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정규 특례 '심상정 제안' 논란 중
        2007년 03월 30일 01:37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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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주노동당 심상정 의원
     

    민주노동당 대선주자인 심상정 의원이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해 당원 가입 특례를 제안한 것과 관련 논란이 일고 있다. 심 의원의 제안이 비정규직 당원 확대의 한 방안이라며 찬성하는 의견과 비정규직 문제는 정책으로 승부해야 하고, 개방형 경선제와 다를 바 없다는 반대 의견이 적지 않게 제기되고 있다.

    심 의원측은 이같은 비판 여론과 관련 비정규직 특례 조치 제안의 취지를 강조하며 “(심 의원의 제안이)비정규직 노동자당을 만들기 위한 노력이라는 것에 대한 이해와 공감을 얻도록 노력하겠다”는 입장이다.

    심 의원은 대선후보 출마 시 "민주노동당이 비정규직당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주장을 한 바 있으며 이와 관련된 실천 방안의 일환으로 지난 25일 비정규직 노동자에 한해 당원 가입 후 1개월이 지나면 선거권을 부여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현행 당규는 3개월로 돼 있다. 그는 당 최고위원회가 비정규직 노동자의 당비를 현행 1만원에서 5천원으로 낮추기로 한 것에 대해서도 “잘한 조치”라며 찬성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비정규직 당원 가입 특례 제안, 비판 댓글 줄이어

    심 의원의 이러한 제안을 다룬 <레디앙> 25일자 관련 기사에 달린 댓글들은 대부분이 비판적이었다. 자신을 비정규직 노동자라고 밝힌 ID ‘redjin’은 “비정규직들을 끌어오는 방법은 그에 맞는 정책이지 당비나 기간 예외조항이 아니다”며 “개인적으로 심상정 의원을 지지하지만 저 사안은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당원이라고 밝힌 한 네티즌은 “당원 배가 운동은 평소에 꾸준히 해야 하는 것”이라며 “선거 앞두고 당원 문턱 낮추고 하면 종이당원이 마구 들어오고 투표 끝나면 썰물처럼 빠져나간다”고 지적했다. 또다른 비정규직 당원은 “(심 의원의) 문제의식에는 공감하지만, 당규를 함부로 바꿀 수는 없다”며 “우리는 긴 호흡으로 한걸음씩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당 대회에서 부결된 개방형 경선제와 연계해 부정적인 견해도 제기됐다. 한 당원은 “당을 지지하게 하는 현실적인 유인을 마련해야 한다”며 “당 대회 결정사항을 뒤집는 꼼수를 그만두라”고 비난했다. 또다른 당원도 “개방형 경선제와 무엇이 다르냐”며 “민주노동당이 가입 후 3개월 지나 당권을 주는 것은 그 나름의 역사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ID ‘푸름이’는 “개방형 경선제라고 당원 아닌 사람에게 무조건 구애를 하는 행위보다 훨씬 낫다”며 “민주노동당의 주인인 이 사회 대다수 약자를 당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조치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심 의원의 제안을 당내 경선 전략의 하나로 받아들여지기도 했다. 특정 정파의 눈치를 보는 것이라는 비판이다. 또 다른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지지율이 낮은 심 의원의 경우, “당 밖에서 새로운 당원을 수혈 받아 지지 세력으로 묶기 위해 당원 자격의 문턱을 낮추는 것이 유리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진성당원제 지켜낸 사람들의 심정적 반발 커”

    민주노동당의 한 핵심관계자는 이러한 반응과 관련 “당내 흐름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해 실제 당내 비판 여론이 적지 않음을 시사했다. 그는 특히 “당대회에서 개방형 경선제의 진통을 겪고 진성당원제를 지켜낸 사람들의 심정적 반발이 크다”며 “심상정 의원의 취지는 그게 아니라고 해도 지금은 민감한 시기”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하지만 “심 의원이 비정규직 특례를 제안한 취지를 살피자는 사람들은 아직 목소리를 내고 있지 않다”고 말해 상대적으로 비판여론이 더 크게 부각되고 있는 측면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개방형 경선제에 찬성했던 당내 다수파 역시 심 의원의 제안을 확대해 부결된 개방형에 대한 차선책으로 삼으려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노동부문을 담당하고 있는 이해삼 최고위원이 대표적인 찬성론자다. 이 최고위원은 심 의원의 제안과 관련 “대선 총선을 앞두고 민중을 위한 당이 되겠다는 정치적 메시지로 읽어줘야 한다”며 “비정규직 노동자는 물론 장애인, 19세 첫 유권자, 영세 상공인 등으로 일반화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당원 가입 3개월부터 당권 부여 규정을 삭제하는 안을 주장한 박인숙 최고위원도 “대선을 앞두고 당원 가입 특례는 의미가 있다”며 “특히 비정규직은 적극적으로 조직해야 한다”고 찬성 입장을 밝혔다.

