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내분사태 승자는 박근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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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년 05월 03일 09:25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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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수습 국면으로 접어든 한나라당 내분사태에 대해 3일자 아침신문들은 ‘봉합은 됐지만 앞으로 경선 룰 싸움이 최대 변수’라는 분석을 내렸다.

이번 분열 수습 과정에서 나타난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이른바 ‘수싸움’에 대한 정치적 평가도 잊지 않았다.

두 대선 주자와 강재섭 대표가 오는 4일 오후 서울 염창동 당사에서 회동을 하기로 한 상황이지만 지루한 싸움 끝에 봉합됐던 경선 룰 갈등이 이 전 시장의 2일 기자회견으로 하여금 다시 불거지게 됐다.

이 전 시장은 기자회견에서 ‘오픈 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를 포함해 경선 룰 재논의를 요구할 것인지’에 관한 기자들의 질문에 "이미 합의된 당헌에서 국민참여 비율을 5 대 5로 결정했기 때문에 국민 50%, 당원 50% 뜻이 반영되는 한에서 관철되는 게 맞다"고 말했다. 하지만 박 전 대표 쪽의 김재원 의원은 "(경선 룰을) 다시 되돌리려 하면 또 다른 분란이 생길 것"이라며 "지금까지 양측 대리인이 만나서 합의에 이른 것인데 합의를 번복할 만한 변화가 있었는지를 먼저 해명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재논의가 있을 수 없다는 대답으로 읽힌다.

이 전 시장이 기자회견에서 중심적으로 언급한 강 대표의 ‘당 쇄신안’ 수용에 따른 문제점들보다는 향후 한나라당 대선 주자를 결정짓는 경선 룰을 둘러싼 신경전이 치열해 질 것이라는 신호탄인 셈이다. 동아일보는 5면 머리기사 <만나기도 전에 경선 룰 갈등>에서 "진정한 화합은 대선주자 ‘빅2’가 검증공방으로 깊게 파인 감정의 골을 메우는 게 관건이지만 당내 경선을 앞두고 있어 화합과 개혁을 동시에 추구하는 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전했다.

기사는 4·25 재보선 참패 이후 한나라당 안팎에서 강 대표의 사퇴 여론이 꿈틀거림에도 결국 ‘봉합’이라는 길을 선택한 이 전 시장의 결정에 대해 "국면을 전환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석하고 "(이 과정에서) 이재오 최고위원이 이 전 시장 측 주장을 관철하는 동시에 당권 장악을 위한 포석 차원에서 강 대표를 계속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동아일보가 앞으로의 경선룰 논의 여부를 둘러싼 한나라당 내 양 진영의 갈등에 초점을 맞췄다면 조선일보는 이번 사건 자체에 대한 양쪽의 득실을 분석하는 데 집중했다.

조선일보는 5면 머리로 올린 <한발 물러선 이명박…득인가 실인가> 기사에서 "캠프 내 타협론자들은 ‘이 전 시장이 도량으로 양보하는 모습을 보인 것 아니냐’고 평가한다"면서도 "그러나 캠프 내 일각에선 ‘이 전 시장이 계속 박 전 대표와의 기 싸움에서 또 한 차례 밀린 것 아니냐. 기 싸움에서 계속 양보해선 결코 큰 꿈을 이룰 수 없다’는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 5월3일자 조선일보 5면  
 

기사는 과거 사건들을 언급하며 "작년 7월 대표 경선 전당대회는 강재섭 후보를 미는 박 전 대표, 이재오 후보를 미는 이 전 시장간의 대리전이었는데, 결과는 박 전 대표 측의 승리였다"며 "올 초 박 전 대표 진영이 제기한 ‘이명박 검증론’에 대해서도 이 전 시장은 무시전략으로 일관했고 지난 3월 경선시기를 둘러싼 줄다리기에서도 이 전 시장은 ‘6월’을 주장하다 ‘8월 중재안’을 받아들였다"고 전했다.

기사는 "이번 강 대표 인책론에서도 또 한 차례 양보를 한 것"이라며 "한편에선 이 전 시장의 결단이 방향은 옳았다 할지라도 그 매듭을 짓는 모양새나 타이밍이 적절치 못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결단의 시점을 제대로 포착하지 못하는 모습은 정치인에겐 큰 부담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득보다는 실이 될 측면이 많음을 강조하며 이 전 시장에게 따끔한 조언을 한 것으로 해석된다.

중앙일보는 이번 사건에서 나타난 이명박 박근혜 두 사람의 스타일을 비교 분석했지만 기사의 맥락에서는 수싸움의 결과에서 박 전 대표의 손을 들어주는 분위기다. 중앙일보는 4면 <이 ‘박근혜 있건 없건 사무실로 가자’ 박 ‘언제든 좋지만 강 대표 함께 보자’>기사에서 이 전 시장을 아웃복서에, 박 전 대표를 인파이터에 비유하며 "이 전 시장은 전날 밤에야 이재오 최고위원의 사퇴를 포기시키고 강 대표 체제를 인정키로 했고 이날(2일) 아침엔 ‘화합’을 화두로 꺼냈다. 봉합 쪽으로 가닥을 잡은 뒤 결단의 파괴력을 끌어올리는 극적인 방안을 연출한 것"이라며 "박 전 대표는 이 전 시장의 생각을 읽는 듯 이 전 시장의 요청을 받아들여 단 둘이 만날 경우 그는 이 전 시장이 만든 화합의 무대에 조연으로 출연하는 처지가 되기에 강 대표와의 3자 대면을 역제의했다. 화합의 이미지를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이 전 시장에게 모든 공을 내주지 않으려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노렸다"고 평가했다.

