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동 사라진 집회서 울게 하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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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년 05월 22일 10:29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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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고도 긴 원고를 보내오는 걸로 ‘악명’을 쌓아가고 있는 ‘속깊은 얘기’ 필자인 이근원 현장기자가 아주 오랜만에 보내온 인터뷰 기사는 이번에도 불길한 예감을 벗어나지 않고, 단편 소설 1권 분량을 육박합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삶이 그렇듯이 재미있고 신나는 글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그런 삶을 살아가야 하는 것처럼, 이 글도 읽혔으면 좋겠습니다만, 편집자도 자신이 없습니다.

    다만 평생 처음 길거리에 나와 투쟁을 하고 있는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 문제가 무엇인지, 정부의 비정규직 관련 입법이 한 사람의 인생과 그의 가족에 어떤 그늘을 드리우고 있는지, 희망은 있기나 한 건지 등에 관심이 있는 독자들께서는 한번 읽어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편집자 주>

    나는 그들을 ‘눈물’로 기억한다. 서너 차례 학교 비정규직 관련 집회에 참석했을 때마다 눈물을 보았다. 사실 집회라는 게 짜여진 틀대로 형식화되고, 닳고 닳은 얘기만 듣기 일쑤다. 언제부터인지 감동이 없어졌다.

    그런데 지난 2월 9일 기획예산처 앞에서 집회를 하던 중 12년째 성신여고 행정실에서 비정규직으로 일하다 다른 동료 3명과 함께 계약해지 통보를 받은 정수운씨가 써 온 글을 읽으면서 눈물을 흘릴 때 가슴이 저렸었다.

       
      ▲ 사진 왼쪽부터 정수운씨와 천옥자씨. 이들은 비정규직을 설움을 온몸으로 이야기했다.
     

    사람이 이렇게 무서운 줄 정말 몰랐어요

    교장은 정수운씨에게 “정부의 비정규직 법 때문에 해고한다”고 말했단다. 더한 사람도 있었다. 3월 27일 정부청사 앞에서 비정규직 증언대회를 하던 중 22년 동안 경기여고에서 기능직 공무원 대우를 받으며 청소를 해 온 천옥자씨는 내내 울기만 했다.

    “이렇게 사람이 무서운 줄은 정말 몰랐어요”라는 그녀의 절규가 아직도 귀에 쟁쟁하다. ‘학교 비정규직’으로 불리는 그들을 만났다. 사실 오래전부터 인터뷰를 하고 싶었다. 그러나 최근 되는 일 없이 바쁘기가 여전하여 도저히 짬을 낼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 이참에 독자들에게 사과드리고, 조금 더 부지런하겠다는 약속을 드린다.

    김미경 학교비정규직 서경지회장은 앉자마자 “구조가 복잡하다”는 말로 시작한다.

    “나도 마흔 몇 개 직종인줄 알았는 데 5월 31일자로 교육부에서 노동부에 보고하는 걸 보니 51개 직종이래요. 너무 많아 외우지도 못하고 대표적인 거 몇 개만 알고 있죠”

    "그들 중에서 어떤 부분이 무기계약 대상자에서 제외된 겁니까?"

    “아직 정확하게 모르죠. 아직 안 나와서”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 종합대책에 따라 5월 말 무기전환 대상자와 외주화 대상 업무가 결정되도록 되어 있다. 학교비정규직 관련해서는 1월 초 경남도 교육청에서 입수한 자료에 의해 “11개 직종 5만 1,000명을 무기계약직으로 교육부에 올릴 것 같다.”라는 정보만 있을 뿐 아직 정확한 건 모른다고 한다.

    싸우니까 이제사 ‘대책팀’ 만들어져 

    교육부에서 기획예산처로 올라가면서 그대로 될지는 아무도 모르는 상태다. 지난해 최순영 민주노동당 위원이 조사한대로 학교 비정규직이 9만 5,000명이라고 할 때 약 절반만이 무기계약직의 대상이 되는 셈이다.

    “요새 우리가 하도 이슈화하고 다니니까 최근 노동부에서 공공기관 비정규대책 실무추진단 밑에 학교-교육 행정기관팀이라는 걸 만들었어요. 학교부문의 담당자가 생긴 거에요. 교육청에 학교지원 인력팀이 있는 것처럼 그런 걸 만든 셈이에요”

       
      ▲ 김미경 학교비정규직 서경지회장
     

    최근 학교비정규직 투쟁대책위원회는 전국시도교육청 1인 시위, 전국동시다발 대국민 선전전 및 집회, 그리고 5월 15일부터 17일까지 집중 연가투쟁을 전개하기도 했다. 15일에는 광화문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노숙투쟁을 했다. 이런 투쟁이 노동부로 하여금 대책팀을 만들게 했다. 성과라면 성과인 셈이다. 이번에 진행한 연가투쟁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둘째 날에는 비까지 내렸는데.