    반면 홍승하 최고위원은 “당권과 당비는 진성당원제의 중요한 제도”라며 “비정규직 당권 특례에 동의하는 순간 다른 대상에 대한 특례도 반대할 명분이 없어진다”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심재옥 최고위원도 “반대”라며 “최고위원회에서 당원 가입 3개월부터 당권 부여 규정 삭제안이 부결됐는데 심상정 의원이 1개월 안을 다시 제안한 것은 의아하다”고 말했다.

    “비정규직당 위한 노력으로 이해와 공감 얻겠다”

    심 의원쪽 입장에서 보면 문제는 자신의 지지층이라고 할 수 있는 평등파 내에서 진성당원제의 취지를 훼손할 수 있다는 비판적 시각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당의 한 관계자는 당내 평등파 최대 조직인 ‘전진’ 활동가들 사이에서 “심 의원의 이번 제안과 관련 심 의원측이 적극적으로 설명 내지 설득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나온다”고 전했다.

    이러한 당내 여론과 관련 심상정 의원측에서는 한때 캠프 차원의 공식 입장을 발표하는 방안이 검토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심 의원측 한 핵심관계자는 “(검토 결과) 몇 마디 말로 해명될 문제 아니다”며 “민주노동당이 비정규직당이 돼야 하고 비정규직 노동자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가야 한다는 취지에 따라 대선과정에서 비정규직 정책을 제안하고 비정규직당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으로 당원들의 이해와 공감을 얻어나가겠다”고 밝혔다.

    캠프의 또다른 관계자는 당내 논란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기도 했다. 그는 “심상정 의원의 비정규직 특례 제안 이유, 배경, 철학적 토대를 둘러싸고 논란이 된다면 당으로서는 의미가 있을 것”이라며 “무작위 외연 확대가 아니라 당이 어디로 확장할 거냐가 하는 문제는 경선과정에서도 좋은 쟁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심 의원의 제안이 이른바 ‘민주노총당’이라는 한계를 깨면서도 동시에 건강한 노동자 중심성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심 의원측은 자신들의 제안이 개방형 경선제 지지나 경선전략으로 해석되는데 대한 대한 불만도 없지 않다. 심 의원측의 또다른 핵심관계자는 이와 관련 “당 대회의 후유증으로 당내 모든 논의가 진성당원제냐, 개방형 경선제냐 하는 논의에 갇혀 있다”며 “진성당원을 깨자, 개방하자는 것이 아니라 비정규직당에 대한 고민 속에서 나온 제안”이라고 제안의 취지를 거듭 강조했다.

    오는 31일 중앙위서 현장 발의될까

    한편 권영길 의원과 노회찬 의원측은 이와 관련된 언급을 피하는 모습이다. 다만 최근 최고위원회에서 결정된 당비 인하안에 대한 입장을 통해 심 의원의 제안에 대한 입장을 유추해봄직하다.

    권영길 의원측은 당비 인하안과 관련 “당대회에서 개방형 경선제가 64%의 지지 받고도 부결된 것에 대한 의견 반영 측면으로 이해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노회찬 의원측은 “당 지도부의 안을 갖고 당원들이 판단할 문제로 당의 결정에 따른다는 입장”이라며 “후보가 이야기할 문제가 아니다”고 말했다.

    오는 31일 당 중앙위원회에는 최고위원회가 결정한 당비 인하안이 안건으로 상정될 예정이다. 더불어 심상정 의원이 제안한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해 입당 1개월부터 당권을 부여하자는 제안도 중앙위에서 공방을 벌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해삼 최고위원은 “당원 가입 특례에 대한 당규 개정안이 현장 발의될 가능성도 있다”며 “당내에 그런 움직임이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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