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성공단 국산품 인정 어려울 듯
        2007년 05월 25일 01:39 오후

    Print Friendly

    한미FTA 협정문이 25일 공개된 가운데 정부가 협상의 주요 성과로 내세운 것 가운데 일부가 실제보다 부풀려진 것으로 보여 논란이 예상된다. 

    먼저 정부와 열린우리당은 ‘한반도 역외가공지역위원회(OPZ)’ 조항을 두고 개성공단 제품이 한국산과 동일한 관세혜택을 받을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한 바 있다.

    그러나 협정문에는 OPZ의 충족기준으로 △한반도 비핵화를 향한 진전 △역외가공지역들이 남북한 관계에 미치는 영향 △일반적인 환경 기준, 노동 기준 및 관행, 임금 관행과 영업 및 경영 방법 등이 제시되어 있다.

    특히 이 가운데 환경 및 노동 기준과 관련해선 “관련 국제규범을 적절하게 참고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는 노동 기준에서 국제노동기구(ILO)의 규범이 가이드라인이 될 것임을 의미한다. 이렇게 되면 노동3권을 비롯한 자본주의적 노동 규범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북한 지역은 역외 가공 지역으로 인정받기 힘들 공산이 크다.

    지난 4월 4일 국회 통외통위에 출석한 김종훈 우리측 협상 수석대표는 ‘노동기준이 ILO 기준이냐’는 권영길 민주노동당 의원의 추궁에 “그렇지 않다”고 답변한 바 있다.

    개방으로 인한 국내 산업의 급격한 피해를 막기 위한 ‘세이프가드(긴급 수입제한 조치)’와 관련해서도 ‘알려지지 않은’ 조항이 발견됐다. 협정문 10.2조 5항은 “다른 쪽 당사국의 동의가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 과도기간의 만료 이후 긴급수입제한조치를 적용할 수 없다”고 명시하고 있다.

    또 10.2조 6항은 “어떠한 당사국도 동일한 상품에 대하여 1회를 초과하여 긴급수입제한조치를 적용할 수 없다”고 되어 있다. 10.2조 5항의 ‘과도기간’에 대해 10.6조에선 “과도 기간이라 함은 이 협정의 발효 이후 10년간의 기간을 말한다.”고 정의하고 있다.

    다만 “긴급수입제한조치를 적용하는 당사국의 부속서 2-나의 양허표와 그 당사국이 그 상품에 대한 관세로 10년을 초과한 기간에 걸쳐 철폐하도록 규정하는 상품에 관하여는 과도기간을 그 상품의 관세 철폐 기간까지를 말한다.”고 하고 있다.

    즉, 일부 예외적인 품목을 제외하곤 동일 품목에 대해 협정 발표 이후 10년 이내에, 그것도 단 1회에 한해서만 ‘세이프가드’ 조치가 허용된다는 것이다.

    ‘투자자-국가소송제’의 경우 누차 지적된 대로 ‘간접수용’의 경우도 제소 대상에 포함시켰다. 협정문은 ‘간접수용’을 “당사국의 행위 또는 일련의 행위가 명의의 공식적 이전 또는 명백한 몰수 없이 직접수용에 등등한 효과를 가지는 경우”로 규정하고 있다.

    협정문은 ‘간접수용’에 해당하는 경우로 △정부 행위가 투자에 대한 분명하고 합리적인 기대를 침해하는 경우 △정부 행위가 공익을 위하여 투자자 또는 투자가 감수해야 할 것으로 기대하는 것을 넘어선 특별한 희생을 특정 투자자 또는 투자에게 부과하는지 여부 등을 들고 있다.

    다만, “공중보건, 안전, 환경 및 부동산 가격안정화(예컨데, 저소득층 주거여건을 개선하기 위한 조치)와 같은 정당한 공공복리 목적을 위하여 고안되고 적용되는 당사국의 비차별적인 규제 행위는 간접수용을 구성하지 아니 한다”고 하고 있지만, 이에 대해선 ‘가격안정화’ 목적 이외의 부동산 정책의 경우는 ‘간접수용’에 해당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 바 있다.

    한편 김종훈 수석대표는 이날 오전 협정문 공개에 따른 브리핑을 갖고 "이번에 공개된 한미 FTA 협정문은 최종본이 아니며, 협정 서명일인 6월 30일 전까지 양국 간 법률 검토와 우리 법제처의 검토를 거치게 될 것"이라며 "그 과정에서 양측 간 합의 하에 필요한 경우 일부 문안은 수정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미국의 행정부와 의회가 추가협상 요구 여부에 대해 깊이 있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 시간이 좀 걸릴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사실상 재협상을 기정사실화 했다.

    수전 슈워브 USTR 대표도 24일(현지시간) 협정문을 공개하면서 발표한 성명서에서 "이 협정문은 그러나 최근 미 의회와 행정부 간에 합의한 노동과 환경기준과 다른 무역기준 등은 담고 있지 않다"면서 "미 행정부와 의회는 계속해서 이 협정문을 공식문서로 전환하는 과정에 있다"고 밝혀, 재협상 가능성을 강력히 시사했다.

    필자소개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