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생에너지 기술개발 잠재력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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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년 06월 05일 01:14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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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생에너지의 사용은 사실 대단히 오래된 것이다. 그렇고 그런 사랑 얘기가 어려 있는 물레방아는 지금의 소수력과 유사할 것이며, 만화영화 <플란다스의 개>의 배경이 된 네덜란드의 풍차는 풍력발전기의 원형을 제공했다. 또한 시골집 군불을 지피던 볏짚과 장작들은 유식한 말로 ‘바이오 매스’라고 불리우는 것에 해당한다.

    그러나 현대의 재생에너지는 1970~1980년대의 석유위기, 체르노빌 핵폭발 사고, 1990년 이후의 기후변화 위기 등을 거치면서, 석유와 핵에너지 체제에 대항하면서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에너지 기득권세력의 강력한 저항

    그것은 에너지가 너무 싸고 거의 무한정하게 공급될 것이라며 “가정마다 전력계측기가 없어도 될 것”이라고 불리우던 시대를 마감하고 저에너지 사회로의 전환을 지향하면서 개발되기 시작했다. 그런 까닭에 재생에너지는 환경운동 등과 같은 탈산업주의 사회운동과 긴밀히 연결되어 발전되어 왔다.

    그러나 새로운 에너지 기술시스템인 재생에너지는 현존하는 에너지체제(화석연료 및 원자력)와 여러 면에서 힘든 경쟁을 할 수 밖에 없었다. 무엇보다도 현존 에너지체제에 연관된 엄청난 이해관계의 네트워크는 새로운 에너지 체제로의 전환에 여전히 강력하게 저항하고 있다.

    한국만 해도 바이오디젤 보급, 확산에 장애물을 설치한 정유회사들의 노력이나, 원전에서 만들어진 심야전기의 세일에 나서면서 ‘잃어버린 10년’이라고 불릴 만큼 큰 타격을 입은 태양열 시장의 예가 그것을 잘 보여준다.

    이와 같은 재생에너지 체제로의 전환에 장애가 되는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겠지만, 그 중에 하나가 새로운 에너지체제를 위한 지식과 기술이 충분히 생산, 공급, 활용되고 있지 못하다는 점도 중요한다.

    태양, 풍력, 지열 및 바이오 메스처럼 풍부하기는 하지만 밀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에너지를 지역분산적으로 활용하는 방식은, 기존의 높은 밀도의 화석연료 및 원자력 에너지를 중앙집중적으로 활용하는 방식과는 상당히 다르기 때문에, 새로운 지식, 정보와 기술을 필요로 한다.

    재생에너지 연구개발, 원자력의 1/10

    그러나 전세계적으로 보았을 때, 재생에너지 기술에 대한 연구개발투자는 현존 에너지원에 비해서 크게 부족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OECD국가의 예만 보아도 2005년도 재생에너지에 대한 연구개발투자는 11억 달러이지만 원자력은 38억 달러에 달해서, 그 차이가 3배 이상이 된다(IEA, OECD 각국 연구개발실증예산 통계).

       
     
     

    게다가 지난 몇 십년간 축적된 투자총량은 비교해보면, 그 차이는 더욱 커진다. 통계의 미비로 OECD국가 전체의 현황은 1992년부터 2005년까지 14년간의 자료만을 살펴볼 수 있는데, 이 기간 동안 OECD 국가 전체가 재생에너지와 원자력에 투자한 총금액을 보면 각각 116억 달러와 610억 달러로서 그 차이는 더욱 커져서 거의 6배에 달한다(IEA, 위의 통계).

    그러나 원자력의 경우는 2차 대전 직후부터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이라는 이름하에 세계 각국 정부와 국제기구에 의해서 연구개발투자가 집중된 반면, 풍력 발전을 비롯해 재생에너지 분야는 1973년의 석유위기를 겪은 후부터 각국 정부에 의한 연구개발투자가 시작되었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원자력 분야와 재생에너지 분야에 대해서 연구개발투자의 누적량의 차이는 더욱 커질 것이다. 당연히 각 분야에서 생산된 지식, 정보 및 기술의 총량의 격차는 두 말 할 것 없이 클 것이다.

    한국의 경우에도 이는 마찬가지로 한국의 재생에너지에 대한 연구개발투자는 원자력의 그것에 비해서 턱없이 부족하다. 2002년에서 2005년까지 4년간 재생에너지와 원자력에 R&D 투자의 누적금액을 비교해보면, 각각 1,066억원과 1조 1,628억원으로 재생에너지가 원자력의 1/10 수준에도 못 미친다(산자부 및 과기부 통계 재정리).

