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상임전국위 D-1 폭풍 전야
        2007년 05월 14일 01:44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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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나라당이 내홍으로 인한 파국이 초읽기에 접어들었다. 강재섭 대표가 의원직 사퇴를 걸고 제시한 경선 룰 중재안의 전국상임위 상정을 하루 앞 둔 14일. 한나라당 안팎에선 일촉즉발의 긴장감이 흐른다.

       
     ▲ 지난 9일 오전 강재섭 대표최고위원은 염창동 한나라당사 기자회견실에서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방식에 대한 중재안을 설명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강재섭 대표가 경선중재안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 한나라당 홈페이지)
     

    양대 주자인 박근혜 전 대표와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새로 합의안을 만들어 상임전국위에 올리거나, 자신이 제시한 중재안을 상정하는 방안 중 하나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대표직은 물론, 의원직까지 사퇴하겠다고 ‘최후통첩’을 한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는 모든 업무를 중지 한 채 자택에서 머물고 있으며, 16일 자신의 거취에 대한 입장을 밝힐 계획이다.

    그러나 칩거한 지 나흘만에 다시 공식 행보를 재계한 박근혜 전 대표와 이명박 전 시장은 여전히 접점없이 팽팽한 평행선을 달리며 제각기 당원 간담회를 통한 세 규합에 나서는 등 양 측 간의 ‘정면충돌’을 예고하고 있다.

    박근혜 전 대표는 이날 오후 수원 권선구와 장안구에서 연이어 갖는 당원 간담회를 통해 그간 ‘장고’의 결과를 밝힐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박 전 대표 캠프에서는 입장의 변화없이 중재안의 상임전국위 상정과 이후 파국의 모든 상황 등에 대해 나름의 시나리오를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원칙 고수’의 입장을 유지 할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 13일 "더 이상의 양보는 없다"며 정면 돌파 의지를 밝힌 이명박 전 시장도 이날 오후 전농동의 동대문 운동장에서 비공개로 친 이 성향의 당원들만 모이는 ‘단합대회’를 연다.

    특히 "중재안이 표결 절차에 오르는 순간 파국으로 치닫을 수 있어 사실상 표결에 붙이는 건 어렵지 않겠느냐"는 당 안팎의 관측과 달리 이명박 전 시장은 중재안을 표결에 붙이자는 주장을 고수하며 박근혜측에 공세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 진영내 이재오 최고위원의 최고위원직 사퇴를 만류하는 등 온건파로 분류되는 이상득 국회부의장은 이날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통해 "박근혜 전 대표, 강재섭 대표와 같이하기 힘들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더 이상 물러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이상득 국회 부의장은 "나는 중재안이 나왔을 때 당연히 박 전 대표가 받을 줄 알고 ‘어차피 합의될 테니 빨리 받으라’고 이 전 시장을 설득했다"면서 "또 합의하라고 했다가 이 전 시장이 나중에 ‘형 때문에 신세 망쳤다’고 하면 어떻게 할 것인가. 이번엔 그럴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중재안 상정의 키를 쥐고 있는 친박 성향의 김학원 전국위 의장은 이날 당원에게 보내는 서한을 통해 "중재안을 표결에 붙여 강행 처리한다면 이는 당의 분열과 대립으로 이어질 것이 너무나 뻔한 것으로 급기야는 당이 갈라지는 결과가 될지도 모른다"면서 "두 주자 간 합의 없는 상정 불가"입장을 재차 분명히 했다.

    아울러 유기준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을 통해 "울타리가 무너져 말이 달아나면 나중에 울타리를 다시 고친들 무슨 소용이 있겠냐”면서 “상임전국위원회와 전국위원회에서 (경선 룰에 대한) 표 대결이 벌어지면 당의 분열이 불 보듯 뻔하다”고 말했다.

    또 당내 중도파인 ‘당 중심모임’ 대표 맹형규 의원도 이날 KBS 라디오 <안녕하십니까, 이몽룡입니다>에 출연해 "표결을 하면 극도의 분열 위기에 처할 수 있다. 더구나 표결을 하게 되면 지는 쪽이 수용을 해야 하는데, 그럴 가능성도 지금으로선 없어 보인다"면서 상정 불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강 대표가 자신의 ´정치적 생명´을 내걸고 경선 룰 논의에 종지부를 찍겠다는 입장을 확고히 하고 있어, 상임전국위의의 성사 여부 또한 섣불리 예측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지난 주말 파국을 막기 위해 양 캠프를 오가며 중재 노력을 시도했던 당 중도파들은 오늘도 국회에서 비공개 회동을 갖고 동분서주하고 있으나 뾰족한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게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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