어내 제목을 뽑았다. 이 신문은 4면을 반으로 나눠 왼쪽에는 이 전 시장과 관련해 <‘가난 추억’ 뒤 개발시대 그림자> 기사를, 우 쪽에는 박 전 대표와 관련해 <아버지의 ‘영광’과 ‘유물’ 그대로> 기사를 올렸다.

우선 <‘가난 추억’ 뒤 개발시대 그림자> 기사는 "그(이명박)는 강연에서 ‘가난’을 많이 이야기하지만 개인의 극복대상으로 바라볼 뿐 사회적 원인과 책임을 강조하는 경우가 별로 없다. ‘가난’을 개인 책임으로 돌린다는 인상이 짙다"고 지적한다. 도덕성과 관련해서도 기사는 "70년대에 대기업, 그것도 비리가 많기로 유명한 건설업계에서 그는 잔뼈가 굵었다"며 배경을 설명한 뒤 "기준시가로만 330억원을 웃도는 그의 재산 형성 과정도 검증 대상이다. 15대 총선에서 자신의 선거참모 김유찬씨가 6억8천만원의 선거비를 썼다고 폭로하면서 선거법 위반으로 의원직을 박탈당했고, 이 와중에 김씨를 외국으로 도피시킨 건 ‘사실’이다"며 "’비비케이(BBK) 관련 의혹’이 쉬 꺼지지 않는 것도 이 전 시장의 ‘도덕성’에 대한 일반인들의 신뢰가 그리 높지 않은 탓"이라고 분석했다.

<아버지의 ‘영광’과 ‘유물’ 그대로> 기사도 박 전 대표에 대한 쓴 소리를 피하지 않았다. 기사는 박 전 대표가 자신의 공적 트레이드 마크로 내세우고 있는 2004년 3월 불법 대선자금과 노무현 대통령 탄핵 역풍 당시 풍비박산나던 당에서 대표직을 수행했던 것을 언급하며 "그럼에도 지난 4·25 재·보선에서 보듯, 관행에 젖고 부패비리에 무른 당의 체질까지 바꾸진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꼬집었다. 기사는 "더욱이 그의 캠프엔 노무현 대통령 탄핵을 주도했거나 비리 등에 연루돼 정치권에서 발을 뺀 옛 인물들이 포진하고 있다. ‘앙시앙 레짐’에 기대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며 박 전 대표의 원칙주의에 대해서도 "2005년 당 대표로서 사립학교법과 국가보안법 개정 반대 투쟁을 이끈 그의 모습은 한나라당의 정통성 수호 의지를 넘어, 포용과 타협을 모르는 ‘외고집’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줬다"고 평가했다.

   
  ▲ 조선일보 6월12일자 8면  
 

조선일보는 11일자에 이어 언론노조와 민주노동당에 대한 검찰의 정치자금 수사 관련기사를 비중 있게 다뤘다. 이 신문은 1면 우측 상단으로 배치한 <민노당 권영길·단병호·천영세의원 언론노조서 5000여만원 받은 혐의> 기사에서 전날 보도에 이어 "검찰은 조만간 이들 의원들을 불러 조사할 방침이이지만 천 의원은 ‘2004년 연말에 조합원 개인 명의로 후원받은 것은 있지만 노조 자금을 직접 받은 것은 없다’고 했고, 단 의원측은 ‘확인 중이지만, 노조 자금을 직접 받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권 의원측은 연락이 닿지 않았다"고 각 의원들의 반응을 보도했다.

이 신문은 8면 관련기사에서는 <‘불법 정치자금 근절’ 외치며 뒤로 불법 후원금 받아> 기사에서 "언론노조 전임 집행부는 법망을 피하기 위해 언론노조 산하 대형 사업장(노조)측에 ‘회원 명부를 보내달라’고 요청한 뒤 이를 민노당에 전달, 마치 개인들이 후원하는 것처럼 꾸민 것으로 알려졌다"며 "언론노조의 가장 큰 사업장인 KBS는 이날 발간된 ‘KBS노보’를 통해 ‘당시 집행부는 규모가 비교적 큰 사업장들을 상대로 600여명의 조합원 명단을 임의로 빌려서 이들이 10만원씩 후원한 것으로 위장했다’고 폭로했다"고 보도했다.

기사는 더 나아가 "이런 편법적인 정치자금 제공 방식은 최근 검찰이 수사 중인 대한의사협회의 불법 정치자금 제공 방법과 유사하다"며 "검찰은 사실상 의협 자금을 개인 명의로 쪼개 1000만원씩 후원받은 한나라당 고경화·김병호 의원 2명을 정치자금법 위반 등의 혐의로 최근 불구속 기소했다"고 덧붙여 의협비리 사건과 언론노조의 정치자금 후원을 같은 선상에서 비교 보도했다.

이에 대해 동아일보는 12면, 중앙일보는 10면, 한겨레는 10면 등에서 비교적 간단하게 처리하는 등 대다수의 언론은 비중 있게 보도하지는 않았다. / 윤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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