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거의 여인' 박근혜, 4월 바람 일으킬까
        2007년 04월 09일 06:17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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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나라당 대선주자인 박근혜 전 대표가 4월 들어 안으로는 서청원 전 대표 영입 등 당내 조직세를 규합하고, 밖으로는 4.25 재보선 지역에 열을 쏟고 있다. 대권 경쟁자인 이명박 전 시장과 관련 ‘위증교사’ 의혹을 제기한 김유찬씨의 지원사격(?)도 눈에 띈다. 박 전 대표측은 대선후보 지지율에서 앞서고 있는 이명박 전 시장에 대한 4월 대추격전을 예고하고 있다.

    박근혜 서청원 영입, “대세론 주춤할 것”

    박근혜 전 대표의 캠프 사무실에서는 9일 서청원 전 한나라당 대표가 “박근혜 전 대표에게 빚을 갚으러 왔다”며 대한 박 전 대표에 대한 공식 지지 입장을 밝혔다. 서 전 대표는 한나라당 옛 민주계 핵심이자 충청 출신으로 수도권에서 국회의원 5선을 지낸 당내 거물급 중진이다. 지난 2002년 대선의 차떼기 불법정치자금 모금으로 구속됐다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서청원 전 대표와 가까운 당의 한 관계자는 “서 대표는 여전히 한나라당내 최대 조직을 갖고 있다고 할 만큼 영향력이 크다”며 “서 전 대표가 박근혜 전 대표 캠프로 간 것이 이명박 대세론을 주춤하게 만드는 측면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서 대표가 박 전 대표 캠프측 고문을 맡기로 했지만 실제 캠프를 총 지휘하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더불어 박근혜 전 대표가 국회 행자위에서 환경노동위원회로 상임위를 옮긴 것도 눈길을 끌고 있다. 대선 정치활동을 위해 비정규법안이나 노사관계로드맵 등 쟁점법안들의 처리가 이미 끝나 비교적 ‘한가한’ 상임위를 선택했다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지만 환노위원장인 홍준표 의원의 영입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시각도 제기되고 있다.

    캠프 관계자는 이와 관련 “적극적으로 공을 들이고 있다”며 이러한 해석을 부인하지 않았다. 그는 “홍 의원은 고대 출신인데다 이명박 전 시장과 가깝고 당내에서도 정의로운 선택을 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홍 의원이 와준다면 (이 전 시장에 비해) 박 대표의 인물론 우위가 더욱 부각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전 대표가 홍 의원을 직접 찾아와 도움을 요청하기도 했다고 홍 의원측은 전했다.

    4.25 재보선 통해 “한나라당 주류는 박근혜” 부각

    박근혜 전 대표측은 당내 조직 확대는 물론 밖으로는 4.25 재보선을 대선후보 지지율 역전의 계기로 삼겠다는 의지다. 특히 지난해 4.15 지방선거 피습 이후 “대전은요” 한 마디로 한나라당 대전시장 후보의 당선을 일궈내는 등 ‘선거의 여인’으로 불리는 박 전 대표가 이번 대전 서구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등에서도 그 위력을 발휘할 것이라는 자신감이 바탕해 있다.

    특히 이번 4.25 재보선에서 국회의원 선거가 치러지는 대전과 전남의 경우, 박 전 대표가 이명박 전 시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세인 수도권 지지율을 만회하기 위해 주력해야 하는 전략지역이다. 박 전 대표는 지난 7일 전남 무안·신안 후보 사무실 개소식에 참석해 한나라당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기도 했다.

    캠프 관계자는 “(박 전 대표가) 선거 현장에 부딪히면서 당이 필요로 하는, 당이 어려운 곳을 찾아 적극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라며 이를 통해 “박근혜 전 대표가 당이 어려울 때마나 당을 일으켜 온 진짜 ‘당의 주류’라는 것을 명백히 부각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명박 검증도 계속된다

    박근혜 전 대표측의 이명박 전 시장을 겨냥한 대선후보 검증론도 당 안팎에서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이날 당내 대권 경쟁자인 이명박 전 시장에 대해 ‘위증교사’ 의혹을 제기한 김유찬씨는 <이명박 리포트> 출판기념회를 갖고 “이명박 후보로는 정권교체가 어렵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표로서는 어쨌든 ‘지원사격’을 받는 셈이다.

    김씨는 이날 공개한 <이명박 리포트>는 총 488페이지 분량으로, 앞서 기자회견 등을 통해 제기한 살해위협 내용 등을 비롯해 ‘이 전 시장이 대통령이 되어서는 안 되는 이유 20가지’가 나열되기도 했다. 그는 자신의 주장을 ‘근거 없다’고 결론 낸 한나라당을 향해서도 “이미 이 전 시장의 사당화 혹은 친위대로 전락했다”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박 전 대표측 유승민 의원은 앞서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 김씨의 주장과 관련 “한나라당 검증위가 지금까지 한 것은 ‘사실 확인을 할 수 없었다’는 것까지”라며 “새로 구성된 당의 검증위에서 철저한 검증을 해주길 바란다”고 말한 바 있다. 박 전 대표측이 언제든지 김유씨가 주장한 이명박 전 시장에 대한 검증 문제를 꺼내 들 수 있다는 의미다.

    박근혜 전 대표 측의 바람대로 손학규 전 경기지사 탈당 후 더욱 고착화되고 있는 한나라당의 대권경쟁구도에 과연 4월의 바람이 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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