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간 『미래는 탈성장』 외
        2023년 09월 02일 12:19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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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래는 탈성장> – 자본주의 너머의 세계로 가는 안내서

    마티아스 슈멜처,안드레아 베터,아론 반신티안 (지은이),김현우,이보아 (옮긴이) / 나름북스

    “유한한 지구에서 무한한 성장은 불가능하다” 보다 정의롭고 생태적인 미래를 위한 전략. 성장 이데올로기가 자본주의 시스템에서 계속 증가하는 불평등 및 생태적 파괴를 은폐한다는 사실을 지적하고, 이의 대안인 탈성장의 기원, 정의, 실행 가능성, 구체적인 경로를 다룬다.

    수십 년간 이어진 탈성장에 관한 연구 문헌과 행동 양식을 종합해 오늘날까지의 탈성장 논의를 정리하고, 위기의 근원인 자본주의 성장 이데올로기의 극복 필요성을 설득한다. ‘성장’ 개념이 어떻게 출현했고 왜 모두가 경제 성장이라는 헤게모니에 사로잡혔는지 분석함으로써 자본주의의 핵심 특징으로서의 성장을 문제 삼는다. 나아가 탈성장으로 수렴되는 생태적, 사회경제적, 문화적, 페미니즘적 관점에서의 성장 비판과 함께 자본주의, 산업주의, 남반구-북반구 격차 구조를 비판하며 탈성장으로 나아가야 할 이유를 체계적으로 뒷받침한다.

    이 책이 전망하는 포스트자본주의, 탈성장 사회는 민주적 과정을 거쳐 사회 신진대사를 변혁하고 감소시킴으로써 지구적 생태 정의를 가능하게 하는 사회다. 탈성장에 관한 오해와 비판을 정면으로 반박하며 탈성장의 비전, 경로, 현실화 방안, 그리고 탈성장의 미래 구상까지 명시적으로 제시한 이 책을 통해 다가올 전환의 시대와 무엇을 할 것인지에 관한 상상력을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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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석노동> – 남을 헤아림이 독이 되는 심리노동

    양정호 (지은이) / 생각비행

    해석노동은 타자의 시선으로 자신을 판단하려는 습성이며, 나를 타자에게 대상화하여 스스로 타자에게 종속시키려는 성향이 습성화된 심리노동을 뜻한다. 조직에서 상급자는 하급자의 존재감을 의식하지 않지만, 하급자는 상급자의 지시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상급자의 기대에 부응하고자 노력하며, 상급자의 기분을 살피기 일쑤다.

    《해석노동》은 해석노동의 개념을 제시하고 우리가 부지불식간에 해석노동을 하고 있음을 인지하게 하는 데 목적이 있다. 1장에서는 해석노동의 개념을 소개한다. 2장에서는 일상에서 해석노동을 유발하는 사례를 다루고, 해석노동을 조장하는 여건을 확인해 본다. 3장에서는 공감을 통해 해석노동을 받아들이는 방식이 모방이며, 해석노동의 확산이 인간의 공감력을 발판으로 이루어짐을 설명한다. 공감의 어두운 면에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이유다. 마지막으로 4장에서는 공감 격차에 관해 설명한다. 해석노동 수혜자와 해석노동자 사이에는 공감 격차가 존재한다. 하급자의 입장을 고려할 필요가 없고 그 입장에 서본 경험이 없는, 해석노동의 수혜자일수록 꼰대거나 갑질을 하는 사람일 가능성 농후하다.

    해석노동을 인지한다면 우리는 상급자에 대한 심리적 동조를 통해 동료나 하급자에게 불합리한 책임을 전가하거나 동료 간에 반목이 형성되는 사태를 예방할 수 있다. 조직은 해석노동을 경감하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하고, 개인은 해석노동을 단호히 거부할 때 심리적 마취 상태에서 각성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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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케의 눈물>

    조국 (지은이) / 다산북스

    2023년 6월 12일 법학자 조국은 서울대로부터 교수직을 파면당했다. 이 책은 법대 교수 조국이 법을 공부한 이유와 자신이 생각하는 공부의 참된 의미에 대해 기록한 책 『왜 나는 법을 공부하는가』 이후, 이제는 교수도 아니고 장관도 아닌 자연인으로서 지난 10년의 폭풍 같았던 시간을 통과하며 온몸으로 부닥친 투쟁을 집약한 책이다.

    형사법 전공자인 저자는, 지금 우리가 목도하고 있는 법과 법치주의에는 오직 혹형만 강조되고 있을 뿐 ‘연민’과 ‘정의’가 빠져 있다고 역설한다. 책 제목의 ‘눈물’은 폭압적인 법권력에 의해 신음하며 흘리는 ‘분노의 눈물’과, 그러한 압력에 맞서면서도 주변의 아픔을 살피며 ‘연민의 눈물’을 동시에 흘리고 있는 우리 사회의 자화상을 뜻한다. 정의의 여신으로 알려진 디케(Dike)는 두 눈을 가린 채 한 손에는 저울을, 나머지 한 손에는 칼을 들고 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지금 2023년 대한민국에서 작동하는 법치의 논리는 피가 묻은 칼을 무지막지하게 휘두르는 망나니를 닮아 있다고 진단하면서, 이제라도 법의 진짜 모습을 되찾기 위해 우리가 지향해야 할 가치를 담담하게 서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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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똑똑똑 빌라>

    변수영 (지은이) / 이루리북스

    변수영 작가는 인형으로 만드는 애니메이션의 매력에 빠져서 바다 건너 미국까지 공부하러 갔다고 합니다. 그런데 미국에서 그림책의 매력에 풍덩 빠졌다고 하네요. 그래서 이번엔 인형으로 그림책을 만들었습니다. 『똑똑똑 빌라』는 인형으로 만드는 그림책이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똑똑히 증명하는 책입니다!