    “나름대로 의미는 있었지만 많이 조직하지 못한게 아쉬워요. 간부들만 하는 게 우리의 한계에요. 왜냐하면 무기계약에 아직 누가 들어갈지 모르니까 안일하게 생각들 하고 있는 거에요. 실체도 정확하게 모르니까”

    ‘비정규직을 보호한다’는 정부의 공언을 비웃기라도 하듯 공공부문에서 대량해고가 현실화되고 있다. 2년 이상의 장기근속 기간제 노동자에 대한 해고, 외주화의 확대, 계약기간을 1년 미만으로 축소하는 등의 온갖 편법이 난무하고 있다.

    제비뽑기로 해고자 정하는 비애

    특히 학교비정규직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경기도에 있는 한 초등학교에서는 조리종사원 6명 중 1명을 짤라야 한다며 당사자들끼리 제비뽑기를 시키기도 했단다. 무기계약자체도 문제점이 많은 데 오히려 계약해지 혹은 연봉제로 인한 임금삭감 등이 판을 치고 있는 셈이다.

    “성신여고 정수운씨나 경기여고 천옥자씨 경우를 보면 가슴이 아프죠. 어제도 저희 관내에서 한사람이 연봉제를 받았다고 하더라구요. 학교에서 굉장히 지치게 만들고 누가 대꾸하나 못해주잖아요. 그러니까 자체적으로 지치게 만들어서 떨어지게 만들어요. 거기다 같이 있지도 않고 딸랑 혼자 있든가 그렇잖아요.

    경기여고 천옥자 조합원 같은 경우는 이번 달에 40% 깎여서 130만원 정도 받았다고 하더라구요. 우리가 급여일이 17일 이거든요. 자기가 받은 게 아니라 그냥 일방적으로 어저께 그렇게 들어왔다고 하더라구요. 재계약은 일단은 이번 5월말에는 그냥 해 줄 것 같기도 해요. 그리고 2년 뒤에 시점이 문제가 될 것 같아요. 광주같은 경우는 올해 3월에 쓸 때 6월말까지만 썼대요. 7월달부터 시행되어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22년을 일한 천옥자 조합원의 월급은 약 2백만원이었다. 언제부턴가 오르던 호봉도 멈춰버렸고, 수년 전부터 설명도 없이 도장찍기를 강요하던 1년짜리 계약서가 이번에는 2개월짜리로 바뀌었다. 학교는 외주 위탁 용역직으로 전환되든가 그만두라고 강요했다.

    이런 상황에 맞서 서울에서만 성신여고, 선화예고, 경기여고, 언주초, 월계중 등 5개 학교 11명이 현재 투쟁중이다. 김미경 지회장은 영등포 중학교가 첫 직장이다. 처음 학교에는 어떻게 들어갔는지를 물었다.

    “만 22년 6개월 넘었죠. 제가 상고를 나왔거든요. 아버지 아시는 분이 중학교 서무부장으로 계시다고 하길래 그러면 취직자리나 한번 알아보라고 했는데 마침 자리가 있다는 거에요. 그래서 과학실험 보조원으로 84년 11월 8일에 들어갔어요. 월급은 에누리 없는 10만원.

    펑펑 눈물도 쏟았지만

    그리고 호봉 상한제라는 게 있어서 7호봉까지 밖에 급여를 안주었었어요. 어느 때인가부터는 호봉 상한선이 없어졌었는데 요새 다시 고개를 들고 있는 거죠. 그리고 그 당시 도시락을 싸가지고 다녔는데 밥 먹을 곳도 없었어요. 난로도 없는 과학 준비실 찬 곳에서 먹으니 체하기가 일쑤였어요.

    그래서 하루는 집에 가서 안 다닌다고 엉엉 울었죠. 그랬더니 아버지가 ‘안 다니면 딸 안한다’ 고 하셔서 포기하고 다니다보니 벌써 20년이 넘어버렸네요. 어떤 때는 급여 프로그램이 바뀌면서 연말정산과 같이 겹쳐 학교에서 꼬박 밤을 샌 적도 있었어요.

    그렇게 22년을 넘게 열심히 꾀부리지 않고 일한 것 밖에 없는데 나한테 돌아온 것은 비정규직이라는 꼬리표였어요. 그 동안의 세월이 무상하기도 하고, 억울하고 분해서 참을 수가 없어요. 그야말로 조금 있으면 정규직 해준다는 그런 말만 믿고 곧 되겠지 곧 되겠지 위안을 삼으며 어떠한 힘든 일도 참았는데.

    지금 다니는 학교에는 비정규직이 5명 있어요. 3명이 조합원이죠. 학교에서도 다 아는데 알면서도 모르는 척 하는 것 같아요. 전교조 선생님도 12명 있어요. 저희는 전교조 선생님들과 사이가 좋은 편이에요. 3월에 전출가실 때는 셋이서 돈을 내서 조그만 롤 케이크를 선물로 주기도 했어요.

