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동포 봉여사 독고노인 세무조사 하라"
        2007년 05월 25일 02:22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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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BS TV 드라마 ‘쩐의 전쟁’이 사채와 대부시장의 무서움을 알리며, 갈수록 화제를 일으키고 있다. 지난 23일(수)~24일(목) 방송분에서는 여주인공의 아버지가 보증채무를 갚으려다가 사채업자에 시달리고, 사채업자 마동포가 여주인공 서주희의 직장에서 행패를 부리고, 봉여사가 사채업자들과 한 기업의 인수계획을 추진하는 내용이 나왔다.

       
      ▲ 극중 사채업자 금나나(박신양)와 마동포(이원종). 사진출처=SBS  
     

    현실에서 여주인공의 아버지는 교사 신분을 지키며 사채 빚에서 헤어날 방법이 없을까? 사채업자 마동포에게 형사상은 물론, 민사상의 책임을 물을 수 있을까? 봉여사나 독고철 노인 같은 ‘큰손’은 세금을 꼬박꼬박 내고 있을까? 사채업자는 왜 ‘사채업자’ 소리를 듣기 싫어하는 것일까?

    민주노동당 경제민주화운동본부(본부장 이선근)가 <드라마 ‘쩐의 전쟁’ 바로알기> 세 번째 시리즈에서 궁금증을 풀어본다.

    ▶교사·공무원 등, 과중채무는 개인회생제 이용 가능

    여주인공의 아버지 서인철씨는 사채업자에게 시달리다가 못해 주유소 아르바이트도 불사하지만, 이자조차 갚기 어려워 원치 않는 딸의 결혼에 직면한다.

    3,000만원의 원금이 1억원으로 불어나는 중에 대부업법상 연66%의 금리 제한규정을 지켰는지는 논외로 하더라도, 서씨는 개인회생제 같은 공적 채무조정제를 고려해야 한다.

    개인파산제의 경우 공무원·교사 등은 파산선고 시 자격이 상실되지만, 개인회생제는 신청인이 공무원 신분을 유지하면서, 생계비를 제외한 나머지 소득으로 5년간 빚을 상환하면 남은 채무를 탕감 받는다. 법원 중심의 공적 채무조정제도이기 때문에 금융권 채무는 물론, 사채도 조정 대상이다.

    ▶서주희씨, 위자료 청구소송 준비하세요

    사채업자 마동포는 여주인공 서주희의 직장으로 찾아와 부친의 빚을 대신 갚으라며 동료 직원들 앞에서 폭행과 욕설을 서슴지 않는다. 당연히 대부업법상의 불법추심이자 형법상의 폭행죄·명예훼손죄로 형사처벌 대상이지만, 이에 더해 민사상의 위자료 청구소송까지 고려할 만하다. 승소할 경우 사채업자의 재산에 강제집행도 가능하다. 채무자 측이 사채업자를 역으로 채권추심(?)하는 셈이다.

    ▶마동포·봉여사·독고노인, 세무조사 받으세요

    드라마에서는 사채업자들이 모여 호화스런 파티를 하는 장면, 봉여사의 측근인 하우성이 고급승용차를 몰고 다니는 장면이 나온다. 마동포 같은 대부업자는 불법추심도 버젓이 행한다. 그런데 이들은 세금을 꼬박 잘 내고 있을까?

    실제로 대부업체에 강력한 세무조사가 필요하다는 여론도 높다. 연66%의 합법적 폭리를 취하면서 자금 운용·조달과정이 불투명하고, 연168%~192%의 불법 고리대를 드러내놓고 행하는 업체도 많기 때문이다. 탈세 제보는 국세청, 세무서 등에 인터넷과 서면 등으로 할 수 있으며, 최고 1억원의 포상금도 있다.

    ▶사채업자는 ‘사채’소리 싫어해? 손바닥으로 하늘 가리는 격!

    드라마에서는 봉여사가 주관한 파티에서 대부업자들이 한목소리로 “사채업자란 소리가 듣기 싫다”고 말하는 장면이 나온다. 현실에서는 대부업협회가 대부업자라는 말 역시 좋아하지 않아 ‘생활금융’이나 ‘소비자금융’으로 바꾸자는 건의를 정부에 제안했다.

    일본에서도 잔악한 채권추심으로 비난의 여론이 일자, 일본 대부업계가 추악한 이미지를 바꾸려고 명칭을 고치려 한 적이 있다. 이 사례를 우리 대부업계가 모방하는 것이다. 하지만 수백번 이름을 바꿔도 대부업체가 고리대금업이라는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기업형 사채업자와 일수업자의 공통점, “고금리가 좋아”

    ‘큰손’ 봉 여사는 그 동안 사채업자로 받은 멸시와 비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사채업의 큰손들과 의기투합해 회사를 인수할 계획을 세운다. 그나마 착한(?) 일수업자로 묘사되는 독고철 노인은 ‘쩐의 전쟁’이 시작되었다며 봉여사가 인수할 회사가 높은 이자율로 서민들을 갈취할 것이라고 말한다.

    현실에서는 기업형이든 군소형이든, 토종이든 외국계이든, 대부업체는 이미 연 66%의 합법화된 고리를 받으며 급성장하고 있다. 정부의 허술한 감독을 틈타 연66%의 이자제한 규정마저 무시되고 있다. 금융감독원 조사에 따르면 평균 대출금리는 등록업체가 연168%, 무등록업체가 연192% 수준이다. 기업형 대부업체나 영세 일수업자들 모두 서민을 대상으로 공공연히 약탈적 대출을 한다.

    ▶저축은행, 카드사 등의 고리대 장사도 문제

    1998년 금리를 연25%까지로 제한한 이자제한법이 폐지되면서, 대부업체뿐 아니라 상호저축은행, 카드사, 캐피탈, 금융기관의 고리대 장사가 시작됐다. 저축은행에 다니는 여주인공은 직원이면서도 추가대출을 못 받을 만큼, 제2금융권의 문턱마저 높다. 저축은행의 금리는 연30~40%대로, 최고 66%에 달하는 업체도 있다.

    결국 고리대를 규제하고 불법추심을 없애지 않으면, 드라마가 끝나더라도 사채업자와 대부업체의 서민에 대한 ‘쩐의 전쟁’은 사라지지 않는다. 민주노동당 경제민주화운동본부는 과중채무자를 대상으로 피해구제 상담활동(02-2139-7853~4)을 진행하고 있으며 인터넷 상담실(http://minsaeng.kdlp.org)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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