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본가들의 연대, 승리를 구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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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년 04월 10일 11:20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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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해 임단협 투쟁을 벌이던 대학노조 외국어대지부가 215일간의 파업 끝에 일방적으로 업무 복귀 선언을 했다. 사실상 학교측에 무릎을 꿇은 것이다. 또 지난 해 연말에는 단협 체결과 고용안정을 요구하던 공공노조 건설엔지니어링지부 만영지회가 245일간의 장기 파업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노조가 와해되는 아픔을 겪었다. 건설엔지니어링지부 도우지부는 4월 9일 현재 300일이 넘는 파업을 벌이고 있으나 여전히 사태해결을 위한 실질적인 진전은 없는 상태다.

    몇몇 장투사업장 일정한 패턴있다?

    이들 사업장의 쟁의행위는 몇몇 부분에서 놀라울 정도로 비슷한 형태를 띠고 있다. 사용자측의 교섭거부, 이에 따른 쟁의행위와 불법 대체 인력 투입, 법원 및 보수 언론의 측면 지원 등등이다. 이를 보면 최근 200일이 넘는 장기 파업 사업장은 사용자측이 일정한 패턴을 유지하며 노동조합 쟁의행위를 억압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먼저 사용자측은 노조의 교섭요구에 결정권이 없는 실무자를 내보내거나 실무교섭으로 돌려 시간 끌기에 나서고(공공노조 만영지회), 갖가지 이유로 교섭을 모두 거부하거나 설사 교섭에 들어간다 하더라도 교섭위원이 일방 퇴장해(공공노조 도우지회) 교섭 자체가 의미없도록 만든다. 이 과정에서 사용자측은 일방적으로 기존에 체결된 단체 협약을 해지한다는 통보를 하고(대학노조 외대지부, 공공노조 하이텔지부) 노조를 압박한다.

    만약에 노조가 이에 반발하고 파업에 돌입할 경우 즉각 공격적인 직장폐쇄로 맞대응한다. 게다가 합법적인 파업에도 불구하고 불법 대체근로를 투입해(공공노조 도우, 만영지회, 대학노조 외대지부 등) 파업의 효과를 무력화 시킨다.

       
      ▲ 300일이 넘게 지난한 파업을 벌이고 잇는 도우지회 (사진=공공노조) 
     

    법원, 노동부, 보수언론은 사측 지원군

    여기에 법원에 업무방해금지가처분신청, 단순한 항의를 폭력행위로 둔갑시켜 고소 고발 진행, 손해배상 청구 및 급여 가압류가 동시에 이뤄진다. 게다가 사업장 보호, 또는 대체근로자 보호 등을 명목으로 용역깡패를 투입해 조합원과의 폭력을 유발하거나 공포분위기를 조성한다.(공공노조 만영, 도우지회)

    이런 사용자의 대항행위는 마치 노동자의 파업을 기다렸다는 듯이 전광석화 같이 이뤄져 노동조합의 대응 자체가 무력화된다.

    사용자측이 이같이 일방적으로 노동조합의 쟁의행위를 탄압하는 데 있어 법원, 노동부, 보수언론은 듬직한 지원군으로 자리한다.

    수원지방법원은 공공노조 만영지회가 제기한 불법대체근로금지 가처분 신청에 대해 불법을 인정하지만 이미 채용한 사람은 어쩔 수 없다며 사실상 불법대체근로를 허용해 버렸다. 서울동부지방법원은 공공노조 도우지회에 대해 사업장 앞에서 집회나 구호도 외치지 못하게 하는 가처분 신청을 받아줬다.

    노동자가 파업을 하면서 집회, 선전 등의 모든 입과 발을 묶어놓고 하라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는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파업권에 대해 법원이 매우 소극적으로 해석한 것이다. 보수언론도 일방적으로 사용자측 편들기에 나섰다. 대학노조 외대지부 파업의 경우 주요 보수 일간지들은 파업 기간 내내 사설까지 동원해 노조의 정당한 파업권을 노동조합의 부도덕한 조직 이기주의로 몰아갔다.

    노동부는 사측의 불법 부당한 행위에 대해 수수방관하는 태도로 일관해 사용자측에 도움을 줬다. 공공노조 도우, 만영지회 사측의 불법대체근로는 노동부가 아닌 노조에서 적발했으며 특별근로감독 이후에도 지도자체가 막연해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했다.

    장투 사업장 배후에는 경총이 있다.

    여기에 경총과 일부 컨설팅 회사 및 노무법인 등이 사용자측에 정기적인 자문을 통해 사용자의 노사관계를 지도하고 있다.

    외대지부 파업과 관련해 해고된 민주노총 김은주 부위원장은 “최근의 노사관계 악화는 임단협 기간 중에 우발적으로 벌어지는 것이 아니라 애초부터 사용자의 장기적인 계획아래 진행되고 있다”며 “특히 경총과 일부 노무법인, 법률회사 등이 조직적으로 개입하면서 노조 파괴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말하자면 사용자측이 경총 등의 컨설팅을 받아 교섭 회피, 파업 유도, 장기 파업, 손배 청구, 노조 무력화의 순으로 이끌고 있다는 것이다. 노동조합이 사용자측의 이 같은 불순한 의도에 말려들 경우 사실상 파업 투쟁을 승리로 이끌기에는 어려워 보이는 것이 현실이다.

    그렇다면 이를 극복하는 방안은 없는 것일까?
    공공노조 이근원 조직팀장은 “개별 사업장에 대해 각개격파로 대응한다면 노동조합이 승리하기는 어렵다”며 “산별노조나 연맹 차원에서 노동자의 연대 의식을 갖고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즉 산별노조의 경우 사업장 벽을 넘어 하나의 노동자라는 의식으로 물적, 심적으로 지지 연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장기 파업과 무노동 무임금에 따른 경제적 부담을 노동자들이 연대해 부담하고 품앗이 차원의 투쟁 지원이 아닌 전체 노동자의 힘을 모아 실질적인 타격이 되는 투쟁을 조직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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