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0년 못온 길 1시간 만에”
        2007년 04월 30일 06:2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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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7주년 노동절 기념 및 6·15공동선언 실천을 위한 5.1절 남북노동자 통일대회”에 참가하기 위한 북측 대표단들이 4월 29일 11시 45분경 김해공항에 도착했다. 북측대표단은 원형국 조선직업총동맹(직총) 부위원장과 리충복 615공동선언 실천 북측위원회 부위원장과 산별 직총대표들과 통일위원 그리고 평양 철도노동자들로 구성된 축구대표팀을 비롯해 60명이다.

       
     
     

    분단이후 60년동안 오지 못한 길을 비행기로 1시간여 만에 들어온 것이다.

    공항에 도착한 이들은 조영건 6.15경남본부 상임대표 권영길 의원, 이석행 민주노총 위원장, 류재섭 한국노총수석부위원장등의 대표단과 간단한 면담을 가진 후 창원으로 향했다. 부산경남지역에서 300여명의 환영단이 공항에서 북측 대표단을 맞았으며, 화동들이 꽃을 전달했다.

    북측 대표단은 버스를 타고 창원으로 들어왔으며 숙소인 창원호텔로 오는 길 옆으로는 북측 대표단을 환영하는 플랜카드가 연속으로 걸려 있었다.

    “반갑습니다.”

    창원에 도착한 대표단은 오후에는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지역본부를 방문했다. 예정시간보다 30여분 늦은 16시 30분경 북측 대표단 30여명은 민주노총 경남본부 이흥석본부장을 비롯한 간부들과 150여명의 환영인파의 박수속에 도착했다.

    대표단에게는 꽃다발이 전달됐고 자원봉사자인 부모들을 따라온 어린이들이 들꽃을 꺽어 원형국부위원장에게 전달하기도 했다. 북측대표단은 이흥석본부장과 함께 민주노총 경남본부 건물을 둘러보았으며, 금속노조 경남지부에 들러서는 “이곳에 근무하는 사람들이 몇 명입니까?”라며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건물을 둘러본 대표단들은 3층 대강당에서 민주노총 지역 대표들과의 간담회를 가졌다. 간담회는 양측 대표들의 인사와 참가자들의 소개, 그리고 민주노총 경남본부를 소개하는 영상상영 순으로 진행됐다.

    이흥석 본부장은 인사말을 통해 “615공동선언을 함께 실천해가자. 그리고 남북노동자들보다 적극적으로 통일을 앞당기기 위해 함경북도 직총과의 지속적인 교류와 올해 11월에 개최되는 통일마라톤에의 참가를 요청했다.

    원형국 직총 부위원장은 인사말을 통해 “5월 1일은 노동기본권을 쟁취하는 노동자들의 투쟁을 기리는 날이다. 기본권 쟁취와 함께 외세로부터 자주성을 회복하는 노력을 북남의 노동자들이 함께 하자”고 말했다.

    간담회를 마치고 나가던 대표단들은 민주노총 경남본부에서 준비한 단일기에 방문기념 서명을 했으며 원형국 부위원장은 “민족중시, 평화수호, 단합실현을 위해 노력하자”고 서명했다. 민주노총 방문을 마친 대표단들은 한국노총으로 자리를 옮겼다.

    “노동자들은 이미 통일을 이루고 있다.”

    저녁에는 남북 노동자 200여명이 참여한 만찬이 창원호텔 3층에서 열렸다. 만찬에서 백낙청 6.15공동선언 남측위원회 상임대표는 환영사를 통해 “다양한 분야에서 다양한 방식의 교류와 협력이 진행되어야 하며, 특히 남북노동자들의 선구적인 노력을 기대한다”고 했다.

    이석행 민주노총 위원장은 건배사를 통해 “지금 내외정세가 요동치고 있다. 되돌릴수 없는 평화정세로 굳혀내고, 자주통일로 발전시키기 위해 민족대단합의 힘을 높혀나가자”고 했다. 원형국 직총부위원장은 “내외반통일세력의 도전과 방해책동을 과감히 물리치고 6.15자주통일시대를 더 힘차게 전진시켜 나가자”고 말했다.

    유재섭 한국노총 부위원장도 “다가오는 평화 통일의 시대에 맞게 조합원과 호흡하는 통일운동, 국민에게 지지받는 통일운동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만찬은 남과 북의 노동자들이 함께 자리했으며 대표단들의 건배사 이후에는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는 자리가 됐다. 만찬은 9시 20분경까지 이어졌다.

       
     
     

    남북노동자대회 첫날, 숨은 일꾼들

    서울이 아닌 지역에서 노동자들간의 첫 남북행사가 순조롭게 진행되는 것은 숨은 일꾼들인 자원봉사자들이 있기 때문이었다. 이미 10여일 전부터 행사준비를 위해 결합한 핵심일꾼들과 행사기간동안 월차를 쓰고 참가하는 등 다양하게 참여한 자원봉사자들이 있기에 행사가 보다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자원봉사자들은 단위사업장 통일위원들과 희망자를 중심으로 160여명이 구성돼 있으며 북측 대표단이 움직이는 곳이면 어김없이 나타나서 열렬히 환영하고 있다.