    이번에 올해 전교조 분회장님은 오늘도 어떻게 됐냐고 물어 보더라구요. 작년 분회장님은 ‘전교조가 원래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니까 나중에는 같이 가야 될 것이다’라고 말씀 하시더라구요. 그런 취지에서 이름을 그렇게 만들었다구요. 전교조 가입이라든가 하는 그런 논의는 아직 내부에서 해 본 적은 없어요. 그래도 우리는 분위기가 좋아서 작년에는 마침 실장님이 없어서 전교조 분회 모임에 우리도 같이 가기도 했어요”

    학교 안에서 차별 웃기고 서럽고 

    현재 전교조는 학교비정규직을 조직대상으로 하고 있지 않다. 학교비정규직은 여성노조에 조리 종사원 등을 중심으로 가입해 있고, 나머지는 공공노조에 가입되어 있다. 지난 5월 15일은 스승의 날 이었다. 집중투쟁을 맞아 서울교육청 앞에서 집회를 했다. 전교조 서울지부장이 연대의 말을 했다.

    “학교는 가르치는 교사만이 아니라 청소하는 분, 회계를 보는 분, 음식을 만드는 분 등 모두가 있어야 돌아간다. 교사만이 아니라 아이들을 위해 밥을 준비하고, 깨끗이 청소하는 것도 교육이고 선생이다”라고 말하던 것이 오래 기억에 남았다. 그러나 학교에는 그런 사람들만 있는 건 아니다.

    “학교라는 같은 지붕 울타리 안에 다른 처우를 받는다는 게 너무나 웃겨요. 교사는 점심시간이 근무시간에 포함되어 8시30부터 4시30분까지 근무하는데 일반직, 기능직인 우리들은 점심시간이 근무시간에 포함 안 되어 5시까지 근무해요.

    교장도 교원이라 4시30분에 퇴근하는데. 최고 책임자도 없는데 근무하는 꼴이 되는 거죠. 대부분의 학교가 이렇게 근무하고 있어요. 그리고 선생님의 호칭에는 여러 가지 뜻이 있는데 선생님 본인들은 우리한테 선생님이란 호칭을 안 써요. 선생님이란 호칭은 본인들한테만 해야 된다고 생각 하는 듯해요. 그렇게 말하면 우리가 굳이 선생님이라고 해야 할 이유가 없는 거죠. 우리의 선생님이 아니니까. 그래도 요즘은 많이 나아졌어요.

    누군 본처 자식이고 누군 후처 자식인가

    재량 휴업일에는 학생, 교사, 어떨 때는 교장도 쉬는데 우리만 나와서 근무해요. 전교조에서 이런 것들을 먼저 나서서 개선해야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언뜻 들어요. 누구는 본처 자식이고 누구는 후처자식이라고 해야겠죠? ”

    어려서 몰랐었을 수도 있었겠지만 내가 학교 다닐 때에는 학교 안에 정규직, 비정규직이라는 게 없었던 것 같다. 수위 아저씨도, 청소아줌마도 비정규직은 아니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언제부터 이렇게 구분이 되기 시작했을까?

    “구 육성회, 학부모회 직원들은 계약서를 안 쓰고 들어왔어요. 2002년도부터 각 교육청에서 나오는 ‘학교회계 예산편성 기본지침’에 따라 계약서를 쓰라고 하더라구요. 그래 가지고 왜 쓰냐고 하니까 그냥 형식적으로 하는 거니까 쓰라는 거에요. 그래도 어쨌든 기분 나쁘니까 안 썼죠.

    그러다가 2002년 한해 버팅기고 2003년부터 2005년까지 썼어요. 1년씩. 3월 1일부터 2월말까지. 그랬다가 작년도에 안 썼어요. 왜냐하면 같은 일을 하면서 3번 이상 반복하면 안 써도 된다고 하더라구요. 근데 웃긴 거는요. 그 계약서에 정년이 있어요. 57세. 공무원과 똑 같이. 웃기잖아요?”

    학교 비정규직 노조는 2004년도 8월 21일 결성되었다. 김미경 지회장은 2005년 여름에 가입했다. 말하자면 초기 발기인은 아닌 셈이다.

    밤새 쓴 A4 한장 "이주호 의원님…"

    “저는 가만히 있는데 옆에 학교에서 전화가 왔어요. 2005년도 여름엔가 한나라당 이주호 의원이 ‘학교 운영지원비를 폐지하고, 운영지원비로 인건비를 받고 있는 사람은 연봉제로 전환한다’ 라는 내용을 국회에 입법 발의했다고 노조에서 국회에 간다는 데 갈 거냐고 묻더군요. 그래서 가겠다고 했어요. 안되겠구나. 나라도 한목소리를 내야 되겠다고 생각했어요.

