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동당은 왠지 불쌍하다
    2007년 05월 15일 05:09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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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산층을 지향하며 좀 더 잘 사는 방법을 늘 고민하는 대한민국의 평범한 아줌마. 20세, 21세의 두 아들을 둔  김혜원씨(46)는 서울 토박이다. 

김씨는 강동구 고덕동에 있는 친정 부모님의 자택에서 함께 살고 있으며, 맞벌이를 하는 막내 동생 부부를 대신해 6살짜리 조카를 키우고 있다.

‘밴드’ 활동을 했던 두 아들덕에 학교를 문지방이 닳도록 드나드느라 김씨는 학교 교육에 대해 할 말이 많았다. 또 치매를 앓고 있는 친정 아버지를 돌보느라 노인 복지 및 난치 희귀병 지원 제도 등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은 김씨이지만 마땅한 지원 제도를 찾지 못해 고민이다.

부모 부양 마지막 세대, 자식 버림받는 첫 세대

김씨는 자신을 “부모님을 부양하는 마지막 세대이자 자식에게 버림받는 첫 세대"라며, 자신의 시급한 현안으로 ‘노후 보장’ 문제를 꼽았다. 이어 그는 민주노동당이 40대 주부들에게 가장 손쉽게 어필 할 수 있는 방법에 관해 "’우리의 노후를 책임져주겠다'(웃음)는 것"이라고 귀띔하기도 했다.

또 그는 ‘아줌마 소외론’을 피력하며, 같은 아줌마로서 "(우리가 못했던 사회생활을 하는)심상정 의원에게 카타르시스와 대리만족을 느낀다"고 말했다.  김씨는 민주노동당에 대해 "난 우리 아들에게 좋은 기업에 취업해 안정적으로 살라고 말하는 그런 엄마인데, 민주노동당의 엄마라면 내 두 아들에게 노동운동이나 사회운동을 열심히 하라고 해야 될 것 같다"면서 "난 그렇게 할 자신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들이 정치에 한 두 번 속은 것도 아니고, 우리가 원하는 건 암을 도려내는 게 아니라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것"이라며 "국민들은 큰 걸 요구하지 않는다"면서 민주노동당의 작지만 구체적인 실천을 주문했다.

   
▲ 대한민국의 평범한 아줌마 김혜원씨.
 

다음은 김씨와 일문일답

– 간단하게 자신을 소개하면.

대한민국의 아주 평범한 주부, 남편과 부모님을 돌보고 자녀들 키우는 게 일상인 아줌마다. 일하는 막내 동생부부를 대신해 6살짜리 조카를 키우고 있다. 또 짬짬이 노인복지, 교육, 여성 등 관심 있는 사회 분야에대해 글을 쓰는 평범한 아줌마이다.(그는 오마이뉴스의 시민기자다) 

– 직장 생활 경험은 있나.

대학 졸업 후 바로 결혼해 전업 주부로 살았다. 정식으로 직장생활을 한 적은 없고 방송 모니터 및 백화점 모니터 파트타임 아르바이트를 몇 번 한 적이 있다

–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은 어떻게?

언제부터인지 그 이유는 모르겠지만 우리는 <조선일보>를 봤다. 그 후 아이들 모의고사가 무료로 배달돼 <중앙일보>를 구독했다. 지난 번 대통령 선거 무렵, 우리 아이들에게 논술을 가르치면서 사설을 베껴쓰라고 시켰는데 노무현이라는 사람에 대해 조선, 중앙이 똑같은 논조로 비판을 했다.

누구 엄마가 아니라 내 이름으로 살고 싶은 보통 아줌마

이는 다른 종이 신문을 봐도 마찬가지여서 논술을 가르치는 차원에서 다른 걸 찾아보다가 발견한 것이 <오마이뉴스>였다. 오마이뉴스는 조선과 중앙 등의 종이 신문과 달리 완전히 새로운 시각을 갖고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이런 것도 있구나 싶어 자연스럽게 알게 됐다.

덕분에 나도 아이들을 통해 비판적인 시각을 기르게 되고 한 번 더 생각하면서 살게 됐다. 만약, 아이들이 없었다면 나는 아마 아무 생각 없이 살았을지도 모른다.(웃음)

또 아이들이 크고나니 특별히 존재감을 찾을 일이 없었다. 방송 모니터나 백화점 모니터 같은 단순한 일보다는 자기 자신의 일, 성취감을 주는 일을 하고 싶었다. 오마이뉴스에 기사를 올리고 나서는 누구의 엄마, 아내, 누구의 딸, 아줌마가 아닌 ‘김혜원’이라는 내 이름으로 살 수 있었다.

