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응천 “가결 투표가 해당 행위? 적반하장”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5일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에 ‘가결’ 투표를 한 것을 ‘해당행위’라고 규정한 당 지도부를 향해 “적반하장”이라고 비판했다.

조응천 의원은 이날 오전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와 인터뷰에서 “(불체포 특권 포기는) 혁신위 1호 안건이었고 의총에서도 추인을 했는데, 이건 당론이 아닌가”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당 대표도 6월에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분명히 (불체포 특권 포기를) 천명을 했고, 이에 대해 표결 전날 거둬들인 거 말고는 뭐 말씀하신 바가 없다”고 덧붙였다.

조 의원은 “해당행위가 되려면 당대표나 의총에서 (불체포 특권을 포기한다는 기존 당론을) 번복한다는 것을 명확히하고, 또 그렇게 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국민들께 설명을 하고 납득시켜야 했다. 그런데 그런 것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가결 투표를 한 행위에 대해 “(당과 대표가 한) 대국민 약속을 지킨 것”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방탄 프레임을 깨고 우리 당이 제대로 된 방향으로 가기 위한 정치적 행동을 해당행위라고 하는 것은 진짜 적반하장”이라고 당 지도부를 질타했다.

그는 “정치는 명분이다. 약속을 지키지 않는 정치는 존속할 수 없다”며 “그래서 이번에는 (당내에) 지긋지긋한 방탄 방탄 프레임에서 떨쳐내야 한다는 생각이 꽤 있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비명계인 김종민 의원도 이날 오전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과 인터뷰에서 당 지도부가 가결 투표 의원들을 색출해 징계하겠다고 나선 데에 “자기주장을 강하게 하는 건 좋지만, 자기주장을 남에게 강요하는 것은 독재”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전두환 독재, 박정희 독재, 히틀러 독재가 무슨 대단한 폭력 때문이 아니라, 자기 생각을 남에게 강요하면서 시작되는 것”이라며 “자기와 다른 주장을 했다고 이걸 타도하자 또는 척결하겠다, 몰아내겠다고 하는 것은 민주주의에서 탈선하는 것”이라고 당 지도부와 친명계를 맹공했다.

당 지도부, 가결표 색출해 징계 엄포…팬덤 정치는 ‘절정’

이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 이후 팬덤 정치가 더 강화됐다는 우려도 나온다.

조 의원은 “그동안 우리를 괴롭혔던 것이 방탄 정당, 팬덤 정당, 당내 민주주의의 약화 이런 것들이었다”며 “방탄 프레임을 혁파했으면 그다음엔 팬덤 정당에서 벗어나야 하는 것인데, 가결 이후에 팬덤 정당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이 가장 절정”이라며 “‘어떻게 같은 당에서 이럴 수가 있냐’는 배신감, 거기에 또 강성 지지층에 영합해서 그걸 부추기는 세력, 일종의 자기 정치를 하려고 하는 분들이 복합적으로 해서 일대에 광풍이 불어닥치고 있다”고 했다.

당 지도부는 이날까지도 가결 투표한 의원들을 색출해 징계하겠다고 엄포를 놓고 있다.

서영교 민주당 최고위원은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가결표를 던진 것은 해당행위”라며 “(누가 가결표를 던졌는지) 파악하고 진단해 나가야 한다”고 했다.

서은숙 최고위원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가결 투표는 명백한 해당 행위라고 최고위원회에서 정리를 했다”며 “공개적으로 가결투표했다고 밝힌 의원들에게 상응하는 조치가 취해질 것”이라며 징계를 예고했다.

“이재명 구속영장, 기각이든 부결이든 당 내 분란”

한편 조 의원은 이 대표의 영장실질심사 결과 전망과 관련해 “알 수 없다. 구속영장은 봤지만 영장심사 때는 영장에 없는 것들 쑥쑥 나온다”며 “뭐가 나올지는 모른다”고 했다.

그는 구속영장이 기각될 경우에 대해 “기각이 되더라도 그 사유가 ‘혐의가 소명이 되는 걸 전제로 증거 인멸의 우려가 없다’ 정도면 검찰이 당분간 역풍 맞는 정도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혐의 소명이 부족하다’ 혹은 ‘현재로서는 구속의 필요성이 없다’는 기각 사유가 나온다면 전면적으로 검찰 수사의 정당성이 테이블에 올라올 것”이라며 “검찰이 윤석열 정부의 주력군이었기 때문에 윤석열 정부의 조기 레임덕의 시초가 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그는 이어 “당내에선 친정체제가 강화되겠지만 이 대표가 내놓은 메시지와 당 주류의 언행들을 보면 전혀 통합 쪽으로 갈 것 같지는 않다”며 “비명계를 찍어내고 더 가열차게 몰아붙일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구속영장이 발부될 경우에 대해선 “공언한 바와 같이 옥중 공천하겠다는 기류와 지도부 총사퇴 주장이 정면 충돌할 것”이라며 “이렇게 되나 저렇게 되나 당 내 분란은 큰 차이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