    제가 가기 전 밤새 A4 한 장 짜리를 썼어요. ‘이주호 의원님..’ 이렇게 제가 느낀 거를 다 썼어요. 그래서 위원장님이 만든 자료에 끼워서 줬어요. 우리가 사실대로 얘기를 하니까 이주호 의원이 그러면 입법발의를 안 하겠다고 했어요. 이 의원은 교육부에서 연봉제로 전환해도 아무 문제가 없다는 말만 듣고 입법발의를 했고, 우리에게 피해가는 일이면 안하겠다고 했어요”

    "그래요? 정말 한번 방문해서 입법발의를 취소했어요?"

    “그렇죠. 근데 홈페이지도 난리가 났었나 봐요. 우리를 공무원으로 하는데 필요한 돈이 5,000억원이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그거 반밖에 안 들어요. 왜냐하면 제가 23호봉인데 호봉수는 반으로 깎여요. 12호봉에다가 근속연수는 빵이에요. 호봉만 인정해주지 경력은 인정 안 해줘요. 그러니까 예산이 많이 줄어드는 거죠. 기능직 공무원들이 그렇게 했거든요”

    인터뷰를 마친 다음날 김미경 지회장이 이메일을 보내왔다. 그 자료를 보고나서야 이해가 되었다. 2005년 6월 13일 한나라당 이주호 의원외 20명의 국회의원이 ‘초중등 교육법 일부개정안 법률안’을 입법발의했다. 내용은 중학교까지 의무교육으로 되어 있는 데 교육기본법 32조 1항에 의해 학교운영지원비를 걷고 있는 것은 의무교육이라는 헌법 취지에 맞지 않으므로 폐지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와 함께 ‘학교운영지원비 세입을 토대로 운영하고 있는 학교별 학부모회 직원에 한해 학교 회계직원으로 승계하여 보수 및 퇴직금을 지급하도록 한다’는 것이었다. 얼핏 잘 모르는 사람이 보면 그럴 듯하게 보인다. 의무교육임에도 불구하고 학부모들은 매년 1년에 약 20~30만원을 학교 운영지원비로 낸다.

       
     
     

    대책에서도 제외된 사람들

    2004년도에만 이 돈은 6,900억원에 달했다. 핵심은 중고등학교 직원의 고용을 승계하면서 97년 초등학교 육성회 폐지 때와는 다른 방식으로 접근하는 데 있다. 97년 초등학교 육성회 직원은 10급 기능직 공무원, 지방사무원으로 전환시켰었다. 그런데 중고등학교 육성회 직원은 학부모회 직원, 학교회계직원으로 명칭이 바뀌고, 2004년도 교육부의 학교비정규직 처우 개선 대책에서도 제외되었다.

    이후 신규채용자들은 사무보조 직군으로 채용되어 실질적인 처우는 악회됐다. 일부 학교에서는 “학교 회계직원 계약 관리기준(안)”에 따라 사무보조로 바꾸는 계약서를 강요하기도 한다. 김미경 지회장이 당시 이주호 의원에게 보낸 편지에는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었다. 

    학교운영지원비가 폐지되어야 한다는 발의 안건에 대하여는 동감하며, 찬성 대찬성이며 모두가 환영하는 바 입니다만, 학교회계직원을 회계직원으로 승계하여 계약직으로 한다는 건 우리들을 두 번 죽이는 일입니다. (중략)

    매년 도마 위의 생선이 되어야 하는 기분 이해가 가실런지요? 의원님께서도 선거가 있으실 때마다 이번에 당선이 되어야 하는데 안 되면 어떡하나 하며 열심히 노력을 하시면서도 한편으로 애가 타시지요? 그 때의 심정으로 우리들을 한번만 생각해봐주세요.

    우리들은 1년, 1년을 열심히 일하고 근무해도 매년 불안에 떨어야 합니다.(그 예산 때문에 노력한 댓가가 없어지거든요) 저희들은 즉 우리 학교회계직원은 그 마음을 매년 겪어야 합니다. 올해에 잘 넘어가면 내년에는 어떻게 할래나 하는 마음으로 나아지겠지 내 자신을 달래며 1년, 또 1년을 지내고 있는 심정 이해 가시나요?

    그렇게 지내온 세월이 20년이 넘었습니다. 비정규직인 단기간 근무하는 기간제교사도 교사하고 동일하게 맞춰주면서. 하다못해 농사를 지어도 30% 경력으로 인정해주면서 한 학교에서 5년, 10년, 20년을 넘게 근무를 한 학교회계직원한테는 왜 지방공무원과 동일하게 못 맞춰주는지. 맞춰주기는커녕 경력 0% 인정(기능직으로 전환했을 경우 초등학교 선례)인지 알수 없군요. (중략)

    우리 학교회계직원들이 학교에서 얼마나 많은 마음고생을 하며 근무하고 있는지 또한 아시는지요? 교사와 일반직공무원, 기능직공무원 사이에 끼어서 그때그때에 따라 공무원도 아닌 것이 공무원법 따라야 하고 근로자도 아닌 것이 근로기준법을 따라야 하고 우리 자신조차도 헷갈려 하며 눈치 보면서 힘들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하물며 수당 못 받는 건 둘째치고라도 어느 학교에서는 사람을 앞에 놓고 ‘잘못하면 내년에 내가 계약 안해 주면 돼’ 하는 분도 계시지요. 물론 업무능력이 떨어진다면 이해가 가지만 이 부분에서는 업무를 제외한 다른 것입니다.