또 보수적인 가정환경 등으로 인해 대학교 때 학생 운동을 전혀 못했다. 그 당시 사회 문제에 별로 관심을 갖지 못했던 것에 대한 미안함을 가지고 시민기자 활동을 하고 있다.

– 자신의 정치적 성향과 일상적 관심도는?

정치에 관심이 많다. 아줌마들은 사정상 정치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게 집값, 물가, 육아 이러한 모든 것이 정치와 연결돼 있다. 정치는 우리와 먼 어떤 것이 아니다. 정치가 불안하다보니 우리의 생활이, 물가가, 아이들 교육이, 집값이 다 연관돼서 불안한 것이다.

나는 전통적인 보수가정에서, 한나라당 정서 속에서 자랐다. 80년대 학교를 다니면서 조금씩 생각이 바뀌기는 했지만 열린우리당을 지지한지도 얼마 되지 않는다. 내 정치적 성향은 <오마이뉴스> 보다 조금 더 보수적이다. 하지만 <프레시안> 등 각종 인터넷 신문을 통해 다양한 시각을 기르며, 진보를 지향하고 있다.

요즘은 박-이가 대권을 가지고 싸우는 것을 간간이 흘려듣고 있는데, 내 생각에는 이러다 또 열린우리당이 한나라당이 싸우는 덕에 어부지리하지 않을까 싶다.

어떻게 하면 돈을 많이 벌 수 있을까

– 40대 주부들의 일상적 관심사는 무엇인가.

어떻게 하면 돈을 좀 많이 벌 수 있을까.(웃음) 전체는 아니고 그냥 내 개인 얘기를 하면, 나는 중산층을 지향하는 주부로 좀 더 잘 사는 방법을 늘 고민 중인 사람이다. 가장 급한 게 우리는 이제부터 노후를 대비해야 된다. 어떻게 투자를 해야 편안한 노후가 보장될까에 대한 고민이 많다.

또 우리 큰 애가 대학생인데, 제대한 후 좋은 곳에 취업해 자기 밥벌이를 안정적으로 잘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있고. 또 아버지가 치매를 앓고 있어 서울시의 노인 복지 및 희귀 난치병 정책에서 우리가 어떻게 혜택을 받을 수 있나 하는 건데, 우리는 차상위 계층이 아니라 지원을 받을 수 없다.

– 가정주부로서 생활하며 부딪쳤던 사회적 문제는?

굉장히 많다. 일단 나는 치매를 앓는 아버지와 같이 살고 있어 노인 복지 및 희귀 난치병 문제에 대한 지원 문제 등에 관심이 많다. 근데 여기저기 알아보니 저소득층과 차상위 계층을 위한 복지 제도는 있는데, 나 같이 차상위계층과 중산층 사이에 있는 사람을 위한 복지 제도가 어디에도 없다.

노무현 정권에 들어와서는 저소득이나 차상위 계층에 대한 복지 기반은 과거에 비해 많이 잡힌 것 같다. 근데 이제 막 간신히 차상위 계층을 면한 사람들은 지원 받을 곳이 없다. 차상위를 간신히 면해 중산층 사이, 그 중간 계층의 가정에 만약 누군가 치매나 장애등 희귀병이나, 난치병을 앓게 되면 그 가족이 다시 차상위나 극빈층으로 떨어지는 건 순간이다.

복지 제도가 너무 저소득층에게만 맞춰있다보니 일부러 그 혜택을 받기 위해 허위로 차상위계층으로 만드는 경우를 주변에서 수도 없이 많이 봤다. 그런 것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복지가 좀더 폭넓고 섬세했으면 좋겠다.

교육 평준화에 반대한다

– 아이들 교육 문제는 어떻게 해결했나?

나는 교육 평준화에 반대한다. 잘하는 학생부터 못하는 학생까지 수준별 특성화 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근데 이 얘기를 하면 많은 사람들이 이를 잘하는 애들만을 위한 교육으로 잘못 이해하는 것 같다.

