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령이 아니었다-LMO협상 실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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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년 04월 17일 09:11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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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덕수 국무총리 (사진=한덕수 블로그)
     

    마침내 유령의 실체가 드러났다. 한덕수 현 총리는 작년 10월 국정브리핑에서 “GMO는 한미 FTA 논의대상도 아니다. GMO의 안전성 문제는 생명과학 전문가들의 국제적 논의가 필요한 사안이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GMO논란을 한미FTA반대 진영이 만들어내는 유언비어로 단정하면서, ‘한미FTA를 떠도는 유령’에 비유했다. 

    그러나 3월12일 미국은 한미FTA 협상에서 LMO(Living Modified Organisms ;LMOs) 협상을 최초로 제시했고, 이 협상은 연장협상에서도 마지막까지 주요 쟁점으로 다뤄졌다. 정부는 지금까지 LMO문제는 협상대상이 될 수 없다고 큰소리쳐왔는데, 이쯤 되면 ‘국정브리핑’이 아니라 ‘거짓말브리핑’이다. 

    <3월 30일 미측 수정제시안> 
     
    ① 미국은 안전성이 확인된 식용, 사료용, 가공용 LMO 수출시 한국내에서 별도 위해성평가 생략 

    ② 미국은 양국간 안전성이 검증된 LMO간 교배되어 자란 LMO는 안전하므로 수입시 별도 위해성평가 절차 생략 

    ③ 미국은 미국내 안전성이 검증되었으나, 한국에서는 검증되지 않은 LMO 작물 수출시 양자간 협의채널 구축 요청 

    ④ 미국은 한번 승인된 LMO의 경우 추후 수입마다 별도 승인 불요 
     
    ⑤ 미국이 국내 LMO법 발효 이전 미국과 별도협정체결 요구 
     
    ⑥ 미국은 국내 LMO 표시의 투명성, 예측가능성, WTO합치성 요구
     

    미국이 제시한 ⑤항은 명백한 국내법 침해이다. 미국의 LMO 수출을 위해 국내법 규정완화를 시도한 것이다. 세계최대 유전자조작 식품 생산국이자 수출국인 미국이 별도 협정을 통해 요구할 내용은 충분히 상상이 간다. 지금 세계에는 우리나라 땅의 10배에 해당하는 규모에 유전자변형농산물(GMO)이 재배되고 있고, 그 절반 이상이 미국에서 자라고 있다. 

    2001년 한국 정부는 ‘유전자변형생물체의 국가간이동 등에 관한 법률(LMOs법률)’을 제정했다. 법에 따르면 유전자변형생물체를 수입하기 위해서는 수출업자나 수출국이 위해성 평가와 심사를 받아야 하고, 조건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는 수입을 금지할 수 있다.

    유통할 때도 포장용기에 제품이 유전자 조작을 통해 생산됐다는 사실과 특성, 취급방법을 명시해야 한다. 이 법의 비준은 계속 미뤄지다 최근 정부가 오는 5월 비준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시민단체들은 현재의 법률도 미약하기 때문에 개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①에서 ④항은 미국의 GMO에 대한 기준을 한국이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은 실질적 동등성을 이유로 내용물이나 특성이 동일하면 일반농작물과 GMO농작물을 동일한 것으로 본다. 승인된 유전자조작작물 품목수도 2006년 1월 말 현재 111건으로 세계 최대다.

    반면 한국은 유럽연합, 일본과 함께 유전자 조작 작물의 안전성이 입증되지 않는 한 위험성이 있다고 간주하는 ‘사전예방의 원칙’에 따라 유전자 조작 농산물 표시제를 시행하고 있는 국가다. 

    ⑥항은 철학의 문제이다. 지구에는 LMO를 둘러싸고 크게 두 개의 관점이 있다. EU와 일본은 GMO 안정성이 확증될 때까지 상업화해서는 안 되며, GMO 식품은 일반 농산물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것으로 간주하고 있다.

    그들은 2001년 1월 GMO를 포함한 유전자변형생물체의 부작용을 견제하기 위해 ‘바이오안전성에 관한 카르타 헤나 의정서(바이오안전성 의정서)’를 체결하였다. 반면 미국을 중심으로 한 GMO 농산물 수출국가는 WTO를 중심으로 과학적 근거를 갖추면 GMO의 거래를 허용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⑥항은 우리 정부가 미국과 입장을 같이해 줄 것을 요구하 는 것이다. 

    산업자원부 박청원 바이오나노팀장은 5일자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요구와 국내법 조항이 사실상 별 차이가 없어 (6개항 중 5개항)합의 도출이 가능했다.”면서 “미국이 가장 강력히 요구했던 LMO 관련 별도 양자 협정 체결은 미국에만 예외를 인정해달라는 상식 밖의 요구여서 끝까지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밝혔다.

    인터뷰 내용이 사실이라면, 그리고 6개항 중 이미 5개항의 합이 도출이 끝났다면 그 내용은 어떤 방식으로든 우리의 삶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LMO협상이 중요한 이유는 우리 밥상의 안전, 식품의 안전과 직결될 뿐만 아니라 농산물 수출입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어떤 방식으로든 미국의 유전자조작농산물에 대한 빗장을 열어주는 조항이 된다. 

    전 세계 곡물 수확량의 19%가 유전자변형 농산물일 정도로 GMO는 확산되고 있다. GMO의 확산은 미국계 식품회사와 종자회사의 매출 증진을 의미한다. 지금 세계에는 날마다 100여건의 GMO소송이 열리고 있다. 농민들이 몬산토사의 종자를 훔쳐서 재배했다는 것이다. 농민들은 영문도 모르는 채 법정에 서고 있고, 거의 몬산토사의 승리로 끝나고 있다.

    지난 11일 경기도 수원시 농촌진흥청은 대국민보고회를 하면서 유전자변형기술로 비타민 함유량을 인위적으로 늘린 벼를 소개하였다. 일명 골든라이스라는 이 쌀은 극심한 기아로 인해 실명에 다다른 국가의 국민들을 위해 사용한다는 명분으로 개발되었다.

    그런데 기아로 인한 실명을 대비하는 쌀을 유전자조작으로 개발하기보다는 기아에 빠지기 전에 식량을 지원하면 될 일이다. 그리고 이 쌀을 섭취해서 실명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한 끼에 밥을 세 그릇씩 먹어야 한다. 유전자조작식품의 장점은 과대 포장되어 있다. 

    한미FTA협상이 끝나고 MBC 100분 토론에서 노회찬 의원이 미국측의 협상시한에 끌려간 정부에 대해 질타를 하자 김종훈 협상 수석대표는 “노의원님 독심술 하십니까?”라고 받아쳤다. 정보를 독점한 자의 극도의 오만과 독선이다.

    우리의 미래가 송두리째 달린 FTA협상 내용을 국민들은 신문과 방송에서 흘러나오는 조각 조각난 정보를 끼워 맞춰서 파악하고 있다. 언론에 대한 인터뷰 내용도 부처별로 다르다. 그런데도 FTA에 관한 문제제기는 협상을 잘 모르고 하는 소리라고 치부한다.

    사실 독심술을 하는 것도 지친다. 정부는 지금이라도 당장 협상내용을 공개해야 한다. 그리고 국민들은 LMO에 대해 정부가 미국에 약속한 그 어떤 내용도 받아들일 수가 없다. 

    ▶◀ 허세욱님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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