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생에너지 잡으면 표도 잡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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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년 06월 01일 10:11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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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는 교토협약 발효 2주년이자, 온실가스감축 1차 의무기간을 한해 앞둔 시점이다.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될 온실가스 감축(2008년~2012년 기간 중 1990년을 기준으로 평균 5.2% 감축) 레이스는 참가국들의 발빠른 움직임으로 벌써부터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2006년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한국의 2004년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전년도인 2003년에 비해 970만톤 증가한 4억 6,210만톤으로 세계배출량(265억 8,330만톤)의 약 1.7%를 차지하며 세계 10위를 기록하였다(우리나라를 포함한 이산화탄소배출량 세계 10위권 국가들은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2/3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1차 온실가스 감축 기준년도인 1990년과 비교했을 때, 2004년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104.6%로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을 나타냈다. 이는 한국이 2차 의무이행 기간(2013~2017년)에 포함될 경우, 이산화탄소배출량을 현재의 절반 이상 수준으로 급격히 줄여야하며, 이로 인해 에너지 다소비형 경제구조를 지닌 국내 산업 및 사회전반에 미칠 충격이 클 것을 시사한다.

    한국이 온실가스 감축 압력에서 국내외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이유이다. 앞으로 약 5년의 유예기간이 주어졌다. 시급히 국가적 차원의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설정하고, 적극적으로 기후변화 문제에 대처해 나가야만 한다.

       
     
     

    현재 세계 각국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설정하고, 재생가능에너지 확대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유럽연합은 2020년까지 이산화탄소배출량을 20% 감축하기로 합의하고, 신재생에너지 비율을 20%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기후변화협약을 탈퇴하여 거센 비난을 받고 있는 미국도 향후 10년 이내에 휘발유 소비를 20% 감축하고, 바이오에탄올 생산을 확대하겠다고 선언하였다. 무엇보다 각국의 차기 대권주자들이 에너지․기후변화 문제를 주요의제로 언급하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또한 기후변화에 따른 온실가스 감축 압력을 위기이자 기회로 받아들이고 기업들이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세계 2위의 석유업체인 BP, 제너럴 일렉트릭(GE)을 비롯한 많은 기업들은 포스트-2012, 포스트-오일시대를 대비하여 환경 및 신재생에너지 분야에 과감하게 투자를 하고 있다.

    BP는 태양광, 풍력, 바이오연료 등 신재생에너지 분야에 향후 5년간 약 80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결정하였으며, GE는 태양광발전을 비롯한 신재생에너지 분야에 2010년까지 15억달러를 투자해 청정기술의 개발 및 보급에 나설 계획을 가지고 있다. Sharp 또한 2006년 태양전지 분야에 70억엔을 투자하여 세계적 수요에 대응할 것이라고 발표하였다.

    IEA에 따르면 태양광, 풍력, 바이오 등 신재생에너지시장은 2005년 400억달러에서 2015년 1,500억달러(약 150조)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한 CDM시장규모는 2010년 546억달러(26달러/TC)에서 최고 714억달러(약 71조)에 달하고, 이산화탄소 거래량도 21억톤에 달할 것이라 예상된다. 이제, 재생가능에너지산업이 가지는 환경적이익과 더불어 경제적 부가가치 창출에 주목해야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한국은 여전히 거북이 걸음을 하고 있다. 정부는 2011년까지 1차에너지의 5%(전력의 7%)를 신재생에너지로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2005년 현재 2.1%에 불과하고, 국가적 차원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는 아예 없다. 뿐만아니라 국내 재생가능에너지산업에 대한 평가와 투자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정부는 ‘신에너지 및 재생에너지개발․이용․보급촉집법 제22조’에 의거해, 2005년부터 ‘신재생에너지설비에 대한 설치를 전문으로 하는 기업들’을 신재생에너지전문기업기업으로 등록받고 있다. 2006년 2월에 170개 였던 것이 2007년 4월 현재 총 954개 업체로 급격히 늘어났다.