우리 아들 둘이 밴드를 하느라 얌전한 모범생이 아니어서 난 학교를 문지방이 닳도록 드나들었다. 또 (그 과정에서) 성적이 우수하지 않거나 정규 교육에 적응하지 못하는 아이들이 학교에서 어떻게 방치되는지 너무나 잘 알게 됐다. 

학교라는 게 잘하는 아이들보다 못하는 아이들을 위해 있어야 하는데, 오히려 못하는 아이들을 더 열외자로 만들며 소외시킨다. 잘 하는 애들은 어떻게든 스스로 잘 하는데, 왜 문제아들을 위한 교육은 시키지 않나? 아이들 학교에 상담실이 없는 것을 아나? 아이 때문에 상담을 받고 싶어 학교에 가면 학년 주임이나 양호 선생님만 있지 청소년 교육 전문가나 상담가가 없다. 오히려 학교 밖에 나가 전문가를 찾아보라고 권유하더라.

난 학교의 학원화가 불만이다. 학교는 공부만하는 곳이 아니다. 한때는 애가 학교에 적응을 못해 고액 과외나 학원을 보내느라 한 달에 사교육비가 200만원이 들었던 적도 있다.

그 당시 애들 둘 사교육비 마련하느라 남편 모르게 정말 고생이 많았다. 입시를 앞 둔 자녀가 있는 40대 엄마들은 항상 딴 주머니가 필요하다. 뭘 해서 딴 주머니를 만들어 우리 애들을 가르칠 수 있을까, 오로지 그 생각만 한다. 사실 남편이 벌어 온 돈 가지고는 못 산다. 그 쪽 엄마들이 투기를 하면서 집값을 많이 올려놓은 건 그게 다 아이들의 뒤를 봐주기 위한 것이다.

엄마가 애들 교육에서 해방되길 바란다

– 앞으로 교육 정책이 어떻게 개선됐으면 하나?

앞으로는 엄마가 좀더 애들 교육 문제에서 자유롭게 되길 바란다. 정규 교육에 적응하지 못하는 애들을 키우며 얼마나 많은 고민을 했는지 모른다. 학교는 공부만 하는 곳이 아니다. 학교에서 친구도 만나고 서로 즐기면서 스트레스도 풀고 제각기 특기 적성 교육을 받아야하는데, 우리는 그렇지 않다.

우리 현실은 대학을 가려면 고등학교 성적이 필요하고 취업을 하려면 대학교 성적이 필요하다. 즉, 대학 진학부터 취업까지 모든 것이 연결 돼 열심히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외국은 취업의 길이 다양해 대졸이 아니어도 전문 기술만 있으면 월급을 어느 정도 받지만 우리 현실은 그렇지 않다.

우리 아들이어서가 아니라 밴드를 할 때는 정말 멋있더라. 근데 나도 그걸로 내 아들이 나가서 돈을 벌면 참 좋겠지만, 엄마인 난 내 아들 머리를 잡아 집으로 끌고 들어와야 한다. 음악이 하고 싶어 가출까지 하는 애들인데, 솔직히 나도 이런 내가 싫었다.

또 대학에 들어갔다고 해도 군대에서 제대하면 바로 취업 입시를 준비해야 한다. 이거는 매일 공부만 하는 거다. 그렇게 공부만 열심히 해서 과연 재미있을까? 엄마로서는 아이들에게 좋은 직장을 잡아 안정적인 샐러리맨을 하라고는 하지만 우리 아이들이 정말 행복할까? 나는 솔직히 회의적이다. 우리랑 또 똑같이 살게 되는 것이다.

난 정말 육아에 관심이 많았다. 결혼해서 아이를 정말 잘 키우는 게 목표였다. 우리 아이들이 자유롭고 창의적이고 뭔가를 만들어 내는 사람으로 키우고 싶었다. 근데, 아이를 키우는 20여 년 간 우리나라 사회 구조가 아무것도 바뀌지 않더라.

주택정책 만드는 사람들은 부자들

– 집값이나 부동산 정책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IMF 이전 서울 상암동에 있던 아파트를 팔고 지금까지 아직도 집을 못 구하고 전세로만 살고 있다. 그 당시 상암동에서 분당으로 이사 갈 때는 집값이 정말 낮았다. 그렇게 집값이 더 떨어지길 기다렸는데, 순식간에 집값이 배로 뛰어 결국 전세로만 살다가 지금은 이렇게 부모님하고 같이 산다.

