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보대연합' 유령인가 당면 과제인가
        2007년 05월 17일 11:56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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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보대연합은 유령인가, 실체가 있는 목표인가.

    민주노동당 대선 후보들을 비롯해 당 안팎의 많은 사람들이 진보대연합을 얘기하고 있지만, 그 실체에 대해서는 "도대체 그림이 안 잡힌다"는 반응부터 "백인 백색"이라는 분석까지 참으로 다양하다. ‘노동자의 힘’부터 ‘미래구상’까지라는 구호가 있긴 하지만 가능성과 경로에 관해서도 구체적 방안이 논의되지 못하고 있다.

    아래로부터의 진보대연합이 얘기되는가 하면, 상층 연대를 통한 진보연합을 강조하는 의견도 있다. 그런가 하면 구체적 로드맵을 그려서 실행에 옮겨야 한다는 주장과 함께, 실행은 사실상 어렵지만 정치적 또는 당위적 구호로서 외친다고 손해 볼 일은 없는 것 아니냐는 소극적 생각도 있다.   

    당 안팎 ‘선수’들 모여 한판 토론

    진보대연합이 유령인지 실체인지, 후자라면 그 생김새는 무엇이고, 어떻게 만들어갈 것인가에 대해서 민주노동당이 17일 오후 7시 문래동 당사에서 당내 주요 정파와 대중 조직의 ‘선수’들이 모아놓고 한판 공개 토론을 벌인다.

    진보대연합에 대한 다양한 입장을 가진 당 안팎의 인사들이 토론자로 참석한 이날 논의에서 과연 진보대연합에 대한 구체적인 그림이 그려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특히 ‘진보대연합’에 대한 속생각 차이가 많을 것으로 보이는 토론자들이 참석해 열띤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 토론사회를 맡은 김성진 민주노동당 최고위원은 “지난 중앙위원회에서 ‘진보진영 단일후보 실현과 진보세력 단결에 노력한다’고 결정한 바가 있고 이는 현재 ‘진보대연합’이란 표현으로 논의되고 있다”며 “(이날) 토론회는 진보대연합에 대한 다양한 견해를 공개적으로 선보이는 자리”라고 토론회의 배경과 취지를 밝혔다.

    민주노동당은 “(이날) 토론회에서는 진보대연합의 필요성과 그 기준, 구체적인 추진 방안이 논의될 예정이며 토론회 이후에 의견수렴을 거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성진 최고위원은 “토론회와 함께 이후 간담회를 통해서 진보대연합의 내용을 최대한 합의해서 중앙위에 안건으로 올릴 계획”이며 그 시점은 “논의의 진척에 따라서 이번 중앙위가 될지 다음 중앙위가 될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 지난 2월 21일 민주노동당 집권전략위원회 주최로 프레스 센터에서 ‘민주진보진영 2007년 대선전략 토론회’가 열린바 있다 ⓒ 진보정치 이치열 기자  
     

    이날 토론자로 참석하는 정종권 민주노동당 서울시당위원장은 “대선을 앞둔 시기 진보진영에 우호적인 대중들의 결집과 조직이 필요하며, 민주노동당이 지금 이대로의 위상에 안주하고 있다는 수동적 이미지를 불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상 불분명 성사 가능성 낮아

    정 위원장은 또 “비정규투쟁, 반FTA투쟁 등 반신자유주의 대중투쟁에서 공동전선을 형성하고 싸웠던 경험을 기반으로 대선에서도 진보진영의 정치적 공동전선을 구축해야 하며 민주노동당의 후보를 선출한 후 단일후보의 조직화 과정을 통해 대선 대응체제를 정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영희 민주노총 정치위원장은 “민주노총도 진보대연합에는 반대하지 않는다. 다만, 진보대연합의 대상이 불분명해 성사될 가능성이 낮다"고 주장했다.  