    또한 이들은 29일 오후에 창원시에서 일방적으로 환영현수막을 민원을 이유로 철거하자 시청으로 달려가 항의를 한 끝에 현수막을 돌려받고, 담당 국장의 사과를 받아내기도 했다.

    통일노동자대회 이튿날은 노동자 대표 상봉모임으로 시작됐다. 오전 10시부터 창원호텔 2층에서 진행된 대표모임은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에서 약 150여명이 참가했으며 북측은 선수를 제외한 30여명이 참석했다.

    대표모임에서는 3개 조직(민주노총, 한국노총, 직총)에서 각 3명씩 발언을 했으며, 간담회를 마친 후에는 오찬을 함께 했다.

    이석행 민주노총 위원장은 “조국통일에 대한 노동자의 책임성에 입각하여 치열하게 토론하고, 뜨겁게 하나되는 상봉모임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원형국 부위원장은 “노동자들이 통일을 향한 디딤돌이 되어야 하며 마음을 열고 자주통일의 길을 열어가자”고 했으며 “생존과 존엄이 곧 통일”이라고 했다. 이어 “6.15시대를 역행하며 탄압해왔던 세력들이 마치 자기들이 평화세력인 것 처럼 움직이고 있다. 노동자들이 밝은 눈으로 현실을 보자”고 했다.

    정광호 한국노총 부위원장은 “우리나라는 전세계 유일한 분단국가이다. 이런 상황에서 서울이 아닌 지역에서 남북노동자대회가 열린다는 것 자체가 좋은 일이다. 다양한 교류를 위해 노력하자”고 했다.

    대표모임에서 북측 대표단은 “우리는 전쟁을 원하지 않으나 주변 분위기는 그렇지가 못한것 같다. 전쟁을 반대하는 노력을 남북 노동자들이 함께 하자”고 제안했다.

    한국노총은 각 산별 분야별 교류확대와 봉사단 교류를 요청했다. 남한의 전력이 북에 전송되고 남한의 노동자가 일을 하고 있는 시대에 맞게 교류의 폭을 확대하자는 것이다. 그리고 봉사단을 조직해서 남북 어느 곳에서든 수해 등이 발생하면 서로 보내자는 제안이었다.   

    민주노총은 개성에서 통일마라톤 개최, 사무금융연맹에서 추진 중인 평양까지의 육로 기행, 경남 통일마라톤에의 북측 참여 등 3가지를 제안했다.

    이어진 오찬에서 이석행 민주노총 위원장은 “개성에 남북통일노동자회 회관을 건립하자”는 추가제안을 했고, 이에 원형국 부위원장은 “앞서 제시된 제안을 비롯해 남측의 제안을 북에 돌아가서 적극적으로 검토해 보겠다”고 했다.

    “열사의 염원대로 조국통일을 이룩합시다.”

       
     
     

    대표단 상봉과 점심을 함께 한 북측 대표단은 오후에는 마산 3.15국립묘지를 참배했다. 원형국 부위원장등 북한대표단 30여명은 민주노총 김지희부위원장, 한국노총 경남본부 의장등 남측 대표단과 함께 오후2시 15분경 3.15묘지에 도착했다.

    부산에서 온 환영단과 이번 남북노동자대회의 자원봉사단으로 구성된 100여명의 환영인파속에 도착한 대표단은 문병태 소장으로부터 묘지에 대한 설명을 듣고 분향대에서 함께 헌화와 묵념을 했다. 헌화를 마친 대표단은 “열사의 염원대로 조국통일을 이룩합시다”라는 방명록을 남겼다.

    문병태 소장의 안내로 묘역을 참배했으며 김주열 열사 묘역앞에서 잠시 묵념했다. 조영건 615남측본부 경남상임대표가 김영만 Corea 평화연대 대표를 “김주열 열사와 고교를 함께 입학했던 동기생”으로 북측 대표단에게 소개를 했다. 김영만 대표는 60년 3.15의거 당시의 마산 상황과 이후 4.19로 이어졌던 내용을 북측 대표단에게 설명했다.

       
     
     

    김영만 대표의 설명 이후 리충북 615공동선언 실천 북측위원회 부위원장은 “북에서도 김주열열사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다. 김주열열사에 대한 시도 있다”고 응대했다.

    묘지 참배 이후 대표단은 숙소로 이동했으며, 저녁에는 창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리게 되는 축구경기에 참가하게 된다.

    저녁 축구경기. 내일은 배달호열사 묘역참배

    저녁 7시에는 창원종합운동장에서 남측과 북측의 축구선수들이 참가한 속에서 축구경기가 열리게 된다. 북측 축구선수들은 평양 철도노동자들이며 남측 선수들은 지난 4월 20일에 열린 예선전에서 선출된 영호남지역 노동자들이다.

    노동절인 5월 1일은 오전에 배달호 열사 묘역이 있는 솥발산을 참배하고, 오후에는 남북노동자통일대회가 15시부터 창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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