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동자-한나라 함께 세상을 바꾸자"
        2007년 04월 10일 06:25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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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레디앙 김선희 기자 
     

    대선을 앞두고 노동자 표심의 조직화를 표방해온 한나라당 노동위원회(위원장 배일도)가 10일 공식 출범식을 가졌다. 올해 대선에서 정책연대는 물론 특정 후보 지지도 결정키로 한 한국노총 인사들이 노동위에 대거 참여하고, 강재섭 대표를 비롯한 한나라당 지도부와 대선주자들이 빠짐없이 축사에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이날 출범식에서는 서경석 목사의 “노동계의 요구에 한나라당이 무조건 부화뇌동하면 안된다”는 축사(?)에 참석자가 욕을 하며 자리를 박차고 나가는가 하면, 오세훈 서울시장의 공무원 퇴출을 비난하는 공무원 노동자들의 시위도 벌어져, 대선을 앞둔 한나라당의 노동자 표심 사냥이 만만치 않을 것임을 예고하기도 했다.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노동위원회 출범식에서 “단순히 한나라당 노동위원회가 뜨는 자리가 아니라 한나라당이 노동자의 피땀, 열정이 대한민국을 살리는 길이라는 인식을 확고히 하고 국민에게 선언하는 날”이라며 “노동자와 한나라당이 함께 세상을 바꾸자”고 강조했다.

    그는 또 “투쟁 일변도에서 대화 타협이 결국 노동자에 도움이 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며 “당도 적극적으로 동참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노총의 행보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노동위원장인 배일도 의원은 “노동자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정당의 대선승리는 국민 승리가 아니라 권력 승리일 뿐”이라면서 “이제부터 노동위에 모여서 한나라당에서 정치를 하자. 지역으로 내려가 노동자들은 한나라당 책임당원으로 가입시키고 새 정치를 열자”고 주장했다.

    배 위원장은 강재섭 대표에 노동위에서 현재까지 가입시킨 3,500명 당원 명단과 함께 ‘3만 당원 약정서’를 전달하기도 했다.

    한국노총 이용득 위원장을 대신해 참석한 김성태 부위원장은 한나라당 노동위원회에 한국노총 전현직 간부들이 대거 참여한 것과 관련 “한국노총 식구들이 이사 온 것 같다”며 “노동위 80%가 한국노총 출신인데 이들이 한나라당 변화의 선두에서 나아가는데 (당이) 받쳐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더불어 “한국노총이 대선에서 헌정사상 처음으로 정책연합과 정당 후보 선택을 하기로 했다”며 “조합원의 결정을 받들어 친노동자 후보와 굳건한 정책연합으로 당선을 돕고 집권 기간 중에도 도울 것”이라고 한나라당의 기대에 화답했다.

    한나라당과 한국노총 지도부의 화기애애한 연대의 한편으로, 이날 노동위 출범식에서는 껄끄러운 장면이 목격되기도 했다. 출범식 내내 행사장 한 쪽에서는 한나라당 소속 오세훈 서울시장의 공무원 퇴출을 비난하는 공무원 노동자들의 카드 시위가 벌어졌다. 또한 서경석 목사의 축사 도중 한 참석자가 노동위 팜플렛을 내던지며 욕을 하고 퇴장하는 일도 발생했다.

    서경석 목사는 이날 축사에서 “노동자들이 공공이익에 부합하지 않는 집단 이해를 표출하는 경우가 있는데 한나라당이 부하뇌동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그 대표적인 예가 노조전임자 임금 지급 등이라는 주장이다.

    서 목사는 또한 “노동운동이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하자는데 말이 되냐”며 “비정규직들이 전부 현대차 정규직 노동자처럼 6,500만원 연봉을 받으면 회사도 노동자도 다 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정규직 임금을 동결하고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해야 한다”며 한국노총 이용득 위원장도 같은 생각으로, 금융노련위원장 시절 은행 임금을 동결하려 했으나 노조지부장들의 반대로 추진하지 못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더불어 한나라당 일부 대선주자들의 축사 도중에도 이날 행사의 핵심인 일부 노동위원들이 “우리가 있을 필요가 있냐”며 여럿이 함께 자리를 떴다. 앞서 출범식 사회자는 강재섭 대표의 노동위원 임명장 수여 직후, 강 대표와 위원들의 사진 촬영을 요청하며 “다 사진 촬영을 위해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가 배일도 노동위원장의 눈총을 받기도 했다.

    출범식장을 가득 메웠던 참석자들의 일부는 노동계 인사는 아니고 “멀리서 왔다”고만 했다. 의원회관 소회의실까지 장악했던 아줌마, 아저씨 참석자들은 행사 중반 무렵 김밥 한 줄씩 챙겨먹고는 어느새 국회 뒤편 윤중로 벚꽃 구경을 나서는 모습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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