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조법·방송법 대통령 거부권 행사,
    노동계 “민의 저버려” “반헌법적” 비판
    정부 '국회 통과 유감'···야당 '유감, 오만·독주' 비난
        2023년 12월 01일 05:3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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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가 1일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주도로 국회를 통과한 ‘노란봉투법’과 ‘방송3법’과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에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건의하고 대통령이 이를 재가한 가운데, 야당과 노동계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윤석열 대통령은 1일 최근 국회를 통과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과 방송 관련 3법에 대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한덕수 총리가 주재한 임시국무회의를 통해 거부권 행사를 건의하자 이를 재가했다고 대통령실이 전했다. 노조법 개정안과 방송 관련 3법이 지난달 9일 야권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지 22일 만이다.

    지난달 5개월 만에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복귀를 선언했던 한국노총은 이날 오후 예정된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부대표자 회의에 불참하겠다고 밝혔다.

    한국노총은 이날 성명을 내고 “노사법치주의를 외쳤던 정부는 사법부와 입법부의 판단을 깡그리 무시하고, 오로지 사용자단체만의 입장을 조건 없이 수용했다”며 “민의를 저버린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국노총은 “이제 겨우 한발 나아갔던 온전한 노동3권과 노조할 권리 보장은 공염불이 되고 말았다”며 “또 다시 비정규직 하청노동자들은 사막에서 바늘 찾기 보다 어려운 진짜 사장을 찾아 헤매야 하고, 손해 가압류 폭탄으로 얼마나 많은 노동자들이 목숨을 잃어야 할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정부여당은 수많은 노동자들의 희생으로 겨우 국회 문턱을 넘었던 노조법 2·3조 개정안을 무산시킨 것에 대한 분명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했다.

    민주노총도 “권한은 갖되 책임은 지지 않겠다는 재벌대기업의 뻔뻔함을 옹호하며 거부권이라는 권력을 휘둘러, 노동자들과 국회와 시민들에게 폭력을 행사한 것”이라고 했다.

    민주노총은 “개정 노조법 2·3조에 대한 윤석열 정부의 거부권 행사는 헌법에 명시되어 있는 노동권을 함부로 침해했다는 점에서 반헌법적”이자 “국제사회의 규범이자 법원 판결문에서도 적시하고 있는 원청 책임 인정과 손해배상의 제한을 거부한다는 점에서 시대착오적”이라고 규정했다.

    이어 “2022년 국민입법동의 청원부터 시작하여 노조법 개정에 찬성해왔던 시민들의 의사를 일방적으로 짓밟았다는 점에서 독재적 행태”라며 “우리는 노동개악과 노동권 침해로 노동자들의 삶을 파괴하는 정부에 온 힘을 다해 맞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사진=노동과세계

    정치권도 일제히 반발하고 나섰다.

    정의당 비상대책위원회와 의원단은 이날 오후 소통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민생 포기 대통령, 노동 기본권과 언론의 자유를 짓밟은 대통령이 되겠다는 선포”라고 비판했다.

    김준우 정의당 비대위원장은 “헌정사상 하루에 4개의 법안에 대한 거부권 행사를 했던 유례를 찾아보기 어렵다”며 “국회를 존중하지 않고, 어떠한 절차적 내용적 하자도 없는 법안에 대해서 특별한 대국민 담화나 설명도 없이 이토록 무례하게 거부권을 행사하는 것에 대해서 깊은 유감을 표명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노동법이 진보 보수의 문제라면 방송3법의 경우 방송을 정권의 전리품으로 놓아둘 것이냐, 아니면 공영방송 지배구조를 개선해 언론의 독립, 방송의 독립, 언론의 자유, 표현의 자유를 보장할 것이냐와 관련된 선택”이라며 “그러나 윤석열 정부는 그들이 그렇게나 규탄하던 문재인 정부와 전혀 다르지 않았다”고 질타했다.

    이어 “노조법 개정, 방송3법 개정은 결국엔 다다를 우리의 미래”라며 “윤석열 정부는 그 미래를 막으려고 했던 수구 세력으로 기록될 뿐”이라고 경고했다.

