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록정당 뜬다
        2007년 05월 31일 01:16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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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록정당 창당 움직임이 가시화되었다. 성장의 가치가 사회를 움직이는 한국에서 과연 녹색가치를 추구하는 초록정당이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특히 민주노동당 등 진보진영 내 역학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을 끄는 대목이다. 

    ‘초록정당을 만드는 사람들’이 31일 오후 2시 올해 11월 창당을 목표로 초록정당 창당 제안행사를 열었다.

    ‘초록정당을 만드는 사람들’은 초록정당 제안문에서 “극심한 양극화 속에서 경쟁과 속도에 지쳐 사람들은 고통스러워하고, 개발과 성장 신화 속에서 자연은 황폐해져가고 있다”면서 “우리 모두가 꿈꾸는 세상은 사람과 자연이 존중받고 소중히 여겨져, 함께 어울려 사는 생명평화세상일 것”이라며 초록정당 제안의 의미를 밝혔다.

    ‘초록정당을 만드는 사람들’은 올해 대선에 후보를 낼 계획은 없고 내년 총선에 출마할 의사는 있다고 밝혔다.

       
      ▲ 5월 31일 초록정당 창당제안 행사가 열렸다 (사진=’초록정당을 만드는 사람들’)
     

    정호 ‘초록정당을 만드는 사람들’ 실행위원은 “연내 창당을 제안하는 것은 총선참여를 위해서”이며 “여론조사 결과 내년 총선에서 5% 지지가 가능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혀 비례 후보 출마를 고려하고 있음을 내비췄다.

    정 실행위원은 “지역출마자는 아직 알 수 없다”고 해 지금 단계에서는 총선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없어 보인다.

    주요섭 정읍전주 한살림 이사는 “대선에서 권력구조 자체에 대한 문제제기를 할 생각”이며 “기후변화 등 시급한 문제에 대한 뜻을 대선과정에서 국민과 후보에게 전달할 것”이라 밝혔으며 정호 실행위원은 “정책연대는 가능하다”고 해 후보 없이 대선에 개입할 의사가 있음을 밝혔다.

    그러나 정호 실행위원은 “제안그룹에서는 대선 논의를 하지 않고 있다”며 “9월, 10월 경 창당준비위에서 대선 입장이 나올 것으로 전망한다”고 해 지금으로서는 초록정당 대선 방침은 열려 있는 상태이다. 이는 “현재 ‘초록정당을 만드는 사람들’에 들어오지 않고 있는 그룹의 의견을 존중한다는 뜻”이다.

    48명의 공개 제안자와 28명의 비공개 제안자로 구성된 ‘초록정당을 만드는 사람들’은 오는 6월과 7월에 초록정당 공론화 공감대 확산과 의견수렴을 위해 환경, 여성, 생명, 평화 등 부문별 단체와 지역 풀뿌리운동단체를 직접 만나 초록정당을 제안할 계획이다.

    주요섭 이사는 “시민단체와 풀뿌리 단체와의 간담회 일정을 잡고 있다”고 밝혔다.

    ‘초록정당을 만드는 사람들’은 간담회를 통해서 창당에 동의하는 사람들을 모아 창당 논의를 위한 연석회의를 8월 중에 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들은 9월 말 창당발기인대회와 창당준비위 발족을 계획하고 있다. 발기인 대회는 1,000명을 규모로 치를 계획이며 5개 광역시도에 지역조직을 건설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정호 실행위원은 “부문별, 지역별 제안모임의 성과를 정리해서 8월 중순 경 창당 논의를 위한 연석회의를 열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며, “연석회의에서 창당에 대한 합의가 도출되면 창당준비위 체계로 전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초록정당을 제안하는 ‘초록정당을 만드는 사람들’은 11월 창당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이는 열려 있다고 밝혔다.

    정호 실행위원은 “초록정당을 만드는 사람들은 11월 창당을 제안하지만 창당 시점은 창당 연석회의가 결정을 할 것”이라며 “겸손하게 제안한다”고 말했다.

    또한 이들은 오는 6월 21일 초록정당의 의미와 가능성, 창당 방식 등을 논의하기 위해 초록정당 토론회를 열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이들이 독자적인 초록정당을 추진하는 배경은 기존의 정치세력과는 다른 가치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초록정당을 만드는 사람들’은 초록정당 제안문에서 “환경이라는 의제와 이슈는 어느 정당이나 채택할 수 있다. 하지만 그들에게서 세계관의 전환과 생활양식의 변화와 대안체제의 전망을 기대할 수는 없다”고 밝히고 있다.

