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단복제 허용만 해도 사이트 폐쇄"
        2007년 05월 28일 05:0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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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미FTA 협정문의 조문 해석을 둘러싼 정부와 협상 반대진영의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한미FTA저지범국민운동본부’, ‘지적재산권공대위’, ‘민주노동당’은 28일 오전 민주노총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협정문 내용 가운데 ‘지적재산권’ 분야의 독소조항을 조목조목 짚었다. 의약품, 쇠고기, 농업, 금융, 자동차, 투자자-국가간소송제(ISD) 등의 분야로 이어지는 ‘한미FTA 협정문 분석 릴레이 기자회견’의 1탄이다.

    ‘범국본’ 등이 이날 분석한 바에 의하면, 한미FTA 협정 발효 이후 인터넷 사이트 운영자가 직접 저작권자의 권리를 침해하는 행위를 하는 경우는 물론 무단 복제물의 전송이나 다운로드를 ‘허용’하기만 해도 사이트가 폐쇄될 수 있다. 극단적인 예를 들자면, 누군가 ‘네이버’를 통해 저작물을 무단 복제하거나 전송할 경우 ‘네이버’에 대해 사이트 폐쇄조치가 내려질 수도 있다는 얘기다.

    정부는 이미 불법적인 복제와 전송은 국내법으로 금지하고 있으며, 문제가 된 부속서한의 내용은 "법원이 사안에 따라 궁극적으로 불법 인터넷 사이트를 폐쇄할 수 있음"을 확인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미 시행되고 있는 원칙을 재확인한 것으로, 특별할 것이 없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범국본 등은 "정부는 마치 법원이 ‘허락받지 않은 복제, 전송을 허용하는 인터넷 사이트’를 궁극적으로 폐쇄할 수 있는 것처럼 주장하고 있으나, 저작권 침해에 대한 방조 책임이 인정되는 특수한 몇몇 사건에 대해서도 포괄적인 사이트 폐쇄를 명령한 법원의 판결은 일부 서비스에 대한 중단 명령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즉 ‘벅스뮤직’이나 ‘소리바다’의 경우와 같이 기존에 ‘서비스 중단명령’을 받을 사안에 대해 협정 발효 이후에는 ‘사이트 폐쇄’라는 초중징계가 내려질 수 있다는 것이다.

    범국본 등은 또 "앞으로 캠코더를 소지하는 것은 물론 디지털카메라가 부착된 휴대폰을 소지한 채 영화관에 입장하는 것만으로도 형사처벌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협정문은 ‘도찰’로 처벌되기 위한 요건으로 △복제나 전송을 위한 목적을 가지고 있어야 하며 △일정한 행위 즉, 녹화행위의 완성 또는 녹화행위의 실행이 존재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때문에 "복제나 전송의 목적이 없거나, 캠코더 등 녹화장치를 단지 소지하기만 한 경우 등은 처벌대상이 될 수는 없을 것"이라는 게 정부의 논리다.

    이에 대해 범국본 등은 "협정문에서 말하는 ‘녹화장치’는 는 장치 자체가 복제를 위한 것이므로 녹화장치를 소지하는 것만으로도 ‘복제 목적’의 주관적 의사는 성립한다고 해석할 가능성이 높다"고 반박했다. 또 "협정문은 영상저작물의 전체 복사만이 아니라 일부분의 복사까지도 포함하며, 녹화장치를 사용하려는 시도만으로도 형사 처벌의 대상이 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범국본 등은 이밖에 협정이 발효되면 대학에서 정당한 범위 내의 복제(사적이용을 위한 복제, 시험문제로서의 복제, 대학도서관의 복제) 행위까지 위축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 협정문 18.10조(지적재산권 집행) 제27항은 "장래의 침해를 억제하기에 충분한 벌금형 뿐만 아니라 징역형 선고를 포함하는 형벌을 규정한다"고 정하고 있는데, 이는 국회가 지닌 ‘입법재량권’ 및 사법부가 가지고 있는 ‘양형에 대한 재량’을 근본적으로 침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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