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사 임원 구속영장 발부돼야"
SPC그룹의 파리바게뜨 제빵기사 노동조합 탈퇴 강요 등 노조 파괴 혐의를 받는 SPC그룹 계열사 임원 2명에 대한 영장실질심사가 17일 이뤄지는 가운데, 민주노총 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화섬노조)은 법원에 구속영장 발부를 촉구했다.
서울중앙지법 윤재남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10시 40분부터 PB파트너즈 전무 정모 씨와 상무보 정모 씨의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 등 혐의 영장실질심사을 열고 구속 필요성을 심리 중이다. PB파트너즈는 파리바게뜨 가맹점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을 관리하는 SPC그룹의 자회사다.
이들은 화섬노조 파리바게뜨지회 조합원들을 상대로 노조 탈퇴를 종용하거나 인사상 불이익을 주는 등 부당 노동행위를 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지난 14일 이들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지난달 SPC 본사와 허영인 회장 등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해 자료를 확보하는 등 SPC 본사 차원의 관여 여부도 살펴보고 있다.
화섬노조는 이날 오전 영장실질심사가 열리는 서울중앙지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직적 증거인멸을 막고 노조 파괴에 대한 철저 수사를 위해 구속영장 발부돼야 한다”고 밝혔다.
임종린 파리바게뜨지회장은 이날 탄원서를 통해 “현장에선 오늘도 관리자가 찾아와 ‘회사의 지시다. 민주노총을 탈퇴하라, 한국노총에 가입해라’며 협박했다는 이야기가 계속해서 들려온다”며 “노조는 현재는 200명 가량으로 줄어들어 사실상 와해 직전에 와있다”고 했다.
임 지회장은 “노조 파괴 행위를 하고 부당노동행위를 해 검찰에 송치된 임원, 관리자들은 여전히 자기 자리에서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마음 편히 일하고 있고 여전히 현장에서 조합원들을 차별하고 괴롭히고 있다”며 “그 괴롭힘에 일도 제대로 할 수 없어 심리 상담을 받은 조합원도 있고 정신과 치료를 받는 조합원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혐의를 받는 임원 2명을 반드시 구속해 처벌해달라고 호소했다.
임영국 화섬노조 사무처장은 “SPC 파리바게뜨의 노조 파괴 공작은 전국적 범위에서 조직적이고 계획적으로 진행됐다. 이 공작에 가담한 임원부터 중간 관리자까지 수십명이었고, 심지어 복수노조의 한 쪽 노조까지 공모한 사실이 드러나고 있다”며 “법원은 노조 파괴 행위 가담자는 물론이고, 공범까지 명명백백히 밝혀내서 엄중 처벌할 수 있도록 오늘 반드시 구속영장을 발부해달라”고 했다.
권영국 파리바게뜨 노동자 힘내라 공동행동 대표는 “PB파트너즈에서 벌어진 노조 탈퇴 강요와 진급 차별행위 그리고 증거를 인멸하려 한 행위는 반헌법적이며 중대한 범죄인 만큼 반드시 구속돼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권 대표는 “그룹 차원에서 기획하고 사주한 삼성노조파괴에 비견할만한 사안”이라며 “계열사 자체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그룹과 회장이 직접 관여한, 그룹 차원의 민주노조 파괴 범죄행위로 보이는 만큼 자회사 임원들을 처벌하는 선에서 멈춰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2021년 7월 화섬노조와 파리바게뜨지회는 SPC파리바게뜨의 조직적 노조파괴 행위와 관련해 부당노동행위 및 업무방해로 고용노동부와 경찰에 고발한 바 있다. 노동부 성남지청은 지난해 10월 황재복 PB파트너즈 대표이사와 전·현직 임원 4명, 사업부장 6명, 중간관리자 17명을 노조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같은 의혹을 수사한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도 지난 1월 PB파트너즈 임원 및 지역 본부장·제조장 등 14명을 검찰에 송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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