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희는 부부가 모두 비정규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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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년 05월 24일 05:50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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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박문수씨

    저는 민주노총 공공서비스노조 애니메이션 지부장 유재운이라고 합니다. <레디앙>에 실린 박문수씨 인터뷰기사가 잘 읽었습니다. 많은 사람이 관심을 보여줬고, 반응도 뜨거웠던 것 같습니다.

    저는 이른바 특수고용노동자입니다. 국세청에서 개인사업자로 분류되어 일하는 사람이지요. 제 아내는 현대해상 파견노동자입니다. 한 달에 약120만 원 정도를 월급으로 받습니다. 그러나 이 120만원이 아내의 월급 전부가 아닙니다. 파견회사에서 30%정도를 떼고 주는 것이지요.

    저는 특수고용노동자, 아내는 파견 노동자입니다

       
      ▲ 유재운 애니메이션 노조위원장
     

    이른바 중간착취입니다. 무척 억울한 일입니다. 자신의 노동으로 일을 했는데 소개비조로 30%나 착취를 당하는 것입니다. 더 많이 착취당하는 업종도 있습니다.

    저희 집은 둘 다 비정규직 노동자입니다. 그래서 비정규직의 고통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고 초등학교 6학년짜리 우리 아이도 정규직과 비정규직 개념을 알고 있지요. 이 놈 장래희망이 민주노총 활동가입니다.

    저는 1999년 7월에 전국애니메이션 노동조합을 건설해서 현재 햇수로 9년째 노조 대표를 하고 있습니다. 현장의 비민주성과 폭력적 노동착취를 그대로 볼 수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저나 제 가족의 미래를 생각해보니 노조를 만들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비정규직 노동운동이 워낙 힘들다 보니까 도무지 ‘다음 타자’로 하려는 사람이 없어서 9년째 이 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박문수씨의 고민인 교육과 주택, 그리고 고용안정, 임금인상, 정규직 전환, 모두가 중요한 사안입니다. 그런데 제 경험에 비춰볼 때 어는 것 하나 그것을 원하는 사람들이 싸움을 하지 않으면 결코 얻을 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원하는 것 싸우지 않으면 얻을 수가 없더군요

    박문수씨와 현장 동료들이 요즘 고민을 하게 만들고 있는 비정규법 시행을 막으려고 저를 비롯한 비정규직 대표들이 2004년 9월에 열린 우리당 당시 당의장이었던 이부영 당의장실을 점거하고 일주일간 단식투쟁을 벌인 적이 있었습니다.

    이후 겨울 정기국회 때마다 국회 앞에 천막농성과 단식농성을 하면서 정말로 열심히 투쟁했지만, 아직 우리의 힘이 미약한 탓인지 작년 11월30일 그 ‘악랄한’ 노동법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를 통과하게 됐습니다.

    이제 올 7월1일부터 시행령이 개시됩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지만 어쩌겠습니까? 이제는 악법폐기 투쟁으로 다시 싸우는 수밖에요. 박문수 씨도 TV나 신문 등을 통해서 투쟁하는 노동자들 소식을 접하실 것입니다.

    그럴 때 마다 무슨 생각을 하십니까? 바빠서 신경쓸 겨를이 없을 것 같군요. 아마 고개를 돌리고 외면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일반 서민들이 대개가 그럴 것입니다. 하지만 자신의 미래와 희망을 위해서 싸우는 노동자들이 있기 때문에 현실은 조금씩이나마 바뀌어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평생 노동운동에 뼈를 묻고 살아온 사람들이 국회에 들어가서 싸우고 있습니다. 민주노동당 의원들이지요. 저는 노동자들이 이런 당을 지지해줬으면 좋겠습니다.

    민주노동당에 ‘살짝’ 관심을 한번 가져보시지 않겠습니까

    상대적으로 힘이 약하고,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정당이기 때문에 더욱 더 우리 노동자들의 지지가 필요한 정당입니다.

    저는 이번 대선도 걱정이 태산입니다. 또 어떤 거짓 공약이 난무할까? 그리고 그 거짓 공약을 믿고 얼마나 많은 노동자들이 동요할까? 벌써부터 이명박과 박근혜는 대통령이 다 된 것처럼 행동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대선에 민주노동당 경선에 입후보한 세 사람의 면면을 본다면 저는 왠지 든든합니다. 아직 못 보셨다면 민주노동당 홈페이지에 가서 한번 보시기 바랍니다.

    박문수님은 서민들이 잘 살고 일자리 많이 만들 거라는 생각에 이명박 씨를 지지한다고 하셨습니다. 다른 분의 정치적 판단과 선택에 대해 뭐라 드릴 말씀은 없습니다만, 비정규직 문제 해결에 가장 적극적이고 구체적인 대안을 가지고 있는 민주노동당과 그 후보들에게 관심을 ‘살짝’ 가져보시는 게 어떻겠습니까.

    항상 건강하시고 두 아이들도 건강하고 씩씩하게 잘 크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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