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민주의 우파 수준의 정책 당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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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년 05월 23일 06:44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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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에게 보내는 편지>는 ‘논쟁보다는 경청과 소통을’ 위해 마련됐던 ‘민노, 난 너 안찍어’ 시리즈의 후속 작업입니다. ‘안찍어’ 시리즈를 통해 민주노동당을 잘 모르거나 관심이 없거나 지지하지 않는 동시대 사람들의 솔직한 속내를 읽을 수 있었다면 이번 ‘편지’ 시리즈는 당을 비교적 잘 알고 관련 활동도 열심히 하고 있는 사람들의 생각을 엿볼 수 있을 것입니다.

앞으로 몇 차례 실리게 될 ‘편지’들은 인터뷰에 응한 사람들에게 띄우는 것이며 동시에 수많은 ‘그들’에게 보내는 것이기도 합니다. <편집자 주>

안녕하세요? 오늘은 하늘이 참 맑군요. 하늘이든 세상이든, 우리 마음이든 늘 이렇게 말고 깨끗하면 좋겠습니다.

어떻게 불러야할지를 잘 모르겠습니다만 진심으로 반갑다는 인사를 먼저 드립니다. <레디앙>에는 하루에도 몇 번 씩 들르다보니 서동우님 인터뷰기사를 쉽게 접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현재 민주노동당 성북구위원회 위원장을 맡아서 지역(정치) 활동을 하고 있는 박창완이라고 합니다.

반가움과 아쉬움

예전에 한 18여년의 은행원 생활, 금융노조에서 부위원장 등의 역할을 맡아서 활동한 약 6년간의 이력, 몇 살 더 많을 것 같기는 하지만 어린아이를 키우고 있는 같은 40대라는 등의 이유로 서동우님의 인터뷰 기사를 관심 있게 읽고 또 읽어 보았습니다. 기사를 읽으면서 반가운 마음이 컸습니다만 한 편으로는 가슴 한쪽 구석에서는 답답한 어떤 것이 자리 잡고 있음을 솔직하게 말할 수밖에 없군요.

노조나 당에서는 주로 동지라는 호칭을 사용합니다만 여기서는 그냥 “서동우님”이라고 호칭하는 것이 무난할 것 같군요. 서동우님께서 바라보고 계시는 교육문제, 노후보장, 양극화, 조세제도 이 모든 사안에 대한 문제의식에 있어서는 저와 별로 다르지 않아서 참 다행스럽습니다.

하지만 그 대안을 마련하기위한 수단과 정치세력을 바라보는 입장에 있어서는 어느 정도 차이가 있군요. 그러나 그 차이를 부정하거나 옳고 그름의 문제로 보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편안하게 마주 앉아서 이야기하는 기분으로 이글을 쓰고 있습니다.

저는 서동우님의 말씀 “정치라는 게 잘 먹고 잘 사는 사람보다는, 능력이 있어도 시스템에 막혀 못 사는 사람을 위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마주 앉아 이야기하는 기분으로

민주노동당 역시 가진 자들만을 위한 기존의 낡고 희망 없는 정치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꿔냄으로써 사회의 부가 소수에게 집중되지 않는, 개인의 창조성과 성과를 존중하면서 제도화된 차별을 극복하는 평등한 사회를 건설하는 것을 창당정신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에도 흔들리지 않고 그 길을 걸어가고 있습니다.

   
  ▲ 박창완 민주노동당 서울성북구 위원장 (사진=성북구 위원회)
 

서동우님께서도 걱정이 많으신 교육문제, 노후보장, 조세정의만 해도 그렇습니다. 소득이 있는 곳에는 반드시 과세가 있어야 하지요. 문제는 조세형평의 문제입니다. 민주노동당은 지난 2002년 대통령 선거에서 권영길 후보를 앞세워 “부자에게 세금을 서민에게 복지를”, “무상교육 무상의료”라는 슬로건으로 서민대중의 좋은 반향을 불러일으켰었습니다.

유리지갑 노동자는 100% 소득이 노출됨으로써 소득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은 세금을 냅니다. 그러나 강남의 수십억짜리 주택을 소유한 사람들은 한해에 수억 원의 불로소득을 올리고도 몇 백만 원의 세금을 폭탄이라고 합니다.

