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반도 대운하 '아군'에게 집중 포화
        2007년 05월 29일 06:41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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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나라당은 29일 오후 광주광역시 5.18 기념문화관에서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 고진화, 원희룡, 홍준표 의원 등 당 대선 주자들의 첫 정책토론회를 갖고 3개월간의 경선 레이스에 본격 돌입했다.

    특히, 여론조사 1위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핵심 공약인 한반도 대운하에 대해 4명의 대선 주자들이 맹공에 나서 한반도 대운하는 이날 토론회의 최대 쟁점이 되었다. 이에 이 전 시장은 이미 예상했다는 듯 "좋은 질문입니다"라며 예의 그 특유의 미소를 선뵈며 차분하게 맞서 눈길을 끌었다.

    토론회 평가에 대해서도 이 전 시장측은 "일 잘하는 이명박을 확인한 국민검증의 장 이었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이 전 시장측은 "1대 4의 이명박 정책 검증 토론회 양상으로 전개됐지만 이것이 오히려 이명박의 정책을 유권자에게 제대로 설명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면서 "한반도 대운하에 대한 집중적인 공세는 역설적으로 한반도 대운하 추진의 시대적 당위성을 입증해주었다"고 평가했다.

    이 전 시장은 기조연설을 통해 "한반도 대운하는 물류만을 위한 목적은 20%에 불과하다"면서 "이를 통해 환경, 지역, 경제가 살아난다"고 강조했다.

    이에 박 전 대표는 "개인적으로 21세기에 그런 운하를 파 국가 경쟁력을 높인다는 것에 동의하지 않고 있다"면서 "경부운하는 인구 3천만명의 식수원인 낙동강과 한강을 연결해 운하를 만드는데, 거기를 지나가는 화공약품이나 시멘트를 실은 바지선이 사고라도 나면 어떻게 되느냐. 강물이 죽으면 사람도 죽는데 그런 점에서 상당히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홍준표 의원은 "18㎞도 되지 않는 경인운하가 건설이 되지 않는데 530㎞에 달하는 경부운하가 되겠느냐"면서 "제가 한강수질 관리하는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인데, 대운하는 환경 파괴다. 낙동강에 배가 다니다가 최근 독일처럼 배가 침몰할 경우 부산 시민들은 두 달간 생수를 먹어야 한다"고 공격했다.

    고진화 의원은 "대운하가 건설되면 우리 국민에게 공급되는 식수원의 3분의 2에 해당하는 한강과 낙동강의 생태계가 파괴된다"고 지적했고, 원희룡 의원도 "물류 목적이 20%에 불과한 사업에 그처럼 엄청나게 막대한 돈을 들여 국운을 걸어야 하는가"라고 꼬집었다.

    이에 이 전 시장은 "유럽 운하는 환경 복원을 대전제로 한다. 저도 운하가 환경 보호에 반한다면 지금이라도 포기하겠다"며 "정부가 낙동강과 한강 수질 개선을 위해 2015년까지 투입할 20조원으로 운하를 만들면 결국 정부 돈 20조원이 절감되고 수질이 개선되는 효과가 나온다. 그런 점에서 근본적 수질대책이 운하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한반도 대운하 공방에 이어 한나라당 빅2인 박근혜의 핵심 공약 ‘열차 페리’와 ‘줄푸세 정책’도 도마 위에 올랐다.  이 전 시장이 특유의 여유를 과시하며 눈길을 끌었다면, 박 전 대표는 "말씀을 험악하게 하신다, 아무것도 모르시는 것 같다"며 상대방과 적극적으로 맞서 이 전 시장과 대비된 모습을 보였다.

    박 전 대표는 기조 연설에서 "줄푸세 정책과 신성장동력, 그리고 생활비 거품빼기 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하면 7% 경제성장과 5년간 일자리 3백만 개를 더 만들고 5년 뒤에는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를 열 수 있다"면서 "미래의 성장 동력은 많은 돈을 쓰기보다는 적은 돈을 들여 큰 효과를 볼 수 있는 방향으로 가야하며 시베리아 횡단 철도와 열차페리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키우겠다"고 밝혔다.

    이에 이 전 시장은 "세금 줄이고 규제 풀자는 제안은 누구나 하는 것이다. 제가 서울시장 시절 예산 낭비를 많이 줄였는데 세출 절감 방안을 설명해 달라"고 요구했고, 박 전 대표는 "참여정부 초반 3년 간 중복 사업으로 인한 혈세 낭비가 26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방만한 정부 사업을 줄이면 한해 9조원의 혈세를 아낄 수 있다"고 답했다.

    이어 홍준표 의원도 "한나라당이 지난 5년간 정부를 상대로 줄기차게 주장하던 정책을 다소 구체화한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고 했으며, 원희룡 의원은 "줄푸세가 복지는 줄이고 재벌 규제와 난개발 투기를 막는 규제를 풀어 여기서 생기는 시장의 실패, 약자들의 저항을 공권력으로 군기 세우겠다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이에 박 전 대표는 "대표 시절 작은 정부 큰 시장이 경제 발전을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해 제가 직접 제안했고, 당 여의도연구 소에서 정책토론을 거쳐 당의 기조가 된 것"이라며 "제가 대표 시절에 한 것을 후보가 됐다고 해서 쓸 수 없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답했다.  이어 박 전 대표는 "우리나라 공권력과 법질서는 너무나 무너졌다"면서 "매년 1%를 더 성장할 수 있는데도 법을 안 지키고 떼쓰면 통하는 나라가 돼 오히려 경제성장력을 깎아 내리고 있다"고 반박했다.

    또 열차 페리에 대해 홍준표 의원은 "(박 전 대표가) 시베리아횡단철도(TSR)만 말하는 데 사실상 중국횡단철도(TCR)가 시간절약이 더 된다"고 지적했다.  고진화 의원은 "왜 뚫려있는 철길을 놔두고 돌아가느냐”면서 ”시베리아횡단철도 (TSR)도 한국으로 연결되는 데 별도로 엄청난 예산을 들여 열차 페리를 하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공격했다.

    이에 박 전 대표는 "제 (열차페리) 공약에 대해 아무 것도 공부를 하지 않고 말한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것도 모르고 있는 것 같다"며 불편함을 드러냈다.  이어 박근혜 후보 측은 토론회와 관련,“줄푸세 운동을 통한 경제회생과 21세기 지식기반 사회를 위한 교육과 과학기술의 혁명, 그리고 세금감면 정책을 국민의 피부에 와 닿게 제시해 나갔다”고 평가했다. 

    한나라당은 이날 대회를 시작으로 다음달 8일과 19일 부산과 대전에서 교육과 외교·안보 분야 정책토론회를 개최하고 28일에는 서울에서 집권비전 선포대회를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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