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유도 빨간 불, 의약품 정부 정책 무력화
    2007년 05월 28일 11:52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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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FTA 섬유협정은 정부의 협상 성공 주장과는 달리 미국에게 유례없는 비관세 장벽을 허용해 섬유, 의류 분야 대미국 수출에 빨간 불이 켜진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의약품 가격 협정에서도 미국의 요구를 일방적으로 받아들여 현행 ‘약제비 적정화 방안’ 등이 무력화되어 약값 상승이 예상된다.

지난 25일 한미 FTA 협정문이 공개된 이후 한미 FTA 분야별 협상의 문제점이 속속 드러나고 있는 가운데 심상정 대선예비후보가 27일 보도자료를 통해 섬유분야와 의약품분야의 협정 내용의 심각한 문제를 지적했다.

섬유 분야 

심상정 후보는 한미 FTA 섬유협정은 미국에 유례없는 비관세 장벽을 허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심 후보는 한미 FTA 협정문을 분석한 결과, “소수품목에 불과한 얀 포워드 예외를 인정받기 위해 △한국 섬유, 의류 산업 전체 정보를 미국에 제공해야 하고, △인권침해 요소가 있는 무리한 현장조사를 해야 하며, △원산지 검증 개시 자체만으로 업체가 광범위한 피해를 받는 등 위반이 없어도 원산지 혜택 철회 등 보복의 위험에 놓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얀 포워드’란 섬유 완제품에 이르는 모든 공정을 한 국가에서 만든 경우에만 관세 기준을 낮춰주는 제도로서 미국의 대표적인 비관세 장벽이다. 즉, 직물·의류 등 섬유 완제품에 들어가는 기초 원자재인 실 생산지에 따라 원산지를 규정하는 것인데 한국은 실 등 섬유 원자재를 중국 등에서 수입해 완제품으로 수출하는 경우가 많다. 한국 정부는 이와 같은 미국의 비관세 장벽을 없애기 위해 또 다른 비관세 장벽을 인정해 준 셈이다.

심 후보는 한미 FTA 협정문에 따르면 섬유 관련 정보 제공과 관련해서는 “모든 섬유, 의류 설비의 소재지, 성명 주소 전화번호 팩스번호 이메일 주소, 피고용인 수 및 업무, 사용하는 기계의 종류 수 주당 가동시간 등 방대한 자료를 미국에 매년 제출해야 한다”고 밝혔다.

심 후보는 또 “미국에 ‘전혀’ 수출하지 않는 업체‘만’ 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사실상 한국의 모든 업체의 정보를 제공해야 하고, 국내 섬유,의류 산업 관련된 상세한 정보가 미국에 유출된다”고 분석했다.

심 후보의 협정문 분석에 따르면 한국 정부는 미국의 요청에 따라, △원산지 신청이 적합하지 여부에 대한 검증, △한국에서 환적된 상품에 대한 원산지 검증 노력, △미국이 한국업체가 법을 회피하고 있다는 자의적 ‘의심’을 하는 경우 해당업체의 통관관련 국내외 모든 제도를 준수하고 있는지 검증 등 3가지 종류의 광범위한 검증, 조사 의무를 부담하게 된다.

심 후보는 “현장조사의 대상인 기업은 무한대로 확장되고, 사전통고 없이 진행돼야 하고, 현장조사 검증을 거부하는 경우 원산지 혜택 철회 등 보복을 당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또한 “원산지 검증 개시 자체만으로 업체가 광범위한 피해를 받을 수 있고, 한국이 이러한 의무를 모두 준수했는데도 미국은 자국의 이익이 침해됐다며 비위반제소를 걸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도 주장했다.

심 후보는 이에 대해 “우리나라 섬유업체들의 영업비밀까지 미국에 알려주는 의무를 부과한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다”면서 “안방의 모든 사정을 낱낱이 알려주면 기업들이 어떻게 기업운영을 할 수 있겠냐”고 반문하며, “섬유협상에 있어 정부는 관세를 내린 것이 성과라고 자랑하고 있지만 발표된 결과를 보면, 미국에 유례없는 비관세 장벽을 허용한 것”이라며 “미국이 마음만 먹으면 비관세 장벽을 활용해 섬유수입을 무력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의약품 분야

심상정 후보는 의약품 분야도 “한미 FTA 협정문에 따르면 의약품 가격결정이 정부조달협정의 통제를 받도록 해서 올해부터 시행하고 있는 ‘약제비 적정화 방안’이 전면 불가능한 것으로 파악되었다”고 밝혔다.

심 후보는 협정문에 따르면, “의약품 가격결정이 정부조달로 넘어가 의약품에 대한 경제적 평가를 할 수 없게 되며, 기존에 승인된 의약품은 시장가격을 보장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심 후보는 “협정문 5장 2조(혁신에의 접근)에는 각주가 하나 달려 있다. 각주의 내용은 ‘의약품 급여목록(Pharmaceutical formulary)의 개발과 관리를 정부조달의 한 부분으로 간주해야하며(Shall), 5장 2조(This Provision)가 아닌 17장(정부조달)의 통제를 받아야 한다(Shall govern)’는 것”이라 밝히고 있다.

심 후보는 또 “한미 FTA가 준용하는 ‘정부조달협정’에는 기술규격 이외에는 조달대상물품을 규제하는 별 다른 장치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따라서 “식품의약품안전청의 승인을 받은 의약품은 보험가격결정과 상관없이 무조건 보험급여목록에 등재되어야 함을 의미”하며 “정부조달이 ‘비위반제소의 대상’이며 이의신청에 따른 손해보상까지도 포함하고 있어, 정부가 신약을 대상으로 경제성평가를 하는 것은 사실상 어려워졌다”고 주장했다.

즉, 보험의약품 급여목록이 정부조달협정의 통제를 받게 되어 의약품의 급여결정과 그 가격결정이 분리된다는 것이다.

심 후보는 또한 “기 승인된 의약품은 경쟁시장도출가격(현행 실거래가)을 보장하고, 그렇지 않은 의약품 즉 신규등재 의약품은 특허의약품의 적절한 가치를 인정”하게 된다고 분석했다.

심 후보는 협정문의 “기 승인된 의약품은 경쟁시장도출가격을 보장”한다는 것은 “특허가 끝났다고 해서 경쟁시장도출가격과 무관하게 자동적으로 20% 인하(약제비 적정화 방안)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따라서 “특허만료 의약품 20% 가격인하도 불가능하며, 이에 연동하여 후발 제너릭의약품의 가격을 인하하겠다는 정부 방안도 실현될 수 없다”는 것이다.

또한 심 후보는 “‘적절한 가치 인정’은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가치인정 기준으로 선진7개국 가격을 인정할 것인가 여부도 큰 문제”이며 “정부가 추진하는 ‘사용량에 연동한 가격 협상’이 ‘적절한 가치 인정’에서 자유로울 수 없”어 “한국 정부가 가격결정(가치 인정)의 기준으로 사용량을 내세우는 것을 미국 정부가 ‘적절하다고’ 인정할 가능성은 없다고 봐야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정부가 의약품 가격에 개입하지 않고 시장에서 형성되는 가격을 수용한다는 뜻으로 한미 FTA 협상 과정에서 미국의 강력히 요구했던 ‘신약 최저가 보장’을 상당부분 반영한 것이다.

심상정 후보는 이에 대해 “국민 약값 부담을 덜겠다며 정부가 현재 시행중인 제도를 한미FTA 협상에 의해 미국에 요구에 맞춰 무효화시키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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