납부한 세금으로만 역산해보면 좋은 집에 살면서 고소득자 알려진 많은 의사와 변호사들의 소득은 근로 소득자의 평균치에도 밑도는 수준입니다. 서동우님의 말씀과 우리 당의 주장대로 세금만 제대로 걷어도 무상교육, 무상의료가 가능합니다. 이것이 민주노동당의 정책이고 우리가 만들고자하는 세상입니다.

정규직도 불안하긴 마찬가지

“투명성이다. 기업 목을 조여서 돈을 받아가는 짓은 절대로 안했으면 한다.”는 서동우님의 바램대로 민주노동당은 기업으로부터 한 푼의 정치자금도 받지 않습니다. 어떠한 경우에도 불법정치자금을 받지 않습니다. 민주노동당은 오로지 노동자 농민, 도시 서민들이 한푼 두푼 쥐어주는 소액의 정치자금을 깨끗하게 받아 투명하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정당 중에서 당원이 가장 많고 당비의존도와 당비납부율이 가장 높은 당이 민주노동당입니다. 제가 중앙당 예산결산 위원장으로서 당의 예산과 결산의 심의와 감사를 해본 경험으로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서동우님 말씀처럼 현재 우리경제의 거시지표를 보면 코스피 지수는 계속하여 신 고가를 경신하고 있고, 수출도 지난해에 3,255억불을 달성함으로써 세계11위 수출국가에 들었습니다. 어디 그것뿐이겠습니까? 물론 환율 덕분이긴 하지만 1인당 국민 소득도 2만 불을 달성했지요.

그런데 왜 민생은 도탄에 빠지고 양극화는 더 심화되고 있을까요? 윗목경제와 아랫목경제가 따로 노는 구조, 외자가 지배하는 몇 몇 대형 상장사 그들만의 사상최대 흑자와 최고의 주가는 다른 나라 이야기처럼 들리지요.

정규직이라고는 하지만 상시적 구조조정으로 일상적인 고용불안, 형편없는 사회안전망, 오로지 본인의 현재 소득(저축)만이 노후를 지켜줄 것이기 때문에 친구랑 소주 한잔은커녕 기족과 단란한 외식 한번 할 여유가 없는 샐러리맨들입니다.

특히 파리 목숨에다 겨우 입에 풀칠할 정도의 수입으로 그야말로 생존만 하고 있는 비정규직, 먹고 죽으려고 해도 돈이 없는 실업자와 신용불량에 처한 사람들, 사는 것보다 죽는 것이 수월한 자살률 1위의 대~한민국 사회에서 내수를 죽이는데 어떻게 양극화가 해소되겠습니까?

염려하시는 건 이해하겠습니다만

서동우님처럼 많은 분들이 민주노동당의 “급진성과 좌파적 성격”에 대한 염려를 하십니다. 특히 전쟁과 분단의 경험, 그리고 레드 컴플렉스가 만연한 우리의 사회에서는 더욱 그러하죠.

그렇지만 우리 국민들이 가장 선호하는 유럽의 대부분 복지 국가들이 채택하고 있는 사민주의 노선보다 민주노동당의 많은 정책들은 오히려 더 오른 쪽에 있다는 사실과, 이 정도의 이념과 정책이 없으면 서동우님께서 제기하신 여러 가지 문제를 해결하고 대안을 세우기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이해하여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민주노동당은 소수파라서 세를 모으기가 힘듭니다. 그러나 만일 민주노동당의 정책과 지향이 옳고, 거기에 동의하신다면 함께 세를 모아 가야되지 않을까요? 옳고 동의는 하되 지지하지 않는다면, 동참하지 않는다면 우리의 꿈은 요원할 것입니다. 반대하는 세력들이 우리가 만들고자하는 세상을 만들어주지는 않을 테니까요.

우리는 많은 부분에서 문제의식과 지향이 일치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민주노동당이 서동우님과 또 비슷한 많은 분들에게 대안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점이 아쉽긴 하지만 이 또한 민주노동당의 한계라고 봅니다.

민주노동당이 만들고자하는 세상이 바로 많은 서민대중들의 희망이라는 진실을 알리지 못한 우리에게 큰 책임이 있음을 잘 알고 잇습니다. 더 열심히 공부하고 분발하겠습니다.

금융노동자라는 동질감에 깊이 끌려 적은 글이 횡성수설 두서없었습니다만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사교육비, 한미FTA, 비정규직 문제를 이야기하자면 밤을 새워도 부족할 것 같습니다. 언제 한번 만나서 소주한잔 나누면서 못 다한 이야기라도 나눌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날마다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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