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노동당 의원들 재산 뜯어보니
        2007년 03월 31일 06:49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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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974억5천만원. 국회의원 재산순위 1위인 정몽준 의원의 올해 재산 총액이다. 1조원에 육박하는 액수다. 강북에서 전세 사는 서민인 기자로서는 도통 현실에서 감이 안와 돈이라기 보단 그냥 숫자로 읽힌다. 차라리 재산순위 하위권에서 1, 2위를 다투는 민주노동당 의원들의 재산 내역을 보며 ‘그 의원 참 부자네’, ‘빚도 많네’ ‘재테크 좀 됐겠네’ 하는 게 훨씬 재밌다.

       
      ▲ 민주노동당 의원단 총회
     

    국회 공직자윤리위원회는 지난 30일 발표한 국회의원·고위공직자 재산등록 및 변동사항 공개목록에 따르면 민주노동당 ‘최고 부자’는 대선주자로 거론되는 권영길 의원이다. 권 의원의 재산은 9억2980만5천원. 어머니와 큰아들의 집까지 다 합한 재산으로 강남 일원동의 본인 소유 주택은 3억5천만원 정도.

    지역구 국회의원으로 3억원까지 모금이 허락된 후원금을 포함, 은행 통장에 있는 예금은 약 4억 정도. 지역구인 창원에 자주 방문하다보니 배우자 명의로 창원에 7,000만원짜리 아파트 전세를 얻었다.

    2위는 단병호 의원이 차지했다. 올해 전체 재산은 7억5765만원. 배우자 소유로 분당에 4억8천만원 상당의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다. 전년도 3억6천만원 상당에서 공시지가 상승으로 1억 2천만원 가량이 올랐다. 포항에 어머니가 거주하시는 39만원 상당의 집이 있다.

    후원금 1억3,599만원이 포함된 예금은 2억3,148만원이다. 연말 세액공제로 정치자금이 많이 늘었다는 게 단 의원측의 설명이다.

    천영세 의원이 7억4,341만원으로 3위에 올랐다. 천 의원은 권영길 의원과 같은 동네인 강남 일원동에 5억원 상당의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다. 후원금이 포함된 예금은 2억7천만원 상당이다.

    이들의 재산변동과 관련 눈길을 끄는 것은 경기도 분당 지역 단병호 의원의 아파트 공시지가는 1억원 상당 오른 반면 서울 강남 지역 권영길, 천영세 의원이 소유한 주택은 오히려 공시지가가 조금씩 떨어졌다는 점이다. 강남 일원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주택가격은 여전한데 매수세가 줄어서 공시지가가 떨어졌을 수도 있다고 했다.

    다음으로 최순영 의원은 6억 4,416만원의 재산을 소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 의원은 현재 일산에서 1억1천만원짜리 전셋집에 살고 있다. 또 강원도 인제군에 1억 2,900만원 상당의 임야를 소유하고 있다. 최 의원은 지난 2005년 배우자의 투병 비용을 위해 마련한 상가와 임야 등에 대해 <조선일보>가 투기 의혹을 제기해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배우자 명의로는 서울 서초구에 1억8천만원 상당의 상가와 4,800만원 상당 임대아파트 2채를 소유하고 있다. 최 의원의 배우자는 오랜 투병 끝에 최근 세상을 떠나 주변의 안타까움을 샀다. 후원금 포함 예금은 1억756만8천원이다.

    이영순 의원의 총재산은 4억5,267만원이다. 서울 성북구에서 1억짜리 전세를 살고 있다. 배우자인 김창현 전 민주노동당 사무총장의 명의로 울산에 7,100만원 상당의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다. 울산에 거주하는 시아버지 명의의 아파트가 포함된 재산이다. 후원금이 포함된 은행 예금은 2억1,234만원이다.

    민주노동당 대선주자인 심상정 의원은 1억 2,600만원의 재산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 용인에서 9,500만원 전세 아파트에 살고 있다. 경기 의왕시 연립빌라에 살다 전세금 500만원이 적은 용인 아파트로 이사했다. 예금은 정치후원금 포함해 7,715만6천원이다.

    농민 출신 강기갑 의원은 민주노동당 의원 가운데 가장 많고 또 다채로운 재산목록을 갖고 있다. 경남 사천의 과수원, 목장용지, 임야, 전답 등 토지는 물론 축사, 퇴비사 등이다. 농업용 트랙터도 신고가 돼 있다. 토지 2억5,896만원, 건물 1억6,313만원 상당이지만 채무가 5억이 넘어 전체 재산은 4,314만4천원이다. 후원금이 포함된 예금은 1억3,467만원이다.

    신기한 것은 서울은 물론 사천에도 강기갑 의원이 살고 있는 집이 없다는 점이다. 지난 2002년 국회의원 당선 후, 서울로 올라와 여러 보좌진들과 함께 아파트 전세를 얻어 생활하면서 당시 보좌진 이름으로 전세계약을 한 탓이다. 또 사천의 경우, 주거용 건물이 아닌 목장 관리사무실에서 생활해 서류상에는 주거용 건물이 없었던 것이다.

    역시 민주노동당 대선주자인 노회찬 의원은 총재산이 2,059만원으로 나타났다. 서울 강서구에서 전세 1억5천만원 아파트에 살고 있고 인천 남동구에 4,800만원 상당의 주택을 소유하고 있지만 2억1,500만원의 개인 빚이 있기 때문이다. 부모님이 서울로 올라오셔서 전세를 얻기 위해 빚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후원금 포함 예금은 7,759만원이다.

    특히 올해 당 대선후보 경선 출마를 선안한 심상정 의원과 노회찬 의원은 전년도 재산과 대비해 각각 4,375만원, 4,737만원 줄어들었다. 세부내역을 보면 주로 정치후원금을 포함한 예금액이 심상정 의원은 1억699만원에서 올해 7,715만원으로, 노회찬 의원은 1억2,633만원에서 7,759만원으로 감소했다. 올해 대선주자로 나선 이들이 지난 한 해 얼마나 활발하게 정치활동을 펼쳤는지를 가늠하게 하는 대목이다.

    마지막으로 현애자 의원은 4억9,895만6천원의 빚을 지고 있어 민주노동당 의원은 물론 전체 국회의원 가운데서도 가장 재산이 적은 의원 1위에 올랐다. 현 의원은 제주에 본인과 남편 명의로 1,800만원 상당의 토지와 8,373만원 상당의 건물을 소유하고 있으나 6억 상당의 대출을 지고 있고 마이너스 재산을 기록한 것이다.

    현애자 의원실의 한 관계자에 따르면 정책자금으로 대출을 받았는데 올해 일반대출로 전환하면서 이율이 높아져 오히려 전체 재산이 더 감소했다는 설명이다. 현 의원은 비례대표이지만 출신 지역인 제주에서도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애자 의원 역시 서류 상 서울에서 생활하는 집이 없다. 가족들은 제주에 살고 있고 서울에서는 혼자 원룸에서 월세로 생활하고 있기 때문이다. 후원금 포함 예금은 2만4천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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