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주와 평등'의 민주주의로 나가자
        2007년 04월 26일 12:31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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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노동당 권영길 의원이 26일 대선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권 의원으로선 지난 1997년, 2002년에 이은 세번째 대권도전이다. 지난달 심상정, 노회찬 예비후보에 이어 권 의원이 대선출마를 공식화하면서 민주노동당은 본격적인 경선 국면에 접어들게 됐다.

    권 의원은 이날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문성현 당 대표, 이소선 어머니, 이수호 전 민주노총 위원장 등 250여명의 내빈과 지지자가 참석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대선에서 기필코 진보적 정권교체를 이뤄내고 세상을 바꾸겠다"며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당내 경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 26일 대선출마를 공식 선언한 민주노동당 권영길 의원. (사진=레디앙 김은성 기자) 
     

    박용진 전 대변인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기자회견에서 문성현 대표는 격려사를 통해 "어제 역사적인 사건이 있었다. 4.25 재보궐선거에서 민주노동당의 모든 후보가 두 자릿수 득표율을 획득했다. 여기서 조금 더 나가면 20%를 득표한다. 역사적으로 득표율 20%는 진보정당의 집권이 언제든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지표"라며 "지지율 20% 시대로 나가고 있는 길에 권영길 동지가 앞장서고 있다"고 권 의원을 치켜세웠다.

    문 대표는 이어 "26일간 눈비를 맞으며 청와대 앞에 있으면서 확신했다. 민주노동당 집권의 꿈은 이번 대선을 통해 환히 열린다. 한미FTA에 대해 책임있게 반대 투쟁을 하면 40% 국민의 지지를 얻을 수 있다. 남은 기간 한미FTA에 대해 책임있게 반대 투쟁을 하면 집권으로 가는 길이 멀지 않다"면서 "어쩌면 이번 대선에서 민주노동당이 청와대를 접수할지도 모른다는 자신감을 가져도 좋겠다"고 말했다.

    영상 소개에 이어 지지자들의 연호 속에 단상에 오른 권 의원은 출마선언에서 ‘빨치산의 아들’인 자신의 개인사와 민족의 분단사를 겹쳐놓는 것으로 말머리를 잡았다.

    권 의원은 "저는 10대 초반의 어린 나이에 빨치산의 아들이라는 것을 알았다. 제 어머님도 집안 어른도 얘기하지 않았지만 풍문에 떠도는 전설같은 아버지의 얘기가 제 귀에 들렸다"고 회고한 뒤 "땀 흘려 일하는 사람들이 희망을 가질 수 있는 시대, 한국전쟁과 분단으로 고통 받았던 모든 이 땅의 주인들이 소리 높여 주인 대접을 받는 사회를 꿈꿨다"고 말했다.

    권 의원은 오늘날 한국의 민주주의를 ‘분단시대의 민주주의’, ‘노동 없는 민주주의’로 규정한 뒤 ‘평화와 통일의 민주주의’와 ‘노동자가 주인되는 민주주의’, 곧 ‘자주와 평등의 민주주의’를 지향점으로 제시했다.

    권 의원은 현 정세와 관련, "노무현 대통령-열린우리당-한나라당은 신자유주의 대연정을 실현했다"고 주장한 뒤, 이들이 "한국의 민주주의를 만신창이로 만들었"고 "한국경제와 서민들의 삶을 양극화로 고통받게 만들었다"면서, "이들 신자유주의 정치세력에게 대한민국의 미래를 맡길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권 의원은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양극화로 고통받고 있는 서민의 민생 문제를 가장 먼저 챙기겠다고 약속했다. 이를 위한 방안으로 비정규직 문제의 해결을 위한 노사정 대협약 추진, 토지공개념 도입 및 1가구 다주택 규제, 공공임대주택 확충, 대학서열화 폐지, 국공립대 통폐합을 통한 대학평준화, 식량자급률 법제화, 직불제 확대, 친환경농업 전면적 확대 등을 내놓았다.

    권 의원은 한반도 평화와 통일의 비전으로 ‘연합연방통일공화국’을 제시한 뒤 그를 실현하기 위한 3단계 남북공동조치를 제안했다. 권 의원은 "저야말로 평화를 만들 수 있다고 자부한다, 연합연방공화국의 길을 열어갈 수 있다고 자부한다"면서 "6.15 공동선언 실천에 박차를 가할 수 있는 사람, 연합연방을 열겠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사람, 저 말고 누가 있느냐. 그것을 하지 못하면 통일대통령이 될 수 없다"고 했다.

    권 의원은 경제문제의 비전으로 ‘사람중심 경제체제’에 입각한 ‘진보적 경제성장론’을 제안했다. 진보적 경제성장을 위한 3대 성장 동력으로, 노동중심 혁신 클러스터, 한반도 통일 경제 건설, 북방대륙 경제권 개척 등을 내놓았다. 권 의원은 특히 "진보정당은 왜 성장을 말하면 안 되나. 성장을 말하면 진보주의자가 안 되는 거냐. 저는 진보정당 후보 최초로 진보적 성장으로 경제를 살려내겠다"고 말했다.

    권 의원은 이번 대선 전술과 관련, 진취적 진보대연합에 적극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권 의원은 진보대연합의 5대 기준으로 양극화 해소, 한미FTA 반대, 비정규직 해결, 신자유주의 노선의 폐기, 평화통일의 원칙 등을 제시한 뒤 여기에 "‘진정성 있게’ 실천하고자 하는 그 어떠한 세력과도 함께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를 통해 "민주노동당발 진보대연합을 주도할 것이며, 민주노동당발 정계개편을 주도하여 진보적 정권교체를 반드시 이뤄내겠다"고 약속했다. 권 의원은 이날 행사에 참석한 정대화 ‘미래구상’ 공동 집행위원장을 향해 "적어도 권영길에게 진보대연합은 언술적 용어가 아니다"고 말하기도 했다.

    권 의원은 이번 대선을 "양극화를 조장하고 ‘사람 죽이는’ 경제성장을 지속하는 신자유주의 정치세력과 양극화를 해소하고 ‘사람이 주인 되는’ 진보적 경제성장을 개척하는 범민주노동당 세력의 한판 대결"로 규정하며 "이번 대선에서 기필코 진보적 정권교체를 이뤄내고 ‘세상’을 바꾸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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