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상정, FTA 토론 '선수'…하루 6회 출격도
        2007년 04월 03일 02:58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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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미FTA 협상이 타결된 지난 2일 TV와 라디오에서 토론회 등 관련 프로그램이 봇물처럼 쏟아졌다. 심상정 의원은 이날 아침부터 밤까지 6차례에 걸쳐 한미FTA 관련 방송 3사의 TV, 라디오 토론과 인터뷰에 연이어 출연했다. 협상 타결 직후 ‘한미FTA 총괄평가와 전망’을 발표하고 틈틈이 기자들의 한미FTA 관련 질문에 대응하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한 방송관계자는 그를 가리켜 “공부가 잘돼 있는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심상정 의원은 민주노동당 한미FTA특위 위원장이자 국회 한미FTA 특위 위원으로 한미FTA 반대측 대표주자다. 한미FTA 협상이 타결된 2일 그는 오전 7시 30분부터 광주 MBC 라디오 <시선집중>과 원음방송 라디오 <좋은세상 만들기, 강지원입니다>에 잇달아 출연, 국민투표를 통해 한미FTA 체결 여부를 결정할 것을 촉구했다. 오후에는 SBS 특별생방송에 한미FTA 반대측 패널로 출연, 찬성측 윤건영 한나라당 의원, 정인교 인하대 교수 등과 논쟁을 펼쳤다. 

    이어서 저녁에는 MBC 라디오 <김미화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과 전화 인터뷰를 했고 KBS 라디오 <열린토론>에도 출연해 윤건영 한나라당 의원, 송영길 열린우리당 의원, 신중식 민주당 의원과 100분간 한미 FTA 협상 결과 평가와 주요 쟁점에 대해 논쟁을 벌였다.

    이날 밤에는 KBS 보도특집 <한미FTA 협상 타결, 득실과 과제는>에 이해영 한신대 교수, 정태인 성공회대 교수 등과 반대측 패널로 출연, 한미FTA 협상 결과에 대한 평가와 국회 비준 등 이후 전망과 대안을 모색했다.

    심 의원은 3일도 KBS 라디오 프로그램은 물론 주요 언론들과 한미FTA 관련 인터뷰를 이어갈 예정이다. 그는 한미FTA 타결에 앞서 지난달 말 방송 3사의 대표적인 시사 토론 프로그램에도 잇달아 출연, 한미FTA 협상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비판한 바 있다.

    심상정 의원은 이러한 활동과 관련 3일 <레디앙>과 통화에서 “한미FTA 내용이 워낙 복잡하고 정부가 일방적으로 선전만 하고 있어 토론과정을 통해 반대측 입장을 개진하면 국민들의 판단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심 의원이 반대 패널로 참석한 2일 밤 KBS 보도특집 <한미FTA 협상 타결, 득실과 과제는>에는 당초 정부측 관계자인 김현종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이나 김종훈 우리측 협상단 수석대표가 참여할 예정이었으나 불참했다. KBS측 한 관계자는 “이날 저녁 갑작스런 일정을 이유로 불참을 밝혀와 불가피하게 중계차로만 연결했다”고 말했다.

    심 의원은 “(국회의원이나 학계 찬성론자들은) 득실을 따지기보다 추상적 담론으로 본질을 흐려 맞짱토론을 벌이기가 사실상 어려웠다”며 “이제 협상이 타결된 만큼 정부가 협상 전략을 핑계로 협상 내용을 은폐해서도 안되고, 은폐할 수도 없다. 이후에는 추상적인 논쟁보다 각론에 대한 논쟁을 집중적으로 벌여 한미FTA 협상의 실상을 제대로 알려낼 것”이라고 말했다.

    급박한 한미FTA 협상 진행에 따라 방송 토론이나 시사 프로그램에서 심상정 의원에게 갑작스레 패널 참여나 인터뷰를 요청해오기도 한다. 지난달 30일에도 심 의원은 민주노동당 대전시당 초청으로 강연을 할 예정이었으나 당 의원단의 한미FTA 관련 긴급 기자회견과 KBS <심야토론> 참여로 결국 강연회가 취소됐고 심 의원측은 사과문을 보내기도 했다.

    심 의원측의 한 관계자는 “심상정 의원은 지역 강연회 등 일정이 빡빡한 편이고 한 달 전에 이미 일정이 결정돼 있는 경우가 많다”면서 그러나 “특수한 상황인 만큼 당에서도 한미FTA와 관련 중앙 차원의 고공전을 요구하고 있어 지역일정을 갑자기 취소할 때가 종종 있다”고 전했다.

    심 의원은 특히 토론에 앞서 철저한 내용 준비로도 유명하다. 심 의원은 “한미FTA 협상의 실상을 밝히기 위해 분야별 이해 당사자의 요구와 실제 협상 내용의 사실관계를 정확히 파악하는데 주력한다”며 더불어 “한미FTA 협상에 따른 분야별 효과가 서민들과 대한민국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도 꼼꼼히 따진다”고 말했다.

    심 의원측 관계자는 “토론시간이 2시간이면 준비기간은 그 10배인 20시간 이상이 소요된다”고 전했다. 의원실의 한미FTA 담당 보좌관과 당의 정책연구원들이 반대 토론할 주요 내용을 생산하는 것은 물론 외부 전문가들에 조언을 구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심 의원의 정책자문을 맡고 있는 정태인 성공회대 교수와 함께 한미FTA 반대 패널로 토론에 참여하는 일이 늘어 서로 역할을 분담하기도 했다.

    KBS 보도특집을 담당했던 한 방송관계자는 심상정 의원이 한미FTA 방송 토론에 잇달아 출연하는 것과 관련 “심 의원은 한미FTA 협상 상황을 꾸준히 챙기고 있는, 공부가 잘돼 있는 의원이고 또 앞으로 국회 비준과 관련 국회 내에서 찬반 논쟁의 핵심이 될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또 “심상정 의원이 여성이라는 점도 감안했다고 말했다. ‘그림’을 만드는 TV 토론에서 성별 안배도 중요하게 고려된다는 설명이다.

    그는 다만 심상정 의원에 대해 “토론기술에는 약간의 아쉬움이 있다”며 “서로 주고 받는 게 토론인데 심 의원이 한미FTA 내용을 너무 많이 알고 있어 토론 흐름과 별개로 자신의 주장을 펼칠 때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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