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장 만세, 세계화 찬양 일색 교과서"
        2007년 04월 24일 02:36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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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가 성장하지 못하면 복지 제도도 허상에 불과하며 내실 있는 교육, 진정한 민주주의의 신장도 실현이 불가능한 일이다" – 천재교육 17쪽

    "공평한 소득 분배를 위해 소득이 높은 사람들에게 높은 세금을 부과하는 누진세 제도가 경제 성장이나 효율성을 해친다는 지적이 있다" – 대한교과서 165쪽 보충자료

    전경련 경제교과서 뿐 아니라 7차 교육 과정의 검인정 교과서에도 경제성장 지상주의, 시장경제와 세계화의 일방적 미화, 정부 개입에 대한 편견과 반노동자적 내용 등이 기술돼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전교조 참교육실 사무국장 신성호 교사는 민주노동당 최순영 의원이 당 정책위원회 및 전교조와 24일 공동으로 개최한 ‘경제교과서를 계기로 본 교육 실태와 대응 방안 모색’이라는 토론회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신 교사는 7차 교육 과정의 경제관이 △약육강식의 기업관 미화 △경제 성장 과정의 왜곡, 미화 △시장 경제 체제 일방적 찬양 △남북통일에 대한 부정적 인식 △정부 개입 부정적 서술 △세계화의 일방적 찬성 △ 반노동자적 서술 등의 성격을 지닌다며, 이에 대한 사례들을 일일이 제시하며 비판했다. (아래 표 참조)  

    약육강식기업관의미화

    대한교과서 118쪽 – 기업은 생산 활동을 통해 최대 이익을 얻는 조직이다. 기업이 최대 이윤을 획득하기 위한 방법은, 생산하는 상품을 소비자에게 최고 가치를 얻을 수 있도록 만들어 시장에서 최고 가격을 받고, 생산 활동 과정에서 최소의 비용으로 생산하는 것이다. 이렇게 기업을 경영한다면 효율적인 기업 경영 원칙인 생산성, 경제성, 수익성이 모두 높아질 것이다.

    경제성장 과정의 왜곡 및 미화

    천재교육 17쪽  – 경제가 성장하지 못하면 복지 제도도 허상에 불과하며 내실 있는 교육, 진정한 민주주의의 신장도 실현이 불가능한 일이다.

    시장경제체제의 일방적 찬양

    법문사 41쪽 –  이제 세계 경제는 자유와 경쟁을 바탕으로 하는 시장 경제 체제로 통합되어 가고 있다. …세계적으로 시장 경제 체제가 확산되는 것은 자본주의가 사회주의에 비해 우월하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다.

    남북통일에 대한 부정적 인식

    법문사 238쪽 – 우선, 경제 체제는 자본주의 시장 경제 체제를 기본으로 삼아야 한다. 자본주의는 개인의 자유로운 경제 활동과 사유 재산을 보장해 주기 때문이다. …또 …자본주의가 경제의 고도  성장과 국민 복지 증진에 있어 상대적으로 우월한 제도라는 것이 역사적으로 입증된 바 있기 때문이다.

    정부 개입의 부정적

    서술

    두산 152쪽 – 사회 복지 향상을 위해 생활 보호 대상자들의 생계비 지원을 늘린다면 정부는 재정 운용의 공정성은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 사용되는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정부가 세금을 늘린다면 그만큼 경제 전체의 활력을 떨어뜨리게 된다.

    세계화의 일방적

    찬성

    두산 21쪽  – 한편, 세계 경제는 무한 경쟁 시대로 진입하고 있는데, 경쟁력이 떨어지는 일부 국가와 일부 산업은 국제 규범을 무시하고 국수주의를 추구하는 경향을 보이기도 한다.

    반노동자적 서술

    천재 217쪽 – 한국 사회의 가장 큰 약점이 고임금과 대립적 노사 관계와 과격한 노동운동 때문이라는 저자의 주장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도록 학습 자료를 구성하고 있다.

     

    신 교사는 이에 대한 대안으로 "사회적 교육과정위원회 구성과 교과서 관련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면서 "교과서 개발 기간을 2년으로(현재는 1년) 늘리고, 경제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가치관이 다양하기 때문에 편향성 시비를 없애기 위해 각계각층의 검토 의견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신 교사는 "요컨대 경제 교과서는 지속가능한 사회 관점에 입각해 소비 생활을 비판적으로 들여다보기, 생산 활동(노동 문제, 일터에서의 민주주의), 시장 바로보기, 정부 역할(물가, 고용, 실업, 화폐와 금융, 조세와 예산, 소득과 사회보장), 환경 생태, 세계화 등의 단원으로 현실 경제를 제대로 설명할 수 있는 내용으로 구성돼야 한다"면서 "단순한 경제학원론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경제사회학적 관점과 예비 노동자로서의 기본적 지식과 노동 인권을 학교에서 배우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토론자로 참석한 충남대 경제학과 류동민 교수도 "시장주의적 입장에서 교과서를 분석 비판한 연구 내용들이 오히려 편향된 해석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류동민 교수는 “현재의 교과서는 대부분 주류 경제학의 경제론 체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있다"면서 "현행 경제교과서는 경제 문제를 보는 관점이 보는 이의 물질적 이해 관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며, 사회과학으로서의 경제학 그 자체가 물질적 이해 관계의 반영이라는 점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송태수 노동교육원 교수는 "학교에서의 경제와 노동 관련한 교육 과정에 노동계 및 시민사회단체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으며, 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 활동가 이수정씨는 "학교 교육 내 노동 인권 교육이 구체적 교육 내용으로 포함돼야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최순영 의원은 토론회 인사말을 통해 "전경련의 경제 교과서는 자본만능주의, 소비자와 생산자, 성장주의 일색이다. 노동인권, 정부역할, 공공성 없는 ‘3(色) 3무(無)’의’ 자본주의 정글에서 살아남는 교과서일 뿐"이라며 “교육은 중립적인 것이 아니라 오히려 가장 정치적인 것이다. 학교 교육은 자본과 노동의 사회적 관계, 노동 인권, 환경, 복지등이 함께 어우러진 교육이 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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