    누적된 연구개발투자량을 비교할 경우 더욱 격차가 커진다는 것도 유사하다. 산자부는 재생에너지에 대한 연구개발사업을 1988년부터 시작하였는데, 이때부터 2006년도까지 19년 동안 재생에너지 연구개발에 투자된 금액은 2,291억원이었다. 이는 2002년 한해 동안 정부가 원자력에 투자한 연구개발비용인 2,793억원에도 못미치는 수치다(산자부 및 과기부 통계).

    원자력에 경도된 한국 정부

    게다가 한국의 정부는 1950년대부터 원자력에 강력히 경도되어 있었다. 1956년에 ‘한미 원자력협정’을 체결하고 1958년에는 ‘원자력법’을 제정하였다. 또한 같은 해에는 대통령 직속기구며 원장은 각료급인 원자력원을 발족시키고, 다음 해는 원자력연구소가 설립되어 현재까지 원자력 분야의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1967년에 원자력청으로 전환하면서 원자력발전 계획 기안과 핵연료 업무를 추진토록 했는데, 이때 원자력청의 예산은 당시 정부예산 1,200억원의 0.2%인 2억4천만원에 달했다. 참고로 2007년도 예산총액은 224조원인데, 이의 0.2%는 4천5백억원으로 2002년도 원자력 연구개발비의 거의 2배에 달하는 막대한 예산이었다. 이 정도 규모의 예산이 1950년대 말부터 현재까지 원자력에 꾸준히 지원되어 온 것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재생에너지 분야의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에너지기술의 연구개발이 원자력 분야에 크게 쏠려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재생에너지기술에 대한 연구개발투자를 확대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한국신재생에너지학회의 이사이기도 한 한국에너지기술원의 강용혁 박사도 재생에너지 분야의 연구비를 증액하면 “2011년 신재생에너지 보급 목표치인 5%를 달성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물론 단순히 연구개발투자비의 확대만 되면 모든 것이 해결되지는 않을 것이고, 적절한 연구개발 기획, 우수한 연구팀의 선정, 연구개발비의 효율적 사용관리 등이 뒷받침되어야 할 일이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우리나라의 신재생에너지 기술개발의 수준이 너무 낙후되어 있어 그와 같은 투자가 무의미하다는 회의적 반응까지 보이곤 한다. 민주노동당이 국회 진출 직후, 에너지 관련 부처의 업무보고 자리에서 정부 관계자 한 명이 “차라리 기다렸다가 선진국에서 개발된 기술을 도입하는 것이 낫다”고 말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정부, 대기업 의지만 있으면 가능

    그러나 재생에너지 업계 인사들은 “정부와 대기업의 의지만 있으면 충분히 조만간 따라잡을 수 있는 기술격차”라고 주장한다. 예를 들어 반도체 기술에서 앞서 있는 한국이 효율이 우수한 태양광 전지(Solar cell)을 만들어내지 못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면 우리나라의 재생에너지 기술 수준은 어느 정도나 될까? 정부의 국회보고에 의하면 신재생에너지 기술수준은 선진국 대비평균 50~60% 대에 있어, 낮은 수치를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여기서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범위의 문제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한국 정부는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재생에너지로 분류한 것 이외에 수소, 연료전지와 심지어 화석연료로 분류된 석탄액화가스까지도 신재생에너지에 포함시키고 있다. 또 논란이 많은 폐기물 소각열에 의한 에너지도 신재생에너지에 포함시킴으로써 1차 에너지에서 차지하는 신재생에너지의 비중을 부풀리는데 사용되고 있다.

    그런데 기술수준의 차원에서는 신에너지로 불리는 수소, 연료전지, 석탄 이용 기술은 기술수준의 수치를 갂는데 기여하고 있다. 정부가 보고한 자료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IEA가 재생에너지로 구분한 분야의 기술수준은 훨씬 높은 것으로 나와 있다.

    즉, 풍력 기술은 선진국 대비 평균 87%, 소수력은 84%, 태양광은 74%, 태양열은 72%로 평가되고 있다. 이에 반해서 신에너지로 구분되는 분야인 수소는 39%, 연료전지는 59%, 석탄이용은 53%에 머물러 있다. 재생에너지기술이 신에너지기술보다 훨씬 앞서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풍력 기술 선진국의 87%, 수소는 39%

    실제로 현장에서 만난 다수의 전문가들은 불충분한 연구개발투자 속에서도, 일부 재생에너지 분야에서는 기술개발이 꾸준히 진행되어 국산화에 성공한 사례가 많다고 평가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태양열 분야의 급탕기술은 이미 국내개발에 의해서 상용화되어 있으며 평판형 및 진공관형 집열기도 개발한 상태이다. 풍력기술 역시도 상당한 정도의 기술축적을 이루어서, 750KW급 중급 풍력발전기를 국내기술을 통해서 상용화하고 있으며 2MW급은 최근 실증에 들어갔다.

