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동차 조립라인 도급 불가능하다
    2년 넘은 하청노동자들은 정규직
        2007년 06월 08일 08:11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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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동차 조립라인에서 정규직과 같이 근무하는 하청업체 노동자들은 2년이 지났다면 현대자동차 정규직 직원이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이는 현대자동차의 불법파견에 대한 검찰의 무혐의 처분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판결로 향후 적잖은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8일 금속노조 법률원은 "서울중앙지법이 현대자동차 사내협력업체 노동자의 사용을 불법파견으로 인정하고 파견법에 따라 2년 이상 근무한 노동자에 대하여 고용 간주를 적용하여 현대자동차의 근로자 지위에 있음을 확인하는 판결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 42부(재판장 박기주)는 지난 1일 금속노조 현대차아산사내하청지회 김준규 조합원 등이 현대자동차 회사를 상대로 한 근로자지위확인 소송에서 "사내하청 노동자는 현대자동차의 근로자임을 확인한다"고 판결했다.

       
     
    ▲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에서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함께 자동차를 조립하고 있다,
     

    "자동차 조립업무는 도급계약 불가능"

    법원은 "자동차 조립업무의 특성상 도급대상 업무로 적합하지 않고 대금지급방식도 도급으로 볼 수 없으며 사내협력업체의 업무는 현대자동차의 업무에 연동되거나 종속된 것이고 구체적인 지휘명령과 노무관리를 해 오는 등 현대자동차와 업체간의 업무도급계약은 실질적으로는 근로자파견계약에 해당한다"고 판결했다.

    불법파견이 아니라 합법도급이라는 현대자동차의 주장에 대해서 법원은 "자동차 부품 조립업무는 현대자동차 공장의 컨베이어 시스템을 이용한 자동흐름생산방식의 특성상 생산 라인을 따라 여러 단계의 가공·조립공정이 중단없이 연속적으로 진행되어야 하므로 각 공정은 독립적일 수 없다"며 "자동차 부품 조립공정 중 일부는 일의 완성을 목적으로 하는 도급계약의 대상업무로 적합하지 않다"고 쐐기를 박았다.

    이에 따라 현대자동차를 대상으로 근로자지위 확인 소송을 낸 7명 중에서 하청업체에서 근무한 지 2년이 지난 4명에 대해서는 파견법 제 6조 3항에 따라 ‘현대자동차 근로자’라고 판결했고 2년이 되지 않은 3명의 청구는 기각했다.

    현대자동차 사내하청 노동자 1만명 ‘정규직 직원’

    이번 판결은 현대자동차에서 정규직과 같은 조립라인에서 근무하고 있는 사내하청 노동자는 사실상 ‘정규직 직원’임을 확인시켜준 것이다. "정규직으로 일했어야 할 노동자를 불법으로 비정규직으로 일하게 했다"는 노동계의 주장을 인정한 판결이기 때문이다.

    이번 판결의 대상은 전국적으로 수십만명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현대, 기아, GM대우 등 완성차는 물론 부품회사들도 모두 ‘컨베이어 시스템’에서 정규직과 비정규직 노동자가 혼성으로 근무하고 있기 때문이다. 

       
     
    ▲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에서 자동차를 조립하고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
     

    나아가 자동차공장뿐만 아니라 전자, 전기 등 대부분의 제조업체 공장들이 자동흐름생산방식에 따라 일하고 있어 이번 판결이 상급심에서 확정될 경우 사용자들의 불법적인 비정규직 사용에 큰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04년 노동부는 현대자동차와 도급계약을 맺은 127개 하청업체 9122명에 대해 불법파견이라고 판정했고 이어 GM대우 군산과 창원공장, 기아자동차 화성공장 등에 대해 잇따라 불법파견 시정명령을 내렸다. 그러나 검찰은 지난 해 12월 불법파견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려 노동계의 거센 비난을 받았었다.

    금속노조, 대규모 집단소송

    금속노조 법률원은 "이미 검찰이 불법파견이 아니라고 불기소처분하고 검찰항고까지 기각한 상황에서 법원이 불법파견임을 명확히 하였다는 점에서 검찰의 불기소처분이 잘못된 것임을 법원이 확인해준 판결"이라고 설명했다.

    금속노조는 이번 판결을 계기로 사내협력업체 노동자들 중 2년 이상 근무한 노동자들에 대해 집단적인 소송을 전개할 예정이다. 금속노조는 "근로자지위 확인을 구하는 집단적인 소송을 전개해 자동차조립생산에서 정규직 노동자의 고용이 정착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속노조 법률원장인 김기덕 변호사는 "이번 법원의 판결에 따른다면 자동차 조립생산에서는 도급을 위장해 사내협력업체 노동자를 통한 생산작업의 수행은 불법파견에 해당하기 때문에 원청업체가 직접 노동자를 고용하는 방식으로 전환되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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