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후임 장관 임명 없이
    정부, 여가부 폐지 수순 밟아
    여성단체 “선거철 되니 또 여가부 흔들기” 비판
        2024년 02월 23일 04:58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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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대통령이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의 사표를 수리하며 여성가족부 폐지 수순을 밟자, 여성·시민사회단체들은 “여가부 폐지 시도를 당장 중단하고, 성평등 정책을 실현할 장관을 지명해 여가부를 정상화하라”고 촉구했다.

    한국여성민우회, 한국여성노동자회 등 902개 여성·시민사회단체가 모인 ‘여성가족부 폐지 저지와 성평등 정책 강화를 위한 범시민사회 전국행동’(전국행동)은 23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집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여가부 흔들기는 성평등의 가치를 짓밟는 것과 다름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사진=주최단체

    윤 대통령은 지난 20일 김현숙 여가부 장관 사표를 수리하며, 후임 장관을 임명하지 않고 차관 직무대행체제를 유지하기로 했다. 대통령실은 “법 개정 이전이라도 공약 이행에 대한 행정부 차원의 확고한 의지 표명이 필요하다는 게 윤석열 대통령의 생각”이라며 “다음 국회에서 정부조직법을 고쳐 여가부를 폐지하고, 관련 업무들은 각 부처로 이관하겠다”고 밝혔다.

    전국행동은 “윤석열 대통령은 당선 이후 2년간 정치적 위기가 있을 때마다 여가부 흔들기로 자신의 입지를 이어왔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성평등 정책 연구기관은 목적과 기능이 다른 기관과 통폐합하였으며 2024년 여성폭력 방지 및 피해자 지원 예산은 120억 삭감됐다”며 “중앙·지방정부의 정책 추진체계와 교육과정에서 성평등을 삭제하는 등 여가부의 성평등 실현의 전담 부처로서 기능은 크게 약화됐다”고 지적했다.

    윤석열 정부가 여가부 폐지를 정치적 수사로 활용하고 있다고 비판한 것이다. 실제로 정부는 지난해 5월 유엔 여성폭력특별보고관에 공개서한을 받고는 ‘정부조직개편안은 여가부를 폐지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라는 취지로 답변을 하는 등 여가부 폐지에 대한 오락가락 행보를 이어왔다.

    여성단체들은 정부가 이처럼 우회적으로 여가부 폐지를 시도하는 것을 두고 불법이라고 비판했다.

    배진경 한국여성노동자회 대표는 “여가부는 엄연히 법에서 정한 정부 부처다. 대통령의 공약이라 하더라도 여가부를 폐지하는 법은 많은 시민들의 반대로 개정되지도 않았다”며 “이것은 엄연한 불법”이라고 반발했다.

    그러면서 “법에 의해 대통령의 책무인 여성가족부 장관을 지명하고 법에 의해 성평등 실현을 위한 행정부로서 여성가족부가 일하게 해야 한다. 그것이 법이 정한 대통령의 소임”이라고 강조했다.

    4월 총선을 앞두고 소위 ‘이대남’ 표심을 모으기 위한 “정치 술수”라고 주장도 나왔다.

    명숙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 상임활동가는 “때만 되면 여가부 폐지 공약과 여성혐오로 지지자를 모으려는 윤석열 정부의 행태는 무책임의 끝판을 보여준다”며 “또 선거철이 되자 다시 여가부 폐지로 표를 얻기 위해 여가부장관 사표를 수리하고 장관을 공석에 뒀다. 정말 한심하고 시민을 우롱하는 우민정책”이라고 규탄했다.

    그는 “여가부 폐지가 의미 있는 정책 방향으로 제시된 것이 아니라 단지 여성혐오 세력들의 지지를 받기 위한 것일 뿐이기에 필요할 때마다 말이 바뀌고, 국제사회에 나가서는 떳떳하게 의미있는 정책이라고 말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명숙 활동가는 “퇴행적인 인식을 심어 여성에 대한 폭력을 확산시키고 여성의 일자리를 위협하는 것이 현 정부의 여성혐오 정치의 결과”라며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은 이미 수십년 전에 종말을 선고 받은 혐오정치를 반복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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