    외모에 관한 편견을 지워주는 치유 그림책

    여러분은 외모 때문에 차별 받은 적이 있나요? 『똑똑똑 빌라』의 주인공들은 모두 독특한 외모를 갖고 있습니다. 사실 우리는 모두 다르게 생겼지요. 그런데도 사람들은 피부색으로 서로를 차별하기도 하고, 생김새로 동물을 차별하기도 합니다.『똑똑똑 빌라』는 서로 다른 개성을 지닌 주인공들을 통해 외모에 관한 편견을 지워주는 치유의 그림책입니다.

    모르는 이웃을 친구로 만드는 우정 그림책

    『똑똑똑 빌라』는 단감이가 먹구름의 집을 찾아주는 과정을 흥미롭게 만든 그림책입니다. 집집마마 문이 다르고 문의 디자인이 그 집에 사는 주인공의 개성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문을 보고 주인공을 상상하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그런데 가장 큰 재미는 책을 덮고 나면 전해지는 깨달음입니다. 세상에! 먹구름이 오기 전까지 아무도 누가 사는지 몰랐다는 사실입니다.『똑똑똑 빌라』는 모르는 이웃을 친구로 만드는 우정 그림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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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교도서관저널> 2023.9

    (주)학교도서관저널 (지은이) / (주)학교도서관저널

    챗gpt를 위시한 AI 열풍이 거세다. 전문가들은 AI 기술이 접목된 대화형 프로그램을 잘 활용하려면 ‘질문하는 능력’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학생들이 마주할 미래사회는 지식을 얼마나 습득했는지보다 창의적인 질문을 어떻게 던지느냐가 관건이라는 이야기다.

    사서선생님들은 이에 발맞춰 독서토론을 적극적으로 펼치면서 학생들이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고, 생각하는 힘을 성장시킬 수 있도록 북돋아 왔다. 하지만 청소년 당사자들은 때때로 자기 삶과 첨예하며 실제로 궁금한 질문들을 교실에서 나누는 데 부담을 느끼는 것이 현실이다.

    이른바 모범적인, 교사의 의도에 맞춤한 A급 질문을 만들고자 고투하기도 한다. 하여 불공정, 젠더 이슈 등 십 대 사이에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는 주제로 대담하고 자유로이 질문을 나누는 법, 긴장은 낮추고 재미는 더하는 질문들로 꾸린 독서토론 사례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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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 그게 뭐야?>

    토마 비노 (지은이),마르크 마예프스키 (그림),이경혜 (옮긴이) / 북극곰

    시는 무엇일까요?

    시는 무엇일까요? 사전적인 의미로 보자면, 시는 감정이나 생각을 함축하여 운율적인 언어로 표현하는 문학의 한 장르입니다. 하지만 시가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대부분 선뜻 대답하기 어렵습니다. 한 마디로 콕 집어 정의 내릴 수 없는 시라는 존재를 우리는 어떻게 인식하고 받아들이며 표현해야 할까요? 『시, 그게 뭐야?』는 멀고도 어렵게만 느껴지는 시를 다양하게 표현하여 열린 마음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시는 비밀 통로이기도 하고 시공간을 뛰어넘는 문이 되기도 합니다. 탐정도 아니면서 여기저기 살피느라 늘 바쁘고, 비밀스러운 작은 흔적도 놓치지 않습니다. 어쩌면 시는 함께 나누어야만 진정으로 지킬 수 있는 비밀일지도 모릅니다. 자기만의 안경으로 삶의 이면을 들여다보게 하는 시의 세계는 이처럼 무궁무진하고 우리의 삶을 향해 언제나 활짝 열려 있습니다.

