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노-심 차이 보여줘야 흥행 성공"
    2007년 05월 07일 06:13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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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과 민주노동당. 민주노동당 밖에 있는 사람들은 어떻게 보고 있을까. <레디앙>은 민주노동당에 비판적이든, 지지를 보내든 ‘무관심하지는 않은’ 민주노동당 밖의 사람들의 생각을 들어보기로 했다. 다양한 시선과 입장이 이 자리를 통해 유쾌하게 소통되기를 기대해본다. <편집자 주>

"저는 ‘비정규 계약직 방송 노동자’ 입니다. 대한민국 4,800만의 국민 가운데, 비정규직 노동자와 그들의 가족까지 합치면 약 2,000만 명에 육박하는데, 왜 민주노동당은 국민의 절반에 이르는 그 지분을 확보하지 못하는 거죠?"

시사 전문 개그맨이자 MC인 노정렬씨가 대뜸 공격적인 질문을 던졌다. 지난 4일 자택 근방인 양평동의 한 순대국집에서 만난 노씨는 ‘아무렇지 않게’ 스스로를 ‘비정규 계약직 방송 노동자’라고 소개하며 말문을 열었다.

방송 연예인이, 그것도 불특정 다수에게 웃음을 줘야하는 개그맨이 스스로를 ‘비정규 계약직 방송 노동자’라고 계급적으로 규정하는 건 그리 평범한 ‘자기소개’ 가 아니다. 기자는 그에게 "자기소개 방식이 특이하다"며 어색함을 솔직히 털어놨다.

그러자 노씨는 마치 기다리기라도 했다는 듯 오랜 MC 활동을 통해 숙련된 정확한 발음으로 한자 한자 또박또박 말했다.

"민주노동당을 포함한 진보, 개혁, 진영이 ‘비정규직 노동자’라는 단어가 국민들에게 이상하거나 어색하지 않는 사회적 문화를 만들어 가는데,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 노정렬씨는 ‘뉴스와 놀자’ 라는 라디오 시사쇼를 진행하고 있다.
 

"오늘 인터뷰 화두는 내가 정합니다"

노씨는 "바로 이 말이 하고 싶어 인터뷰에 응했다"면서 "오늘의 인터뷰 화두를 그걸로 정하자"며 오히려 기자에게 역으로 제안해 왔다.

그는 당에 대해 애정어린 비판과 주문을 쏟아냈다. "주류 언론이 경쟁 만능주의와 적자 생존의 원칙에 입각해 경쟁과 효율의 논리를 바탕으로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해 이슈를 제기할 때, 민주노동당은 그것에 대해 무조건 아니라고 외면하기 보다는 그것도 중요하다고 인정할 줄 알아야 한다." 

이야기가 계속 이어진다. "21세기에 ‘타도하라’는 식의 18, 19세기 패러다임의 운동을 할 수는 없다. 단순히 주류 언론에 대한 ‘안티’ 운동이나 시위를 벌이는 것에서 더 나아가 일상적인 생활 속에 어떻게 하면 운동이 자연스럽게 스며들 수 있는지 치열하게 고민해야 한다."

애정이 깊은 만큼 주문도 많았다. "민주노동당 의원들이 비정규직 법안을 준비하는 것 뿐 아니라, 보통 사람들을 끊임없이 만나며 누구를 위한 성장인지, 또 효율 만능주의가 사회 안정성을 어떻게 침해하는지 등에 대해 정확히 알려줘야 한다." ‘안티’를 넘어선 적극적 행동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계급의식 없이 투표를 한 국민들이 올바른 선택을 한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우리는 옳은데, 국민이 따라오지 못한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약 2,000만에 이르는 비정규직 노동자, 도시 빈민, 농민, 서민들이 분명히 존재하는데 왜 더 세속적으로 이들의 지분을 확보하지 못했나? 이명박, 박근혜, 손학규에 비해 왜 권, 노, 심 세 후보는 대중에게 어필하지 못하나?"

노씨의 쏟아지는 질문에 기자는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라는 핑계를 대며 마땅한 답을 찾느라 머뭇거렸다. 그러는 사이 노씨는 "사실 그 부분이 가장 어려운 문제"라고 자문자답하며, ‘현실’을 인정하되 그 벽을 뛰어넘어달라고 당부했다.

"경선 흥행하려면 권, 노, 심 차이 보여줘야"

"민주노동당이 여전히 주류 언론이 국민들에게 주입한 이데올로기 ‘반대를 위한 반대, 실천도 없이 말만 앞세우는 운동권, 싸움만 잘하고 집권 능력이나 책임감 없는 정당 이미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한나라당이나 열린우리당이 서민을 더 잘 챙겨주거나 더 열심히 일하는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왜 민주노동당을 ‘우리 정당’이라고 인식하지 않는지 꼼꼼히 따져봐야 하지 않겠느냐?" 

격려와 기대도 있었다. "힘이 없는 당 안팎의 상황을 고려했을 때, 그래도 표를 던져준 유권자들을 대변하기 위해 애쓰며 잘 싸웠다.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 하지만, 첫 원내 진출에서 더 나아가 이번 대선을 통해 더 큰 희망의 발판을 만들었으면 좋겠다."

민주노동당 세 명의 대선 예비후보들에게 경선의 바람몰이를 위한 ‘특단의 전략’도 주문했다. "세 사람이 큰 틀(당)안에서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인데, 저를 포함한 일반 국민들이 과연 정책적 차이가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을지 솔직히 잘 모르겠다." 그는 ‘따로 또 같이’라는 ‘전략’을 제시했다.

