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이나 북이나 소주는 노동자의 벗
        2007년 04월 07일 10:25 오전

    Print Friendly

    한나절 스치듯 돌아본 개성공단과 북한을 글로 남기자니 내가 보고 들은 것이 너무도 단편적이지 않을까 하는 고민이 먼저 앞선다. 또한 하나로 또렷이 묶여지지 않는 개성 방문의 인상들이 조각조각 머리 속을 떠다니는 기분이다.

    키를 170cm로 ‘통일’시킨 통일부 

    지난 4일 아침 국회를 출발한 버스가 북한 개성으로 넘어가는 남측 도라산 출입사무소(CIQ)에 도착하는 데는 채 1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나무심기’ 행사보다는 ‘개성’ 방문에 더 신경을 썼던 덕에 정장 차림과 구두를 보며 개성 인근 야산에서 발이 빠지지 않을까 하는 쓸데없는 걱정을 보태다가 이미 개성을 한 차례 방문한 적이 있다는 옆자리 기자와 수다를 떨다보니 어느새 오두산 통일전망대가 나타나고 임진강 너머 북한 땅도 보이기 시작했다.

       
    ▲ 통일부에서 내주는 방북증. 통일부 장관 직인에 법무부 출입 확인 도장이 찍힌다. 기자의 신장이 170cm로 나와있다. (사진=레디앙 김선희 기자)
     

    통일부에서 발급한, 여권과 같은 방북증(방문증명서)에 내 키는 170cm로 적혀 있다. 나도 모르는 새 훌쩍 자랐다. 그런데 180cm는 족히 넘어 보이는 뒷자리 당직자들도 똑같이 170cm란다. 방문목적은 ‘청소년 평화통일 숲가꾸기’다. 기자의 출입처인 민주노동당이 식목일을 즈음해 민화련이 추진하는 이번 행사에 함께한 것이다.

    9시 30분. 아슬아슬 출입사무소를 통과했다. 여전히 이곳은 유엔사 관할이어서 시간을 정확히 지키지 않으면 북한으로 들어갈 수 없다고 한다. 지각생 기자를 챙기느라 늦게 도착한 민주노동당 때문에 행여 정해진 시간에 늦을까 노심초사한 민화련측의 따가운 시선을 받으며 서둘러 통과했다. 통일부 장관 직인이 찍힌 방북증에 도라산 출입사무소의 법무부 확인 도장이 찍혔다.

    다시 버스를 타고 비무장지대를 지나가자니 그때서야 북한으로 간다는 실감이 났다. 남북으로 이어진 경의선 철길은 남측 지역에서, 또 북측 지역에서 똑같이 철조망이 쳐진 담장과 굳게 닫힌 문으로 그렇게 끊어져 있었다. 100m 높이에 태극기를 세운 대성동 마을의 지척으로 북측 기정동 마을의 160m 높이 인공기가 대결하듯 서 있었다.

    녀자 호구와 신속 호구

    버스에서 내려 북측 출입사무소를 다시 통과했다. 출입구 중 ‘녀자 호구’, ‘신속 호구’ 등이 적힌 출입구가 눈에 띄었다. 남쪽에서 개성공단을 방문하는 남성이 하루평균 400명 정도 되는 반면 여성은 불과 10명 정도였다. ‘녀자 호구’ 앞에 있던 북한 여군은 “(남한에서 오는 여자들은)사무직 직원도 있고 도배하시는 분도 있다”고 설명했다. ‘신속 호구’는 국회의원, 장관 등 정부 고위관계자, 해외바이어 등이 통과하는 문이라고 했다.

    당초 개성공단관리위원회를 먼저 방문해 개성공단에 대한 전반적인 설명을 들을 예정이었으나 곧바로 대추나무 묘목을 심을 개성공단 인근 야산으로 이동했다. 북측이 개성공단 지역으로 현대 아산측에 50년간 토지이용권을 부여한 2,000만평의 경계에 바로 붙은 곳에 개성 봉동리 마을이 있었다.

    지난해 북 핵실험 이후 선죽교 등 개성시내 유적지 관광은 중단됐다. 며칠 전 열린우리당 정동영 전 의장이 개성시내를 방문해 내심 기대를 했으나, 우리는 개성공단을 벗어나 나무 심을 야산으로 이동하면서 북한 마을을 잠시나마 볼 수 있는 것에 만족해야 했다.

