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가적 거짓말을 이대로 봐야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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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년 05월 19일 01:22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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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쪽에서 한미FTA 재협상 요구 목소리가 나오면서, 재협상은 없다던 한국 정부 당국자들은 ‘예상대로’ "이익이 된다면 다시 할 수도 있다"는 식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는 물론 "다시 할 것이다"라는 의미를 그들 방식대로 얘기하는 것이다.

    정부 11개 국책연구원이 ‘총동원’ 돼서 한미FTA 체결의 긍정적 효과를 강조하고 나선데 대해서 민주노동당 “한미 FTA 영향력 평가팀”(경기대 신범철, 건국대 한상희, 성공회대 정태인교수 및 민주노동당 정책연구위원)이 5월 2일(괴벨스 홍보기관 된 국책연구기관)에 이어 두번째 반론을 보내왔다.

    매우 길고, 내용이 다소 어려워 요약문을 싣고 전문은 관련 기사로 싣는다. <편집자 주>

    지난 4월 27일에 발표한 대외경제연구원(KIEP)을 포함한 11개 국책연구원이 발표한 ‘한미FTA 경제적 효과 분석’에 나타난 결과 한국의 GDP를 0.3%, 생산성과 자본축적을 고려해 보면 6.0% 증가시킨다고 한다. 2006년 3월에 KIEP가 발표한 경제적 효과보다 1.5%포인트 정도 낮은 수준이다. 국책연구원들의 설명은 한미FTA 타결시 쌀이 제외되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CGE(일반연산균형)를 모르는 일반인이나 비전문가의 눈에는 국책연구원이 공동으로 발표한 연구결과가 경이로울 것이다. 하지만 지난 1년간 실제로 CGE 프로그램의 하나인 GTAP(국제무역분석프로그램)으로 한미FTA의 경제적 효과를 추계해 온 필자에게나 CGE 프로그램을 다루는 경제학자에게는 의아함을 넘어 웃음거리가 되었다.

    의아함 넘어 웃음거리 된 11개 국책연구원의 ‘작품’ 

    이는 결코 국책연구원의 전체 연구를 폄하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작년 KIEP의 연구보고서의 ‘복제’ 과정에서 제기되었던 문제점이 전혀 개선되지 않은 채 동일한 ‘뻥튀기’방법, 동일한 ‘과대포장’ 논리가 동원되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학자에 따라서는 ‘개그’ 수준의 ‘뻥튀기’ 결과로 볼 수도 있을 것이다.

    필자는 작년에 KIEP와 농촌경제연구소의 연구보고서를 본의 아니게 복제를 해 본적이 있다. 연구의 복제란 연구논문에 설명한대로 따라해 보고 결과가 일치하는지 확인하는 작업이다.

    작년의 KIEP의 연구보고서의 복제 결과 유쾌하지 않은 경험을 했다. 왜냐면 KIEP의 한미FTA의 거시경제적 효과에 관한 ‘조작된 뻥튀기’ 연구결과를 확인하는 작업이었기 때문이다.

    결론을 이야기하면 검토한 KIEP의 연구보고서 두 편 중 2004년 연구보고서의 결과는 2006년 10월에 일부를 복제하는 데 성공하였지만 일부는 복제에 실패하였다. 보통 1개월이면 충분한 복제에 무려 8개월이 걸렸고, 그마저도 일부만 확인했을 뿐이다.

    필자의 전문성이 문제였다면 얼마나 좋으랴. KIEP가 엉뚱하게도 저작권 침해를 들어 핵심적인 수치(컴퓨터 코드)를 내 놓지 않았기 때문이다. 복제에 필요한 다른 자료도 2006년 5월부터 세 번에 걸쳐 국정감사 자료 요구 때마다 찔끔 찔끔 제출했다. 생산요소 이동성에 관한 자료는 심상정 의원이 요구하자 2006년 10월에야 내 놓았다. 국민의 세금으로 만든 결과를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원 조차도 그 일부만 겨우 받아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나마 KIEP가 2006년도 3월에 발표한 ‘뻥튀기’보고서는 아직도 그 결과를 완전히 복제하지 못하였다. 이유는 동일하다. 국정감사의 요구도 거부했고 보고서를 만들 때 입력한 구체적인 수치조차 밝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수법은 동일했다. 뻥튀기, 아니면 사기라는 것이 그 결론이다.