    장기간 몸담으며 지내온 직장인데 이런 이야기를 들었을 때 기분이 어떨까요? 좌절감, 처절함, 비애감, 배신감등 죽고 싶은 심정을 말할 것도 없고 복수감마저 들 수도 있을 수 있습니다.

    예전에는 계약서를 안 썼는데 3년 전부터 우리를 보호하려고 한다며 계약서를 쓰게 만들었습니다. 우리를 보호한다는 계약서가 우리의 목을 죄는 줄인 줄은 아무도 몰랐을 것입니다. (그 말을 믿었기에) 아무 말 없이 묵묵히 일만 한다고 묵인하지 마시고 이러한 우리들의 입장이 되어서 한번만 생각해 주십시오.

    ‘도마 위의 생선’이라는 표현이 생생하다. ‘공무원이 아닌 것이 공무원법 따르고, 근로자도 아닌 것이 근로기준법을 따라야 한다’는 심정도 절실하다. 그 때를 계기로 그녀는 노동조합을 시작했다.

    도마 위의 생선 같은 삶

    “그러니까 뭘 모르고 시작한 거에요. 그런데 지부장을 하기로 한 사람이 집에서 난리가 났대요. 그래서 하다보니까 제가 지부장이 되고 그랬어요. 제가 노조에 가입하고 2005년 다른 학교로 가신 실장님과 망년회를 용산 삼각지역에서 했었어요. 그 자리에서 왜 우리가 비정규직이냐고 하며 펑펑 울었어요.

    애기 아빠가 데리러 와서 차타고 집에 가면서도 울고, 집에 가서도 큰 애 끌어안고 울고 암튼 엄청 울었어요. 너무나 서러워서. 암튼 그때 생각하면 지금도 눈물이 날 것 같아요. 97년에 초등학교 육성회 직원은 다 기능직 공무원 해줬어요.

    그래서 우리도 의무교육이 되면 초등학교처럼 당연히 기능직 공무원 되겠구나 했는데 이렇게 비정규직으로 몰려 버린 거에요. 우리는 기타직이에요. 보수 체계에 보면요, 기타직 인건비로 되어 있어요”

    김미경 지회장이 소개해서 초등학교 육성회 직원으로 들어간 친구는 지난 4월 1일자로 지금 8급이다, 그 소식을 들었을 때 만감이 교차하였다고 한다. 지부장을 2년 정도 했는 대 어려움은 없을까? 학교비정규직의 소식지도 그녀 이름으로 발행되고, 학교와 연락처도 써 있다.

    공무원이 아니라 근로자거든요

    “오히려 학교에서 눈치 보는 건 별로 없어요. 이걸 하다보니까 학교에서는 당당해졌어요. 틀린 거에 대해서는 실장에게 ‘저희는 공무원이 아니고 근로자거든요’ 하고 따지기도 해요. (웃음)

    근데 애들 눈치가 많이 보여요. 그리고 우리 학교같은 경우는 지금 당당한 게, 어쩌면 이런 학교가 많아서 안 움직이는 건지도 몰라요. 왜냐하면 학교 행정실에 보통 학급 수에 따라서 실장 있고, 일반직 7급에서 9급까지 있고, 그 다음에 기능직이 있거나 학교회계직 사무원이 있고, 아니면 기능직이 없고 학교 회계직 둘이 있거나 이렇게 있거든요.

    우리 학교 같은 경우는 행정실에 4명이 있어야 하는데 학급수가 줄면서 일반직이 없어져 버렸어요. 그러니까 실장하고, 우리 둘이 있는 거에요. 우리 둘이 없으면 일을 못하는 거에요. 그러니까 ‘차라리 일은 힘들어도 일반직 차석 없는 게 우리가 더 떳떳하고, 우리 입지도 커지고 좋다’ 그렇게 하고 있어요.

    그러니까 일반직 오면 제가 일을 다 줬다가, 없어지면 제가 그 일을 다 했다가 그러고 있어요. 사실 일반직 차석이 신규로 오면 제가 가르쳐요.”

    「학교회계예산편성기본지침」에 따르면 “학교운영지원비의 세입예산 범위 안에서 지방기능직 10급 혹은 고용직 공무원 보수를 기준으로 지방공기업 보수규정 및 수당 규정, 교육비 특별회계 예산편성 지침을 준용하여 지급”토록 규정되어 있으나 ‘예산범위 내에서’라는 점을 악용하여 교장이나 행정실장에 의해 호봉이나 각종 수당이 지급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전국에 뿔뿔히 흩어진 4백명 조합원

    대구에서는 행정실장 협의회에서 호봉승급을 제한하거나 2년에 1호봉을 승급시키기도 했다. 호봉이 올라가면 당연히 자르고 싶어 한다.