    봉동리 마을은 우리네 시골 풍경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다만 중심가로 보이는 거리에는 70년대 영화세트 마냥 또렷하게 그려진 ‘물고기 상점’ ‘국수집’ ‘도서관’ 등의 간판과 파란색 페인트칠이 벗겨진 창문들이 낯설게 다가왔다. 또 오가는 사람들 속에서는 조그만 손도끼(처음엔 호미인줄 알았다)를 들고 가는 할머니, 총을 어깨에 메고 가는 군인 등이 눈길을 끌기도 했다.

    벌금 5배로 뛰어, 1백달러에서 5백달러로

    인근 야산에 도착, 멀리 머리를 풀어헤친 여성이 누운 모습을 닮았다는 개성 송악산의 자태를 사진기에 담자니 개성공단관리위원회 소속 북측 직원이 자제를 요청했다. 북한 민가와 군인은 찍지 말라는 사전 당부를 들었던 참이다. 이동 중 사진 촬영도 금지됐다.

       
      ▲ 개성 송악산. 머리를 풀어헤친 여성이 누워있는 모습이라고 한다. (사진=레디앙 김선희 기자)
     

    남쪽으로 돌아가기 전 북측 출입사무소에서는 디지털 카메라의 사진을 일일이 확인하고 문제 장면이 발견되면 벌금을 물린다. 필름 카메라는 여지없이 필름을 뽑아버린단다. 이 직원은 지난해 100달러이던 벌금이 500달러로 뛰었다는 친절한 설명도 덧붙였다. 우리가 나무를 심은 야산 너머로는 북한 군인의 모자가 왔다갔다 하는 것이 보였다.

    이날 민화련이 가져온 대추나무 묘목은 생각보다 훨씬 작았다. 나무심기를 한다기에 어린아이 키 정도는 되는 나무를 심고 표찰도 다는가보다 했는데 겨우 팔뚝길이만한 나무다. 사진을 찍느라 밭고랑 사이를 넘어 다니자니 자칫 심어진 나무를 밟지 않을까 조심스러울 정도다.

    저게 언제 자라 대추가 열릴까 하는 생각도 든다. 옆에 있던 한 민주노동당 참석자는 “배고픈 사람들 먹게 배나무나 심지 왜 대추나무를 심을까”라고 말하기도 했다. 나중에 민화련측 관계자는 헛개나무, 산수유, 대추나무 등 약용 나무를 심는 것이라고 말해주었다.

    국회 출입기자들이 따라온 탓에 민주노동당 의원들이 나무 심는 근처로 사람들이 몰린다. 당의 대선주자로 출마한 노회찬, 심상정 의원이 단병호 의원과 함께 대추나무 묘목 심기에 나서 ‘그림’을 만들어야 하는 사진 기자들의 수고를 들었다.

    "여기선 대선 주자 안 알아준다"

    정부의 한미FTA 타결 보고 때문에 통외통위에 참석하느라 이날 아침 개성행 버스에까지 올랐다 결국 다시 돌아간 권영길 의원의 불참으로 민주노동당 대선주자 3인방의 통일나무 심기는 이뤄지지 못했다.

    한 민주노동당 당원은 노회찬, 심상정 의원과 함께 대추나무 묘목을 심으며 표찰에 ‘대통령 예비 당선자’라고 쓸 것을 권하기도 했다. 옆에 있던 단병호 의원이 “여기(북한)서는 대선주자라도 안 알아준다. 투표권이 없는 사람들”이라고 농담을 건네 주변을 웃겼다.

    노동운동 출신인 의원들이 나무를 심어볼 일이 있었을까 하는 생각에 물으니 심상정 의원이 “세대가 달라 모르네”하고 웃는다. 그들이 초등학교 다닐 때는 나무심기가 일이었단다. “1학년 때는 씨 뿌리고 3학년부터는 나무심고….” 현애자 의원이 “나무 하나에 셋이나 매달리냐”고 핀잔한다. 농민 출신 현 의원은 삽으로 흙을 퍼내고 묘목을 심고 흙은 다시 퍼 넣고 다지고 혼자서도 잘했다.