    에너지원별로는 태양광 830개, 지열 263개, 풍력 153개, 바이오 47개로 총 1,419개 업체(중복등록가능)가 등록되어 있다. 종사하고 있는 기술인력(기사, 기능사 등)은 4,212명이다.

       
     
     

    신재생에너지 전문기업으로 등록된 954개 중 2007년 4월 현재, 실적이 있는 업체는 총 154개로 전체의 16%에 불과하다. 기존 제조, 설비업체들의 등록으로 업체수는 증가하였으나, 이것이 실적으로 반영되지는 못했다. 아직은 시장규모가 크지 않은 탓이다. 154개를 분석해 보면, 에너지원별로는 태양에너지(154개), 바이오(12개), 풍력(9개), 수력(6개) 순으로 조사되었고, 기술인력은 총 735명이었다.

    지역별 분포를 살펴보면, 서울과 전남에 각각 140개, 121개 업체가 등록되어 있으나, 실적이 있는 업체만 살펴봤을 때는 전남에 32개, 광주에 27개로 가장 많은 업체가 위치하고 있었다. 이는 전남, 광주지역을 중심으로 지자체 차원의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정책이 있기에, 기업들의 투자도 활발해 진 것이라 볼 수있다. 신재생에너지 공급현황에 있어서도 전남이 29%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산자부의 ‘2007년 신재생에너지보급사업 참여기업 정보제공 동의서’를 통해 재생가능에너지 원별 현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에너지 원별로 대기업을 제외한 태양광 76개, 태양열 47개, 풍력 5개, 지열 51개, 총 179개 업체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4개분야 재생가능에너지 산업의 자본금은 총 8,513억, 2006년 한해 매출액은 2조5천억원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되어 있는 인력은 기술인력 5,395명을 포함해 9,824명에 이른다. 업체별로는 태양광이 전체 고용인력의 60%를 넘게 차지하고 있고, 매출액에 있어서는 태양열 시장이 약 1조원으로 가장 큰 시장규모를 보였다.

       
     
     

    현재 확인된 바로 약 만명에 가까운 인원이 재생가능에너지분야에 종사하고 있으며, 정보공개된 업체수가 신재생에너지전문기업 수의 1/5 수준인 것을 감안했을때, 그 시장규모나 고용인원은 정밀하게 조사되었을 경우 훨씬 더 커질 것으로 추정된다.

    태양광 실적 상위 5대 업체

    대기업을 제외한 태양광 실적 상위 5대업체를 분석한 결과, 상위 5대 기업이 전체 실적의 58.2%, 매출의 12.7%를 차지하고, 전체 종업원의 2.7%를 고용(기술인력은 33%)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풍력의 경우는 정보공개된 기업 외에 대표적 기업 1곳을 더 추가하여 분석한 결과, 2006년 풍력발전 매출액은 약 740억, 종업원은 기술인력 103명을 포함하여 374명으로 조사되었다.

       

    아직 국내에서 재생가능에너지산업은 미약한 수준이다. 현재 정부에서 제대로된 통계조차 가지고 있지 않은 상황이라 국내 재생가능에너지산업 수준을 구체적으로 파악하기란 어렵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전세계적으로 재생가능에너지 시장은 확대되고 있으며, 현재 국내시장이 미비하다해서 앞으로의 성장가능성 마저 무시해서는 안된다는 사실이다.

       
      ▲ 제주도 행원 풍력발전단지의 풍력발전기 모습  
     

    전세계 풍력산업 관련기관들의 협의체인 GWEC(Global Wind Energy Council)에 의하면, 세계 풍력발전 시장은 ‘95년 이후 ’06년 현재까지 연평균 32%성장하였으며, 그 규모가 향후 6배(05년 11.8조원→2015년 71.9조원)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규 설치 규모도 2015년 70.5GW, 2020년 186.8GW로 급격한 시장확대가 예상된다.