    “성장 신화와 지구온난화를 거부할 수 있는 후보와 정치조직이 없다면 기꺼이 우리가 앞장서 정치조직을 만들고 패권적 정치권력에 맞서고자 한다. 다른 누군가에게, 혹은 기존 정당에 대신 맡길 수 없다”는 것이다.

    이들은 진보정당인 민주노동당을 ‘초록정당화’하는 것보다 독자적인 초록정당을 추진하는 이유도 밝히고 있다.

    제안문에서 “우리의 선택은 선진화도 진보도 아니”며 “그 너머 혹은 그 사이, 그 자체로 초록대안사회”라고 밝히고 있다. “보수와 진보의 이분법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다른 삶을 꿈꾸는 정치적 소수자의 목소리, 제3의 목소리가 필요하다. 파랑과 빨강, 초록이 어우러지는 정치사회적 생태계의 재구성”이 목표라고 밝히고 있다.

    이현주 전 양천구의원은 “민주노동당의 가치와 초록정당의 가치는 차이가 있다. 민주노동당은 경제성장을 추구한다. 성장이 중요한 게 아니라 질적인 전환이 중요하다”며 민주노동당에 참여해서 초록가치를 추구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초록정당을 만드는 사람들’은 초록정치연대가 중심이 되었으며 비회원도 참여하고 있다. 초록정치연대는 2004년 6월에 창립하였으며 지난 해 5.31 지방선거에서 21명의 후보를 낸 ‘풀뿌리․ 초록정치 네트워크-531공동행동’에 참여했다.

    초록정치연대는 올해 1월 창당제안서 초안을 공개했으며 창당특별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초록정당 창당을 준비해왔다. 지난 5월 3일 ‘초록정당을 만드는 사람들’ 전체모임을 거쳐 이날 초록정당 창당을 공식 제안하게 되었다.

    이날 ‘초록정당을 만드는 사람들’은 초록정당 제안자로 김정희 이화여대 한국여성연구원 연구교수, 박봉정숙 여성민우회 사무처장, 서형원 과천의원, 이현주 전 양천구의원, 정인환 협성대학교 도시지역학부 교수, 정호 광주전남녹색연합 전 사무처장, 주요섭 정읍전주 한살림 이사, 차명제 동국대 사회과학대학 연구교수 등 48명의 명단을 공개했다.

    <초록정당을 만드는 사람들 명단>

    곽금미 사업, 권문석 회사원, 권순호 농민, 권용호 회사원, 김달수 희망제작 연구원/전 고양시의원, 김송희 주부, 김수환 울산 생명의 숲/숲자연학교, 김정희 이화여대 한국여성연구원 연구교수, 김현진 종이공예작가, 김혜련 전 고양시의원, 류정령 전 초록정치연대 사무국장, 민경선 주부, 민명숙 회사원

    박봉정숙 여성민우회 사무처장, 박준우 함께하는 시민행동, 변현단 자활영농사업단 연두농장 대표, 서은덕 민예총, 서형원 과천시의원, 성여경 귀농운동본부 전 사무처장, 신보애 주부, 양성호 건국대 대학원 교수, 오영덕 농민, 윤형근 모심과살림 연구소 부소장, 윤호창 수도권 생태유아공동체 이사

    이광조 속초 초록생명평화센터 소장, 이구경숙 여성단체연합 지역여성운동센터 국장, 이근행 생태공동체 운동센터 사무국장, 이대수 목사, 경기시민사회포럼 사무처장, 이돈근 사업, 이정호 불교생협연합회 운영위원장, 이창림 도봉사회복지네트워크 팀장, 이현주 (사)여성정치세력 민주연대 이사/전 양천구의원, 임미령 아이미소 유아교육연구소 소장, 임영신 평화운동가, 장성순 전 시민의신문 기자

    장정화 초록정치연대 운영위원, 정선홍 학원장, 정원섭 초록정치연대 정책팀장, 정인교 사회복지사, 정인환 협성대학교 도시지역학부 교수, 정재익 한의사, 정호 광주전남녹색연합 전 사무처장, 조상우 녹색연합 채식모임 베지투스, 주요섭 정읍전주 한살림 이사, 차명제 동국대 사회과학대학 연구교수, 최혜원 주부, 황천수 보성군 문덕면 송전탑건설반대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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