    기자도 대추나무 묘목 하나를 심었다. 표찰에 딸아이의 이름을 적어 걸었다. 민주노동당 의원들은 한미FTA에 반대하며 분신을 시도한 허세욱씨의 이름을 적고 누군가는 열사의 이름을 적기도 했다. 홍승하 민주노동당 최고위원이 “대추나무는 자식이 잘되라는 의미다. 아이들이 컸을 때는 (남북) 왕래가 자유로웠으면 한다”는 소감을 말한다. 

    나무심기를 끝내고 버스로 돌아오면서 민주노동당 관계자들은 당의 남북사업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궁금했다. 이른바 당내 자주파와 평등파의 시각에는 차이가 클까. 평등파로 알려진 한 관계자는 “지금 남북교류는 완벽한 의미의 민간교류가 아니라 정부, 자본의 교류다”며 “시작단계라 불가피하겠지만 개인적으로는 당이 북한 조선노동당이 아니라 사회민주당과 교류하는 것은 불만”이라고 말했다.

    민주노동당 의원과 찰칵, 북쪽 여성과 찰칵

    자주파의 대표적인 한 인사는 지난해 북한의 핵실험 때 민주노동당이 평양을 방문했던 일을 지적하며 “어려울 때 방북을 결정하고 또 성과를 내면서 (남북교류 사업에 대한) 당내 공감이 커졌다”고 말했다. 그는 당내 평등파가 상대적으로 소극적인 것과 관련 “경험이 많았던 사람과 적었던 사람의 차이일 뿐”이라며 “지금 고민을 시작하는 사람들보다 20년 이상 한반도 평화통일 고민을 축적해왔던 사람들이 또 더 역할을 해야 하지 않겠냐”고 강조했다.

    버스로 돌아오니 김이 모락모락 나는 두부김치와 막걸리가 새참으로 준비돼있다. 아침 일찍 서둘러 나오느라 아침을 거르고 나무 심는 노동까지 한 사람들이 삼삼오오 둘러앉아 연신 두부김치 한 젓가락씩을 입으로 가져갔다.

    볶은 김치가 맛있다고들 야단이다. 몇 젓가락 먹고 출출함을 달래니 그제야 어디서 난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개성공단 김동근 관리위원장이 보낸 것이라 했다. 막걸리 담는 상자의 경기도 포천 주소가 북한에서 만든 음식인가 하고 내심 반겼던 이들에게 약간은 실망을 남겼다.

    한쪽에서는 사진 찍기가 바쁘다. 재밌는 것은 이 사진 찍기가 두 부류로 나뉘는데 하나는 민주노동당 의원들과 기념촬영이다. 노회찬 의원이 좀더 인기가 많은 듯하다. 또 하나는 개성공단관리위원회 소속 북측 여성 직원과 기념촬영이다. 과거 고등학교 교복 같은 검정색 옷 위로 화사한 잠바를 걸치고 있어 말을 건네기 전에는 북측 사람인지 몰랐던 이다.

    나중에서야 그가 개성관리공단 북측 관계자들 중에서도 제법 지위가 높은 ‘책임참사’라는 사실을 알았다. 28살의 이 여성은 평양에서 김일성종합대학을 졸업한 인재로 이 사회에서 전형적인 엘리트 코스를 밟고 있다는 게 개성을 여러 차례 방문한 한 민화련 관계자의 설명이었다. 앞서 기자에게 사진찍기 자제를 요청한 후, 이런저런 질문에 친절하게 답해준 직원 역시 평양이 집이라고 했다.

       
      ▲ 개성공단관리위원회 북측 책임참사가 민주노동당 의원들 옆에서 인사를 하고 있다. 그는 평양 김일성종합대학을 졸업한 북한 사회 전형적인 엘리트라고 한다. (사진=레디앙 김선희 기자)
     

    푸짐한 북한식 점심 식단

    개성공단과 개성 봉동리 마을 접경에 있는 봉동관에서 점심을 먹었다. 기자 중 누군가가 “김근태 전 의장이 춤췄던 데가 여기잖아”하며 아는 체를 한다. 확장을 했다는데 생각보다 조그만 식당이었다. 주변이 한참 개성공단 토지조성 공사 중이어서인지 겉으로 보기엔 국회내 공사현장의 ‘함바집’을 연상시키기도 했다.