난 주택에 대한 소유 개념이 강하지 않다. 집값이 많이 오르면 싫지만, 그렇다고 많이 떨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안한다. 어느 정도 적정 가격을 유지해야 다른 경제에 건강한 영향을 미친다고 본다. 

집값이 일본처럼 갑자기 많이 떨어지게 되면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 할 것 같다. 집집마다 대출이 많이 잡혀 있어 금리도 오르는데, 집값이 갑자기 내려가면 1가구 1주택의 건강한 소유자라도 자칫 가계 파산으로 이어 질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일본처럼 집값이 그렇게 쉽게 떨어질거라는 생각은 안 한다. 버블 세븐 지역에 사는 사람들이 집값 정책을 만들고 있는데, 본인의 집값을 본인이 떨어뜨리게 할까? (웃음)  요즘 보니 서울시가 분양가 원가를 공개해 집값을 많이 떨어뜨리고 있는 것 같다. 분양 원가는 공개하는 게 맞는 거 같고 또 서울시가 그런 면에서 잘하고 있는 것 같다. 아줌마도 그 정도는 안다.

– 노후 대비는 어떻게 준비 하고 있나?

노후 대비가 지금 참 시급한 문제이다. 우리 세대는 ‘부모님을 부양하는 마지막 세대이자 자식에게 버림받는 첫 세대’이다. 우리의 노후는 우리가 다 준비해야 하는데, 우리 세대는 자식에게 ‘올인’했다.  예전엔 자식이 노후 보험이었는데, 이젠 그런 시절이 아니어서 막막하다. 그냥 남들 다 들고 있는 적립식 펀드 하나, 보험, 남편이 연금 내는 것 정도이다.

– 평소 본인의 고민을 가장 잘 대변해주는 정당이 있다면?

정당까지는 모르겠고, 노후 복지 및 희귀 난치병 자료를 찾다보면 열린우리당 장향숙 의원의 자료가 인터넷에 많이 떠있어 유심히 보고 있다. 또 실제로 장 의원은 소외된 사람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인 것 같다. 그 외 분양원가 공개는 시민 단체가 열심히 잘 해주고 있는 것 같고, 사안마다 다른 것 같다.

민주노동당은 이론만 좋은 거 같다

– 지금은 없어도, 미래에 어느 정당이 자신의 고민을 가장 잘 대변해 줄 것 같은가?

아무래도 열린우리당인데, 신뢰를 하는 건 아니다. 한나라당이 보수를 지지한다면, 민주노동당은 이름 그대로 노동자를 지지하는 정당 같다. 나는 노동자가 아니어서 들을 때마다 거리감이 느껴진다. 그러다보니 중산층을 지향하는 우리는 열린우리당과 비슷하지 않을까싶다.

– 민주노동당이 자신의 고민을 해결 해 줄 수 없다고 생각하나?

가끔씩 토론하는 걸 보면 이론만 너무 좋다. 근데, 항상 문제는 재원이다. 돈을 마련해야 하는데, 그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 과연 누구 주머니에서 돈을 짜내나? 우리는 세금을 많이 내야 하는 부류다. 물론 세금을 더 많이 내야 하는 소수 고소득 계층도 있지만, 문제는 샐러리맨이다. 유리 지갑에서 너무 많이 빼앗아 간다.

그리고 민주노동당은 노동자가 아닌 경우에 적으로 몰고 가려는 시선이 느껴진다. 화이트칼라와 블루칼라를 구분하고 기름 밥 안 먹는 직장인들은 편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노동자들의 아픈 것을 대변한다기 보다는 무조건 띠부터 두르고 운동을 위한 운동을 하고 있는 것 같다.

또 지나치게 사회주의적인 면도 있는 것 같다. 가진 사람의 주머니에서 돈을 빼내 못 가진 사람과 함께 나누자는 식인 것 같은데, 가진 사람도 잘 살고 못 가진 사람도 더 잘 살 수 있게 파이를 키웠으면 좋겠다. 근데, 작은 파이를 가지고 자꾸 나누자고만 하니 발전적이지 못하다는 느낌이 든다.

그리고 난 우리 아들에게 좋은 기업에 취업해 안정적으로 살라고 말하는 그런 엄마인데, 민주노동당 엄마들이라면 아들에게 노동운동이나 사회운동을 열심히 하라고 해야 될 것 같다. 난 그렇게 할 자신은 없다.

자식에게 노동운동 열심히 하라고 말할 자신 없다

– 자신이 앞으로 민주노동당의 도움을 받게 될 거라는 생각은 해본 적이 있나?