    국민의 돈으로 만들어낸 기초 자료는 공공재이다. 누구나 사용할 수 있어야 세금이 가장 효율적으로 사용된 것이다. 국책연구원이 무슨 재벌 연구소인가?(아마 재벌 연구소는 기관의 신뢰에 금이 갈 정도가 되면 기꺼이 소스 코드를 내 놓았을 것이다)

    한미 FTA의 영향력을 추정해 보는 일에 모든 학자가 참여한다면 훨씬 공정하고 객관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걸 얼토당토하지 않게 저작권을 붙여 왜 원천봉쇄하는가?

    ‘뻥튀기’의 근거

    국책연구원 한미FTA 경제적 효과 분석에서 근간으로 하고 있는 KIEP의 연구결과가 ‘뻥튀기’라고 보는 이유는 특히 세 가지이다. 첫째로 무역개방이 생산성 증대를 통해 경제성장을 촉진한다는 KIEP와 정부 주장이 문제이다. 이론적 근거가 불확실하고 이를 입증할 만한 실증적 증거도 확실치 않다.

    둘째는 한미FTA의 경제적 효과를 추계하는 CGE모형 자체의 문제이다. 경제학자라면 누구나 인정하는 여러 가지 문제를 갖고 있기 때문에 이 CGE결과를 국가의 중대 정책 판단에 사용할 때는 신중을 기해야 한다. 그런데도 정부는 CGE가 유일한 접근방식인 것처럼 과대포장하여 일방적으로 선전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KIEP가 사용하고 있는 외생적 생산성 모형의 이론적 결함과 접근방법의 오류이다. 특히 마지막의 이유가 ‘뻥튀기’ 논쟁의 핵심이다.

    KIEP의 FTA팀장인 이홍식 박사는 ‘국정브리핑’에서 올린 “그들의 주장은 왜 메아리가 없을까? 한미FTA 경제효과분석에 대한 황당한 비판들”이란 글에서 1년 이상 지속되어 온 민주노동당의 한미FTA 경제적 영향평가를 폄하하면서 여전히 뻥튀기 방법을 비호하고 과대포장의 논리에 집착하고 있다.

    이 팀장은 정부의 권위에 편승하여 CGE모형이 발전하여 ‘… 2세대 모형(불완전경쟁 모형)을 거쳐 현재 제3세대 모형 즉, 자본축적모형(흔히 동태모형이라고도 함)에 이르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마치 KIEP가 사용하고 있는 자본축적모형이 현대적 기법임을 강변하고 있다.

       
     

    GTAP의 역사조차 이해하지 못하는 KIEP 

    하지만 이 주장은 GTAP 발전을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하였거나 아니면 또 한번 ‘뻥튀기’수법을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GTAP 모형은 정태적 일반균형모형일 뿐, KIEP가 강변하는 것처럼 동태적 일반균형모델이라고 부를 수는 없다. 

    또한 10년 전에 이미 만들어진 GTAP 초기 모형을 ‘제3세대 모형’, ‘최신 모형’이라고 오해하는 것은 아마도 국내에서 이 모형이 2002년에 처음 도입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이 모형을 국내에 소개한 KIEP 출신 모교수에게 물어보면 알 일이다. 실제로 이 모형을 최신 동태모형이라고 믿는 것이 아니라면 KIEP는 왜 터무니없는 강변을 하고 있는 것일까? 프리드만의 말대로 모든 사람을 영원히 속일 수는 없는데도 말이다.

    문제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이미 제4세대, 5세대 GTAP모형이 개발되었는데도 KIEP는 10년전 모델을 ‘최신 모형’이라고 강변하고 있다. 이런 건 또 무슨 종류의 ‘개그’인가? 

       
     
     

    더욱 심각한 실증적 문제들 – 의도적 뻥튀기

    KIEP의 생산성 모형이 ‘뻥튀기’라고 주장하는 결정정인 이유는 KIEP 모형이 이론적 결함 갖고 있을 뿐만 아니라 다음 세 가지 점에서 실증적인 문제점도 안고 있기때문이다.

    첫째는 국책연구소들이 발표한 한미FTA의 거시경제적 효과를 보면 한미FTA 체결로 인해 GDP만 상승하는 것이 아니라 후생수준도 급증하게 된다. 자본축적모형에서는 사회후생수준이 약4조원 증가하고 생산성까지 감안하면 약21조원 정도 사회후생 수준이 폭등한다(GDP 대비 0.56%에서 약2.9%로 증가). 정말 생산성 증대는 요술방망이이다.

    두 번째 문제는 나라 별로 비대칭적인 가정을 했다는 점이다. (이유는 작년 KIEP의 연구보고서를 복제하는 과정에서 발견했다.) 왜 개방으로 인한 생산성 증가는 한국에서만 나타나고 미국에서는 나타나지 않는 것일까?