    태양광 산업의 경우도 태양전지 보급시장은 연평균 25~30% 성장해서 2000년 20억불에서 2010년에는 약 12배에 이르는 240억불(약 24조)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태양전지 시장은 일본, 미국, 유럽 등 전세계적으로 급속하게 증가하고 있다. 세계적인 반도체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한국 기업과 정부의 적극적인 도전이 필요한 분야이다.

    재생가능에너지산업이 급격히 성장한 독일의 사례를 보면, 2006년 신재생에너지 총매출액은 216억유로(약 28조)로, 우리나라 한해 정부예산(약 200조)의 14%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2006년 현재 신재생에너지 분야 고용인원은 21만 4,000명이며, 2020년까지 최소 30만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한 신재생에너지 투자를 통해 총 9천 7백만톤의 이산화탄소를 감소하는 효과도 가져왔다. 재생가능에너지산업이 경제와 환경을 함께 고려하는 지속가능한 산업임을 보여주고 있다.

    재생가능에너지는 단지 국내 수요만을 충당하는 것이 아니라, 전 세계 시장을 바라보고 전략적으로 육성할 필요가 있다. 현재 유럽을 중심으로 시장형성과 기술수준이 앞서 가고 있지만, 인도, 중국, 일본 등 아시아 시장이 급성장하는 것에 주목해 한국은 지금부터라도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경쟁력을 높이고, 해외시장에 뛰어드는 것이 필요하다.

    재생가능에너지산업을 육성시키기 위해서는 초기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지원이 필요하다. 태양광, 풍력 발전 등 재생가능에너지 분야는 정부의 지원이 없으면 현재 시장에서 살아 남을 수 없다.

    기존 에너지업계에서의 견제가 만만치 않을 뿐더러, 기술개발을 전제한 단가 인하가 가능하다 하더라도 초기 투자비가 많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현재 정부에서는 발전차액지원제도와 공공의무화 제도, 융자․보급 사업 등을 통해서 지원하고 있지만, 여전히 원자력, 화석에너지와 경쟁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재생가능에너지의 예산을 확대해 나가야한다. 뿐만아니라 발전차액지원제도와 공공의무화제도 등 초기 시장형성을 위해 효과적인 제도들을 적극 활용해야한다. 정부는 시도때도 없이 제도를 변경하려 들지말고 민간투자자들이 확신을 갖고 투자할 수 있도록 확실한 인센티브와 비전을 보여주어야 한다.

       
      ▲ 광주 김대중 컨벤션센터 주차장에 설치된 태양광 발전시설을 둘러보는 국내외 업체 관계자들 (사진=장주영)
     

    정부가 스스로 제시한 신재생에너지 목표치만이라도 제대로 달성하려고 노력 한다면, 국내 재생가능에너지산업의 초기 시장 확대는 가능하다. 이를 기반으로 업체들은 경쟁력을 가지고 성장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재생가능에너지산업 육성을 위한 정부의 지혜와 의지가 필요하다. 잘 키운 재생에너지산업을 통해 미래의 에너지 강국으로 도약하는 길, 멀지 않았다. 차기 대권 주자들이여, 이제 재생에너지 산업의 희망을 말하자.

    한국의 원유 수입량은 어느 정도 인가?

    한국의 에너지수입 의존도는 97%에 이르고, 1차 에너지원별 구성을 살펴보면 석유는 44.4%를 차지한다(2006, 에너지통계연보). 한국은 2005년 8억 4,400만배럴, 2006년에는 전년 대비 5.3%가 증가한 8억 8,900만배럴의 원유를 수입하였다. 이는 코엑스수족관(2,300톤) 64,418개, 일산호수공원(530,000㎘) 267개를 채울 수 있는 양이다.

    또한 2006년 원유 도입량 141,262,100㎘를 생수 1.8ℓ로 환산하면, 총 785억병에 해당하며 이는 국민 1인당 연간 1,625병, 하루평균 4.5병을 꾸준히 소비하는 것을 의미한다. 소주로 환산했을때는 성인 1인당 연간 10,688병, 하루평균 30병을 마시는 셈이된다. 석유 중독에서 벗어나기 위해 정신 바짝 차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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