그런 생각 해 본 적 없다. 생활에 큰 변화가 일어나지 않고서는 그럴 것 같지 않다. 설사 그렇다고 해도 내가 노숙자가 되고 내 아들이 청년 실업자가 돼서 민주노동당을 찾아가면 도와줄까? 다만, 다른 당 의원들과 달리 ‘문턱이 좀 낮을 수는 있겠다’라는 정도의 상상이 된다.

그리고 일단은 내가 민주노동당에 도움을 줘야 된다는 생각이 먼저 든다. 왠지 불쌍하다. 워낙 어려운 환경에서 정치를 시작한 분들이다 보니 정당도 작고 궁핍해 보이는 그런 게 있다. 우리는 비디오 세대라 그런지 너무 어려워 보이는 느낌은 보기에 안 좋다.

– 민주노동당이 40대 보통 주부에게 잘 보일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가장 손쉬운 접근법은 ‘우리의 노후를 책임져 주겠다’고 말하는 것이다.(웃음) 양로원만해도 비싼 곳은 굉장히 비싼데, 그렇지 않으면 수준이 너무 떨어진다. 노동자도 다 똑같이 늙는데, 나이 들면 갈 곳이 없다. 양로원 등 노후 복지와 관련해 중산층 사람들도 이용 할 수 있는 질 좋은 다양한 시설들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

또 무조건 평준화 교육을 주장 할 것이 아니라 수준별 특성화 교육에 대해서도 한번 고민해 봤으면 좋겠다. 가끔 ‘서울대를 없애야 한다’는 얘기도 들리는데, 제발 그런 단순한 발상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서울대가 없어도 제2, 제3의 서울대는 또 생기기 마련이다.

민주노동당 단순 논리는 가끔 나를 화나게 만든다

민주노동당의 그런 단순한 논리를 들으면 가끔 막 화가 난다. 왜 그렇게 현실적이지 못한 건가? 그리고 민주노동당 사람들이 서민을 위한다고 하는데, 구체적으로 정책에 어떻게 반영됐는지 또 뭐가 있는지 난 전혀 모르겠다. 돈이 없어 그런가? 홍보도 잘 안 되나 보다. 우선 나같은 일반 보통 사람들이 당장 고민하고 있는 문제가 무언지부터 좀 제대로 알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시급한 현한 문제가 있다. 요즘은 다 맞벌이를 하는데, 직장 내 보육 시설을 마련해주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유토피아를 건설하는 것도 좋은데, 일단 오늘도 살아야 하지 않을까? 십년 후 가능할지도 모르는 막연한 유토피아를 위해 우리가 오늘부터 그것만 준비하면서 살 수는 없다. 근데, 민주노동당을 보면 환갑 잔치를 위해 오늘은 굶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 같다. 오늘도 즐겁고 행복하게 살아야 내일도 살 수 있지 않을까?

물론 민주노동당을 나쁘게 생각하지는 않는다. 열심히 노력하는 것도 알겠는데, 이상하게 피부에 와 닿지가 않는다. 태생이 우리와 다른 것 같다. 내가 노동 현장을 몰라 그런 것도 있겠지만, 자꾸 민주노동당이 노동 현장을 강조 할 때마다 더 멀어지는 것 같다. 우리랑 관계없는 얘기인 것 같고 뭔가 새로운 것이나 미래에 대한 얘기를 하지 않는다.

– 각 당에 대한 자신의 생각은.

한나라당 하면 가진 자들의 세금을 덜 내게 하자는 게 떠올라 ‘가진 자를 위한 정당’이라는 생각이 든다. 또 한나라당을 보면 ‘니네 왜 그렇게 사니?’라고 말하고 싶다(웃음) 자기 쇄신이 필요한 정당인데, 남의 몸에 묻은 겨만 본다. ‘내가 이걸 잘해요’ 라고 말 하는 게 아니라 ‘쟤네가 이걸 못해요’ 이렇게 말하는 정당이다.

열린우리당은 항상 서민을 위한 정당이라고 하는데, 특별히 한 일은 하나도 없다. 노무현 정권이 들어서기 전에 서민이었던 사람들이 이젠 서민도 안 된다. 소수의 잘 사는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삶의 질이 모두 한 단계씩 아래로 떨어져 양극화가 심해졌다. 반면, 저소득 계층을 위한 소소한 복지 정책 및 긴급 구호 지원이나 대북 정책 관련해서는 기반을 잘 잡은 것 같다.