    “그렇죠. 일반직은 교육청에서 인건비가 나와요. 우리들은 학교운영지원비에서 임금이 나오구요. 지금 전교조하고, 참교육 학부모 연대 등에서 운영지원비에 대해 반환소송도 하고 그런다고 해요. 안정적이라 할 수 없죠.

    만약 그렇게 되면 당장 우리는 어떻게 될런지. 지금 계약서에도 예산 없으면 해고할 수 있다고 되어 있구요. 만약에 운영지원비가 1억인데 인건비랑 다른 거를 다 해보니까 1억이 넘으면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율이 너무 많다’ 라면서 인건비를 깎아요”

    현재 공공노조에 속한 학교비정규직의 조합원수는 약 400명이다. 전국에 뿔뿔이 흩어져 있다. 많아야 한 학교에 4~5명 정도가 그 대상이다. 그만큼 노조활동 하기가 어렵다. 상근자 1명이 전국에 흩어져 있는 조합원을 관리하고, 조직하고, 소식지를 만들고 있다. 그리고 그 상근자에 대한 급여도 조합원들이 조합비 이외에 별도의 돈을 내어 지급하고 있다.

    “조합원들을 딱히 관리하는 건 없어요. 연가투쟁 관련해서는 잘 출석하는 조합원을 중심으로 연락책을 나눴어요. 분회모임을 해도 잘 안 나와요. 우리가 뭐 자기들을 잡아먹기라도 하나, 어쩌나. (웃음)

    ‘아직까지는 설마 되겠어’라는 거랑, 그 다음에 내가 노조에 가입해서 불이익을 당할까봐, 그리고 지금 교장하고 실장이 잘해주니까 그냥 가는 경우도 있고, 그 다음엔 나 자신이 비정규직이라는 걸 남편이나 애들에게 떳떳이 얘기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어요.

    남편이나 자식한테 비정규직이라 말 못하고

    개중에는 공무원이라고 속이고 결혼한 사람도 있어요. 그런데 이제 와서 얘기할 수가 없는 거에요. 그런데 우리 애들은 좀 특이한 데. 작년에 중 2땐가 큰 딸이 ‘근데 엄마가 안 그랬었는데 왜 노조활동을 하게 됐어?’라고 묻는 거에요.

    그래서 ‘엄마가 너희가 내는 학교운영 지원비 있지 그걸로 학교 살림도 하고 엄마도 월급을 받는 데 그게 없어진다고 하면 엄마가 잘려야 한데. 그러니까 엄마가 열심히 하는 거다’라고 말해줬어요. 그랬더니 ‘그래? 그럼 해’ 그러는 거에요.

    하루는 우리 아버지 묘소에 갔다 오는데 ‘근데 엄마 왜 지회장이 됐어?’하는 거에요. 전에는 지부장인 걸 다 알고 있었으니까. 그래서 ‘산별노조로 공공노조로 가서 그랬다’고 하니까 ‘지회장이 더 낮잖아’ 그러는 거에요. ‘그렇지’ 하니까 ‘노조 활동 잘 안했구나!’ 라는 거에요. (웃음)

    그러더니 조금 있다가 ‘위원장한테 얘기해서 지부장 해달라고 해라’는 거에요. 아이고 얼마나 웃었는지. 그런데 이번엔 작은 딸이 뒤에서 ‘지회장 나와라 오바, 지회장 나와라 오바. 어디까지 왔는가 오바’ 그러는 거에요.

    전에 살던 데서는 슈퍼에 가면 작은애가 ‘김미경, 김미경’하고 부르고 다니다가 어떤 때는 ‘지부장 어딨냐?’ 막 그러는 거에요. 계산하는 아줌마가 ‘뭐 하세요? 쟤가 지부장이라고 그러는데?’라는 거에요. 그냥 하는 소리라고 넘어갔어요.

    엄마, 위원장한테 말해서 지부장 시켜달라고 해

    나는 지부장, 아빠는 사무국장, 자기는 부지부장, 그런 식으로 지네끼리 다 정해서 부르는 거에요. 그리고 할머니는 조합원이 되고. (웃음) 그리고 가끔 제가 집회에 나가서 노래를 부르면 제가 잘 모르잖아요. 가르침을 받은 적도 없고. 집에 가서 비정규직 차별철폐가 그걸 부르면 우리 애가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 꼭 찾아오리라’라는 문구가 제일 좋다고 그래요”

    노조 홈페이지(school.nodong.org)에 가면 참으로 다양한 글들이 올라와 있다. 노동자의 날에 근무했는데 어떤 건지, 과학보조도 교육청에서 인건비를 부담하는 데 무기계약 대상이 되는지, 4년간 계약직으로 근무하다 결혼했다고 재계약을 안 해주는 데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등. 2년 남짓한 기간 동안 기억에 남는 일들이 많을 것 같았다.