    필자가 KIEF 방식대로 미국의 서비스산업의 생산성 증가를 고려하였을 때 미국의 GDP 증가가 0%수준에서 5~6%로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기꺼해야 1-2%인 점을 감안한다면 아마도 미국인들은 깜짝 놀라 자빠질 것이다.

    이 결과가 사실이라면 노무현 대통령의 ‘말씀’대로 한미FTA는 한국 보다 미국이 적극적이었다는 강변이 이해될 법도 하다. 이 사실을 알려 주었으면 미국이 그렇게 마지막 한 방울까지 빼먹자고 모든 분야에서 압력을 가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필자에게는 결정적인 뻥튀기, 또는 대국민 사기로 보인다.

    세 번째, 뻥튀기의 근거 역시 2006년 KIEP의 연구보고서를 복제하는 과정에서 발견했다. GTAP에서는 생산요소의 분류방식과 이동성 크기에 따라 경제적 효과의 크기가 달라지는데 KIEP보고서는 자세한 설명도 없이 GTAP이 제시한 표준값과는 다른 수치를 집어넣었다.

    특히 GTAP과 달리 토지와 자연자원을 통합하여 부존자원으로 전환하고 이동성 크기의 수치를 두 생산요소와 전혀 다른 값을 주입하였다. 사람들이 추정 결과를 신뢰하게 하려면 하필이면 왜 그 수치를 넣었는지 밝혀야 하는데 KIEP는 입을 굳게 다물고 있다. 이것도 ‘저작권’ 때문일까? 또한 이는 자의적인 가정을 해서 GTAP의 결과를 ‘마사지’ 혹은 ‘조작’할 수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저작권’이 거짓말의 은폐물이 될 수 없다

    정부는 한미FTA 경제적 효과 분석에서 이미 객관성을 상실하였다. 과거의 권위주의적 방식과 일방적인 선전으로 사실을 호도하고 있다. ‘한미 FTA는 좋은 것’이라는 선험적 가정을 하고 나면, 나아가서 대통령이 나서서 ‘역사적 사명’으로까지 미화하면 정부가 한미FTA의 경제적 효과를 객관적으로 평가할 동기는 사라지게 된다.

    단지 효과를 과장해서 국회의 비준, 국민의 동의에 필요한 정당화만 필요하다. 따라서 독립성이 보장되지 않은 국책연구원의 연구결과를 믿으라는 건 국민을 바보 취급하는 것이다. 개그는 즐거울 뿐 객관이 아니다. 작년 KIEP의 한미FTA에 대한 연구보고서에서 동원되었던 ‘뻥튀기’ 수법은 이미 여러 번 지적했다. 그러나 그들은 ‘메아리가 없다’고 정당한 비판을 오히려 비웃고 있다. 기가 막힐 노릇이다.

    국책연구원의 경제효과 분석이 ‘뻥튀기’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비현실적 가상의 CGE세계에서 추계된 결과를 한국 역사상 최대의 사건이 될 수도 있는 한미 FTA의 추진과 효과의 결정적 근거로 삼는다는 것은 무모하다. 아니 무식해서 그렇다고 믿어야 할까?

    CGE 모델은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지만 FTA 등 거대한 정책이 어떤 효과를 낳을지 짐작하는 데 유용하다. 나라 별로 상대적인 크기나 방향이 달라질 것이기 때문에 비교의 의미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유독 미국에 대해서만 다른 가정을 해서 결과를 과장하니 ‘뻥튀기’라는 말이 나오는 것이다.

    더구나 그걸 ‘장밋빛 미래’의 증거로 사용하는 건(우리의 언론이 받아서 대서특필한 것들이 모두 위에서 본 한심한 수치들에 근거한 것이다) 분명 대국민 사기극이다.

    마지막 의문을 제기한다. 또 한번의 졸속 협상인 EU와의 FTA도 CGE 분석을 했다. 그런데 왜 이번에는 도깨비 방망이인 ‘1% 생산성 증대’를 들고 나오지 않았을까? 미국과 마찬가지로 서비스 강국이고 우리의 핵심 부품을 대체해서 우리의 생산성을 증가시킬 것이라고 주장할 수 있는 데도 말이다.

    이런 태도야말로 ‘이데올로기적’인 것이 아닐까? 우리의 학문적 양심에, 청와대가 비아냥 거린대로 또 다시 ‘메아리가 없다’면 우리의 미래는 지극히 암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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