    서정적인 글과 다채로운 그림이 아름답게 조화를 이루는 그림책

    시인이자 작가로 다수의 권위 있는 상을 수상하며 언론의 극찬을 받고 있는 토마 비노가 시는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과 답을 풀어냅니다. 그의 글은 언제나 유머가 넘치지만 동시에 예리한 면도 지니고 있어서 독자의 웃음을 자아내는 한편 성찰의 기회를 제공합니다. 또한, 어릴 때부터 빛과 색채에 매료되어 그림 그리기에 열중한 마르크 마예프스키의 자유롭고 다채로운 그림이 서정적인 토마 비노의 글을 만나 아름답게 조화를 이룹니다. 『시, 그게 뭐야?』는 말로 형용하기 어려운 시라는 존재를 때로는 유머러스하게 때로는 무척 은유적으로 표현함으로써 우리에게 시란 무엇인지를 일깨워 주는 따뜻하고 다정한 그림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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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잠자는 숲속의 어린 마녀>

    고미솔 (지은이),차야다 (그림) / 북극곰

    귀엽고 매력적인 마녀 캐릭터의 탄생

    『잠자는 숲속의 어린 마녀』는 옛이야기 『잠자는 숲속의 미녀』에서 모티브를 가져온 작품입니다. ‘마녀’와 ‘오랜 시간을 잠에 빠진 인물’이라는 소재를 가져왔지만, 전혀 새로운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마녀’라고 하면 사악하고 나쁜 일을 저지르는 이미지가 떠오르는데, 『잠자는 숲속의 어린 마녀』에 나오는 ‘어린 마녀’는 기존에 알고 있던 마녀의 이미지와는 사뭇 다릅니다. 이 책의 주인공인 어린 마녀는 꽃을 키우고 싶고, 친구를 사귀고 싶고, 노래를 좋아한답니다. 정말 귀엽고 매력적인 마녀입니다.

    고미솔 작가가 만들어낸 새로운 마녀 캐릭터는 호기심을 자아내는 동시에 독자에게 아주 친숙하게 다가옵니다. 백 년 동안 잠만 자는 어린 마녀를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요? 그것도 꿈속 세상이 좋아서 스스로 잠에 빠진 마녀라네요.

    엉망진창 띄어쓰기로 부르는 ‘질문을 품은 노래’

    수백 년 동안이나 잠에 빠진 어린 마녀는 어떻게 잠에서 깨어날 수 있을까요? 『잠자는 숲속의 어린 마녀』의 가장 큰 매력은 ‘질문을 품은 노래’입니다. 어린 마녀는 신기한 동물들이 들려주는 노래를 듣고, 질문에 대한 답을 해야 영원한 잠에서 깨어날 수 있답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 동물들이 띄어 부르기를 할 줄 모른다는 겁니다. 띄어쓰기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은 노래를 들어본 적이 있나요? 이야기 속에 나오는 노래를 보면 누구나 자기도 모르게 그 노래 가사를 따라 부르게 됩니다. 엉망진창 띄어쓰기로 된 노래에 굉장한 묘미가 있기 때문이에요.

    이렇게 노래 속에 품은 수수께끼 같은 질문이 무엇인지 차츰 알아가면서 독자들도 그 질문에 답을 해보게 될 것입니다. 또한 어린 마녀가 올바른 답을 하기를 응원하면서 동화 속 주인공과 친구가 되어갈 것입니다.

    ‘따꾸라까라까’라는 말밖에 할 줄 모르는 아이

    『잠자는 숲속의 어린 마녀』에는 한 가지 이야기가 더 담겨 있습니다. 바로 「따꾸라까라까와 해님 접시」입니다. 이 이야기야말로 고미솔 작가가 쓴 첫 동화랍니다. 고미솔 작가는 다큐멘터리 제작을 위해 태평양 오지 섬에 가서 그곳 사람들과 함께 생활하다가 이 이야기가 떠올랐답니다.

    어느 날, ‘따꾸라까라까’라는 말밖에 할 줄 모르는 아이가 섬마을에 나타납니다. 마을 사람들은 이 아이의 천진난만한 매력에 끌리고 이런 일 저런 일을 상담하기도 합니다. 그러고 얼마 후, 해가 바다에 풍덩 빠져 버리는 기상천외한 사건이 발생하여 마을 사람들은 위기를 맞게 되고 절망에 빠집니다. 따꾸라까라까와 마을 사람들은 이 위기를 어떻게 해결할까요? 아주 손쉽게 그 해결책을 내놓은 따꾸라까라까의 말과 행동 속에는 순진한 웃음과 감동이 함께 들어 있습니다.

    책 읽는 즐거움을 더하는 밝고 귀여운 그림

    『잠자는 숲속의 어린 마녀』는 원래 삽화 없이 ‘북극곰 이야기꽃 시리즈’ 2권으로 2017년에 처음 출간되었습니다. 이번 개정판에는 차야다 그림 작가의 귀엽고 흥미로운 삽화를 만나서 더욱 매력 있는 책으로 재탄생하였습니다.

    어린 마녀의 캐릭터는 초록빛 피부를 지닌 귀엽고 오동통한 모습으로, 따꾸라까라까는 그을진 피부의 천진난만한 모습으로 우리 앞에 나타났지요. 또 밝고 화사한 색채감으로 어린 마녀가 사는 깊은 숲속의 모습과 남태평양 어느 곳에 있을 작은 섬의 모습을 표현했습니다. 이야기를 따라가며 그림 보는 재미가 쏠쏠하고, 재치 넘치는 그림 덕분에 책 읽는 시간이 흥겨워집니다.

    고미솔 작가가 쓰고, 차야다 화가가 그린 『잠자는 숲속의 어린 마녀』는 독자들에게 책 읽는 즐거움과 함께 마음이 밝아지는 시각적 체험을 선사하는 책입니다.

    필자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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