    특히 태양광 분야에서는 태양전지 기술에서 세계적 수준에 이르렀다고 지적하고 있는데, 실험실 수준이기는 하지만 25%의 효율을 내는 단결정 실리콘 태양전지를 국내 개발하여 독일의 공인기관으로 검증받기도 했다. 참고로 현재 사용화된 태양전지의 효율은 7~17%(2004년 현재)에 머물러 있다.

    한편 바이오에너지 분야의 경우, 바이오디젤을 생산하기 위한 플랜트 건설기술도 세계적 수준이라고 평가한다. 물론 (개별 재생에너지 분야로 다르겠지만) 한국 산업의 취약한 부분인 부품소재분야나 시스템 운영 등에 관한 기술이나, 한국의 지형조건을 적합한 세부적인 기술개발에 대해서는 계속적인 연구개발투자를 필요로 한다.

    그러나 최근의 과학기술학의 연구에 의하면, 연구개발투자를 통해 지식과 기술 생산이 이루어진다고 재생에너지 기술시스템이 기존의 에너지시 시스템과의 경쟁에서의 생존이 자동적으로 보장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알려준다.

    자체 기술개발보다 기술 도입 선호 가능성 크다

    에너지 기술과 같은 거대 시스템적인 속성을 갖는 분야일수록 단순히 연구개발 실험실에서의 기술개발 성공만으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기술적 요소 이외에도 사회적 요소들이 어떻게 연결되는지가 더욱 중요할 수 있다. 즉, 재생에너지가 1차 에너지 공급의 3%대를 넘어서지 못하는 것은 기술수준이 낮아서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오히려 극단적으로 좁은 시장이 재생에너지 기술개발을 제약하는 측면이 있다. 기술적 우월성을 논하는 방법 중 한가지가 가격대비 성능의 효율성일텐데, 시장 확대에 따른 대량생산, 공급으로 생산단가가 줄어드는 것 외에도 보다 효율적인 기술의 개발과 도입을 촉진시키기도 한다.

    국내에서 최소한의 시장 형성이 안되는 상황에서 국내 기업들이 나선다 하더라도, 자체 기술개발보다는 외국으로부터의 기술도입을 보다 선호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정부가 아무리 연구개발투자를 확대한다고 하더라도 이 연결고리를 잇지 못하면 헛투자가 될 공산이 크다.

    [에너지의 미래, 원자력이 위협한다]

    석유 고갈, 기후변화 위기에 직면하여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에너지 미래에는 두가지 길이 있다. 하나는 현재와 같이 계속 증가하는 에너지 사용을 줄이고 효율화하여 점차 줄이면서 재생에너지의 사용을 확대하는 길이고, 다른 하나는 에너지 사용 증가를 계속 유지하면서 원자력을 확대하는 길이다. 앞서의 길은 유럽 식의 에너지 미래라면, 후자의 길은 미국 식의 에너지 미래일 것이다.

    한국은 미국의 에너지 미래를 추구하고 있는 듯 하다. 최근 들어 원자력산업계는 원자력이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깨끗한 에너지라고 대대적으로 선전하면서, 기후변화의 위기를 원자력 확대의 계기로 삼고 있다.

    매년 수백원의 예산을 사용하는 <원자력문화재단>이 앞장서고 있다. 또한 한국에 원자력원이 설치된 1959년으로부터 50주년이 되는 2009년을 맞아 ‘원자력 50주년 기념행사’를 대대적으로 준비하면서, 친환경 에너지의 이미지를 강화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한국 정부 역시 이 길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화석연료의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미국과 호주가 주도하는 ‘아태기후변화 파트너십’에 참가하면서, ‘도쿄 의정서’ 체계를 흔들려고 행동에 동참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게다가 이 ‘파트너십’은 탄소가스를 줄이기 위한 새로운 기술적 대안으로써 핵융합에너지 등을 들고 나오고 있는데, 여기에도 한국은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미 올해 초에 국제핵융합로(ITER) 국제협정을 비준하고 막대한 투자를 예고하는가 하면, 이미 90년대말부터 차세대초전도핵융합연구장치(K-STAR)에도 많은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국가과학기술위원회는 ‘국가핵융합에너지개발기본계획’을 확정하기도 했다.

    여전히 에너지의 대량소비 패턴을 유지하면서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는 대안을 찾기 위해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핵융합에너지의 현실 가능성에 대해서도 많은 비판이 있다. “황우석 사기극의 재연”이라고 비판하는 목소리도 들리고 있다(석광훈, 2007).

    또한 2차대전 시기 우라늄 분리사업에 참여하기도 한 원로 과학자는 <사이언스>지에 기고한 글에서 “핵융합 전력은 아직도 꿈에 불과하다”고 혹평했다(월리엄 파킨스, 2005). 실제로 정부도 중장기 기술개발 로드맵에서 핵융합에너지의 상용화하는 2025년 이후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시기는 최대한 늦춰 잡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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