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당 이미 '심리적 분당' 상태
    "비열한 배신, 해당행위, 등에 칼 꽂아"
    지도부 내 비명계 고민정 의원, 최고위원 사퇴 시사
        2023년 09월 22일 12:04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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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대표의 체포동의안 가결로 사실상 ‘심리적 분당’ 상태에 접어든 모습이다. 22일 정청래 민주당 최고위원은 “제 나라 국민이 제 나라를 팔아먹었듯이, 같은 당 국회의원이 같은 당 대표를 팔아먹었다”며 비명계 의원들을 맹비난했다. (가결 관련 기사 링크)

    정청래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윤석열 검찰 독재정권의 정적 제거, 야당 탄압의 공작에 놀아난 것은 용납할 수 없는 해당행위”라며 “상응하는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이같이 말했다.

    정 최고위원은 “압도적 지지로 뽑힌 이재명 대표를 부정하고 악의 소굴로 밀어 넣은 비열한 배신행위가 어제 벌어졌다”며 “총선을 앞두고 벌어지는 볼썽사나운 구태정치가 재현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비명계 의원들이 총선 공천을 의식해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에 가결표를 던졌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특히 “끊임없이 이재명 대표를 흔들겠지만 지도부는 흔들림 없이 이재명 대표 곁을 지키겠다”며 “누구 좋으라고, 이재명 대표의 사퇴는 없다. 이재명 대표 체제로 강서구청장 승리하고, 총선 승리를 위해 일로매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최고위원은 “소수의 음모와 횡포, 탈선으로 잠시 민주당이 혼란스럽지만 빛의 속도로 당을 정상화시키겠다”며 “용납할 수 없는 명백한 해당행위에 대해서는 전 당원의 뜻을 모아 상응하게 처리될 것”이라고 비명계 의원에 대한 징계 추진 의지를 거듭 강조했다.

    이 대표 영장실질심사는 오는 26일 열린다. 서울중앙지법은 이날 이 대표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 기일을 26일 오전 10시로 지정했다. 영장심사가 예정대로 진행되면 이 대표의 구속 여부는 26일 밤이나 27일 새벽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다른 최고위원들도 비명계 의원들을 향헤 맹공을 퍼부었다.

    박찬대 최고위원은 “검찰 독재정권의 정치 탄압에 똘똘 뭉쳐 싸워도 모자랄 판에 어떻게 동지의 등에 칼을 꽂을 수 있는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며 “모든 행위에는 그 책임이 따르기 마련이다. 익명의 그늘에 숨는다고 그 책임이 사라지지 않는다”고 맹공했다.

    서은숙 최고위원 또한 “그동안 실력으로 평가받아 언론 방송에서 주목받은 적이 없던 의원들이 윤석열 정권 하에서 당과 당대표를 비난하면 대서특필됐다”며 “일제 식민지 시절에 동포를 탄압한 친일파들이 권력의 사랑을 받았듯이 윤석열 검사 독재시절에는 자기 당과 동지를 모욕하고 공격하는 분들이 언론 방송 특수를 노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30명의 소수가 136명 다수의 뜻을 꺾을 수 있었던 것은 30명의 소수가 윤석열 검사독재와 정치적으로 손을 잡았기 때문”이라며 “그래서 배신자, 독재부역자들이 암적 존재인 것”이라고 했다. 비명계 의원들을 사실상 ‘암적 존재’, ‘부역자’라고 규정한 셈이다

    서 최고위원은 “민주당 의총과 민주당 중앙위원 결의대회에서 결의한 것과 정반대로 투표한 것은 해당행위”라며 “자신이 해당행위를 한 것을 공개하고 큰 소리를 친 내부의 적부터 조치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반면 지도부 내 몇 안 되는 비명계로서 이 대표 강성 지지자들인 ‘개딸’로부터 공격 받고 있는 고민정 최고위원은 최고위원 사퇴를 시사하기도 했다.

    고 최고위원은 “전 부결표를 던졌다”며 “사람이 사경을 헤매는데 노무현처럼, 조국처럼 놓치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제가 이런 말을 한들 제 말을 믿어주시겠나”라며 반문했다.

    고 최고위원은 “저는 체포동의안의 당론 지정을 반대했다”며 “부결 당론을 하지 않겠다는 국민과의 약속을 어떻게든 지키려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지도부가 부결로 의견을 모으고 의원들에게 설득해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중간중간 체포동의안 가부결에 답하지 않은 의원 리스트가 돌았고, 어느 한 당 내 인사는 가결표를 색출해 정치 생명을 끊겠다고 하고, 급기야 대표 단식을 말리러 간 문 대통령에게는 출당하라는 연호가 터져 나왔다”며 “그 위험 신호들을 더 세밀하게 대처하지 못해 이런 엄청난 결과를 맞게 된 것에 죄송한 마음이 크다”고 했다.

    고 최고위원은 “저에게 다음 총선에서 당선을 막겠다는 당원들의 문자가 쇄도한다. 지도부에서 저만 빠지면 된다는 말도 들었다”며 “당원의 지지로 탄생한 최고위원이 당원들로부터 사퇴 요구를 받는 건 이미 신임을 잃은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원들의 판단에 따르겠다. 당원들이 사퇴하라면 사퇴하고, 당원들이 남으라면 남겠다”고 덧붙였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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