근데 왜 그리 매일 싸우나? 사람들이 너무 개성이 있어 다들 자기만 너무 잘났고 똑똑하다. 근데 조직은 그러면 안 된다. 심지어 대통령까지 끌어내리는 그런 하극상은 솔직히 보기 안 좋다.

민주노동당이 집값을 잡겠다고 공격적으로 나선 부분은 인상에 남는다. 특히, 열린우리당이 정책을 만들 때 민주노동당이 좋은 영향을 주는 것 같다. 열린우리당이 민주노동당의 급진적인 정책을 곁눈질하면서 많이 배우는 것 같다. 민주노동당은 열린우리당과 합쳐져 정책을 같이 공조하는 것 같기도 하고 비슷해 보이기도 한다.

너무 안돼 보여 찍어줬다

근데, 일단 민주노동당을 보면 너무 안됐다. 사실 지역 선거에서는 민주노동당을 찍어주는데 이는 균형의 원리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 어려운 환경에서 해보겠다고 애쓰는 모습이 너무 짠해 동정표를 찍어주기도 한다. 민주노동당은 우리 마음속에 너무 안 들어온다. 정말 안타까운데, 너무 겉돈다.

– 민주노동당 의원 중 아는 사람은?

최순영 의원은 눈물이 많고 사람이 참 좋아 보인다. 인상도 따뜻하고 여성스럽다. 내 친구처럼 친근하다. 권영길 의원은 일단 인상이 가장 좋다. 마음도 따뜻한 것 같고 젠틀하시고. 또 운동한 분 같지도 않다. 목소리 톤에서도 안정감이 느껴진다.

심상정 의원은 똑 떨어지는 사람이다. 남자들에게 할 말 다하고 질 것 같지 않은 당돌함이 참 좋다. 같은 여성으로서 존경 할만한 사람이다. 아줌마도 사회에서 소외 받는다. 애들 가르치려면 한 푼이라도 더 벌어야 하는데, 우리가 갈 곳은 식당밖에 없다. 재교육, 재개발, 재취업 이런 거 정말 절실한데 그 누구도 아줌마의 관심에 대해 말해 주는 데가 없다.

우리도 일해야 되고 또 일하고 싶다. 근데, 누가 아줌마에게 관심을 주나? 바로 그런 면에서 내가 하지 못한 사회생활을 심상정 의원이 당돌하게 남자들과 함께 하는 모습에 아줌마들이 카타르시스를 느끼며 좋아한다. 심 의원이 우리 같은 아줌마를 위해 아줌마들의 얘기를 해준다면 정말 많이 어필 할 거다.

노회찬 의원은 백분 토론 나올 때마다 우리 식구가 모두 모여 (졸려서) 허벅지를 꼬집으며 그 분이 나온다고 해서 다같이 볼 정도로 좋아했다. 우리 아이들은 노 의원을 보며 ‘토론을 제대로 배웠다’고 한다. 근데, 가끔은 너무 지나쳐 말장난식의 말꼬투리를 물고 늘어지는 것 같다. 그리고 그 분이 의도한 것 같지는 않은데, 너무 많이 매스컴에 나와서 그런지 요즘엔 상업적인 이미지가 보인다.

바로 손에 잡히는 얘기를 해달라

– 민주노동당이 대중적이지 않은 당으로 보이는 이유는.

이상에서 깨어나 현실로 들어와야 한다. 재원 마련이 가능해야 하고, 손에 잡히는 얘기를 해야 한다. 공부해서 알 수 있는 이상적인 이론 말고, 현실적으로 지금 바로 손에 잡히는 얘기를 해야 한다. 노후 복지, 여성, 보육 정책 등 작지만 당장 필요하고 실현 가능 한 것들을 성공시켜 한 가지라도 내세우면 우리는 그것을 믿고 따라 갈 거다.

작은 정책들이 하나하나 모여 큰 흐름이 되는 거다. 국민들은 큰 걸 바라는 게 아니다. 자꾸만 통일 얘기 하는데, 누가 지금 몇 년 사이 통일이 된다고 믿나? 차라리 금강산 골프 여행을 만들어 준다면 그건 믿을 수 있을 것 같다.