    국민의힘을 향해선 “정말 총선 패배를 걱정하시나. (그렇다면) 지금이라도 윤석열 정권과 결별하시라”고 촉구했다.

    배진교 정의당 원내대표는 “취임 1년 반이 채 지나지도 않았는데 양곡관리법과 간호법에 이어 3호, 4호, 5호, 6호 무더기 거부권이 남발됐다. 역대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사례는 이번까지 포함해 총 73건”이라며 “이승만 전 대통령이 45건, 박정희 전 대통령이 5건으로 권위주의 정권에서만 70%가 남용됐는데 윤석열 대통령이 그 명맥을 이어가기로 했느냐”고 비판했다.

    배 원내대표는 “독선과 아집만 남은 대통령과 그 정부의 끝을 우리는 과거 권위주위 정권, 독재 정권의 역사를 통해 배웠다”며 “노동과의 전쟁, 언론과의 전쟁, 국민과의 전쟁을 선포한 윤석열 대통령을 향한 심판이 머지 않았다”고 경고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오후 국회 로텐더홀 앞 계단에서 ‘거부권 남발 규탄 및 민생법안 처리 촉구 대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이재명 대표는 “방송3법과 노조법 개정은 우리 국민들 압도적 다수가 동의하는 법안”이라며 “그런데 행정부 수반이 다반사로 국민의 뜻을, 그리고 국회의 결정을 뒤집고 있다”고 규탄했다.

    이 대표는 “방송 장악을 위해서 정권의 무능과 독주를 감추기 위해서 국회가 의결한 방송3법을 이렇게 함부로 내팽개쳐서야 되겠나. 노조법 역시 마찬가지”라며 “국민이 늘 옳다고 말씀하시던 대통령은 대체 어디에 계신 것이냐”고 반문했다.

    그는 “오늘은 헌정 질서를 훼손한 역사적인 날로 기록될 것”이라며 “국민 여러분과 함께 반드시 이 정권의 오만과 독주를 저지하겠다”고 했다.

    홍익표 원내대표도 “대통령은 거부권 남발로 국민의 인권과 노동자의 정당하게 일할 권리 그리고 공정한 언론의 자유를 훼손시켰다”며 “민주주의 유린”이라고 주장했다.

    홍 원내대표는 “방송법은 언론 자유와 공영방송의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였다”며 “노조법은 부당한 손배소로 노동자와 한 가정의 삶이 벼랑 끝에 내몰리지 않도록 막기 위한 최소한의 인권적인 조치를 하자는 것이었는데 또다시 외면했다. 참 비정한 정권이고 다쁜 대통령”이라고 했다.

    앞서 정부는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임시 국무회의를 열어 노란봉투법과 방송 3법에 대한 재의요구안을 의결했다.

    한 총리는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그간 정부는 여러 차례 개정안의 부작용·문제점을 설명했으나 충분한 논의 없이 국회에서 통과된 데 대해 매우 유감스럽고 안타깝다”고 말했다.

    한 총리는 노란봉투법에 대해 “건강한 노사관계를 크게 저해할 뿐만 아니라, 산업현장에 갈등과 혼란을 야기하고 국민 불편과 국가 경제에 막대한 어려움을 초래할 것으로 우려된다”며 “단체교섭의 당사자인 사용자를 모호한 개념으로 확대해 해석을 둘러싸고 현장에 혼란을 초래할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또한 “기업이 노조의 불법파업으로 손해를 입어도 상응하는 책임을 묻기 어렵게 만들어 불법파업을 조장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방송 3법에 대해선 “공영방송의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 보장이 개정 목적이라고 하지만, 내용은 오히려 반대의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지적을 받는다”며 “특정 이해관계나 편향적인 단체 중심으로 이사회가 구성됨으로써 공정성·공익성이 훼손되고, 견제와 감독을 받는 이해당사자들에 이사 추천권을 부여해 이사회의 기능이 형해화할 위험이 매우 높다”고 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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