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줌마들이 너무 전투적이라고 해요"
        2007년 05월 16일 05:07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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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의 인식과 구조를 과감하게 흔들겠다", “반드시 이겨서 민주노동당의 승리를 만들겠다.”

    민주노동당 심상정 대선예비후보가 15일 고양시위원회(위원장 박성한)를 찾아 이 지역 당원들 앞에서 대선 승리를 약속했다.

    심상정 후보는 당내 경선 승리를 위해 색다른 행보를 하고 있다. 당원들을 직접 찾아가 자신의 정책과 비전을 제시하고 의견을 듣는 자리를 마련하고 있다. ‘강한당 토론회’라 불리는 ‘심상정, 지역의 소리를 듣는다, 강한 민주노동당을 위한 원탁토론회’가 바로 그것이다. 벌써 10여 차례나 치를 만큼 부지런히 다니고 있다.

       
    ▲ 고양시위원회에서 열린 ‘강한당 토론회’에서 발언하는 심상정 후보
     
     

    이날 고양시 토론회에서 지역 당원들은 여성 문제 해법, 대통령 후보로서의 비전을 요구했다. 한편으로는 심 후보가 제안해 당내에서 불거진 비정규직 당권 특례 논란과 전략을 제시 못하는 당의 현실에 대한 의견이 오고갔다.

    민주노동당 지지자라고 밝힌 지역 주민이 참석해, 당과 후보가 과격한 이미지가 아닌 일반적 정서에 다가갈 수 있는 이미지로 변신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심상정 후보는 이날 저녁 고양시위원회 사무실에서 ‘강한당 토론회’에서는 처음으로 ‘진짜 원탁’ 앞에 앉아 25명의 지역 당원들과 토론을 벌였다. 원탁이 작아 홀로 앉아 아쉽긴 하였으나.

    심 후보가 30분간의 모두 발언을 마치자 ‘준비된 질문’부터 쏟아졌다.

    “여성을 위한 정책이 뭐냐?”

    김양희 고양시위원회 여성위원장은 “4월에 여성위원회에서 한부모 가정에 대한 교육이 있어 자료를 찾아보았는데 당 사이트에도 심상정 카페에도 이와 관련한 자료가 없었다. 당에는 보육 문제 이외에는 대안이 없어 보인다”며 심상정 후보의 ‘아픈 곳’을 찔렀다.

    심 후보는 “여성 후보인데 여성의 마음을 이끌 준비가 안 되어 있다”며 “죄송스럽고 부담스럽게 생각하고 있다”는 말로 답변을 시작했다.

    심 후보는 “민주노동당의 여성주의가 어디까지 왔는가 하는 주제와 여성고용할당제, 육아휴직 부부 매칭 제도와 같이 여성 노동권을 주제로 하는 토론회를 6월에 열겠다”고 밝혔다. 두 번의 토론회를 열어 “민주노동당이 여성의 정당으로 여성주의를 강화하고 여성 대중을 획득하기 위한 전략을 모색”하고 “위기를 맞고 있는 여성노동권이 대선에서 제기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여성 문제 해법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재정 원당분회장은 “대선 후보라면 과제가 아닌 대통령이 되면 5년 후 어떤 나라를 만들겠다는 비전이 있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심 후보는 이에 대해 “서민경제론, 사회공공성 강화, 사회권력 강화 등 세 가지 비전을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직 한 마디의 표현으로 집약하지는 못했지만 각각에 대해 각론을 먼저 발표하고 총론적으로 메시지를 집약할까 한다”며 기대해도 좋다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고양시 당원들은 당내 문제에 대한 관심도 보였다.

    ‘강한당 토론회’ 때마다 등장한다는 지적이 고양시위원회에서도 되풀이 되었다. 한 당원은 “심 후보가 제안한 비정규직 특례에 대해서 비판적이다. 손가락을 보고 뭐라 한다고 했는데 진짜 달을 가리키고 있었는지 의문”이라며 심 후보가 제안한 비정규직 당권 특례에 대한 해명을 요구했다.

    심 후보는 “비정규직 특례는 개방형 경선제와는 다른 문제이다. 진성당원이냐 아니냐와 진성당원 특례를 주느냐는 다른 문제”였는데 “오해를 받았다”고 해명했다. “지난 총선 전에 농민당원에게도 특례를 준 사례가 있다”고 밝혔다. 다만, “당권 부여 기간이 3개월이냐 1개월이냐를 가볍게 생각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받아들일 수 있다”면서 당권 특례와 개방형 경선제의 차이를 분명히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심 후보는 “민주노동당의 비정규직 조직 전략이 중요하다”면서 “당장 비정규직을 어떻게 하느냐가 아니라 비정규직 문제가 우리 사회의 문제이고 국민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게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서 최근 법원이 원청 사용자성 인정 판결을 낸 사례를 들면서 “이 판결을 제도화하는 법안을 발의하고 그 과정에서 수십만 명의 서명을 받는 등 대대적인 운동을 조직하는 방안”을 사업의 한 예로 제시했다. 심 후보는 “다양한 대중운동을 정치적으로나 조직적으로나 비정규직 정당을 만들어야 한다”고 피력했다.