    이 위원장은 또 “설사 진보대연합이 성사된다 하더라도 대선 후보가 민주노동당원이 아닐 수 있고 후보를 선출하는 데에 대중이 참여할 수 있도록 페이퍼 진보신당(서류 정당)을 만들어야 한다. 당이 이를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 이렇게 되면 결국 대선 후에 민주노동당을 발전적으로 해체하고 재창당을 해야 하는데 민주노총은 재창당까지 포함한 진보대연합에는 반대한다”고 밝혔다. 

    김인식 민주노동당 중구위원장은 “2002년 대선에 비해 지금은 보수 세력은 불안하고 민주노동당과 진보세력은 더욱 강력해졌다. 지금 같은 상황에서 보수 세력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서는 민주노동당 독자적인 정치세력화가 아닌 진보선거연합을 실현하는 것이 시대적 과제”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또 “민주노동당 중심의 진보선거연합은 선거연합의 결과가 그렇게 되도록 노력해야 할 문제이지 전제가 되어서는 안 되며, 진보선거연합의 세부적인 형식 문제는 협력해서 의논할 문제”라고 밝혔다.

    민주노동당 선출 후보 포함 민중참여선거연합해야

    정성희 민주노동당 안양시위원장은 “이번 대선 승리의 조건은 한미 FTA 저지 범국민운동의 활성화이며 한미 FTA 폐기 투쟁을 통해서 보수를 중도로, 중도를 진보로 더 많이 당김으로써 정치지형을 좌경화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대선에서 민중의 자주적 참여를 높여가야 한다”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당이 개방형경선제와 민중참여경선제가 받아들이지 않는 점은 안타깝게 생각하지만 민중이 참여할 수 있는 새로운 방안을 찾아야 하며 민주노동당은 당원 직선으로 후보를 뽑고 당 밖의 좌우 진보후보와 함께 선거연합을 하는 민중참여선거연합을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박민웅 전농 정치위윈장은 “진보대연합의 필요성은 지난 민주노동당의 중앙위원회 결과가 보여준다. 진보진영이 함께 새로운 진보의제로 국민들을 설득해서 집권을 해야 한다. 2007년 시대적 과제는 민중들의 어려운 삶을 극복하기 위한 투쟁을 함께하는 세력을 포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진보대연합의 여러 실현방법은 제각각 장단점이 있는데 중요한 점은 진보대연합 실천 과정에서 진보진영의 대선의제가 강화되고 민주노동당과 진보진영이 성장하는 것이다. 그 구체적인 실현 방법의 선택은 협력해서 합의하면 된다"고 얘기했다. 

    이정옥 전여농 정치위원장은 “전여농은 민주노동당을 배타적으로 지지하는 입장에서 내부적으로 대선 논의가 진행 중이며 이제까지의 논의는 당과 함께 진보대연합을 준비해서 대선을 치르겠다 것”이라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또 “지금 한나라당에 대한 지지로 쏠리는 상황이다. 열우당을 지지했던 개혁적인 성향의 사람들이 민주노동당으로 와야 하는데도 민주노동당이 대안으로 느껴지지 않는 상황이다. 진보대연합 기준을 좀 더 폭넓게 포괄할 필요가  있으며 한미 FTA가 핵심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시점 외연확대 연연하지 말아야" 

    다수의 토론자들이 진보대연합에 동의하는 가운데 윤영상 민주노동당 전 정책위 부의장은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윤영상 전 부의장은 “민주노동당의 위기는 당의 외연이 확대되지 않아서 온 것이 아니다. 지금 선거연합과 외연확대에 지나치게 치우쳐서는 안 된다”며 다른 토론자들과는 당에 대한 진단과 정세 인식에 대해서 차이를 보였다. 

    윤 전 부의장은 “선거연합의 상대가 불분명한 상태이기 때문에 구체적 이해득실을 따지지 못하고 추상적인 논의만 진행되고 있다. 구체적으로 선거연합의 상대가 나타나면 수용할 수 있으나 아직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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