이른바 보수언론으로 평가받는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가 모두 앞으로 있을 한나라당 양 진영의 경선룰에 대한 재논의 과정을 불안하게 예상한 가운데 이번 싸움에서는 박 전 대표의 결단과 순발력에 조심스럽게나마 평가를 하는 분위기인 반면 다른 언론들은 보다 냉정한 시각으로 사태를 바라봤다.

   
  ▲ 한겨레 5월3일자 4면  
 

한겨레는 이번 사태 핵심 당사자들에 대한 보다 냉철한 득실 평가를 내렸다. 4면 박스로 실린 <‘한나라 내분’ 핵심4명 대차대조표> 기사는 "한나라당은 ‘사실상 두 나라당’이라는 속살과 선거 패배 한 번에 당 전체가 휘청이는 허약한 체질을 그대로 노출하고 말았다"며 "50%를 넘나들던 당 지지율이 며칠만에 30%대까지 추락하는 현상도 당을 긴장하게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기사는 이명박에 대해 "’해결사’ 모습은 보여줬다"고 평가하면서도 이재오 최고위원의 사퇴를 막은 것에 대해 "누구나 이를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 생각하지, ‘순수한 양보’라 생각하지 않는데다 ‘한 발 양보’ 하면서 이 전 시장에게 유리한 ‘오픈프라이머리’ 논의를 확산시키지도 못했다. ‘당심’을 잡기 위해 양보했는데, 정작 당원들에게 ‘당을 깰 수 있다’는 불안감을 심어준 것도 좋지 않다"고 전했다.

기사는 박 전 대표에 대해서는 "’원칙을 지켰다’고 주장하나, 한편으론 ‘양보는 없다’는 이미지를 굳혔다"고 평가하며 "강한 ‘애당심’은 보여줬지만 ‘강 대표=박근혜 사람’ 이미지를 더 강화시키는 효과도 낳았다. ‘지도부 사퇴=분당’이라는 논리를 너무 강조해 ‘변화를 싫어하는 수구적’ 한나라당 전통 이미지에 갇혀버렸다"고 논했다.

기사는 더 나아가 강재섭 대표에 대해서는 "두 대선 주자와 이재오 최고위원의 ‘결단’만 무작정 기다리는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며 "앞으로도 강 대표는 중요 사안은 대선 주자들의 ‘도장’을 받을 수밖에 없어졌다"고 평가했고 이재오 최고위원에 대해서도 "같이 책임져야할 지도부 일원이 ‘심판자’ 역할을 자처해 ‘몽니’를 부리는 모습은 국민들에게도 좋은 모습으로 비쳐지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나라당의 순항은 두 대선주자들이 아닌 강 대표에게 달렸다는 평가도 나왔다. 한국일보는 4면 <강대표 중심잡기 여부에 순항 달려> 기사에서 "박 전 대표 사람으로 인식되는 강 대표 체제하에서 현 수준의 경선 룰을 갖고 경선을 치러 승리를 자신하기 힘든 게 이 전 시장의 솔직한 속내다. 이번 사태는 재보선 참패의 책임 소재를 두고 불거졌지만 나중엔 당 주도권 경쟁 양상을 띠었다는 분석이 나오는 것도 그래서다"라고 진단하고 "공석이 된 최고위원 자리에 누구를 앉힐지, 후임 당직자 인선은 어떻게 할지도 양측은 주시하고 있다. 특히 이달 중 구성될 경선관리위원회 인선도 매우 민감한 부분이다. 대선주자 검증위원회 구성과 검증 절차를 두고 양측이 맞부딪힐 소지도 다분하다"고 전했다.

   
  ▲ 5월3일자 한국일보 5면  
 

기사는 "불씨의 완전 소화 여부는 상당 부분 강 대표에게 달렸다는 지적이 많다"며 "강 대표로선 양 진영에게 뭐든 충돌할 명분을 줘서는 안 된다. 강 대표가 대권주자들을 틀어 쥐고 당 중심으로 갈 수 있을지가 한나라당의 순항 여부를 가름할 일차적 관건"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대한 화답 차원인지 조선일보 5면 하단의 <"경선문제 타협 안되면 두 주자 반대해도 밀어붙일 것">기사에서 보듯 강 대표는 "의원들은 물론 대선주자들도 이제 더 이상 나에게 온정주의는 기대하지 말라"고 언급했다. 부드러움을 강조하던 그의 리더십이 얼마나 변할지 지켜볼 일이다. / 윤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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