    개성공단에는 직원 식당만 있다보니 개성공단을 찾은 해외 바이어나 남쪽 관광객들은 주로 이곳을 찾는다 한다. 이날도 개성공단 입주 기업체의 임원들로 보이는 한국 사람들이 봉동관 한쪽 방에서 식사를 하고 있었다.

    털게찜, 꿩완자, 잉어매운찜, 홍심이무침, 들쭉술 등 처음 보는 음식들과 잡채, 김치 등 낯익은 음식들이 한 상 차려졌다. 개인적으로는 잉어매운찜이 입 안에서 부드럽게 녹는 듯해 좋았다. 홍심이는 멍게를 가리키는 말로 멍게를 가늘게 잘라 고춧가루 양념으로 발갛게 무쳐낸 것이 독특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인터넷 등에서 판매하고 있다는 분홍빛 들쪽술은 그 맛이 머루주와 흡사했다. 냉면은 육수와 동치미국물이 섞인 남쪽의 평양냉면과 달라 그 국물 맛이 싱겁고 밍밍했다. 또한 양념장을 풀어먹게 돼 있어 말간 국물의 우리식 평양냉면과 차이를 보였다.

    식사 중에는 짤막한 공연이 이어지기도 했다. 앞서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이 발언 후 북한 가요 ‘심장에 남는 사람’을 불러 눈길을 끌었는데 그 화답으로 사진찍기의 한 축을 이뤘던 여성 책임참사가 직접 노래를 불렀다. 사람들의 환호로 앵콜까지 한 차례 했는데 낯선 북한 창법과 마이크의 울림 효과로 도통 노랫말은 들리지 않았다.

    ‘장군님의 발자국 소리’

    그러나 공연에 함께 했던 한 북한 여성이 유명한 북한 대중가요라며 알려준 노래 제목에 기자는 실소를 금치 못했다. 이 젊은 엘리트 책임참사가 남쪽 사람들의 시선을 한 눈에 받으며 부른 노래의 제목은 ‘장군님 발자국 소리’였다.

    봉동관에는 관광기념품 가게라고 하기엔 다소 소박한 매점도 하나 있었다. 개성공단에서는 달러가 유통되는데 남쪽의 우리은행이 유일하게 입점해 있다. 우리은행 직원들이 환전을 해주러 조그만 금고를 들고 직접 봉동관으로 찾아왔다. 1만원을 내니 1달러와 200원을 거슬러준다. 매점에는 주로 술과 꿀, 약 등 건강식품이 판매되고 있었다. 사탕과 초콜릿·과자 등이 든 ‘단과’ 선물세트도 눈에 띈다.

    여러 차례 개성방문을 했다는 사람들은 북한의 천연재료로 만든 약의 효력을 주장하기도 했다. 술 마신 뒤 해장과 간 보호에 좋다는 ‘해정차’, 혈액순환, 고혈압에 탁월하다는 ‘혈궁불로증’, 비아그라처럼 정력에 좋다는 ‘청춘예감’ 등. 기자는 5불짜리 ‘해정차’를 하나 구입했다.

    개성공단에 파견 나와 있다는 우리은행의 직원은 들쭉술과 송학소주가 좋다고 했다. 종이상자에 포장이 잘된 술들은 10달러, 우리 돈으로 1만원 정도인데 비해 그가 추천해준 술들은 들쭉술 4달러, 송학소주 5달러씩으로 그냥 병째 비닐봉지에 담아준다.

    들쭉술은 16도, 송학소주는 30도로 제법 도수가 세다. 식당에서는 좀전 식사 때 나온 들쭉술을 많이 마셔 취기가 오른 사람들이 몇몇 있었다.

    공해에 익숙해진 남쪽 노동자와 익숙해져야 할 북쪽 노동자

    이어서 현대아산을 방문, 정몽준 회장으로부터 시작해 남북경협사업의 역사와 개성공단의 현재 사업 진행상황, 향후 3단계에 걸친 개성공단 개발계획을 브리핑 받았다. 현대아산 건물 옥상에 마련된 조망대에 오르자 송악산의 자태가 선명했다. 이곳에서는 사진 찍기가 허락됐다. 앞서 봉동리 야산에서 송악산을 찍으면 봉동리 북한 주민들의 민가가 함께 나와 이곳에서 사진 찍기를 권했던 것이다.