"일반 국민들이 보기에 한 사람으로 단합해서 밀어주지 왜 세 명씩이나 나왔는지 궁금해 할 것 같다. 세 사람이 나올 수밖에 없는 제각각의 이유를 궁금하게 만들어 줘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진보의 터줏대감, 대중 진보 정치인의 대명사, 여성 리더십 등 자신만의 고유 브랜드를 개발해 세 후보의 ‘차이’를 확실히 보여줘야 한다."

첫 단계가 ‘따로’ 개별적인 차이를 드러내는 것이라면, 두 번째는 ‘같이’ 당과 범 진보 진영을 위해 단합 하는 단계이다.

노씨는 "세 사람이 ‘따로’ 서로의 ‘장점’과 ‘차이’를 확연히 보여주며 흥행을 유도하고, 이후 한 사람으로 모아지는 과정에서 ‘같이’ 견주는 선의의 경쟁과 양보를 통해 국민에게 감동을 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민주노동당, 중도와 만나는 좌표 설정 필요해"

노씨는 대중에게 웃음을 전하는 시사 전문 개그맨으로서 세 후보가 ‘대중 정치인’으로 도약하기 위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권영길 후보를 향해서. "삼수를 한다는 이미지가 강해 삼김 시대의 흔적이 묻어난다"면서 "진보 진영의 큰 형님으로서 개혁, 시민, 진보 진영의 모든 세력을 다 아우르고 통합하는 조정자 역할을 적극적으로 부각 시켜 달라."

노회찬 후보를 향해서 "’삼겹살 불판론’의 시원한 촌철살인이 요즘은 정체된 것 같다. 기존의 내공을 더 개발하고 끊임없이 이슈를 선점하는 훈련을 통해 ‘노회찬’ 어록에 ‘공신력’이 더해졌으면 한다." 

심상정 후보를 향해서. "강금실과 박근혜가 왜 국민들에게 사랑을 받는지 그 비결을 연구해야 한다. 대중과 함께 웃고 울며 교감할 줄 아는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겸비해 달라."

그리고 충분히 논쟁적일 수 있는 의견을 내놨다. "대선에서 민주노동당을 비롯한 진보 개혁 진영이 집권하기 위해 범여권 등 중도라 불리는 지대의 사람들과 연합할 수 있는 좌표 설정을 제대로 해 대승적인 연합 전선을 구축해야 한다. (이번 대선에서는) 그것이 서로가 사는 일이디."

"달동네 서민들도 강남 타워 팰리스에 살고 싶어 해"

진지한 것과 무거운 것은 다르다. 엄숙주의를 경계한다는 노씨는 당의 경직성에 대해 못마땅해 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그는 "보통 사람들의 정당한 욕망에 대해 긍정 할 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달동네 사람들도 강남 도곡동 타워 팰리스에서 살고 싶은 욕망이 있다. 사악한 욕망도 아니고, 사람인데 그러면 안 되나요? 더 나은 삶의 질을 추구하며, 능력만큼 잘 살고자 하는 보통 사람들을 대변하기 위해 민주노동당은 ‘서민’에서 ‘국민’을 대변하는 정당이 돼야한다." 

"민주노동당 의원들도 ‘강남 사람들을 싫어하지 않습니다. 세금 낼 것 다 내고 정당한 능력으로 떳떳하게 돈 벌어 저도 강남에서 살고 싶습니다’라고 말 할 수 있어야 한다. 사치를 하자는 얘기가 아니다. 노력한만큼 향상된 삶의 질(웰빙)을 추구하는 보통 사람들의 정당한 욕망에 대해 민주노동당은 긍정하고 인정 할 줄 알아야 한다"

보통사람들의 욕망을 좌절시키는 구조, 제도에 대한 민주노동당의 문제제기가 욕망 그 자체를 범죄시하는 걸로 ‘오해’될 수 있으며, 실제로 그렇게 ‘이해’되고 있었다.

시사 개그맨 노정렬씨는 누구?

시사 전문 개그맨 및 MC, 정치 전문 개그맨 노정렬씨(36)는 효순이 미선이 촛불집회, 탄핵무효, APEC 반대, 국가보안법 철폐, 이라크 파병 반대, 12.11 평택 평화대행진 준비위원 등 각종 집회의 사회자로서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학창 시절부터 오락 부장을 도맡으며 남에게 웃음을 주는 것이 좋았던 노씨는 유년 시절부터 정치, 사회 뉴스를 관심 있게 지켜보는 아버지에게 자연스레 사회 문제를 관찰하는 안목을 배웠다.

이어 노씨는 서울대학교 신문학과(현 언론정보학과) 전공 및 제38회 행정고등고시 합격 후 국무총리실 근무(수습) 등의 이색 경력을 거쳐 1996년 MBC 7기 공채 개그맨으로 데뷔했다.

지난 2004년 총선 때에는 민주노동당 후보(관악 신장식)가 학교 선배라는 이유로 ‘진보적 연고주의’라는 재미있는 표현을 쓰며 인터넷 방송에 지지 출연한 적이 있으며, 아직 당원은 아니지만 민주노동당을 애정 어린 시선으로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는 시민이다.

현재 CBS 라디오 시사전문 개그쇼 ‘노정렬의 뉴스야 놀자'(FM 98.1, 오후 12:05~1:30)를 진행하며 많은 애청자를 거느리고 있는 그는 KTV(정책방송)에서도 각종 사회 정책을 쉽게 풀어주는 ‘TV 목민심서’를 명쾌하게 진행하며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이에 앞서 노씨는 시민 방송(RTV) ‘노구봉의 시사개구 할말은 한다’, MBC 라디오 황인용 FM 모닝쇼 노정렬의 시사개그, iTV 퀴즈쇼! 무한대결, SBS 진실게임, SBS 한밤의 TV연예 등의 진행을 맡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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