       
    ▲ 고양시위원회 ‘강한당 토론회’
     
     

    당내 경선에서 후보들만 보이고 당이 보이지 않는다는 당원들의 지적은 이 자리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심상정 후보가 모두 발언에서 “민주노동당의 대선 전략에 당이 비어 있다는 게 문제”라고 지적한 데에, 이재정 원당분회장은 “중앙당이 대선방침을 못 만들고 있으면 후보들이 당 지침이 어떠해야 한다고 주장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질문했다.

    심 의원은 “의원들은 왜 입 다물고 있냐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조직이 잘 안돌아간다고 해서 개인이 돌파하는 것은 아니다. 의원이 돈키호테처럼 돌파한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의원단이 상당히 비중 있는 지위를 갖는 건 사실이지만 당 내에서는 권한과 책임이 없다”며 “당의 질서 안에서 새롭게 질서를 바꾸는 것은 힘들다”는 점을 이해해 달라고 부탁했다.

    하지만 심 후보는 결코 가만히 지켜만 보지 않다는 점도 밝혔다. “이를테면 당이 중심이 되어 FTA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가를 공개적이지는 않지만 당 대표에게 제안하고 있다”면서 “추진하고 있는데 속도가 느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심 후보는 무엇보다 “당의 구조와 관행을 바꾸는 것도 당원들과 함께 하는 것이고 지지자를 얻어야 가능하며 나는 그 과정에 있다”며 당이 처한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리고 “당의 인식과 구조를 과감하게 흔드는 게 유일한 선거전략”이라고 덧붙였다.

    고양시에 심상정 후보가 찾아온다는 소식을 듣고 참석한 지역주민 신혜진 씨는 “주변의 아줌마들이 심상정 의원 하면 전투적이라 한다. 당도 그렇지만 과격한 이미지를 벗고 일반적 정서에 다가갈 수 있는 이미지로 변신할 것”을 주문했다.

    심 후보는 “‘너무 날이 섰다’, ‘말투도 어~ 이런 거 그만해라’, ‘턱은 깎아 낼 수 없냐’는 말을 듣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민주노동당의 후보들은 민주노동당의 이미지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민주노동당의 이미지는 미래지향적이고 밝은 이미지와는 정반대이며 운동권 테크노크라트에 갇힌 정당이라는 말을 듣는다. 개인이 이미지 메이크업으로는 안 된다고 본다. 당의 변화에 대한 신념을 가지고 당을 변화시켜야 한다”고 답했다.

    심상정 후보와 마주 앉은 고양시 당원들은 두 시간에 걸친 토론회 내내 진지한 시선으로 심상정 후보를 관찰했다. 토론회 진행을 맡은 박성이 사무국장의 말대로 “토론회 방식은 당원들이 후보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하지만 참석한 당원들 모두가 만족스럽기만 한 토론는 아니었다. 이재정 원당분회장은 이날 토론회에 대한 소감을 묻자 “심 후보는 말이 설명조인 데다가 너무 많다”며 “정치인은 전문성보다는 상식으로 다가가는 게 필요하지 않겠냐”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또한 비정규직 특례 문제를 제기했던 당원은 만족스러운 답변이었냐는 질문에 “나름대로”라고 짧은 한 마디로 답해 명쾌한 답변은 아니었다는 뜻을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그렇지만 ‘강한당 토론회’에 대한 좋은 반응도 만만치 않았다. 차윤석 당원은 “심 후보는 많을 걸 준비하는 듯하다. 비정규직 문제에 관심이 많은데 좋은 내용이 나올 것 같다”며 심 후보에 대한 기대를 드러냈다.

    비당원으로 유일한 참석자였던 신씨도 “당 내부 갈등 얘기를 공개된 자리에서 질문하고 답변하는 진솔한 면을 느꼈다. 민주노동당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이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면서 심상정 후보에 대한 호감과 민주노동당에 대한 기대를 표현했다.

    심 후보도 토론회 모두 발언에서 “강연보다는 당원 열 명이든 스무 명이든 토론회를 했으면 했다. 강연을 하면 형식적인 두어 번의 질의로 끝나버린다. 당이 어렵다고 하고, 당원들이 문제의식도 갖고 있는데 일선의 문제의식을 제대로 듣기 위해 보좌진들에게 지역위원회의 토론회를 잡아 달라 주문했다”고 밝힌 것처럼 ‘강한당 토론회’는 당원들과의 직접 대면으로 강한 인상을 남기고자 하는 전략이 엿보인다.

    심상정 후보는 “다수 서민들이 자신들의 고통을 해결해줄 진정한 정치세력을 갈구하고 있다. 다만, 민주노동당이 작고 준비가 덜 되어 있는 것으로 국민에게 보이고 있다”며 “시대의 부름에 민주노동당이 소임을 다 못하면 역사가 다시 민주노동당에게 기회를 주겠느냐”고 이번 대선과 총선에서 민주노동당의 역할을 강조하는 발언으로 시작해 대선-총선 필승 5대 전략을 발표했다.

    심 후보의 5대 전략은 △한미 FTA전선을 확고히 하고, △한나라당 대 민주노동당의 대결, 즉 신자유주의 세력 대 반 신자유주의 세력의 대결이 되어야 하고, △비정규직을 조직해야 하는 타겟으로 분명히 해야 하고, △여성의 정당이 되어야 한고, △한미 FTA 전선이 아래로부터 진보진영의 총단결로 이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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