엄청 큰 얘기는 필요하지도 않고 또 할 필요도 없다. 국민들이 정치에 한두 번 속은 것도 아닌데. 국민들이 원하는 건 암을 도려내는 게 아니라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보여주듯 정치인이나 대통령 한 명이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 결국 일을 완성시키는 건 국민의 요구이다. 근데 국민들은 큰 걸 요구하지 않는다는 걸 알아야 한다.

– 민주노동당의 집권 가능성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

아주 오랜 세월이 흘러야 할 것 같다. 일단 우리는 분단의 상황을 살고 있고 또 그 역사를 기억하는 기성세대들이 여전히 생존한다. 그렇다면 실험적인 새로운 세대들에게 좋은 영향을 미쳐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

요즘은 애들도 민주노동당보다 박근혜 공주를 더 좋아한다

우리 아들이나 또래의 친구들을 보면 오히려 박근혜 공주를 더 좋아한다. 드라마틱하고 별다른 거부감이 없어 오히려 민주노동당보다 더 친근해 한다. 또 학생들이 대학에 갈 때는 자기가 노동자가 되기 위해 대학에 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요즘엔 운동권도 거의 없고. 단지 흥미가 있다면 노회찬 의원의 현학적인 어법이나 위트 이 정도이지 당 자체에 대한 관심은 없다고 본다.

– 왜 노무현 정부에 실망한 사람들이 ‘진보정당’이 아닌, ‘보수정당’을 지지하는가?

진보정당이 대안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또 대선에서 자기 표를 사표로 만들고 싶지 않은 것도 있다. 될 사람한테 주고 싶은 거다. 실험적인 세대 젊은 세대들은 투표를 할 수 있겠지만, 나 같은 중년은 안정 추구형이 돼 실현 가능한 쪽에 투표를 한다.

이번 대선에서는 과거로의 회귀가 느껴진다. 익숙한 것에 대한 향수. 노무현 정권을 통해 ‘새롭다는 것’에 대해 사람들이 매우 실망했다. 새로운 것을 기대하며 투표했던 주변의 30대들도 ‘역시 구관이 명관이다’라고 한다. 새로울 줄 알았는데, 그 나물에 그 밥이었다. 게다가 아마추어리즘이 너무 싫다.

일단은 경제가 너무 급해 더 이상 우리는 아마추어리즘에 대해 애정을 갖고 보아줄 수 있을 만큼 여유가 없다. 적어도 노무현을 뽑을 때보다 못 살려고 뽑는 건 아니지 않는가. 재래시장에 가면 시장 상인분들이 장사가 너무 안 된다고 노무현 대통령 욕을 정말 많이 한다. 근데, 백화점 가면 명품이 없어서 못 판다고 한다.

부자는 어느 시대이든 부자이다. 근데 중간 이하 사람들은 앞이 안 보인다. 점점 더 앞이 깜깜하다. 그래서 사람들이 한나라당을 다시 찾는다. 한나라당은 과거의 틀과 공식을 이미 다 가지고 있다. 적어도 ‘최소한 노무현처럼 실수는 안 하겠구나’라는 생각을 한다.

인물이 곧 정책이다

– 이번 대선에서 투표의 기준은?

인물이다. 인물은 곧 정책이다. 정책말고 내가 어떻게 그 사람에 대해 알 수 있나? 실현가능한 정책을 따져 볼 거다. 일단 둘째가 대학에 가야하니 당장 내후년 대학 입시제도가 어떻게 바뀌는지, 당장 내가 살고 있는 집값은 어떻게 될지, 치매를 둔 아버지와 관련된 노인 복지 문제, 아들이 취업 전이니 청년 취업자들의 인턴 실습 문제 같은 공약을 따져 볼 것이다.

그리고 요즘 보면 끈 떨어진 40대 중반이 참 불쌍하다는 생각이 든다. 전체적으로 임금을 좀 낮추고 일을 더 오래하는 제도가 있었으면 좋겠다. 그 사람들 보면 돈을 달라는 게 아니라 회사에 나가 일을 하고 싶다는 건데. 그런 식의 새로운 취업 정책을 얼마나 실현 가능하게 제시하는지도 따져 볼 것이다.

얼핏 민주노동당이 ‘주택 안정화’라는 이름아래, 주택을 값싸게 많이 공급한다고 했던 것 같은데. 난 싸고 작은 소규모 임대 주택을 양산하는 것에 반대한다. 정책을 좀 세분화해서 30, 40평도 골고루 공급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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