    개성공단 입주기업도 한 곳 둘러보았다. 자동차부품을 만드는 개성대화 사업장이었다. 1층 프레스 공정과 2층 조립 공정에서 모두 226명의 북한 노동자들이 일하고 있다고 했다. 1층은 엄청난 기계소리가 귀를 울렸다. 노동자들이 귀마개를 하고 작업을 진행 중이었다.

    2층에서 내려오려다 우리 일행을 발견한 몇몇 북한 여성 노동자들은 서둘러 문을 닫고 다시 2층으로 들어갔다. 낯선 남쪽 관광객(?)들의 방문이 반가울 리 없을 것 같다.

    2층 조립 공정에서는 본드 냄새가 났다. 단병호 의원은 본드 냄새와 관련 “유기용제를 사용하고 있는 것 같다”며 “세척제로 남쪽에서는 사용이 금지된 것이 혹시 사용되지는 않는지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일부 여성노동자들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작업 중이었다. 한 여성노동자는 그가 조립 중인 부품이 “건강에 안 좋기 때문에 마스크를 쓴다”고 말했다. 하지만 회사 관계자의 대답은 “종이를 다루다 보니 먼지가 날 수 밖에 없는데 이쪽은 워낙 공해가 없다보니 반응이 더 크다”며 “남쪽 공장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낯선 공해에 적응해야 할 북한 노동자들과 이미 공해에 익숙해진 남쪽 노동자들이라…

       
     ▲ 개성공단에 입주해 있는 자동차부품 회사에서 일하는 북측 여성노동자들. (사진=레디앙 김선희 기자)
     

    월평균 노동자 임금 7만원 수준

    현재 개성공단에는 남쪽 입주 기업 관계자 666명과 함께 북측 노동자 12,446명이 일하고 있다. 이들은 보통 50달러~70달러의 임금을 받고 있는데, 월평균 노임이 68달러로 우리 돈 7만원 정도다.

    개성공단 관리위 관계자는 하지만 개성공단 노동자들의 임금이 북한 국영기업소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월급보다 2배 이상 많다고 말했다. 북측에서는 임금을 올렸으면 하는 생각도 있지만 남북간 합의한 개성지구법에 따라 임금 인상폭이 연5% 이내로 명문화돼 있다는 설명이다.

    기업들이 직접 노동자에게 임금을 지급하게 돼 있으나, 북한법상 주민들이 달러화를 소지할 수는 있어도 유통할 수는 없도록 돼 있어 북한 정부측에서 임금을 받아 현물지급권과 조선폐로 바꿔 노동자들에게 전달한다는 설명이다. 대신 노동자들은 자신이 받은 임금을 확인한다고 이 관계자는 말했다.

    개성관리위 북측 직원은 “우리는 무상교육, 무상의료, 집도 공화국에서 주는 만큼 크게 저축할 일이 없다”며 “돈이 좀 모이면 TV나 냉동고를 사고 자식들 시집, 장가갈 때 보탠다”고 말했다.

    남이나 북이나 소주는 노동자의 벗

    개성공단에서 토지조성 공사를 하고 있던 노동자들 가운데 만난 한 북한 노동자는 “우리는 독한 술과 독한 담배를 좋아한다”며 기자가 비닐봉지에 사들고 있던 ‘송학소주’를 잘 마신다고 말했다. 송학소주 1병에 5달러를 줬는데 그는 평균 50~70달러 임금의 노동자가 아닌가.

    남쪽으로 돌아오기 전 북측 출입사무소에서 한 북한 군인에게 들은 바로는 그건 관광객에게 파는 가격이고 주민들은 거의 공짜로 마신다고 했다. 정부의 현물 공급권에 소주가 들어있기도 하고 사는 가격도 아주 저렴하다고 했다. 남쪽이건 북쪽이건 노동자들에게는 쓴 소주가 좋은 벗인 듯하다.

    집으로 돌아오면서 하나의 도로교통 표지판에 동시에 그려진 서울과 개성 화살표가 가슴에 와서 박힌다.

       
      ▲ 북한 개성공단을 오갈 때 통과하는 남측 출입관리소 앞에 서 있는 도로교통표지판. (사진=레디앙 김선희 기자)
     

    필자소개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