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실 폐쇄, 김승연 폭행과 같은 짓"
    2007년 05월 31일 03:07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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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언론과의 전쟁이 가이 점입가경이다.
청와대가 일방적으로 기자실 폐쇄통고를 한 후 이번엔 특정기사를 문제 삼아 해당 언론사의 취재부스를 없애는 일까지 발생하였다.

청와대는 아직까지 기세등등하다. 마치 할 일을 하고 있다는 기색이다. 기사 내용이 마음에 안든다고 기자실을 없애고 취재부스까지 없앤다면 다음 단계는 문제 언론사까지 없애는 것인가?

사실 이 전쟁의 최대 피해자는 국민이다. 청와대가 없애려는 기자실의 본질은 정부와 국민의 소통의 장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결국 폐쇄되는 것은 국민의 정보접근권, 알권리이다. 기자실은 정부와 언론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들을 위해 존재하는 공간이다. 그래서 그 공간을 마련하는 비용을 국민들은 혈세로 부담하고 있다. 대통령이라도 자신의 마음에 안든다고 폐쇄 지시를 할 권한이 없다.

   
  ▲ 통일부가 30일 기자실 통폐합과 관련해 비판 기사를 쓴 중앙일보에 제21차 남북장관급회담 취재편의 제공을 거부한 상황에서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 호텔에 마련된 회담 프레스센터에서 기자들이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기자실 운영에 문제가 있다면 진정성을 갖고 대화로 풀 사안이다. 기사 내용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다면 국회가 정한 법률에 따라, 그리고 정부가 스스로 만든 절차에 따라 적법하게 제기해야 할 일이다.

그런 이유로 기자실을 폐쇄하고 취재부스를 없애는 보복을 감행한다면 그것이야말로 아들이 맞고 들어왔다고 경호원을 대동하고 보복폭행에 나선 한화그룹 회장의 탈선과 무엇이 다른가? 청와대는 김승연회장의 보복폭행사건에서 힌트를 얻었는가?

1402년 태종 2년에 신문고가 설치된 것은 백성과의 소통을 위해서였다. 그러나 신문고의 역사는 그 소통이 얼마나 힘든 일인가를 일깨워주고 있다. 신문고를 치기 위해 관찰사에게 사전 절차를 밟게 한 것은 물론 별거아닌 내용으로 신문고를 쳤다하여 엄벌을 내리기도 했다. 이렇게 소통구조가 사실상 폐쇄되자 백성들은 신문고를 포기하고 왕의 행차에 직접 뛰어들어 구두로 직소하는 ‘격쟁’을 감행하거나 글을 써서 직접 전하는 ‘상언’을 시도하게 되었다.

기자실 폐쇄는 국민에 대한 선전포고이다. 마음에 드는 내용만 일방적으로 국민들에게 홍보시키려 한다면 소통구조가 막힌 국민들은 대통령의 행차에 뛰어들거나 청와대에 무단출입하여 취재하고 발언할 수밖에 없다.

자살률 세계 1위인 나라의 대통령은 자신을 겸허하게 돌아보고 반성하는 자세로 민생현안에 집중해야 한다. 칸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고도 아직 월드 스타가 아니라고 몸을 낮추는 전도연씨에게서 배워야 한다. 김승연 회장에게서 배울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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