    “나름대로 다 기억에 남죠. 지부 창립 전에 대전 회의에 갔다가 집에 오는 데 새벽 한시 쯤인데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거에요. 내 마음을 아는 지, 부슬부슬 내리는 그 비가 더욱 더 처량하기도 하고, ‘내가 꼭 이걸 꼭해야 하나’라는 만감이 교차가 되더라구요. 나 혼자 걸어가며 암담했던 그때가 기억이 나요.

    작년 연가투쟁 할 때도 기억에 남고. 어떤 때는 정말 할 만하다, 하길 잘했다고 생각하다가도 연가투쟁할 때 조합원들이 안 나오고 그러면 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이러는가, 내가 지금 마흔 한 살 인데. 까짓거 나도 하다가 그만 두지 뭐 그런 생각도 들기도 해요. (웃음)

    ‘언니 그런 거 하지 말고 시청이나 구청 공무원 시험이나 보자’ 그렇게 얘기하는 사람도 있어요. 내가 맨 처음 들어와서는 여기 노량진에 정진학원인가 거기도 다녔었어요. 공무원 시험 보려고”

    김미경 지회장은 성격 자체가 차분하고 잘 웃는다. 지금까지 읽어 내려온 사람은 눈치 챘겠지만 슬프고, 아픈 얘기도 웃으면서 한다. 적당한 선에서 노조활동을 그만두기를 바라는 남편은 오토바이 가게를 하고, 딸은 중3과 초등학교 2학년이다.

    마흔 한 살의 평범한 아줌마가 살기 위해서는 머리띠 매야 되는 세상

       
      ▲ 미소가 아름다운 김미경 지회장
     

    애들이 나랑 똑 같다. 직장을 마치고 가게에 들렀다가 집에 가면 보통 10시. 가사와 육아, 그리고 노조 회의까지 하려면 벅차기는 하지만 그래도 최선을 다하고자 하는 마흔 한 살의 아주 평범한 아줌마다.

    “가게에 가는 것도 먹고 살기 위해서고, 노조활동을 하는 것도 먹고 살기 위한 것인데 양쪽 다 안 되는 경우가 많다”고 고민도 한다. 본인 스스로도 예술학교는 모두 선생님인 줄 알았는 데 강사들이 가르치고 있었다는 사실을 선화예고 투쟁을 통해 알게 되었단다.

    나는 그녀가 연설하는 걸 거의 본적이 없다. 연설을 하기 위해 미리 종이에 쓰고 mp3에 녹음해서 외우지만 연설이 아직도 스트레스로 다가온단다. 그런 평범한 주부가 노숙농성도 하고, 구호도 외치고, 딸에게 세상을 얘기하고 그 딸은 노조의 깃발이 다른 노조 것보다 작다는 지적을 하기도 한다.

    이 삭막한 세상은 이제 그런 사람도 머리띠를 두르지 않으면 안 되게 만들고 있다. 현재 학교에는 최대 4개의 노조가 있다. 전교조, 공무원노조, 기능직 공무원노조, 그리고 학교비정규직 노조. 충북에서는 공무원노조 충북본부가 직접 학교비정규직을 조직하기도 했단다.

    민주노총 조합원 질기고 골치 아프다는 들 것 아녜요?

    “지금 싸우고 있는 5개 학교가 이기느냐 지느냐에 따라 조합원 수가 연관이 있을 것 같아요. 학교 비정규직들은 돈도 아낄 겸 지켜보고 있다가 본인한테 부당하다 싶으면 노조에 가입을 하려는 생각이 많이들 있을 거예요.

    저는 이 다섯 개 학교가 진다고 쳐도 관리자 입장에서는 조금은 경계를 할 듯하고 한 번 더 생각할 것 같아요. 왜냐면 쉽게 말해 민주노총 조합원은 질기고 골치 아프다는 인식이 조금은 들 것 아니에요? 학교에 근무하는 사람에게는 이 다섯 개 학교 조합원이 너무나 큰 용기를 내주었으니까요.

    학교 측의 선례는 없으니 이제부터 만들어가야 되겠죠. 그런 의미에서 민주노총에서 법적으로나 여러 가지 면에서 많은 지원과 함께 비정규직법을 없애기 위한, 폐기를 위해 적극 나서줘야 할 것 같아요. 전교조요? 우리가 먼저 의식을 바꿔야 하겠지만 일단 학교에서 만나면 노동조합해도 아무 불이익 없다, 우리가 같이 해 줄 테니 힘내라든가, 아니면 의식을 바꿀 수 있는 얘기들을 해주었으면 좋겠어요.

    일단 학교에서는 물과 기름이잖아요. 업무상으로는 열받는 일이 많아요. 도깨비 방망이 휘두르듯 ‘뚝딱’ 요구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자기들의 불편함은 조금도 못 참거든요. 작년에 서울지부 가서 유인물 나눠주고 설명한 적이 있는데 전교조가 학교 비정규직에 대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주고, 애정을 가지고 얘기도 해주고, 재정적으로도 도와주면 좋겠어요”

    전교조가 애정을 가지고 도와줬으면 좋겠어요

    학교비정규직이 하는 업무는 일일이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스쿨뱅킹같은 세입업무는 물론 재물조사, 공무원증 발급이나 팩시밀리 민원 처리, 우편물 취급, 문서수발 등도 하고, 심지어는 접대업무까지 담당해야 한다.

    큰 영역으로 대충 세어보아도 26가지 정도다. 이런 일이 줄기는커녕 자꾸 늘어나고 있단다. 이들이 받고 있는 차별대우 및 비인간적 처우에 대해 민주노동당 연수구위원회의 조사서에는 이런 경우들이 나열되어 있다.

    학교에서는 이런일이 일어나고 있다.. 몇 가지 사례를 들어 본다.

    전산보조 A씨: 교무실에서 연락이왔다. 커피 타라고 한다… 나의 역할과는 상관없는 잡다한 심부름이 항상 기다린다.
    교무조보 B씨: 욕설을 들어도 뭐라 대꾸하면 안 된다. 바른 얘기라도 학교측은 “저 짤라 주세요”라고 들을테니.
    조리종사원 C씨: 힘들어도 내색하면 안 된다. “힘들면 그만두라”하기 때문. 덧붙여 “할 사람 줄서서 있으니까”라는 얘기까지 보너스로 듣는다.
    조리종사원 C씨: “우리 학교는 전체 회식자리가 있어도 부르지 않아”
    조리종사원 D씨: “그러니? 우리 학교는 오라고 하고선 따로 앉으래. 그래서 아에 가지 않아”
    교무보조 B씨: ‘퇴근시간이다. 하던 일이 많아 아직 끝나지 않아 눈치 보인다’, 교장선생님께서 한마디 하신다
    . “학교에 돈이 없어 잔업수당 없으니 퇴근하라”고 한다. 어쩔 수 없이 봉사 연장근무에 돌입한다.

    최근 정부 공공부문 비정규직 대책 실무추진단은 5월 무기계약 대상자 발표와 7월 무기계약 전환에 앞서 「무기계약 및 기간제 근로자 등 인사관리 표준안」이라는 걸 만들었다.

    잘 모르는 사람은 기대를 많이 하겠죠

    그 안에 따르면 “1. 업무수행능력 부족, 업무태만, 신체-정신상의 장애로 직무수행 불가, 고의․중과실로 손해초래, 업무량 변화, 예산 감축 등으로 고용조정이 필요한 때에는 재계약을 하지 않거나 근로계약 중이라도 갑의 일방적인 의사결정으로 근로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2. 근무실적 평가 결과 계속해서 2회 이상 최하위 평정점을 받은 경우 재계약을 하지 않거나 근로계약기간 중이라도 해고할 수 있다” 고 되어 있다.

    이에 대해 지난 5월 3일 열린 ‘기간제법 및 파견법 시행령 공개토론회’에서 노동부 주무 국장까지 “인사관리 표준안이 근로기준법 취지에 잘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런데 사람들은 지금 무기계약 대상자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

    “잘 모르는 사람들은 많이 기대를 하겠죠. 일반 사람들도 뭐, ‘무기계약 되면 좋잖아’ 그러잖아요. 근데 지금 표준안 나온대로 하면, 이렇게 되면 다 짤려요”

    그런 세상이다. 걸핏하면 대형마트의 캐셔보다는 편한 것 아니냐는 비아냥을 해대고, 청춘을 다 바친 학교에서 어느 날 갑자기 해고된다.

    지금 나온대로 하면 다 짤려요

    비정규직을 보호한다는 정부대책이 거꾸로 해고의 칼날이 되어 돌아오는 것이 아니게 하려면 초등학교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구 육성회 직원은 기능직 공무원으로 하고, 상시업무 비정규직의 경우는 설령 당장 예산의 문제 때문에 무기계약직으로 하더라도 자의적으로 해고할 수 없도록 하되 이후 정규직으로 신분을 보장해야 할 것이다.

    김미경 지회장의 큰 딸이 좋아한다는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은 정말 꼭 찾아올까? 우리 아이들이 자라는 학교에서조차 비인간적 처우를 받는 비정규직이 난무하는 세상은 언제쯤 과거의 얘기가 될까? 김미경 지회장의 이메일은 “날씨만큼이나 밝고 행복 가득한 주말 되세요!”로 끝맺고 있었다. 정말 눈물로 기억되는 것이 아니라 5월의 날씨만큼 ‘밝고 행복한 날들’이 학교비정규직, 그들에게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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